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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링(featuring) 소설이란 걸 쓰려고 한 적이 있었다. 두 번째 소설집을 낸 2008년 즈음이었는데,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서 온몸을 배배 꼬던 시절이었다. 설탕을 잔뜩 묻힌 굵직한 꽈배기를 생각하면, 그게 딱 나였다. 피처링 소설이란, 힙합 곡을 만들 때처럼 내가 소설의 주요 부분을 다 쓰고 동료 작가들에게 부분적인 참여를 부탁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재미날 것 같았다. 웃기는 대사에 일가견이 있는 작가에게 몇 장면의 대화를 부탁한다든지, 잔인한 묘사를 잘하는 작가에게 사람 죽이는 장면을 부탁한다든지, 옷차림을 상세히 묘사하기로 유명한 작가에게 모든 등장인물의 모든 패션을 부탁한다든지…,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을까. 소설 속 피처링 부분을 알아맞히는 것도 재미난 놀이가 되지 않을까. 실제로 몇몇 작가들에게 피처링 소설을 설명했더니 (불가능한 프로젝트란 걸 눈치챘기 때문인지) 흔쾌히 수락을 해주었다.
소설을 빨리 써야 한다는 게 함정이었다. 단편소설은 대체로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피처링의 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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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이런 상상을 해봤다. 친구들과 경복궁에 가서 문 닫을 시간이 되면 어디에 몰래 숨는다. 그러다가 밤이 깊어지면 밖으로 나와 아무도 없는 궁궐 안을 걷는다. 경회루에도 올라가보고, 달빛을 받고 있는 근정전 월대도 바라본다. 밤새 노닐다가 아침이 되면 또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개장 시간에 맞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빠져나온다. 누가 아는가, 혹시 산책 중인 세종대왕이라도 뵙고 나올지?
장소를 경복궁이 아닌 미국 어딘가의 자연사박물관으로 옮기고, 불법침입자를 박물관 야간경비로 바꾸면 바로 웃기는 훈남 벤 스틸러 주연의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된다. 되살아난 공룡에 쫓기고 커스터 장군과 링컨 같은 역사적 인물과 조우하는, 누구나 한번 해봄직한 유쾌한 상상의 영화다. 경복궁 야간 잠입의 꿈을 아직 접지 않고 있는(!) 나 또한 이 영화를 보고 많은 대리만족을 얻었다.
궁궐이나 박물관이 이런 상상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밤이라는 시간이 주는 넉넉
[architecture+] 밤은 상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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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서둘러 원주에 다녀와야 한다. 근데 비가 장난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고속도로에서 폭우를 만나 혼쭐이 난 경험이 있어서 더 걱정이 된다. 그래, 오늘만큼은 고속버스를 이용하자. 그만큼 날씨가 더럽다. 우선 네이버 지도 검색에 목적지 주소와 우리집 주소를 친다. 흠,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우선 버스를 타고 광주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원주행 고속버스를 타라는 지침을 받는다. “네, 알겠습니다.” 아무 의심 없이 네이버가 하라는 대로 했다. 참 편한 세상이다. 어라, 그런데 원주 가는 버스가 없단다. 그럴 리가. 아침 9시에 한대 있었는데 방금 갔단다. 게다가 원주행은 그거 딱 한대뿐. 황당하긴 했지만 화가 나지는 않았다. 누구한테 화를 낸단 말인가? 내가 한 짓인데. 믿음의 체계가 그렇고 디지털 세상이라는 게 그렇다. 그걸 지나치게 믿고 신뢰한 자들을 수시로 바보로 만든다. 덕분에 광주에서 이천터미널로 다시 원주로 얼마나 돌았던지 100km도 채 안되는 구간을 무려 3시간
[SO WHAT] 바보에게 바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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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토니 스콧의 투신자살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그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쓰겠다는 마음이 없었으므로 잠깐 놀라고 애도의 마음을 가졌을 뿐 곧 잊었다. 하지만 방향은 엉뚱한 순간에 휘었다. 회사에 가기 위해서는 전철을 타야 하고 그 전철을 타면 철교를 한번 건너야 한다. 내려다보니 흙탕물이었다. 토니 스콧이 뛰어내렸다는 LA 산페드로의 빈센트 토머스 다리 사진을 보고 생의 자의적 최후를 맞이하기에는 다소 황량하고 허름한 곳이 아닌가 생각했던 게 그 흙탕물 때문에 떠올랐다. 그는 왜 뛰어내렸을까, 나이 예순여덟살의 노인이 알려진 것처럼 불치의 뇌종양 때문에 낙담하여 그러한 것도 아니라면 혹시 사랑 때문이었을까, 하고 밥 먹는 도중에 동료에게 말했다가 쓸데없이 군다고 면박만 당했다.
2.
2003년 8월경 <4인용 식탁> 개봉 즈음에 <씨네21>은 ‘영화 속 영화 밖 자살’에 대한 글들을 실었는데 그때 남재일 선배가 자살의 유형에 관하여 쓴 인상 깊었던
[신 전영객잔] 송신과 수신의 액션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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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은 제레미 레너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알려지는 해가 될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의 브랜트, <어벤져스>의 호크아이, 그리고 ‘본’ 트릴로지의 뒤를 잇는 <본 레거시>의 애론 크로스까지, 이 남자는 2012년 여름이 채 가기 전에 3편의 블록버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한국에서의 개봉을 기다리는 <본 레거시>는 “이미 궤도에 오른 프랜차이즈의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레너에게는 특별한 마일스톤이다. 2012년 7월21일, <본 레거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고 그를 만났다. 그의 나이는 올해로 41살. 이야기를 나눌수록 젊은 시절의 그가 궁금해졌다.
-첫 장면을 보면, 당신이 얼어붙은 호수에 입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떻게 준비했나.
=준비라니, 그 장면을 찍으려고 준비하는 건 사실 고문이나 다름없다. 물속이 조금 춥다면 물 밖은 몹시 추웠다. 그래서 물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턱수염과 머리카락
[제레미 레너] 직접 하는 스턴트의 리얼리티만큼 안전도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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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돌 공화국에 살고 있다. 1세대 아이돌 핑클의 리더 출신인 나조차도 이름과 얼굴을 매치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아이돌 그룹이 쏟아지듯 나온다. 요즘 아이돌은 내가 활동하던 때와 달리 영화, 드라마, 예능,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게다가 K-POP 열풍으로 전세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나로서는 이게 기쁘기도 하지만 속사정을 알고 있는 탓에 안쓰럽기도 하다. 분신술을 쓰는게 아니라면 그들의 스케줄은 살인적일 것이다. 얼마 전 만난 한 아이돌 후배 말로는 아시아권은 당일치기로 갔다온단다. 하루에 두세 국가를 다니기도 하고, 유럽이나 미국처럼 먼 나라도 1박2일이나 2박3일로 후딱 다녀와야 한단다. 맙소사. 인기도, 돈도 좋지만 그 스케줄을 대체 어떻게 지탱할 수 있는 걸까. 그 이야기를 해준 아이돌 후배의 표정도 그리 밝아 보이진 않았다.
한국 아이돌의 평균 나이는 21살이다. 대부분이 10대다. 평균 연습 기간은 4∼5년이다. 이들은 친구, 가
[이효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아이돌, 아니 아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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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개발 과정은 결국 틈새시장 경쟁이다. 소비자조차도 미처 깨닫지 못한 빈틈을 찾아내, 고객 만족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게 모든 기업의 목표. 브리츠의 사운드바 스피커 BE-100은 이같은 목표에 특히 충실한 제품이라 하겠다. 말 그대도 LED/LCD 모니터 하단의 ‘빈자리’를 영리하게 파고들고 있으니까. 가뜩이나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책상 위에서 스피커 놓을 자리만큼은 절약하도록 해주겠다는 전략이다. 길이 41cm의 be-100은 그간 버려둔 채 지내던 공간을 흡족하게 메운다. 본체 각도는 11도 경사로 기울었는데 컴퓨터 앞에 앉은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원할 경우 벽에 걸어 사용할 수 있도록 후면에 월마운트 홀을 마련해두기도 했지만 역시 이 제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모니터 아래다. 물론 3W의 출력은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책상 정리에 특히 서투른 사람이라면 이 정도 타협은 고려해볼 만하지 않나 싶다. 가격 3만원.
[gadget] 틈새를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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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크기 247x36x24mm(스캐너), 280x71.8x66.5mm (스캐너+도킹)
무게 154g(스캐너), 456.2g(스캐너+도킹)
특징
1. 어디든 부담없이 들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 초경량, 초소형 휴대용 스캐너.
2. 빠르다. A4용지 한장 분량의 문서를 1.5초 만에 스캔해 저장할 정도.
3. 실외에서는 무선 스캐너로, 실내에서는 자동 급지형의 도킹 스캐너로 다양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4. 전용 소프트웨어가 스캔한 데이터를 편집 가능한 텍스트 형태로 MS오피스 프로그램에 옮겨준다. 물론 악용 및 과용은 금물.
여러 해 전에 만들어진 SF영화를 다시 관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래에 관한 과거의 예측을 현시점에서 점검해볼 기회인 셈이다. 용하게 내다봤다 싶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발에 가까운 상상이 더 많은 듯하다. 최근 렌 와이즈먼이 불필요한 리메이크 버전을 만들기도 한 폴 버호벤의 1990년작 <토탈 리콜>에서도 눈에 띈 장면이 있
[gadget] 밖에서도 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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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호러 '점쟁이들'은 오는 10월 초 개봉예정이다.
[김수로] "임창정 정말 부러웠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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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이웃사람> 1:1 Next?
[헌즈 다이어리] <이웃사람> 1:1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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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아미>는 19세기 파리의 카스트를 ‘온몸’으로 돌파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과거 군대에서 복무했던 조르주는 제대 이후 파리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기로 마음먹는다.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전무한 조르주는 하루를 근근이 사는 철도 사무원일 뿐이다. 어느 날, 우연히 함께 군에서 복무했던 포레스티에를 만난 조르주는 그를 통해 상류층 사람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신문사 간부인 포레스티에와 신문사 사장의 부인인 드 마렐(우마 서먼)은 조르주에게 전쟁 참전기를 쓰게 하고, 드 마렐은 대신 글을 써준다. 자신의 외모를 활용해 또 다른 귀부인들에게 접근하던 그는 ‘벨 아미’(아름다운 남자)란 애칭을 갖게 된다.
<벨 아미>는 기 드 모파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원작은 조르주가 상류사회로 뛰어드는 과정과 여러 귀부인들과 만나며 신분을 세탁하는 과정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묘사하는데, 영화는 이 가운데 2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패한 관료와 언론인들이
19세기 파리의 카스트를 돌파하다 <벨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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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박물관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김 박사가 살해당한다. 살인 청부를 받은 범인 틱택토(배용근)는 타임머신을 연구하던 김 박사에게 자료를 요구하지만 김 박사는 거절하며 고고학 박사답지 않은 무술 솜씨로 틱택토에게 맞서지만 결국 살해당하고 틱택토는 김 박사의 한쪽 눈에 시계를 박는다. 한편 매달 나가는 건물 임대료와 빚에 허덕이던 영건탐정사무소의 사장(하은정)은 탐정이란 게 뭔가 비밀스러운 게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탐정 영건(홍영근)의 말을 뿌리치고 홍보를 해야 한다며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디지털 간판을 걸고 TV광고까지 한다. 가출한 장수풍뎅이를 찾거나 불륜 현장을 포착하는 일을 하던 영건에게 어느 날 송현(최송현)이 찾아와 사람을 죽여달라는 의뢰를 한다.
영화 제목에 탐정이 들어갔다고 해서 <셜록 홈스> 같은 치밀한 두뇌싸움이나 허를 찌르는 추리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영건탐정사무소>에서의 탐정은 수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게
‘시공초월 탐정활극’ <영건탐정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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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영화를 만들 수 있겠어?”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1980년대 중반 베니스의 한 극장에서 인연을 맺은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와 빔 벤더스 감독은 이 문답을 무려 25년간이나 주고받았다고 한다. 언젠가 피나 바우쉬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빔 벤더스가 청했고 바우쉬가 이를 수락했지만, 실황 무대의 감동과 댄서들의 율동감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끌어오는 방법을 벤더스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9년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보여준 3D의 기술적 성취에서 드디어 빔 벤더스가 해답을 찾았을 무렵, 피나 바우쉬는 세상을 떠났다. 바우쉬에게 바치는 영화이지만, 유일하게 실존하지 않는 등장인물 피나 바우쉬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다큐멘터리 <피나>는 이렇게 탄생했다.
<피나>의 일차적인 즐거움은 3D카메라로 담아낸 무용수들의 생동감 넘치는 춤을 지켜보는 데 있다. 무대 안으로 깊숙이 파고든 3D 카메라는 피나의 대표작 <봄의
댄스영화의 숙명을 받아들이다 <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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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요원이 장난삼아 채운 수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지내게 된 남녀가 있다. 이들에겐 각자 애인이 있으며, 수갑을 풀기 위해선 하룻밤을 기다려야 한단다. 이렇게 네 남녀가 한 침대에 눕게 됐다. 주인공 아담은 이날 밤이 진짜 이상할 거라고 말한다. 그러자 여주인공 모렐로가 답한다. “뭐가, 넷이 자는 거?” 그는 답한다. “아니, 그건 괜찮은데 남자는 처음이라서”라고. 이런 식의 대사를 아무렇지 않은 듯 던질 수 있는 인물들의 직업군은 대체 뭘까? 정답은 ‘록가수’다. 다른 밴드에 속해 있으면서 서로에겐 전혀 관심이 없는 데다 심지어 앙숙으로까지 보이는 둘이 한데 묶인다. 이후 이들은 서로에게 예상치 못한 매력을 발견하면서 호감을 느낀다. 배경은 스코틀랜드의 최대 록페스티벌인 ‘티 인 더 파크’다. 영화 <락 앤 러브>는 24시간 동안 어쩔 수 없이 같이 다니게 된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큰롤이 흐르는 과격하고 발랄한 로맨틱코미디다.
실제 촬영이
로큰롤과 로맨틱코미디 <락 앤 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