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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하바나의 한 클럽, 천재 피아니스트 치코(에마르 조 오나)는 가수 리타(리마라 메네세스)의 고혹적인 목소리에 매료된다.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지고 함께 경연대회에 나가 우승하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와 실망 끝에 결국 이별하고 만다. 이후 리타는 뉴욕에서 인기 가수가 되어 자리를 잡고, 치코 역시 성공을 꿈꾸며 뉴욕에 도착한다. 영화는 노인이 된 치코가 우연히 경연대회 참가곡을 들으며 회상에 잠기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오래된 신문기사와 사진들, 낡은 악보를 따라서 하바나와 뉴욕을 오가는 러브 스토리가 수채화 톤의 그림 속에 펼쳐진다. <아름다운 시절>의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은 다큐멘터리 <칼레 54>를 만들며 맺은 인연으로,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마리스칼과 의기투합해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정서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좀더 관능적이고 로맨틱하다.
<치코와 리타>에서 가장
세월의 서글픔마저 포용하는 음악과 사랑의 힘 <치코와 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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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담은 십대 소년소녀의 전유물이 아니다. 마흔줄에 접어든 여자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는 찾아온다. 어리바리한 남편은 바람 피워서 미안하다며 시댁으로 도망가버렸고, 간절히 바랐던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심장이 멎어버렸다. 아이가 안 생기면 입양이라도 서두르라며 바가지를 긁던 어머니는 죽어버렸고, 40년 만에 나타난 생모는 지역방송 쇼 호스트인데 “네 아빠는 스티브 매퀸”이라 말하는 대책없는 허풍쟁이다.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인 에이프릴(헬렌 헌트)에게 유일한 위안은 신경쇠약 직전의 이혼남 프랭크(콜린 퍼스)뿐이다. 하지만 그도 애가 둘이나 딸린 몸이고 그 애가 자신이 담임을 맡아 돌보고 있는 초등학생이다 보니 연애가 쉽지만은 않다. 자기 짐만 한 짐인 그 남자, 그 여자의 사랑은 산 넘어 산이다.
<덴 쉬 파운드 미>는 자칫 식상한 중년 로맨스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영화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게 들린다면 스스로도 쉰을 바라보는 헬렌 헌트의 진솔한 화법 덕택일 것
사랑에 대한 진솔한 화법 <덴 쉬 파운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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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스입니다.
=네. <씨네21>입니다.
-명탐정 셜록 홈스입니다.
=네. 무슨 일 때문에 오신 건가요.
-영화잡지 <씨네21> 맞아요? 네. 맞습니다.
=이름이 누구요? 이름은 왜 물어보시는 건가요? 무슨 일 때문에 오신 건지 먼저 말씀을 해주세요.
-명탐정 셜록 홈스가 지금 당신 이름이 뭐냐고 묻는데 대답을 안 해? 관등성명이 뭐야!
=… 진짜 셜록 홈스시라고요? 저는 <씨네21> 김도훈인데요. 왠지 제가 생각하던 홈스씨와는 너무 다르게 생기셔서….
-뭐가 그렇게 다르기에 명탐정 홈스도 못 알아본단 말이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인터뷰 자리에 나오신 홈스씨는 코난 도일이 그리던 홈스와는 너무 다른 것 같아서요. 일단 외형부터가 그렇습니다. 원작의 홈스는 키 크고 마르고 약간 냉정하게 생긴… 뭐랄까. 뭔가 좀 초식남이었거든요. 코도 약간 매부리코였고 말입니다.
-그건 홈스가 아니고 유희열이구먼.
=헉. 전국의 외로운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진정 유희열 같은 홈스를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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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한해 영화계를 정리하는 결산 발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어김없이 바쁘다. 평론가들의 입맛에 맞춘 순위가 속속 발표되는 이때야말로 영화 팬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리스트를 만나는 기간이 아닐까. 매년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아닌 협회나 미디어, 웹사이트에서 발표하는 순위들은, 후보선정, 투표, 발표까지 홍보나 마케팅 없이 조용히 이루어지고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라 일일이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기 십상이다. 올해 LA지역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비교적 이른 연말결산 리스트들을 발표하고 있다. 12월11일, 이창동 감독의 <시>의 윤정희를 2011년 최고의 여배우로 선정한 LA영화평론가협회에 이어 지난 12월22일, <LA위클리>는 <빌리지 보이스>와 공동으로 집계한 2011년 영화계 결산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90명의 온라인, 오프라인 영화평론가들이 보내온 영화 10편의 순위에 1점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겨 산정한 결과다. 순위에
[LA] 발견과 재확인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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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밀레니엄 제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면 해킹의 달인 리스베트가 비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기자 미카엘의 바탕화면을 제집 드나들 듯합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A. 섬뜩하지만 그렇습니다. 가능할 뿐 아니라 적잖이 일어나고 있는 일이랍니다. 안철수연구소 콜센터에도 종종 비슷한 신고전화가 걸려온다고 하네요. 서울경찰청의 김경원 사이버수사대장도 최근에 해결한 사건이 있다며 “네이버에 ‘도청 도촬 기능 악성 프로그램’이라고 치면 다 나온다”고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검색해보니 일명 ‘돋보기 프로그램’으로 통용되고 있는 바이러스가 여러 개 떴습니다. 이에 대해 김경원 대장은 “단지 관찰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고 상대방 컴퓨터를 내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며 차이를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이나 애인도 맘만 먹으면 흔적 없이 내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걸까요. 기겁하게도 해커 수준의 정보력이 없는 일반인도 프로그램만 입수한다면 얼마든지
[Cinepidea] <밀레니엄 제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면 해킹의 달인 리스베트가 비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기자 미카엘의 바탕화면을 제집 드나들 듯합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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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마이웨이> 군대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뜨거운 전우애
[정훈이 만화] <마이웨이> 군대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뜨거운 전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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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예민한 여성감독일 거라 생각했다. 타지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신을 고향으로 데려가는 와중에 일어나는 두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집으로 데려가 줄게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목발을 짚은 청년이 절뚝거리며 걸어와서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과 함께 자리에 앉을 때까지만 해도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하나 이야기를 나눈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그가 <집으로 데려다 줄게요>의 언니 핀과 겹쳐 보이기 시작한다. 연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진지하고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그의 눈빛에는 영화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벌써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처음에는 <집으로 데려다 줄게요>의 후반작업 때문에 3개월 정도 머물렀고, 두 번째는 부산영화제 참가,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영화 덕분에 세번이나 방문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올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한다. 일단 너무 춥다! (웃음)
-<집
[Cine talk] 죽음만큼 평등한 것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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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는 하비에르 마리스칼 감독은 사실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 만화, 인테리어, 제품디자인, 가구, 웹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디자이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 코비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직접 만나본 그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와는 거리가 먼 유쾌한 라틴계 아저씨처럼 보였다. 그는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화려한 손동작과 다채로운 표정은 기본이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른 사람을 흉내내기도 했다. 이야기는 자주 <치코와 리타>와는 상관없는 곳으로 흘러갔다. 하바나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해 늘어놓거나 돈만 밝히는 뉴요커에 대한 험담이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도무지 그의 말을 가로막을 수 없었다. 웃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치코와 리타>가 대상을 수상했다.
=그런가. 전혀 몰랐다. 미안하다. <치코와 리타>는 많은 영화제에 출품됐
[Cinetalk] 그때 그 정열의 하바나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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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예스 브라운이란 듀엣 가수로 데뷔한 적이 있지 않나.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쑥스럽고 부끄럽다.
-연극 무대에 오른 지 오래됐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서 연기 공부를 한 뒤 극단 유에 들어갔다. 당시 연기파 배우로 불리던 선배님들이 다 극단 출신이었기 때문에 극단에 들어가면 나도 깊이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시대극만 4년 하고 나니 침체기가 찾아오더라. 그때 연출가 선생님께서 작품 <백중사 이야기>에 나를 불러주셨다. 개막공연 때 두달 동안 연습하면서 몰랐던 감정이 들어오기에 그대로 했더니 끝나고 꼭 안아주셨다.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하던 시점이었는데 계속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김용건 아들, 하정우 동생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겠다.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예전에는 아버지와 형의 명성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했다. 요즘엔 스탭 분들이 따뜻하게 반겨주시는 것도 다 아버지와 형 덕인 줄 안다. 감사하다.
[who are you] 차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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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누구도 막지를 못하나 봅니다.
반복된 경험으로 알고는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이 지나감을 말입니다.
그리고, 새로움이 시작되는 시간들입니다.
이렇게 달빛이 밝은 줄은 몰랐습니다.
사람의 흔적이 지워진 새벽의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모든 것이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인 듯 느껴집니다.
그래도, 각자의 새로움이 시작되는 시간들입니다.
새로운 한해를 소망합니다.
웃음 가득한 아이들처럼 되길 빌어봅니다.
사람에게 놀라지 않는 사람들 세상이 되길 말입니다.
물론, 독자님들과 함께 말입니다.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Cineview]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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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0일과 31일 양일간 박신양의 <1st ACTOR’S CONCERT>가 열렸는데요, 박신양은 함께 공연한 동료 배우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트위터에 전했습니다. “엄지원씨, 너무 귀엽게 노래하는 거 아닙니까? 왕빛나씨, 이럴 줄! 정말 몰랐어요! ㅎㅎ(이)원종이 형, 열창하다 쓰러질까 겁나요. (김)형범아, 관객을 너무 심하게 사로잡는 거 아니니?” 박신양씨, 내년에도 부탁드립니다. @ParkShinYang
김대승 감독의 <후궁: 제왕의 첩>이 드라마 세트장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닌다고 합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이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황윤정 프로듀서는 “자사 드라마 우선인 드라마 세트장을 메뚜기처럼 옮겨다니며 촬영하고 있습니다. 쫓겨나는 건 너무 슬퍼요”라면서 “영진위 관계자 분들, 제발 원활한 사극영화 제작을 위해 궁 세트 좀 지어주세요”라고 전했습니다. @hawonfilm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교체됐습니다. 영화제 이사회는
[트위터 뉴스] “엄지원씨, 너무 귀엽게 노래하는 거 아닙니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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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그 남자
=아벨 페라라가 간만에 메가폰을 잡는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성폭행 스캔들을 소재로 제라르 드파르디외, 이자벨 아자니와 작업에 들어갈 예정.
-어디서 짝퉁을 “조심해, 루이비통이야.”
=그런데 짝퉁이었나보다. 이미 상표법 위반으로 루이비통사에 피소된 디오피사 제품을 자사 제품으로 지칭했다는 이유로 루이비통사가 <행오버2>를 제작한 워너브러더스까지 고소했다.
-특수효과 앱 공짜로 나눠줄게
=J. J. 에이브럼스답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사용된 ‘미사일 공격’, ‘자동차 박살내기’ 특수효과를 아이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에 적용할 수 있는 앱 ‘Movie Action EX’를 내놓았다. 추가 효과는 2개당 0.99달러다.
[댓글뉴스] 호텔방 그 남자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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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HBO>의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북아일랜드의 지방경제가 상승선을 타고 있다. 조지 R. R. 마틴의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를 원작으로 하는 <왕좌의 게임>은 왕좌를 둘러싼 권력암투와 전쟁을 그려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다. 파일럿 방송 분량부터 100억원가량을 투자해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 등지에서 촬영을 했던 <왕좌의 게임>은 지난 시즌1의 성공으로 약 1억7천만파운드의 경제효과를 발생시켰다. <왕좌의 게임>이 북아일랜드를 거대한 세트장으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출연자부터 제작진 그리고 엑스트라 60%를 북아일랜드 거주자로 기용하면서 약 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결과다. 현재 2012년 4월 프리미어 방영을 목표로 촬영하고 있는 시즌2의 촬영지 역시 북아일랜드 지방의 여러 곳과 벨파스트에 위치한 페인트 홀 스튜디오가 될 예정이다. 시즌1 역시 파격적이었지만 더
[해외뉴스] 드라마 속을 여행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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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즈음이면 탄생 100주년, 사망 10주기, 20주기, 30주기를 맞은 인물 명단을 뒤지는 게 연례행사처럼 됐다. 처음에는 기획 아이디어나 좀 얻어보려고 시작했는데(실제로 한때 기획기사 여러 개를 낳기도 했다), 어느새 나름의 연말연시 이벤트가 된 셈이다.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면 몰라도 요즘처럼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게 쉬운 시대에는 약간만 노력해도 ‘탄생자’와 ‘사망자’의 리스트가 뚝딱 뽑혀 나온다.
2012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이들의 명단은 짱짱하다. 우선 영화인으로는 명배우 진 켈리, 모더니스트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할리우드의 이단아 감독 새뮤얼 풀러, 묵직한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 돈 시겔, 전설적인 애니메이터 척 존스 등이 있다. 문화계 인사로는 미국 포크음악의 대부 우디 거스리, 물감을 마구 뿌리기만 해도 예술과 돈이 됨을 알려준 화가 잭슨 폴록, 현대 음악의 거장인 존 케이지, 거물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세르주 첼리
[에디토리얼] 2012년, 떨리는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