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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과 원빈, 강동원과 조인성으로 규정되던 나날이 있었다. 강동원의 우산 속으로 내가 들어가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고, 조인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으면 하는 부질없는 기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 모두는 하나하나 반듯한 마스크, 멋있는 목소리, 눈과 코의 황금비율로 이루어진 결정체이자 멜로의 감흥을 전달하는 매개체였다. 그들에 대한 애정을 훼손할 생각은 없다. 단지 그 자리에 다른 누군가가 새롭게 들어왔다고 해두자. <해를 품은 달>의 카리스마로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김수현, <건축학개론>으로 순식간에 우리를 1990년대 초반으로 타임워프시켜주더니 급기야 <패션왕>의 실장님으로 신분상승한 이제훈, <패션왕>에서 미워할 수 없는 뻔뻔함과 자신감으로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남자 유아인, 그리고 <성균관 스캔들>의 바른생활 사나이에서 물정 모르는 왕세자로 코믹하게 변신한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까지. 장면 하나, 대
당신을 내 남자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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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새벽의 연기는 뚜렷하다. 그런데 송새벽의 얼굴은 “밋밋하다”. 스크린에서만큼은 우리의 시선을 단단히 붙잡아두지만 길거리에서 그를 스쳐지나간다면? 열에 여덟은 뒤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을 갈 것이다. 평범한 얼굴의 놀라운 힘이란 이런 것이다.
지구 멸망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영화 <인류멸망보고서>에서 송새벽은 임필성 감독이 연출한 <해피버스데이>에 출연한다. <해피버스데이>는 아빠의 8번 당구공을 망가뜨린 민서(진지희)가 정체불명의 사이트에 접속해 당구공을 주문하고, 2년 뒤 당구공 모양의 괴혜성이 지구로 돌진한다는 내용의 단편영화다. 송새벽은 카이스트까지 졸업한 수재지만 딱히 생산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 민서의 삼촌으로 등장한다. <마더> <방자전> <시라노; 연애조작단> <해결사> <위험한 상견례> 등에서 보여준 송새벽식 적재적소의 연기는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수십 가지의 얼굴을 그려넣을 수
[송새벽] 범상한, 범상치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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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영화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두서너댓가지 것들
[올드독의 영화노트] 영화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두서너댓가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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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웃을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카메라 앞에 선 지 10초도 되지 않아 청어람 최용배 대표가 손사래를 친다. 포즈를 취하는 것 자체가 어색하고 불편하단다. 2000년대 중반 청어람은 주목할 만한 투자배급사였다. 당시 그는 메이저 투자배급사와 손잡지 않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몇 안되는 인물이었다. 청어람은 자체 제작 작품만 연간 3편 이상씩 내놓았고, 최 대표는 1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괴물>(2006)로 한국영화 흥행 톱을 거머쥐며 제작자로서 누릴 수 있는 영광도 모두 가졌다. 그랬던 그가 2008년 이후 대중 앞에 나서지 않았다. 강풀 원작의 <26년> 제작이 중단된 뒤였다. 외압으로 투자가 무산됐다는 풍문이 돌았지만, 그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26년>을 되살리고 싶었고, 최 대표의 안간힘은 이후 4년 동안 계속됐다. 인터뷰는 관객으로부터 소액 후원(www.goodfunding.net, www.popfunding.com
[최용배] “대중적인 스펙에도 영화화할 수 없는 현실에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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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난 더이상 마돈나에게 새로운 모습을 원하지 않는다. 마돈나도 더이상 유행이나 트렌드 같은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앨범은 그래서 애매하다. 이것저것 손을 대고는 있지만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던 마돈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 좋았던 마돈나의 모습은 유행과 상관없이 활기차게 팝 댄스를 부르던 ≪Confessions On A Dance Floor≫에서 멈추어 있다.
이민희 /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마돈나가 눈여겨본 젊은이들이 있다. 지난번엔 팀버레이크, 이번엔 니키 미나즈와 M.I.A.다. 후배랑 어울리는 마돈나는 갑자기 발랄해진다. 한편 앨범에는 추억의 인사가 있다. ≪Ray Of Light≫(1998)의 프로듀서 윌리엄 오빗이다. 그와 어울리는 마돈나는 찰랑이다가도 돌연 무거워지는 풍요로운 전자음을 준다. 이미 선보였던 방식을 다시 펼쳐놓고 있어 좀 싱거워지려다가도, 그래도 평균 완성도는 흔들리지
[hottracks] 마돈나, 그때로 돌아와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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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에드거> J. Edgar(2011년)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상영시간 137분
화면포맷 2.40: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5.1
자막 영어, 한글 자막
출시사 워너홈비디오 & 해리슨 앤 컴퍼니
화질 ★★★☆ / 음질 ★★★★ / 부록 ★★
FBI가 애초부터 막강한 이름이었던 것은 아니다. 총기를 소지하지 못하며 검거 능력도 없는 초기 FBI는 실제로 일선 범죄현장에서 우스꽝스런 존재로 취급받았다. 그런 FBI의 위상이 변하고 J. 에드거 후버가 유명세를 득하는 과정을, <J. 에드거>는 영화적으로 보여준다. 1930년, 후버는 갱스터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리려는 목적으로 뉴스 영상에 등장해 “총기를 소지한 범죄자들의 과감한 저항을 더는 묵과할 수 없습니다. 벅스 모란과 알 카포네가 그중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들입니다. 주변을 둘러보십시오. 그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후버의 연설에 야유를 보내던 관객은 제임스 캐그니
[DVD] 이스트우드를 사랑했던 관객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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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3월31일~12월1일
장소: 남산예술센터 및 서울 각 지역
문의: 02-758-2031/2034
주5일 수업 전면 실시와 함께 온전한 휴일을 하루 더 갖게 된 청소년들. 시간은 많은데 마땅히 할 일이 없어 고민이라면, 서울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추천한다. 매주 토요일, 학교 밖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토요문화학교는 서울문화재단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어우름 프로그램’과 서울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선발된 13개 문화예술기관과 단체가 운영하는 ‘차오름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먼저 어우름 프로그램은 건축, 문학, 국악, 연극, 애니메이션 등 5가지 장르의 융합으로 구성된다. 서울 구석구석의 문화장소를 탐방하면서 곳곳에 숨어 있는 우리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국악을 통한 내 속의 숨은 감각 깨우기, 애니메이션을 통한 나만의 캐릭터 만들기 등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어릴 적 꿈을 이룬 배우와 감독의
[아트인서울] 교문 밖에서 꿈이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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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4월22일까지
장소: 유니버설아트센터
문의: 1666-8662
이 작품의 무엇이 가슴을 이토록 뜨겁게 만드는 것인가.
뮤지컬과 판소리. 이질적인 두 요소가 놀랍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뮤지컬의 근간인 발라드와 록에 녹아든 판소리는 한국인의 정서인 ‘한’을 쩌렁쩌렁하게 울려주었다. 대표적으로 서양음악을 선택한 동호의 길과 우리 소리를 선택한 송화의 길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장면. 뮤지컬은 팝과 록, 그리고 판소리를 과감히 조합한다. 그 조합은 불협화음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리 소리의 폭넓은 포용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배합과 강약 조율도 능란했다. 판소리를 더 가미했다면 젊은 관객은 지루해했을 것이고, 팝을 더 가미했다면 심심한 뮤지컬이 되었을 것이다.
이청준 작가의 원작이나 임권택 감독의 영화(1993) 그리고 뮤지컬까지. <서편제>에서 ‘길’은 중요한 모티브다. 인물들은 길에서 소리를 찾고, 길에서 헤어지고 상봉한다. 무려 50년의 세월이 다. 뮤지
[공연] 뮤지컬과 판소리, 그 뜨거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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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는 가장 숨기고 싶은 생리현상 중 하나다. 그러나 아무리 자제하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하루에 0.5~1.5l의 방귀를 분출한다. 현대인, 지성인으로서 분출은 하더라도 소리나 냄새가 덜했으면 하는 바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소리야 그렇다고 해도 밀폐된 공간에 냄새라도 난다면 그야말로 난감한 일. 바로 이럴 때를 대비해 방귀 냄새 제거 패드가 등장했다. 설마 이런 것을 제품화했을까 싶지만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제품. 패드는 팬티 위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패드에 냄새를 제거하는 성분이 들어가 냄새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준다고 한다. 물론 이를 믿고 마음대로 방귀를 분출하는 것은 이웃과 조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지성인답지 않다. 검증된 제품은 아니기 때문. 급기야 소리라도 우렁차게 나와버리면 그야말로 당혹스러울 것 아닌가.
[gadget] 숨기고픈 방귀 냄새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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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PEN(E-PL!)이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보자. PEN은 언론과 마니아들이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품었고 한정수량으로 진행된 초판은 출시되자마자 매진돼버렸다. 이것은 본격적인 미러리스의 등장이었으며 디지털카메라의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 하나의 사건이었다. 물론 당시 DSLR 시장은 미러리스의 등장을 크게 견제하지 않았다. 특히 캐논이나 니콘 같은 DSLR의 메이저 브랜드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올림푸스 PEN의 세 번째 모델이 등장한 지금은 어떨까? 어설프게 미러리스에 도전한 니콘은 최악의 휴대용 제품(니콘 J1)을 생산했다는 불명예를 안았고 캐논은 미러리스 시장의 분위기와 비슷한 유의 제품(G1X)을 출시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 DSLR의 메이저들이 허공에 삽질 중인 사이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미러리스’라는 분류의 높은 성능을 가진 ‘하이브리드 플래그십’이란 카메라군이 형성되었다. 후지 XPRO나 소니 NEX-7 등이
[gadget] 이것이 진짜 레트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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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참자>는 ‘2010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와 ‘문예춘추 선정 미스터리 베스트10’ 양쪽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점은 ‘인간미’와 ‘캐릭터’, 그리고 ‘트릭’의 세 꼭짓점을 이해하기 쉽게 이을 줄 안다는 것. <신참자>가 특히 그렇다. 가가 형사라는 캐릭터는 매서운 형사보다는 선량한 동네 아저씨, 소시민에 가깝다. 보통의 경우에서라면 용의자로 낙인찍혀 매서운 추궁을 당할 사람들이 이 소설에서는 형사와의 대화를 통해 위로받는다. <신참자>는 아홉개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 단편 구성인데, 이혼한 뒤 혼자 살던 40대 여성 미쓰이 미네코가 목졸려 죽은 시체로 발견된 뒤 최근 관할서를 옮긴 가가 형사가 사건을 수사하며 피해자 주변을 탐문하면서 작은 거짓말과 비밀을 밝혀낸다.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살인사건과 관계있는 거짓말은 물론 아무 관계없는 거짓말도 아무렇지 않게 해버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가 형사는 굳이 필
[도서] 인생을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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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류멸망보고서'는 '멸망'의 화두를 직접 다룬 인류멸망 SF로 오는 4월 11일 개봉 예정이다.
[영상 인터뷰] 인류멸망보고서 ‘송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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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Mirror Mirror
감독 타셈 싱 / 출연 줄리아 로버츠, 릴리 콜린스, 아미 해머 / 수입 (주)누리픽쳐스 /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5월3일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절대미를 탐하던 왕비가 이 질문을 세상에 던진 지 벌써 200년이 됐다. 그림 형제의 동화 <백설공주> 탄생 200주년을 맞아 올해 할리우드는 여러 버전의 <백설공주> 영화를 준비 중이다. 그 첫 번째 주자는 타셈 싱이 연출하는 <백설공주>다. 타셈 싱의 <백설공주>는 원작 동화의 착하고 아름다운 공주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왕비의 대결 구도를 그대로 따른다. 이야기를 재해석하기보다는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따라서 왕비 줄리아 로버츠와 백설공주 릴리 콜린스의 연기 대결에 시선이 모인다. 할리우드의 영원한 스위트 하트 줄리아 로버츠를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어버린 소녀는 <어브덕션>의 릴리 콜린스다
[Coming soon]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백설공주> Mirror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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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가비> 욕쟁이 할매 커피숍
[정훈이 만화] <가비> 욕쟁이 할매 커피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