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재정권 치하에서 겪는 혼란에 대해선 한국도 잘 알 거다.” 60대의 유스리 나스랄라 감독은 확신에 찬 투사 같은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다. 2011년 2월11일, 이집트인들은 장기독재집권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하며 피의 시위를 벌였다. <애프터 더 배틀>은 바로 이날의 기록을 토대로 한, 이집트 사회의 사회, 종교, 파벌, 계급의 관계를 그린다. 변화에 대한 욕망과 두려움이 혼재해 있지만, 영화는 투쟁의 중심에 한 순진한 마부와 NGO단체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로맨스를 대입시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매끄럽지 않은 연출과 엇나가는 리듬 같은 흠잡을 만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배우, 스탭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정치적 소신은 이 영화를 살아 있게 한다. 주로 이슬람근본주의자, 좌파, 망명의 문제를 다루는 나스랄라 감독은 이집트 감독 유세프 샤힌의 연출부 출신으로 최근 이란의 영화감독 자파르 파나히가 구속되자 그에 대항하는 투쟁을 벌이다 수감되기도 했다. <게이트 오브
“영화는 상영을 통해 정치적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
-
“날씨가 참 좋지 않나.” 다들 비오는 칸을 불평하는데 칼튼호텔에서 만난 유준상의 얼굴엔 햇살이 한가득이다. 그러고 보니 칸의 흐린 날씨가 <다른나라에서>의 배경인 모항의 잔뜩 찌푸린 날씨와 똑 닮아 있다. “우리 영화 상영 반응이 그래서 더 좋아진 것 같다”는 게 유준상의 평이다. 직접 <씨네21>과 단독 인터뷰를 잡았다며, 로비까지 마중을 나온 유준상에게는 영화에서 이자벨 위페르를 향해 돌진하는 저돌적이고 무데뽀인 해양구조대원의 모습은 오간데없다. 마침 스타일리스트가 예쁘게 챙겨준 슈트까지 더해져 그의 모습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젠틀한 귀남을 더 닮아 있다. 연일 이어지는 파티와 약속으로 식사도 제대로 한다는 그. “파티를 쑥스러워하는 건 홍상수 감독과 다행히 같은 취향이라, 인사만 하고 살짝 빠져나온다”는 유준상은 확실히 조용한 인터뷰 자리를 훨씬 편해하는 듯 그간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스스럼없이 꺼내놓는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다른 인물 대본 보지 않고, 계산없는 리액션했다”
-
<다른나라에서>의 해변 모항에는 프랑스 여인 안느가 있지만 칸의 해변에는 위대한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있다. 영화제 내내 홍상수와 이자벨 위페르의 협연은 큰 화제가 됐고 그녀의 모험심은 칭송의 대상이었다. 우연과 계산의 조화를 믿어 의심치 않는, 그 체질부터가 홍상수 배우다.
-출연 제안을 받은 자리에서 그 즉시 승낙했다.
=홍상수 감독에 대한 신뢰는 이미 있었다. 그리고 그와는 그런 식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촬영이 언제인지 어떻게 되는지 등 이런저런 질문을 던져댄다면 이 작품을 같이 할 수 없을 거라는 것 말이다. 내가 혼자서 세 인물을 연기하게 될 거라는 것 정도를 알았고 몇 가지 의상을 준비해 갔다.
-촬영 전 준비를 하는 편인가.
=많이 하지 않는다. 연기란 준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의상은 준비할 수 있지만 연기는 그럴 수 없다. 요리를 만들기 위한 레시피가 될 수 없다. 촬영 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홍 감독 영화 촬영의 간소함, 신속함, 능란함이 꿈만 같아”
-
<다른나라에서>의 현지 반응?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일단 영미권 주요 매체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호평’이다. <버라이어티>는 <다른나라에서>가 “<밤과낮>의 이면처럼 상연된다”며 홍상수 감독의 전작과 비교했고, <스크린 데일리>는 “프랑스 누벨바그의 메아리가 이 귀엽고 쾌활한 세개의 로맨틱 익살극을 통해 다시 울려퍼지고 있다”라며 누벨바그와 비교하면서 글을 열었다. <텔레그래프>는 “홍상수의 영화는 로맨스라는 변화무쌍한 자연을, 윤회의 썰물을, 삶의 흐름을 지녔으며, 그것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즐거운 혼란을 유발한다. 시각적으로 별나고, 당돌할 정도로 재미난 영화, 가장 좋은 종류의 이상함”이라고 호평했다.
본격적인 반응은 프랑스 현지 매체들에서 쏟아져 나왔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프랑스에서 호평 위주였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나라에서>에 대한 지금 분위기는 거의 만장일치에 가깝다. <르
매혹! “누벨바그의 메아리”
-
-
칸의 레드카펫은 정치적 의사 표출의 장? 캐나다 퀘벡 출신의 감독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자비에 돌란이 레드카펫에 빨간 천을 들고 올라가 화제다. 사정인즉슨, 지난 3개월 동안 퀘벡에서는 등록금 인상으로 대학생 총파업이 진행 중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돌란은 학생들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투쟁의 상징인 정사각형의 빨간 천을 옷에 꽂고 갔다. 전세계 미디어가 모이는 칸이야말로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내년부터는 칸을 베를린으로 옮겨라!” 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칸의 최고의 이슈는 날씨였다. 주요 상영관인 60주년 기념관의 경우, 텐트 지붕 일부가 무너져내렸고, 하루 동안 상영이 취소됐다. 해변에서의 야외상영도 비 때문에 여러 차례 불발됐다. 특히 비바람이 가장 거세게 몰아치던 5월20일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해변에서의 파티 대부분이 취소됐다.
대선 때문에 영화제 시작이 예년보다 늦게 시작된 칸. 올랑드 정권의 출범과 함께 칸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칸 감독
인터뷰하는데 돈을 내라고?
-
초반에는 실망스럽거나 평범한 영화들이 다수였고 이제 중반에 이르자 서서히 진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매년 칸영화제가 반복하고 있는 현상이다. 균형감에 지나치게 얽매인 라인업, 그러다보니 동반되는 얼마간의 수준 저하, 그리고 거장의 작품들은 여전히 훌륭한데 신진은 발견되지 않는 그 간극, 그런 점들 때문에 생기는 무료함 등이 티에리 프레모 시대의 칸의 고질적인 문제로 보인다. 그러니 매해 아주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훌륭하지도 않다는, 같은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여간에 작품에 관해서라면, 올해의 라인업을 두고 프랑스 문화지 <인록>이 한 가지 경향을 제시했다. “많은 영화(<트리 오브 라이프> <멜랑콜리아> 등)가 형이상학적 질문을 선택한 건 지난해의 경우일 뿐, 다른 해에는 늘 국제정치 이슈가 칸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다양한 형태의 인간의 시간과 어떻게 조응하게 되는가 하는 것이 주요 작품들
사랑과 인간과 영화는 시간과 어떻게 조응하는가
-
제65회 칸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 대한 소식과 전반적인 경향 그리고 주요작들의 리뷰를 실었다.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다른나라에서>의 현지반응과 이자벨 위페르, 유준상의 인터뷰도 실었다. 이집트의 명장 유스리 나스랄라, 우디 앨런에 관한 재치있는 다큐를 만든 로버트 B. 웨이드, 그리고 권상우와 신수원의 인터뷰도 있다. 칸 현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화보도 함께. 65회 칸영화제로 당신을 초대한다!
다른나라에서 온 시네마 레터
-
30대 약혼자와 18세 고등학생 제자의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 설정의 드라마 '빅'은 오는 6월 4일 밤 9시 55분 첫 방송 예정이다.
[빅] 수지 공유 호칭은 "아저씨"
-
알렉스 멋진 갈기를 자랑하는,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 최고의 스타. 동물 친구들의 다양한 사건사고로 인 해 미지의 대륙을 돌며 팔자에 없는 고생을 하는 중이다. 굶주렸을 땐 친구들을 스테이크 고기로 볼 정도로 위험한 캐릭터지만,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마다가스카> 4인방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3편에선 동물 사냥꾼의 표적이 된다.
벤 스틸러의 한마디 “알렉스와 나의 닮은 점? 머리 모양이 닮았다. 비록 알렉스 머리가 더 크고 내 머리 스타일이 1982년대 스타일이긴 하지만.”
글로리아 4인방 중 가장 이성적인 캐릭터이자 홍일점. 아프리카에서 수컷 하마와 로맨스를 벌이고, 친구 멜먼에게 고백받는 등 <마다가스카> 시리즈의 러브 라인을 담당하고 있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한마디 “아이들을 서커스 공연에 데려가본 적이 지금껏 없다. <마다가스카3>가 내 아이들의 첫 번째 서커스 관람 경험이 될 것 같다.”(그녀는 윌 스미스의 아내다.-편집자)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알렉스와 나? 머리 모양이 닮았지”
-
칸영화제가 세계 애니메이션 업계의 각축장이 된 지는 오래다. 특히 매년 실사영화 못지않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을 쏟아내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양대산맥, 드림웍스와 픽사는 <슈렉>과 <업> 등의 작품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칸영화제에 출품해왔다. 올해는 드림웍스 차례다.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마다가스카> 시리즈의 3편,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이하 <마다가스카3>)가 5월18일 오후 7시30분 뤼미에르 극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내 언론으로서는 5월 말 예정된 기자 시사회를 통해 3편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밖에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칸영화제쪽이 시사회 뒤 열린 감독·배우들과의 기자회견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다음은 칸영화제 기자회견을 통해 엿본 <마다가스카3>의 실마리다.
“<마다가스카3>는 유럽을 여행하는 영화다. 이 작품을 칸에서 상영하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어딨겠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유럽으로 간 동물 4인방, 서커스에 빠지다
-
나는 직업이 평론가니까 임상수의 <돈의 맛>을 봤다. 평일 조조 상영을 보는데 다른 관객은 뭘 기대하고 보는 것일까 궁금했다. 주부 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개 서너 사람씩 동네 주민들끼리 온 것 같았다. 수다로 시끄럽던 객석은 영화가 시작되자 이내 조용해졌다. <돈의 맛>의 첫 장면, 주인공 주영작(김강우)이 윤 회장(백윤식)의 지시로 비밀금고에 들어가 돈뭉치를 담을 때 굉장한 스펙터클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작은 돈다발 더미를 보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카메라가 그의 넋나간 모습에서 뒤로 빠진다. 시야가 넓어지면 엄청난 돈다발들이 쌓여있다. 관객이 보고 싶은 스펙터클의 기대치를 처음부터 만족시키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윤 회장은 영작에게 몇 다발 넣어두라고 충고한다. 맛 좀 보라고,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이다. 영작은 돈다발의 냄새만 맡고 주머니에 넣지는 않는다. 냄새를 맡을 수 없는 관객은 그저 눈요기만 한다. 우리의 관음증은 이런 천문학적
[신 전영객잔] 돈의 맛도 결국 관념이고 허상일 뿐
-
인터뷰 하루 전날 오후, 권해효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재일조선학교를 지원하는) ‘몽당연필’ 일로 일본에 다녀오느라 영화를 못 봤다. 그래서 인터뷰하는 게 좀 찜찜하다. 그냥 다음에 하면 안될까?”라고 물었다. 여러 이유를 대며 그가 딴생각을 못하게 막았다. 다음날,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그에게 “아직도 찜찜한가”라고 물었다. 권해효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 뭐. 홍상수 감독 영화는 영화를 안 보고 인터뷰 해도 될 것 같아. 안 보고 하는 묘한 재미가 있지 않겠어? (웃음)” 사회적인 이슈,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사회와 관련한 짤막한 인터뷰를 제외하면 권해효와의 이번 인터뷰는 1997년 <씨네21> 130호 스타덤 기사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그와 만난 5월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이기도 했다.
-오늘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다.
=‘노짱’ 3주기네. 그런 날이네. (맥주잔을 들며) 추모의 잔을 들지.
-지금 가장 떠오르는 노무현
[권해효] “배우로 살아가는 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
사양
크기 269 x 44 x 59mm(W x H x D), 무게 391g
<건축학개론>에서 가장 재밌었던 장면 중 하나는 이제훈과 남자 선배의 대화였다. 이제훈이 1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PC를 구입한 선배를 보며 부러운 듯이 말한다. “죽을 때까지 써도 다 못 쓰겠네요.” 지금이야 스마트폰의 메모리 크기도 1기가바이트는 우습지만 90년대에는 정말 그랬다. 어디 PC만 그랬을까. 스캐너는 더했다. 스캐너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했고, 있어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크기와 가격을 자랑했다. 이제는 스캐너는 물론이고 프린터와 스캐너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복합기 형식까지 보편화됐으니 세상 참 좋아졌다. 하지만 사람이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라, 스캐너가 보편화된 지금은 공간의 문제가 생겼다. 가뜩이나 좁은 책상 위에 평판 스캐너가 자리할 공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게다가 기존의 평판 스캐너는 생각보다 그 과정에 손이 많이 갔다. 생각해보라. 스캐너의 뚜껑을 열고,
[gadget] 스캔학개론
-
이어폰 시장이 다소 정체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비하면 헤드폰 시장의 성장은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동안 닥터 드레(Dr. Dre)나 페니 왕(Fanny Wang), 소울 바이 루다크리스(Soul by Ludacris) 같은 패셔너블 헤드폰이 큰 인기를 끌며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그건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편의성의 문제다. 이어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선 정리도 꽤 귀찮다는 게 헤드폰의 약점이라면 약점이었다. 그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무선 헤드폰이었지만, 유선 제품에 비해 음질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젠하이저가 새롭게 선보인 고급형 무선 헤드폰 RS220은 음질 저하라는 무선 헤드폰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이다. 블루투스 방식과 달리 음향신호를 압축하지 않고 전송해 최고급 유선 헤드폰 수준의 원음 재생력을 가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당연하게도 헤드폰에 장착된 컨트롤러로 전원, 밸런스 조절, 볼륨 조절 등
[gadget] 무선 헤드폰이 음질도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