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니얼 데이 루이스, 게리 올드먼, 러셀 크로, 윌 스미스, 대니얼 크레이그, 콜린 파렐, 콜린 퍼스, 양조위…. 이들 배우의 리스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한번 이상 퀴어영화를 찍은 경험이 있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서 길고 붉은 혓바닥을 내밀던 대니얼 데이 루이스, 공중화장실 천장의 전등들을 죄다 부수고 남자들을 유혹하는 <귀를 기울여>의 게리 올드먼, <싱글맨>까지 해서 4편의 게이영화를 찍은 콜린 퍼스, <세상 끝의 집>에서 성기 노출을 했지만 개봉 당시 그 장면이 삭제되자 항의했던 콜린 파렐 등 이 리스트와 그들이 빛낸 보석 같은 장면들은 천일야화처럼 지루하게 늘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런 전시 자체가 어눌하다. 이미 한국에서도 퀴어영화에 출연하면 그 용기가 상찬되고 연기력에 대해서도 더 높게 쳐주는 것처럼 느껴지니까. 심지어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으로까지 이야기되니까. 그런 까닭에 퀴어영화 제작진도 이 점을 캐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한국 배우들에게 고함
-
블록버스터는 통칭 영화에 쓰이는 용어다. 하지만 게임에서 처음 블록버스터라는 용어를 등장시켰던 작품이 바로 <헤일로> 시리즈다. 예전에 없던 스케일과 작품성으로 누적 판매량만 4600만장에 달하는 <헤일로> 시리즈의 최신판 <헤일로4>가 공개됐다.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은 항상 그랬듯 상당히 우호적이다. 그건 그들이 단순히 ‘<헤일로> 빠’여서가 아니라 충성도 높은 전작의 팬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잘 만든 게임이란 뜻이다. 이번 작품은 특히 CG의 적극적인 사용으로 영화적 느낌이 한층 두드러진다. 게다가 적은 여전히 많고, 게임 속 세계도 머리가 아플 만큼 넓고 크다. 충분히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눈으로만 보지 말고 귀로도 들어보길 권한다. <헤일로4>의 사운드트랙 제작에 참여한 건 매시브 어택의 닐 데이비즈. 이미 <헤일로> 시리즈의 열혈팬이라 말한 바 있던 그가 참여한 사운드는 <헤일로>의 음험
[gadget] 블록버스터의 진화
-
사양
크기 116×118.3×68.2mm(W×H×D)
무게 307g(배터리, 스트랩, 필름팩 제외)
특징
1. ‘소녀 돋네.’ 총 5종의 파스텔톤 컬러.
2. 밝고 화사하게, 더 예뻐 보이는 즉석사진. 하이 키(high-key) 모드 기능.
3. 촬영 상황에 맞게 빛의 양을 자동으로 판단하는 LED 노출계 장착.
흔히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부르는(폴라로이드사는 이미 2000년대 초반 폐업했지만) 즉석카메라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후지 인스탁스다. 지난 2009년 국내에서 기계만 100만대, 전용 필름 판매량도 9천만장을 넘었다는 공식 발표도 있었는데, 세계시장에서의 판매량은 아마 엄청날 것이다. 캐논과 니콘 등 막강한 경쟁사들로 인해 디지털카메라에서는 입지가 탄탄하지 못했지만 즉석카메라 시장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후지는 필름산업의 오랜 노하우를 가졌다. 때문에 촬영과 인화가 동시에 필요한 즉석카메라 시장에서는 후지를 따를 기업이 거의 없었다. 말하자면 인스탁스
[gadget] 두근두근 소녀감성
-
안철수 아저씨의 헤어스타일이 눈에 익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코디네이터였던 분이 도와주고 있단다. 박선숙 언니가 섭외했다는데, 솜씨 좋으시다. 하지만 자꾸 선생님과 관상 비교가 되니 어쩜 좋아. 문재인 아저씨는 다른 건 몰라도 다크서클 잡아주는 기능성 화장품이 절실해 보인다. 캠프에서는 조직 동원, 말 흘리기 등 상대방 기분 잡치게 하는 일에 앞서 후보 미모부터 관리해 주셨으면. 단일화가 삐걱대면서 문 아저씨 다크서클이 거의 턱까지 내려올 기세다. 두 진영이 가치와 정책을 합친다는 단일화이니만큼 다른 거 말고 TV토론부터 맹렬히 했으면 좋겠다. 자꾸 모양 빠지는 말들이 나오는 게 참 보기 안 좋다. 왜 자꾸 한분은 마누라 같고 다른 한분은 영감탱이 같을까(맞다. 우리가 상투적으로 쓰는 그 의미).
때가 때이니만큼 부부금실이 산업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본다. 왜냐. 이렇게 찬바람 불고 밤이 긴 나날, 최악의 상사는 가정불화하는 상사이기 때문이다.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재활용된 김 사장, 관운의 끝은?
-
-
기간: 11월30일까지
장소: 사간동 갤러리 현대
문의: 02-2287-3500
작가 최우람의 작업은 스케일 면에서 일단 압도적이다. 또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시선을 잡아끈다. 몇해 전 중국 상하이의 한 비엔날레에서 최우람의 작업을 보았을 때 허공에서 날렵하게 돌아가는 작가의 키네틱 아트는 전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기계 자체의 광물적인 아름다움과 유기적인 움직임마저 가지고 있기에 최우람의 작품은 죽어 있는 사물이 아니라 마치 실제 살아 있는 생물처럼 보인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도 그가 이름 붙인 ‘기계 생명체’들을 전시장에 선보인다. 먼저 최우람의 <우로보로스> (Ouroboros)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한 둥근 꽈배기 원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리스어로 ‘꼬리를 삼키는 자’라는 의미를 가진 ‘우로보로스’는 최우람에게 와서 형태를 증식하는 괴기스러운 동물-기계가 되었다. 바다사자 모습을 하고 있는 작품 <쿠스토스 카붐&g
[전시] 기계와 교감하다
-
기간: 12월26일까지
장소: 아르코미술관
문의: www.arkoartcenter.or.kr
2012년은 재난에 관한 전시와 작품, 대화의 자리가 유난히 많았다. 2012년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서 전시기획자 조선령은 ‘재난학’이라는 신조어를 우리 앞에 꺼내놓는다. 지금 동시대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재난은 피해갈 수 없는 것일까. 재난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방금 깔깔 웃었던 웃음을 싹 씻어야만 할 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알고 있다. 똑같은 모니터 화면에서 얼마나 많은 지진, 해일 등의 재난장면이 방송되어 나왔는지. 이번 전시는 재난 대응법이나 재난에 관한 경험담보다는 “오늘날 재난이 가져오는 세밀한 감각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위해 작가들의 눈과 손을 빌린다. 국내 작가를 비롯해 캐나다, 루마니아, 일본에서 건너온 여섯 작가들은 그들이 바라보는 재난을 꺼내놓는다.
하지만 전시장을 걷다보면 어느새 전시장 입구에서 바라보았던 재난학이라는 문장과
[전시] 재난, 감각을 흔들다
-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데프 잼에서 모타운으로 레이블을 옮기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지만, 니요의 음악 스타일은 여전히 그대로다. 2000년대 R&B의 아이콘인 그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세련되고 우아한 세계를 그대로 지켜간다. 가끔 과거의 향수를 건드리기도 하지만 양념 정도에서 멈춘다. 나무랄 데 없는 웰메이드 R&B. 니요와 모타운의 이름값은 지켰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화려한 데뷔 시절, 비욘세와 리아나의 작곡가로 부각되던 한때, 그리고 지금까지도 니요의 노래는 한결같다. 어느 곡 하나 거슬리지 않는 세련된 R&B를 고수한다. 멜로디는 유연하고 리듬은 과하지 않은 선에서 센스를 유지하는 한편 보컬 또한 적정선을 유지한다. 하지만 너무 오래 지속해온 전법이라 더는 즐거운 긴장을 주지 못한다. 완성도 이상으로 모험이나 반란 같은 새로운 개념이 필요한 시점.
최민우/ 음악웹진 ‘웨이브’ 편집장 ★★☆
‘듣기 좋은 멜로디’
[MUSIC] 너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
모든 걸 다 바꾸겠다던 테크노 여전사, 영원히 소녀일 줄 알았던 이정현이 엄마가 되어 돌아왔다. <범죄소년>에서 그가 맡은 장효승은 33살의 미혼모다. 17살 때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한 뒤 아들이 3살 때 가출한 그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뒤, 그는 아들(서영주)이 소년원에 있다는 사실을 듣고 찾아간다. 처음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낀 그는 아들과의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아들의 여자친구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미혼모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혼란스러워한다. 데뷔작 <꽃잎>(1996), 공포영화 <하피>(2000)에서 보여준 강렬한 모습이나 <파란만장>(2011)의 무당은 잠깐 잊어도 좋다. 강이관 감독의 영화 속 인물이 그렇듯이 <범죄소년>의 이정현 역시 사실적이고 섬세한 연기를 펼쳐낸다.
-강이관 감독은 “실제 미혼모들의 연령대가 10대가 많아서 아들 역을 맡은 서영주 씨와 나이 차가 크게 나지 않았으면 좋
[이정현] 무당? 미혼모? 배우인데 뭐
-
지난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휴 잭맨을 만났다. <가디언즈>의 부활절 토끼 버니의 목소리를 연기한 휴 잭맨을 인터뷰하기 위해 각국의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적 불문, 성별 불문, 나이 불문, 모두가 휴 잭맨에게 반했다. 30분 남짓 진행된 인터뷰가 끝나고 휴 잭맨이 자리를 뜨자 기자들은 ‘휴 잭맨은 진정한 나이스 가이’라며 입을 모아 칭찬했다. 까칠하고 인색하기 그지없는 기자들이 휴 잭맨에게 이렇게 호의적인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그는 모든 일에 성심성의를 다한다. 단적으로, 그에게 애니메이션 더빙은 단순히 캐릭터에 자신의 목소리를 덧입히는 작업이 아니다. 실사영화를 찍듯 온전히 캐릭터 하나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휴 잭맨은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모범 배우다. <가디언즈>는 두 아이를 둔 ‘아빠’ 휴 잭맨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아내 데보라 리 퍼니스와 아들 오스카 맥시밀리안, 딸 에바를 향한 마음
[휴 잭맨] 토끼가 된 히어로
-
[올드독의 영화노트] <아르고> 무심한 얼굴
[올드독의 영화노트] <아르고> 무심한 얼굴
-
70만원 남짓한 월급을 쪼개 5명의 청소년을 후원하고 남은 돈으로 생명보험을 들었는데, 그 보험의 수혜자 역시 불우 청소년 후원 재단. 고아로 태어나 중국집 배달원으로 가난하게 살았지만 언제나 자신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베푼 천사 같은 남자. 이우수씨의 이야기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이웃에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라고 한다. 실수로 어떤 사건에 휘말려 수감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감옥 안에서 어느 소식지의 불우 청소년 사연을 읽으면서 선행을 베풀기로 결심한 것이다. 출소한 뒤에도 그의 후원은 계속됐다. 그의 도움을 받은 청소년들은 편지를 통해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이우수씨는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따뜻한 마음을 베풀었다. 그의 선행이 세상에 조금씩 알려질 때쯤, 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철가방 우수氏>는 고 이우수씨의 실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영화는 이우수(최수종)씨가 자장면을 배달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에
천사 같은 남자 <철가방 우수氏>
-
남편과 이혼한 유림(유선)은 딸 은아(남보라)와 함께 새 출발을 시작한다. 고교 1학년인 은아는 한살 위의 동급생 조한(동호)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에게 초콜릿을 만들어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약속 장소에 조한과 어울리던 남학생들이 나타나고 은아는 성폭행을 당한다. 그리고 그녀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사이, 가해자들은 미성년자라는 신분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법적인 처벌을 피해간다. 그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재판이 끝난 뒤 가해자들은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을 시작하고, 은아는 점점 참담한 상황으로 내몰린다.
<돈 크라이 마미>는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다. 김용한 감독은 성범죄를 ‘영혼살인’에 비유하며 그 처참한 실상을 알리고 현 법체계에 경종을 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은아와 유림이 겪는 절망과 분노를 화면에 결대로 담아내는데, 힘겨운 감정을 쏟아낸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주인공의 정신적 고통이 지극히 물리적인 파동을 남기며 잘 전달된다. <돈 크
‘영혼살인’ <돈 크라이 마미>
-
<남영동1985>는 고 김근태 의원이 남긴 수기 <남영동>을 모태로 한 영화다. 정지영 감독은 이 책 가운데 22일 동안 벌어진 고문의 과정을 발췌했다. 1985년 9월의 어느 날, 주인공 김종태(박원상)는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온다. 고문관들의 구타와 욕설은 그를 짓이긴다. 그들이 알고자 하는 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잠시 일을 쉬고 있는 김종태가 하고 있던 생각이다. 김종태는 자신이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에게는 바로 고문이 자행된다. 그의 입에서 “나는 빨갱이다!”라는 자백이 나올 때까지 고문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물고문이 끝나고 나면 수십장의 갱지에 ‘그들이 원하는’ 진술서를 쓰고, 다시 물고문을 당하고 또다시 진술서를 쓰는 일이 반복된다. 김종태는 끊임없는 고문에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아직 모든 고문이 끝난 건 아니다.
남영동 대공분실 직원들이 가한 고문의 방식부터 당시 김근태가 들었던 비명소리와 라디오 소리, 건물 밖에서 들리던
고문은 멈추지 않는다 <남영동1985>
-
삶의 희망이 사라졌을 때 누군가를 만나 특별한 순간을 보낸다면 다시 희망을 얻을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떠나야 할 시간>과 <생수>로 구성된 옴니버스영화 <사이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는 작품이다. <떠나야 할 시간>은 삶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두 남녀에 관한 드라마다. 여자(황수정)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고, 남자(기태영)는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감옥으로 이송되던 중이었다. 호송차가 사고를 당하면서 남자는 극적으로 탈출하고, 우연히 여행 중이던 여자를 만나게 된다. 죄책감과 절망 속에서 삶을 살아가던 남자는 여자와의 여행을 통해 위안과 희망을 얻기 시작한다. <생수>는 바닷가 절벽 위에서 자살하려는 남자 송장수(박철민)를 주인공으로 하는 블랙코미디다.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기 직전, 그는 물을 마시고 싶어 근처에 있는 다방에 커피를 주문한다. 당연하게도
절망 속 희망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