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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욕망의 복잡한 미로를 헤매는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그의 열여덟 번째 장편 <내가 사는 피부> 역시 입구와 출구를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겹겹의 감옥으로 둘러싸인 영화다. 처음 마주하게 되는 감옥은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 박사(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대저택이다. 그 안에는 박사가 인공피부이식을 통해 창조해낸 백옥의 프랑켄슈타인 베라(엘레나 아나야)가 감금돼 있다. 아무리 자살을 시도해도 박사의 손에 재생되는 그녀는 시시포스의 현신처럼 그려진다. 그러던 어느 날 호랑이의 탈을 쓴 강도가 나타나 베라를 겁탈하는 일이 벌어진다. 박사는 강도를 쏴죽인 뒤 이전과 달리 베라를 따뜻하게 대한다. 그제야 교통사고로 인한 화상으로 죽은 박사의 아내 갈이 자신의 원본임을 알게 된 베라는 박사 역시 기억의 감옥에 갇힌 남자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가장 비극적인 죄수는 베라의 육체에 구속된 비센테의 영혼이다. 박사의 딸을 겁탈했다가 박사에게 붙잡혀 성전환수술을 당한 베라의
겹겹의 감옥으로 둘러싸인 영화 <내가 사는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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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백제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는 수시, 정시 모집으로 나누어 총 120명을 모집한다. 실기시험은 방송영화제작전공인 스탭전공과 연기전공으로 구분하여 실시된다. 스탭전공은 전공 관련 면접시험에 응해야 하며 연기전공은 자유연기, 특기, 면접시험을 치러야 한다. 학생부 성적 50%와 실기·면접시험 50%를 반영한다. 이외의 학과는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반영과목 석차를 100% 반영하며, 반영 과목은 학과별로 국어, 사회 등이다. 자세한 사항은 ipsi.paekche.ac.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은 백제예술대학교. 2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백제예술대학교는 명실상부한 예술교육의 중심체로 우뚝 섰다. 20년이라는 짧고도 긴 세월 동안 백제예술대학교를 거쳐간 수많은 동문들이 현장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 전문인, 엔터테이너로 성장했다는 것이 백제예술대학교의 지난 세월을 더욱 빛낸다. 특히 백제예술대학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핵심으로 떠오른 방송연예과를 시
[백제예술대학교] 학교가 곧 작지만 커다란 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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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낯익은 디즈니성을 배경으로 폭죽이 터진다. 익숙한 음악이 흐르고 곧 로고가 뜬다. 그 로고는 3D다. 17년 전 1994년에 개봉한 <라이온 킹>은 디즈니 최초의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당시 전세계에서 8억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최고의 흥행작이 됐다. 2011년 그 흥행 수치는 10억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9월16일 개봉한 <라이온 킹 3D>는 재개봉임에도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라이온 킹 3D>의 성공에 힘입은 디즈니는 2012년에 <미녀와 야수> <니모를 찾아서>를, 2013년에는 <몬스터 주식회사> <인어공주>를 3D로 컨버팅해 개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혹시 <라이온 킹 3D>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내용이 있을까. 아니다. <라이온 킹 3D>는 원작의 단순한 컨버팅 버전이다. 심바(어린 심바 조너선 테일러 토머스, 성인 심바 매튜 브로데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힘 <라이온 킹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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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겔 가야르도는 바르셀로나에 사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그래픽 노블 작가다. 14살짜리 딸 마리아는 엄마와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2500km 떨어진 카나리 제도에 산다. 뷔페, 스파게티, 많은 사람이 모이는 파티, 가족과 친구들의 이름 기억하기를 좋아하고, 아빠를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게 “아빠와 나”(tu y yo)라고 말하는 마리아. 그녀는 자폐아다. 그리고 <마리아와 나>(Maria y yo)는 부녀의 여름휴가를 그린 미겔 가야르도의 동명 그래픽 노블을 바탕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다.
가야르도는 스케치북에 딸이 태어난 순간부터 어린 시절의 일상생활을 그림으로 담아왔다. 특징만 잡아 펜으로 슥슥 그려내는 심플한 드로잉이 그의 스타일로 자리잡았고, 현재 스페인 매체뿐 아니라 <뉴욕타임스> <뉴요커> 같은 매체와 동물보호, 장애인 관련 단체의 발간물에도 일러스트를 싣는다. 매년 카나리 제도의 휴양 리조트에서 보내는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중심으로 이야기
[바르셀로나] “난 조금 독특할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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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제작 (주)팔레트 픽처스,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감독 윤종빈 / 출연 최민식, 하정우, 조진웅, 마동석 /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개봉 2012년 2월2일
1982년 부산. 나쁜 놈과 나쁜 놈이 만났다. 해고될 위기에 처하자 순찰 중 적발한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수출한 비리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과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하정우)가 그들이다. 둘의 목적은 하나다. 부산의 넘버원이 되는 것이다. 익현 특유의 친화력과 형배의 강력한 힘이 만나면서 두 남자가 부산을 접수하는 건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면서 나쁜 놈들의 계획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이 실화 같은 범죄 이야기를 스크린에 불러들인 건 <비스티 보이즈> 이후 거의 4년 만에 복귀하는 윤종빈 감독이다.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지금까지 전부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 그의 전적을 감안하면 감
[Coming soon] 나쁜 놈과 나쁜 놈이 만났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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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이웨이>에서 김준식(장동건)이 타츠오(오다기리 조)와 헤어진 이후, 3년 뒤에 노르망디에 오게 되는데요. 그 시간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A. 독일어를 못하는 김준식이 독일군과 노르망디 해변까지 왔다니 미스터리죠. 이미 그때 김준식이 죽었고, 이후 타츠오가 조선인 김준식 행세를 하며 살았을 거라는 판타지 같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말마따나 김준식이 타츠오라면 상황은 쉬워집니다. <마이웨이>의 원작 시나리오 <디데이>에서 요이치(영화 속 타츠오)는 아버지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독일어를 배웠는데, 그 실력 덕분에 독일군이 이래저래 요이치를 사령부로 불러들였다는 묘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영화의 원작이 된 <아버지의 길>에서 보면 주인공 길수가 ‘독일군의 연설을 듣지 않아도 핵심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묻지 말고 싸워라. 시키는 대로”, 바로 히틀러 총통의 뜻에 따라 싸우는 것이 독일
[Cinepedia] <마이웨이>에서 김준식(장동건)이 타츠오(오다기리 조)와 헤어진 이후, 3년 뒤에 노르망디에 오게 되는데요. 그 시간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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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퍼펙트 게임>을 보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조승우씨가 최동원 선수 투구 폼을 많이 연구한 것 같던데 어떠셨는지요?
=일단 안경이 마음에 들었고예. (웃음) 제 투구 폼은 오래도록 훈련해서 몸에 익지 않으면 부담이 많이 갑니다. 그래서 굳이 똑같이 따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승우씨가 참 독한 거 같네예. 정말 비슷했습니다.
-조승우씨가 투구 동작 외의 것들도 많이 연구한 거 같더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는 늘 바지춤을 여미고 뒷짐을 지고는 포수 사인을 받았지예. 던지고 난 다음에는 살짝 뒷걸음질도 치고 발로 흙을 탁탁 차고예. 또 그다음에는 모자를 올려 쓰고 로진백을 툭 털고 난 다음 안경을 고쳐 썼지예. 참말로 비슷하대예 하하.
-김용철 선수가 참 재밌게 등장하는데 실제로는 동기가 아니라 선배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예. 저보다 1년 선배고 경남고가 아니라 부산상고를 나오셨고예. 실제로는 사이가 되게 좋았습니다. 와인이 유행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너무 저만 주목받는 거 같아 미안하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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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이게 대책입니까?
[정훈이 만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이게 대책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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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킬러들의 수다>라는 설명이 가장 쉽겠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미중년 킬러 빅터 매이너드(빌 나이)는 경력에 비해 지나치게 감수성이 풍부하다. 목표물이 키우던 앵무새를 차마 죽이지 못하고 집에 데려올 정도니. 그런 그에게 가짜 렘브 란트 자화상을 팔아치운 사기꾼 로즈(에밀리 블런트)를 처리해달라는 청부가 들어온다. 문제는 로즈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4차원 처녀라는 사실. 빅터에게 로즈는 도리어 주당 3만파운드의 보디가드 일을 제안하고, 빅터는 얼떨결에 일을 승낙한다. 이때부터 빅터와 로즈의 옥신각신, 알콩달콩 러브스토리에 불이 붙는다. 여기에 절묘한 순간마다 빅터와 로즈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킬러 견습생 토니(루퍼트 그린트)의 좌충우돌까지 곁들여지면서 삼각구도의 로맨틱 케이퍼 무비가 만들어졌다.
<와일드 타겟>의 주된 매력은 매너 넘치는 유머다. 도청장치 너머로 들리는 사랑 행각의 신음에 공연히 총만 만지작거리는 빅터와 자신을 죽이려는 상대에
영국판 '킬러들의 수다' <와일드 타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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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과 선동열의 접전. 팽팽한 긴장 속의 <퍼펙트 게임>. 최정원은 80년대 기자로 변신, 이 격전의 분위기를 기록한다. 그녀의 심리변화가 곧 관객의 감동이 되어 돌아오게 해야 하는 중차대한 사명. 감정 메신저인 최정원은 영화에서 작지만 큰 공을 세운 장본인이다. 자연스럽게 녹아든 그녀의 연기에 부쩍 성장한 배우 최정원의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참 다행이었다. 최정원을 지금 만나서. 일주일 중, 마침 방송 중인 드라마 <브레인>(KBS2)의 촬영이 없는 하루. 최정원은 여유로워 보였다. 차를 마시고 인터뷰를 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오늘이 ‘참 좋다’고 감탄한다. “연기를 하면 그 사람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괜히 요즘은 평소에도 말도 착하고 따뜻하게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오늘의 최정원은 <브레인>의 ‘감성닥터’ 윤지혜가 돌아보는 <퍼펙트 게임>의 열혈기자 김서형쯤 되는 셈이다. 현장에서 여배우가 까탈 안 부리고
[최정원] 이미지? 연기로 말해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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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는 평범한 샐러리맨들의 일과 사랑, 열정, 성공을 그린 드라마로 내년 1월 2일 밤 9시 55분 방송될 예정이다.
[이범수] "‘미드’ 저리 가라 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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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Iver, Bon Iver>
본 이베르 Jagjaguwar 발매
김학선 /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본 이베르의 두 번째 앨범 <Bon Iver, Bon Iver> 는 ‘그깟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 하며 첫 앨범만큼이나(혹은 더) 짜릿한 순간을 선사한다. 사운드의 운용이 더 여유로워지고 스케일 또한 더 커졌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여전히 영적인 기운마저 느끼게 해주는 목소리. 앨범의 첫곡 <Perth>에서 그가 “I’m tearing up”이라고 노래하는 그 찰나의 순간에 이미 모든 것은 결정됐다고 생각한다.
<Bon Iver, Bon Iver>
본 이베르 Jagjaguwar 발매
최민우 / 음악웹진 ‘웨이브’ 편집장
저스틴 버논의 1인 프로젝트인 본 이베르의 이 음반은 2011년의 가장 아름다운 음악 중 하나일 것이다. 청자에게 모종의 ‘심상’을 불러일으키는 풍성한 사운드에는 사색적인 기운이 담겨 있고
[hottracks] 당신도 인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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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온몸으로 감당하는 경험이다. 하여 세속적이고 모순적이며 그런 이유로 또한 지독히 인간적인 감정이다. <할람포>로 명성을 얻은 데이비드 매킨지 감독의 <퍼펙트 센스>는 재난영화의 탈을 쓴 로맨스다. 슬픔과 공포, 증오의 ‘감정’에 휩싸일 때마다 전 인류는 후각과 미각, 청각의 ‘감각’을 하나씩 잃어간다. 이 대재앙 속에서 반복되는 대사는 “삶은 지속된다”, 그리고 혼자 잠자던 남자는 타인과 잠드는 법을 배운다.
영화는 연인을 바라보고 쓰다듬고 껴안고 키스하고 섹스하고 잠드는 이 당연한 감각이 사라진 세계에서 사랑이 무엇으로 확인되는지 되묻는다. 내레이션, 사진 스트리밍 심지어 침묵의 10여분이 실험적으로 전개되는 영상 위로 실내악으로 편성된 스코어가 활공한다. <바시르와 왈츠를>에서 인상적인 사운드를 선보인 현대 음악가 막스 리히터의 작품이다.
바스티 버니언과 시규어 로스의 레이블로 알려진 팻캣 레코드에 소속된 그의 음악은 레이첼스나 발레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그래도 사랑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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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에 한번쯤은 동물원을 찾는다. 가장 자주 찾게 되는 곳은 종로에서 721번을 타면 한번에 갈 수 있는 어린이대공원이다. 어린이대공원 안에 위치한 동물원에는 의외로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동물은 단연 꽃사슴이다. 그들과 친해지고 싶다면 옆에 설치된 자판기에서 꽃사슴용으로 표시된 먹이를 뽑아 나누어주면 된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울타리에 기대 녀석들을 향해 유혹적인 손짓을 보낸다. 가끔은 나도 그중 하나가 된다. 부러진 빼빼로처럼 생긴 먹이를 내민 채 기다리고 있으면 할아버지부터 꼬맹이한테까지 와서 손바닥이 보일 때까지 핥아먹는다. 하지만 섭섭하게도 목덜미를 쓰다듬으려 손을 뻗으면 녀석들은 벌써 먹이가 남아 있는 다른 손으로 옮겨가버린다. 그래서인지 도도한 꽃사슴에게는 정이 잘 가지 않는다.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동물은 따로 있다. 넓은 꽃사슴 우리 모퉁이에 조그맣게 세 들어 살고 있는 당나귀 두 마리가 그들이다. 흰색 테두리가 둘러진 녀석들의 크고
[타인의 취향] 나의 잔인함과 마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