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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의 홀수 영화는 짝수 영화보다 뛰어나다? 데뷔작인 <억수탕>을 비롯해 세 번째의 <친구>, 다섯 번째의 <똥개> 같은 작품이 두 번째의 <닥터K>, 네 번째의 <챔피언>, 여섯 번째의 <태풍>보다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영화팬들 사이에서 붙여진 공식이다. 물론 <태풍> 이후의 최근작만 보면 이 공식은 그다지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 공식을 따른다면, <미운 오리 새끼>는 아쉬운 작품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영화는 그 공식을 보기 좋게 배반한다.
1987년 부산의 한 헌병대. 낙만(김준구)은 그곳에서 근무하는 ‘육방’이다. ‘육방’은 후방 근무를 지원하기 위해 소집된 병역 인력 중 6개월만 근무하는 방위를 뜻한다. 그의 하루는 길다. 낮에는 대대장과 바둑 두기, 화장실 청소, 헌병 대신 영창 근무, 부대행사 사진 촬영 같은 부대의 잡다한 일을 처리해야 하고, 오후 6시에
곽경택 감독의 열 번째 영화 <미운 오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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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 늑대인간과 인간의 삼각관계만큼이나 황당무계한 이야기다. 게다가 <트와일라잇> 시리즈만큼이나 진지하다. <링컨: 뱀파이어 헌터>에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뱀파이어 사냥꾼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연출한 이는 <나이트 워치> <데이 워치>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다. 그가 언제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던가. 그는 언제나 한발은 현실에, 한발은 판타지에 걸친 채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번에도 그는 자신의 스토리텔링 방식을 고수한다. 한발은 역사에, 한발은 가상현실에. 이번엔 원작자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도움을 받았다. 시나리오까지 맡은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는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장본인이다.
어린 시절 링컨은 뱀파이어에게 어머니를 잃는다. 청년이 된 링컨(벤자민 워커)은 어머니를 죽인 살인범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도리어 뱀파이
역사와 가상현실의 사이 <링컨: 뱀파이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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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된 하정우는 마이크에 대고 “올해에도 상을 탄다면 국토대장정에 오르겠다”란 말을 한다. 한데 그는 정말로 수상했고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당시 시상식을 지켜보던 시청자 중 누구도 그 발언이 한편의 영화를 탄생시킬 것이라곤 짐작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하정우는 <러브픽션>을 찍는 동안 혼자 나름의 준비를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 인근에서 촬영을 마치는 날엔 집까지 걷는 식으로 이 영화 <577 프로젝트>의 모습을 구상해갔다. 시사회에서 그가 표현한 것처럼 이건 마치 ‘꿈과도 같은’ 현실이다. 말 한마디가 다큐멘터리를 탄생시켰고, 그 결과가 그다지 즉흥적으로만 보이지도 않는다. 신예 이근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연출자 나름의 코미디 코드가 현실의 화면 속에 녹아들어 꽤나 흡족한 코믹다큐멘터리가 됐다.
예술의전당에서 해남 땅끝까지 577km를 걷는 이 프로젝트에는 하정우 외에도 다수의 배우들이 동참한다. 알려
충분히 귀여운 영화 <577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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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밀매 조직의 현장 총책이자 최고의 실력자인 영규(임창정)는 3년 전 중국으로 가는 배에서 작업을 하던 중 실수를 한다. 살아 있는 사람을 마취하고 배를 갈라 장기를 꺼내는 일을 하는 외과의사 경재(오달수)가 술에 취해 피해자를 놓치고 마취가 풀린 피해자가 배에서 난동을 부리자 같이 일하던 영규의 부하가 일을 무마하기 위해 그 피해자를 안고 바다로 뛰어든 것이다. 친한 형이자 동료를 잃은 영규는 그 뒤 장기밀매에서 손을 뗀다. 빚은 쌓여가고 장기밀매로 큰돈을 챙기려는 설계자 동배의 방해로 도모하던 일도 무산되자 결국 마지막으로 장기밀매를 하기로 결심하고 중국으로 가는 배에 오른다. 대상은 남편 상호(최다니엘)와 함께 여행을 가는 하반신장애인 채희(정지윤), 그녀의 혈액형은 희귀한 RH-다. 영규 일당은 채희를 납치하고 상호는 채희를 찾아 헤맨다.
영화는 2009년 중국으로 여행을 간 신혼부부의 아내가 납치되었다가 두달 뒤 장기가 모두 사라진 채 발견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인육
잔혹한 세상의 이면 <공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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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와 에밀리아>의 원제는 ‘분재’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작은 화분에 옮겨진 고풍스러운 수목을 가리키는 그 분재가 맞다. 훌리오(디에고 노구에라)는 유명 작가의 원고 타이핑 작업을 의뢰받지만 계약은 곧 무산되고, 그는 애인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다 직접 소설을 집필하기에 이른다. 그 소설의 제목이 바로 ‘분재’다. 한 남자가 첫사랑의 부음을 듣게 된다는 애초의 설정을 이어가기 위해, 훌리오는 자신의 첫사랑 에밀리아(나탈리아 갈가니)에 관한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에밀리아에게 주었던 작은 화분을 떠올릴 때 즈음, 현실의 애인은 떠나고 훌리오는 분재를 배우기 시작한다.
줄기와 가지가 정교하게 엮인 작은 분재처럼, <훌리오와 에밀리아>는 소박한 이야기 틀 속에 미묘한 교차점을 담고, 마모된 시간을 복기해나간다. 프롤로그를 제외한 총 6개의 챕터에서, 영화는 첫사랑이 시작된 8년 전 학창 시절과 아르바이트에 의존하며 작가지망생으로 살아가는
외로움을 자각하는 과정 <훌리오와 에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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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악마의 키스> 결국 사랑이란
[올드독의 영화노트] <악마의 키스> 결국 사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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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기 한 번 시원하게 당했네
[정훈이 만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사기 한 번 시원하게 당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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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 Looper
감독 라이언 존슨 / 출연 조셉 고든 레빗, 브루스 윌리스, 에밀리 블런트 / 수입·제공 유니코리아문예투자(주) / 배급 (주)SBS콘텐츠허브 / 개봉 10월11일
“그놈의 시간여행이 널 망칠지도 몰라.” <루퍼>의 키워드는 시간여행이다. 또 다른 키워드는 조셉 고든 레빗과 브루스 윌리스다. 상상하기 쉽지 않겠지만 브루스 윌리스가 조셉 고든 레빗의 미래다. SF영화 <루퍼>는 2044년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킬러 조(조셉 고든 레빗)가 미래에서 온 자신(브루스 윌리스)을 암살해야 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500일의 썸머> <인셉션>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조셉 고든 레빗은 킬러의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브루스 윌리스는 액션스타의 건재함을 과시한다. <브릭> <블룸형제 사기단>을 만든 라이언 존슨이 연출한 <루퍼>는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의 개
[Coming soon] 브루스 윌리스가 조셉 고든 레빗의 미래? <루퍼> Lo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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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간지’에게 감히 ‘미친소’라는 캐릭터 하나로 밀고 들어오는 남자. 나이로 봐도 분명 앞서고, 조각 같은 몸매는 언감생심 따라올 리 없으며, 게다가 드라마는 처음이다. 그럼에도 <유령>에서 곽도원은 미친 존재감으로 소지섭과 동등한 위치를 획득했다. 송하윤과 멜로 구도를, 임지규와 코믹 구도를 형성한 것도 모조리 곽도원 차지였다. 모자이크를 맞춰보면 그는 <러브픽션>의 그 까칠한 황 감독이자, <황해>에선 하정우에게 인상적으로 죽임을 당하는 김승현 교수였고,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에선 조폭보다 더 무서운 조범식 검사였다. 개봉을 앞둔 <회사원>에선 소지섭(맞다, 또 소지섭과 파트너 인증이다)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야비한 전무로, 신정원 감독의 <점쟁이들>에선 귀신을 보는 스님으로 나온다. 추세대로라면 우리가 앞으로 볼 충무로 영화에서 얼마나 더 많은 곽도원의 조각들을
[곽도원] 영화는 어떻게 이 남자를 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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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The Soul Sessions≫는 지금 들어도 다시 나올 수 없는 조스 스톤 최고의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16살의 백인 소녀가 뿜어내던 그 놀라운 검은 소리들. ≪The Soul Sessions Vol.2≫는 당연히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앨범이다. 의도대로 딱히 흠잡을 구석이 없다. 검증된 노래들에 여전히 놀라운 보컬. 새롭진 않지만 ‘압도적인’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듣는 재미가 있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활동 10년 기념으로 기획한 리메이크 앨범인데, 쭉 듣고 있자니 10년이 아니라 40년 경력의 가수로 느껴진다. 앨범 또한 40년 전에 나온 작품이라 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잔 기교 없이 무조건 터뜨리고 순조롭게 절정에 도달하는 보컬 잔치의 앨범이다. 일장일단은 분명하다. 기량 뛰어난 정통파 솔 가수가 안겨주는 수준 높고 믿음직한 사운드. 하지만 목적의식과 일관성이 또렷한 앨범이라 이변을 기
[MUSIC] 데뷔작의 감동이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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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9월2일까지
장소: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문의: 1544-1555
10년 묵은 앨범을 꺼내본 기분이다. 추억이란 아련한 감정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2001년 극장에서 본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색다른 로맨스였다. 흔하디흔한 사랑 이야기를 당대의 트렌드와 기묘하게 접목해 상업적으로 잘 풀어낸 멜로영화였다고 기억한다.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예열하기 시작했고 홍석천의 커밍아웃까지 있었기에, 영화 개봉 당시 동성애는 대한민국의 ‘뜨거운 감자’였다. 동성애 코드를 담은 영화는 그러나 전혀 민감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았다. 마지막의 인우의 대사처럼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오직 너라서”를 외치는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가니까.
그리고 10년이 지나 영화는 매체를 다르게 선택해 환생했다. 무대에서 만난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영
[공연] 원작 +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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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초상>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는 ‘지식인들’이라는 제목이 붙었고, 2부는 ‘기업가들’이라는 명제로 묶여 있다. 모든 이야기는 사실상 톈안먼 사태에서 시작하며, 그 이후 중국의 정신적 변화상이 1부, 물질적 변화상이 2부가 되는 셈이다. 각 부는 3장으로 이루어졌는데, 하나의 장은 한 사람의 이야기다. 베이징에서 나고 자라 톈안먼 사태 때 미국으로 건너가 지금은 영어로 중국에 관한 글을 출판하는 자젠잉은 이 책을 사적이고도 공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이 책의 첫장은 바로 그녀의 배다른 오빠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것만은 말해두자. 2부에서는 대부분 입이 떡 벌어지는 성공담이 줄을 잇는다. 1980년 홍콩의 공장 조립라인에서 일하던 열네살 소녀가 2010년대에 들어 <포브스>가 발표하는 자수성가한 세계 10대 여성 부호에 이름을 올리는 중국식 성공신화다. 아마도 다시는 전세계 어디서도 반복될 수 없을, 미친 성장의 증거들이다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지식인들 그리고 기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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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지는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가 우울하게 하는가. 천계영의 만화 <드레스 코드>는 후자인 사람을 위한 ‘리얼 변신 프로젝트’다. 나에게 맞는 옷이 아니라 매장에서 괜찮아 보이는 옷을 무턱대고 산 뒤 옷걸이에 처박아두는 사람에게 유용한 가이드다. <드레스 코드>는 어디에서 옷을 살 것인가부터 시작한다. 옷 사러 갔다가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사이즈 보여드릴까요?”라고 묻고, 두어벌 입어보기도 전에 뭐 하나를 고르라는 종업원의 말에 스트레스받은 적이 있다면 SPA(기획, 제조, 유통까지 하는 의류 브랜드) 브랜드를 공략할 것. 가서 마음껏 입어보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통해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을 것.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옷장 채우는 마법의 가게가 된 SPA 브랜드를 주목하라는 말이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어울리는’ 옷을 찾는 법에 대해서라면 얘기가 다르다. 매스컴이 아닌 내 몸을 패션 교본으로 삼는 일 말이다. 백날 새 옷을 사도 비슷해 보인다는 말을
[도서] 어울리는 옷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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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은 이중적이다. 실제의 모습에 그대로 접근하면서, 동시에 나 자신의 감각을 통해 다른 것에 다가가려 애쓴다. 우리의 체험은 곧 지각이 되는데, 그렇기에 지각의 대상들은 우리 감각의 주관성으로부터 온전히 분리될 수 없다. 이 말을 조금 변형하려 한다. 우리의 눈이 카메라의 렌즈가 되고 지각의 대상은 피사체가 된다고 가정하자. 이때 스크린에 비친 환상이 바로 지각인 셈이다. 그러니 객석에 앉아 있는 우리는 작가의 지각을 간접 체험하게 된다. 8월30일부터 9월7일까지 시네마테크 KOFA에서 열리는 제9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에 초대된 작품들을 살피며 이러한 현상학적 과정에 대한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변증법적이거나 행태주의적인 접근방식을 택한 작품을 찾기란 힘들다. 개별 작가들이 마치 후설이나 하이데거인 양 인간 의식에 나타난 현상을 충실히 포착했으며, 사변적 구성을 지우는 대신 직관에 의해 대상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회고전인 EX-Retro의 주인공은 구조영
[영화제] 스크린에 비친 현상학적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