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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제작 팔레트픽쳐스,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감독 윤종빈 / 출연 최민식, 하정우, 마동석, 조진웅 / 개봉 2월2일
제목만 보면 몇 가지 상상을 할 수 있다. 나쁜 수컷들이 득실거릴 것 같다고? 맞다. 수컷, 그것도 온몸을 문신으로 도배한 조폭들이 나오는 영화다. 노태우 정권의 ‘범죄와의 전쟁’이 떠오른다고? 맞다. 그렇게 생각한 당신의 나이는 30대 중·후반 이상임이 분명하다. 잠깐. 대체 범죄와의 전쟁이 뭐냐고? 그건 1990년 10월13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발휘하여 범죄와 폭력 등 민생치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특별선언이다. 그 결과 당시 전국의 폭력조직이 거의 와해됐지만 경찰의 실적 위주의 수사와 검거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비스티 보이즈> 이후 거의 4년 만에 복귀하는 윤종빈 감독이 격동의 19
나쁜 놈 vs 나쁜 놈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 유하 감독이 송강호를 만났을 때 <하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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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
제작 휠므빠말 / 배급 시너지 / 감독 임상수
출연 김강우, 김효진, 백윤식, 윤여정, 온주완 / 개봉 5월
주영작(김강우)은 백 회장에게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은 백금옥(윤여정)의 비서다. 원하는 것은 손에 넣고야 마는 백금옥은 주영작의 젊은 육체를 탐하는데, 모욕과도 다름없는 유혹 앞에서 주영작은 자존을 포기한 지 오래다. 주영작과 백금옥의 관계가 뒤틀리기 시작하는 건 백금옥의 딸 나미(김효진)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정략결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나미는 영작에게 관심을 보이고, 영작은 돈으로 모든 것을 사고팔 수 있다고 믿는 부모와 다른 면모를 지닌 나미에게 조금씩 이끌린다. 임상수 감독의 7번째 작품 <돈의 맛>을 ‘재벌가에서 일어나는 욕망과 애증의 에로틱드라마’라고 정리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충분치는 않다. “<돈의 맛>은 <하녀>보다 더 많은 인물, 더 많은 애증, 더 많은 섹스, 더 많은 음모, 더 많은 현금이
더 많은 섹스, 더 많은 음모, 더 많은 현금! <돈의 맛> / 이범수+류승범+김옥빈 <시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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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
제작 수필름, 영화사 집 / 배급 NEW / 감독 민규동
출연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 개봉 상반기
‘결혼 프로젝트’도, ‘프러포즈 프로젝트’도 아닌 ‘이혼 프로젝트’란다. 이 무슨 소리인고 하니, 내진설계 전공의 건축가 남편 두현(이선균)이 이름도 무려 ‘성기’인 카사노바(류승룡)에게 자신의 아내 정인(임수정)을 유혹해달라고 부탁하는 프로젝트다. 임수정 같은 외모의 아내가 종일 집에서 밥해주고, 청소하고, 빨래해주는데 뭐가 아쉬워서 다른 남자에게 넘기려는지 모르겠다. 부부(라고 쓰고 남편이라고 읽는다)의 사정도 들어보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신을 채근하는 탓에 결혼 7년차인 지금은 아내의 질문과 독설이 지진보다 더 두렵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두현은 지방근무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고, 정인을 두고 혼자 지방에 내려간다. 평화로운 독신 생활을 상상하며 지방 사택에 도착했는데, 그를 반긴 건 다름 아닌 정인이다.
김성훈‘가족 해체’라는
우리, 이혼할까요? <내 아내의 모든 것> / 남성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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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GO>
제작 영화사 도로시 / 배급 NEW / 감독 박철관
출연 고현정, 유해진, 성동일, 이문식, 고창석, 박신양 / 개봉 상반기
한국판 <나잇 & 데이>라 부르면 어떨까. 제몸 하나 건사도 힘든 만화보조작가 천수로(고현정). 자장면 배달도 누군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 그녀지만 한때 도움을 받았던 수녀의 부탁마저 거절하긴 어렵다. 천수로는 수녀의 청에 따라 노란 장미와 케이크를 들고 호텔에 심부름을 가는데,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건 끔찍한 사체다. 부산 최대 조직인 백호파 보스 백봉남(박신양)과 살무사파 보스 사영철(이문식)은 자신들의 마약 거래를 망쳐놓고 살인까지 저지른 일명 ‘노란 장미’가 천수로라고 확신하고 그녀의 뒤를 쫓는다. 한편, 여객터미널의 물품보관함에서 깡패들이 찾고 있는 마약과 돈가방까지 손에 넣게 된 천수로는 마성의 로맨틱 가이 ‘빨간구두’(유해진)의 도움을 받아 경찰과 조폭의 추격을 간신히 따돌린다.
<미쓰 GO
고현정이 달라졌다Go? <미쓰 GO> / 남북 단일팀의 승리를 기억하라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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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 제왕의 첩>
제작 (주)황기성사단 /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감독 김대승
출연 조여정, 김동욱, 김민준 / 개봉 5월
<후궁: 제왕의 첩>에서 후궁은 단지 왕후마마의 근심거리가 아니다. 기존의 사극드라마가 왕과 왕후, 후궁의 삼각관계를 그렸다면 <후궁: 제왕의 첩>은 왕과 후궁, 그리고 후궁이 사랑한 또 다른 남자의 이야기다. 개국 공신들이 권력을 향한 암투를 벌이던 조선 초기. 비주류 무관의 딸로 태어난 신화연(조여정)은 딸을 통해 입신양명을 꿈꾸는 부모의 강요로 왕의 후궁이 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며 사랑해온 남자 권유(김민준)가 있다. 화연은 즉위를 앞둔 성원대군(김동욱)의 후궁이 된 뒤에도, 권유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한다. 후궁이라는 처지와 마음이 향하는 곳 사이에서 갈등하던 화연은 점점 궁궐이라는 공간의 지형도를 익히게 된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단 권력을 가져야 한다. 의지와
권력을 향해 들끓는 지옥도 <후궁: 제왕의 첩> / 조선 최초 커피의 맛 <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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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댄싱퀸'은 서울시장후보의 아내가 댄싱퀸 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 황정민, 엄정화 주연의 코미디 영화로 2012년 1월 개봉 예정이다.
[영상인터뷰] ‘댄싱퀸’ 황정민,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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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제작 (주)케이퍼 필름 / 제공·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감독 최동훈
출연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이신제, 증국상
개봉 여름
5명의 한국인 도둑과 4명의 중국인 도둑이 의기투합해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다이아몬드를 훔친다. <도둑들>의 한줄 시놉시스에서 ‘다이아몬드’는 맥거핀일 가능성이 높다. 사기꾼과 도박꾼들이 한데 뒤엉켜 서로의 의지를 충돌시켰던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처럼 <도둑들> 또한 그가 창조해낸 도둑들의 기상천외한 캐릭터와 이들을 연기할 배우들의 매력이 더 궁금한 영화일 것이다. 영화에서 도둑질을 설계하는 건, 마카오 박(김윤석)이다. 마카오에서 하룻밤에 88억원을 땄다는 전설의 주인공인 그는 과거의 동료들에게 한탕을 제안한다. 뽀빠이(이정재)는 와이어 세팅 전문가로, 한때 보스였으나 자신을 배신했던 마카오 박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 뽀빠이와 오랫동안 손을 맞춰온
사랑과 음모와 배신의 팀플레이 범죄영화 <도둑들> / 초고층 빌딩에 불이 난다면?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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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을 밝힐 한국영화를 한데 모았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 유하 감독의 <하울링>,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장윤현 감독의 <가비>, 김대승 감독의 <후궁: 제왕의 첩>, 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것>,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전계수 감독의 <러브픽션>, 김지훈 감독의 <타워>, 박철관 감독의 <미쓰 GO>, 우선호 감독의 <시체가 돌아왔다>, 문현성 감독의 <코리아> 등 모두 12편이다. 임진년을 들썩이게 할 이슈들도 정리했다. 투자배급사가 뽑은 2012년 흥행 기대작은 어떤 작품일까. 대선을 앞두고 시급히 개선이 요구되는 제도는 무엇일까. 라인업과 이슈로 알아본 2012년 한국영화 기상도.
2012년 영화판 한눈에 보여 이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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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스틸>은 로봇 복싱만 빼면 전형적인 할리우드영화다. 이 세계엔 가족을 위협하는 외계인도 없고 인류를 말살하려는 인공지능도 없다. 대신 경기불황과 무책임한 아버지가 있을 뿐이다. 요약하자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패한 가장의 드림 프로젝트’ 정도일 텐데, 그럼에도 식상하지 않았던 건 ‘리얼’한 로봇들의 복싱장면과 다양한 음악 덕분이었다.
특히 오프닝에 흐르는 알렉시 머독의 <All My Days>는 수차례 등장하며 철컥거리는 SF가족영화를 부드럽게 감싼다. 톰 모렐로와 에미넴, 50센트와 프로디지가 포진한 사운드트랙에서 이 음악만큼은 가장 ‘인간적’으로 들린다. 스코어는 대니 엘프먼이 맡았지만 삽입곡은 요즘 잘나가는 뮤직슈퍼바이저 제니퍼 혹스(<카우보이 & 에이리언> <아이 엠 넘버 포> <헬프> 등의 음악을 선곡했다)가 맡았다.
나른하고 따뜻한 이 포크 록이 오프닝에 흐를 때 <리얼스틸>의 첫인상도 결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식상함 속 ‘반짝’ <리얼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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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메일로 자료를 받는 일이 많다 보니 이름만큼이나 이메일 주소를 누군가에게 불러주는 일이 잦다. 내 이메일 주소는 ‘에반스’(evans@cine21.com)다. 전화로 이메일 주소의 스펠링을 얘기하다보면, 예리한 몇몇 분들은 내 의도를 눈치채고 도로 질문을 건네온다. “기자님, 재즈 좋아하시는구나!” 정답부터 얘기하자면 재즈 좋아하는 거, 맞다. 에반스는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로부터 비롯된 이름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 아티스트가 빌 에반스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의 <Waltz for Debby> <My Foolish Heart>의 연주를 정말 사랑하지만, 보사노바 앨범으로 유명한 스탄 게츠의 스펠링이 단순했더라면, 가을마다 무한 반복해 듣는 <Kind of Blue>의 마일스 데이비스가 보다 부드러운 이름을 가졌더라면 그들의 이름이 이메일 주소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 ‘에반스’란 이름은 경애하는 재즈
[타인의 취향] 에반스 그리고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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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 유치원 원장이 울고 있는 아이들을 후려치고 보육교사가 수면제를 먹여 재운다. 다음 장면. 임신 때문에 승진에서 누락한 워킹맘 선배가 괴성을 지르며 책상을 엎어버린다. 주인공이 승진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이 부하직원이 가슴골을 보이며 남편을 유혹하고 욕정으로 벌름거리는 남편의 콧구멍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제야 실감이 나네. 열성팬이라 말하기 뭣하던 마의 프로그램. 2009년에 막을 내렸던 KBS2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하 <사랑과 전쟁>)이 시즌2로 돌아온 것이다!
미치광이 같은 인간 군상을 욕하면서 보는 <사랑과 전쟁>의 입지는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 차지했다. 게다 막장 드라마는 <사랑과 전쟁>이 이야기를 스톱하는 그 지점에서 조악하나마 복수의 칼춤을 추며 시청자의 혼을 쏙 빼놓지 않았던가. 시리즈의 시대착오적인 귀환을 알리는 나도 조금 궁금해진다. 이들은 왜 돌아왔을까? 새 시리즈에서는 신구를 필두로
[유선주의 TVIEW] 콰르릉! 모욕하고 모욕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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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의 영역이 일반 대중에게까지 확산되는 것은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과거 8mm영화에서부터 집단제작, 최근에는 퍼블릭 액세스 개념의 확산에 따라 시청자미디어센터 등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활발한 제작교육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이러한 일반 대중의 영화 만들기는 대부분 영화운동 차원에서 전문가에 의한 교육, 상영을 위한 플랫폼 확보와 같은 환경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특히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장르별로는 다큐멘터리가 가장 보편적이고, 극영화도 대부분 단편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이러한 현상은 보편화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완성된 캄란 헤이다리 감독(이란)의 다큐멘터리 <나는 네가다르 자말, 나는 서부영화를 만든다>(이하 <나는>)에서 소개되고 있는 네가다르 자말의 영화는 앞서의 일반적인 시민영화와는 성향이 다르다. 그의 작품은 아마추어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정치적 신념이나 사회문제의식도 없다.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영화를 사랑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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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이나 김지하보다 강도는 훨씬 더 약하지만, 실제로 2000년대에 접어든 박노해의 변신도 일종의 ‘준(準)전향’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더욱더 안타까운 경우지만, 전 진보신당 당원인 진중권씨의 점차적 전향을 우리가 바로 지금, 그의 각종 사회참여적 발언들을 통해 여실히 잘 지켜볼 수 있는 것입니다. 전향이라는 과정의 연구자 분들께, 트위터와 블로그 글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이 전향의 과정을 심층적으로 고찰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전향의 과정
박노자 선생이 ‘레디앙’이라는 곳에 쓴 글이다. 이윽고 내가 “전향이라는 과정의 연구자 분들”에 의해 “심층적으로 고찰”되는 영광을 안게 될 모양이다. 해방 전후사에나 속하는 줄 알았던 이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봤다. “방향전환의 약어이다. 따라서 정신적인 방향전환이 행동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며, 대체로 공산주의자가 그 주의를 포기하는 경우, 진보적 사상가가 그 이념을 바꾸는 경우 등 사상적인 회심현상을 의미한다.”
[진중권의 아이콘] 전향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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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의 어느 저명한 경제사학자는 현대 인도사회에서 마이너리티라는 개념에서 자유로운 인도인은 없다고 단언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정치 지도자건 수십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의 총수건 인도사회의 기저에서 왕성하게 작동하고 있는 카스트, 젠더, 언어, 종교적 문제 중 한 가지와 반드시 결부돼 마이너리티에 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히 마이너리티를 다룬 소재는 인도 영화계가 열기 꺼려하는 판도라의 상자다. 하지만 올해 내셔널필름어워즈는 인도 내에서 불가촉천민 이상으로 천대받고 있다는 모슬렘의 삶을 담은 남인도영화 <아부, 아담의 아들>(Abu, Son of Adam)에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을 주며 그간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더 나아가 3억여원의 예산으로 만들어진 살림 아하메드 감독의 이 영화는 84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출품할 인도영화에 선정되는 등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서 관객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영화는 잭푸르트 나무
인도 - 모슬렘, 그리고 남인도영화 <아부, 아담의 아들> / 최고 흥행작 <더티 픽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