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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즐겨주세요
2008년 10월6일, <M>의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었던 파라다이스 호텔 시드니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톱스타 강동원과 공효진, 이연희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백여명의 내외신기자들이 회견장을 찾았으나 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장소가 턱없이 좁았다. 기자들이 자리 확보를 위해 서로 날선 말을 주고받고, 경호원들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한가운데에서 그야말로 멘탈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했더랬다. <씨네21> 데일리팀에게 ‘마의 3일’이라 불리는 ‘금-토-일’을 넘겼더니, 하늘이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구나 싶던 10월의 월요일이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나타난 건 그때였다. 기자들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상황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던졌던 걸로 기억한다. “12년이나 된 영화제가 기자회견을 이런 식으로 운영합니까?” 아들뻘, 어쩌면 손자뻘일지도 모르는 젊은 기자가 던진 그 질문에 김동호 위원장은 정중히 고개를
[부산에서 만난 사람] 영화제 마스터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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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 Three Sisters
왕빙 | 프랑스, 홍콩, 중국 | 2012년 | 153분
OCT 05 롯데9 16:00
OCT 07 롯데9 10:00
OCT 10 CGV4 16:00
많은 사람들이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경계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중국의 고산 지대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어린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왕빙의 다큐멘터리 <세 자매>를 보고 있으면 놀랍게도 그런 노력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문득 깨닫게 된다. 왕빙의 영화를 놓고 이러한 지적은 계속되어 왔지만, 그들이 놓치고 있는 핵심은 이 영화 역시 그의 이전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사실은 지극히 ‘다큐멘터리적’ 이라는 사실이다.
늘 그렇듯 그는 <세 자매>에서도 극영화와 ‘닮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그저 반복되는 세 자매의 일상이 때로는 그들의 뒤에서 혹은 그들이 머무는 공간 안에서 아무런 기교 없이
<세자매> Three Si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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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양아치> Beijing Flickers
장위엔 | 중국 | 2012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롯데7 16:00
OCT07 CGV3 16:00
OCT12 롯데5 16:00
여자 친구는 돈 많은 남자에게 가버리고, 키우던 강아지는 집을 나간다. 시골에서 올라와 베이징에서 성공을 꿈꾸던 싼바오는 절망 끝에 유리컵을 씹는다. <베이징 양아치>는 이 사건으로 당분간 말을 못하게 된 싼바오와 그의 친구 왕밍, 병원에서 만난 샤오스 등 세 청춘의 방황을 이야기한다. 고급 호텔의 주차관리직원인 왕밍은 여자 친구와의 밝은 미래를 꿈꾼다. 샤오스는 게이바에서 춤을 춰서 번 돈으로 성전환수술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들의 꿈은 그저 꿈일 뿐이다. 싼바오는 말을 잃은 이후, 자살충동을 겪는다. <사랑해> <녹차> <아이들의 훈장> <다다의 춤>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회의 청춘군상을 그려온 장위엔 감독. 전작
<베이징 양아치> Beijing Flic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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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요양원> Full Circle
장양 | 중국 | 2012년 | 104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롯데7 13:00
OCT06 롯데7 19:00
OCT07 롯데2 20:00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 요양원에도 찾아왔다. 차세대 스타를 꿈꾸는 그들은 늙고 병들고 제 몸 하나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이다. 아들과 사이가 안 좋아 스스로 노인 요양원에 들어간 라오꺼. 서로 마음을 맞대며 의지하고 살아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며 라오꺼도 서서히 요양원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배변실수를 할 정도로 쇠약해진 라오꺼는 자살을 결심하고, 목을 매려는 그를 목격한 라오쩌우가 자살을 만류하며 두 사람은 친해진다. 어느 날 톈진에서 열리는 오디션 프로그램 소식을 알게 된 라우쩌우는 요양원의 노인들을 모아 코미디 공연을 준비한다. 그러나 몇몇 노인이 공연 준비 중 다치면서 요양원은 그들의 공연을 반대한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었던 노인들은 요
<노인 요양원> Full Cir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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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일상> Odayaka
우치다 노부테루 | 일본, 미국 | 2012년 | 102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롯데7 19:00
OCT07 롯데5 16:00
OCT12 CGV6 17:00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선 3•11 대지진 이후 일본인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우치다 노보테루 감독의 <온화한 일상>도 그중 하나다. 영화는 지진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와 그들의 불안을 두 여자 사에코와 유카코를 통해 보여준다. 지진으로 고향집과 연락이 두절되어 걱정에 휩싸인 밤, 사에코는 남편에게서 갑작스런 이혼 통보를 받게 된다. 어린 딸을 홀로 챙기게 된 사에코는 인터넷을 통해 여러 정보들을 보면서 혼란에 휩싸인다. 이는 그녀의 옆집에 사는 유카코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통해 TV와 신문이 말하는 정보가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유카코는 안전지역으로의 이사를 고려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그런 유카코를 유난스럽다
<온화한 일상> Odaya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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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일본, 프랑스 | 2012년 | 109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하늘연 10:00
OCT07 소향 17:00
OCT12 중극장 10:00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인물에게 자동차는 대화가 전개되는 중요한 공간이다. 감독의 이유가 재치있다. “차에 있다면 적어도 대화 도중에 도망갈 수 없다.” 콜걸로 돈을 버는 여대생 아키코가 지방에 사는 엄마와 나누는 전화통화. 시부야의 밤을 관통하는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압도적인 첫 장면 역시 택시에서 시작된다. 콜걸인 그녀의 하룻밤을 산 남자는 늙은 교수 타카시다. 그런데 노인은 응당 그래야할 섹스 대신 아키코에게 끝없는 대화를 요구할 뿐이다. 키아로스타미는 돈과 육체가 지배하는 밤문화에 예상치 못했던 관계의 그물망을 쳐놓음으로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아키코를 돌봐줄 수 있다고 믿는 노인의 감정은 사랑일까? 혹은 타
<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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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호텔> Mekong Hotel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타이, 영국 | 2012년 | 61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5 CGV3 10:00
OCT08 CGV5 20:00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이 <엑스터시 가든>이라는 장편영화를 준비 중인가 보다. 그 영화를 메콩강 주변에 위치한 메콩호텔이라는 곳에서 촬영하는 모양이다. 한 작품 안에서 다른 작품을 발전시키는 것이 그의 영화 만들기의 특징 중 하나이니 <메콩호텔>이 <엑스터시 가든> 어딘가에서 시작된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간결한 듯 보이는 영화로 순식간에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잃고 위라세타쿤이 이끄는 대로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은 매번 경험해도 여전히 놀라운 일이다. 감독과 기타리스트가 메콩호텔에 앉아 있다. 두 사람의 대화가 시작된다. “내가 어제 스페인 스타일로 쳤던가?”라고 기타리스트가 물으면 감독 위라세타쿤은 “응, 그리고 블루스로도”라고 대답한
<메콩호텔> Mekong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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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Love
미하엘 하네케 |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 2012년 | 127분 | 월드시네마
OCT05 중극장 10:00
OCT08 CGV4 13:00
확고불변한 사랑의 가치는 존재하는가. 관찰의 대상은 80대 노부부다. 평생 의지하며 살 것 같았던 아내의 몸이 어느 날 말을 듣지 않을 때, <아무르>가 처한 현실은 말문을 연다. 흡사 퓨즈가 끊긴 것처럼 정신을 잃게 된 아내는 병원에 실려갔고, 그 길로 반신불수가 된다. 병의 증상은 단계별로 드러나는데, 내 몸이 아프다는 자각이 있기까지는 그나마 통제 가능한 단계다. 그러나 배변기능을 상실하고 의지를 잃게 된 건 예상치 못한 시련이다. 미하엘 하네케는 이 극한의 지점에서, 무너져가는 아내의 자존감과 그런 그녀의 병간호를 자처한 남편의 심리를 파고들어 질문한다. 과연 이 상황에서 사랑의 가치는 무엇이냐고.
질문은 집요하고 장치는 단출하다. 음악회의 북적거림에서 출발하지만, 이후 영화의 모든 사
<아무르>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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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인 <콜드 워>는 경찰조직의 내부갈등을 그리는 영화다. 조직 밖의 적과 맞서야할 경찰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은 여느 회사 속 직장인의 고충과 다를 게 없다. <콜드 워>의 공동감독인 써니 럭과 렁록만은 “우리는 그런 힘겨루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콜드 워>를 연출하기 전, 써니 럭은 <이사벨라>와 <다크 나이트>등의 조감독을 맡았고, 렁록만은 <복수> <엽문3>의 미술을 맡은 프로덕션 디자이너였다. 같은 작품을 한 적은 없지만 두 감독은 평소 “일이 없을 때마다 만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구상하던 사이였다”고 한다.
-공동연출을 할 때 서로 업무분담이 있었을 것 같다.
=써니 럭_정확히는 렁록만이 감독이고 내가 부감독이다. 업무분담을 정확히 나누지는 않았다. 부감독인 내가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배우들의 동선을 확인한 후, 다시 렁록만과 대화를 하면서 만들었다.
렁록만_요즘
[interview] “홍콩이 제3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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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나 목적의식만 강조한 게 아니라 만듦새까지 탄탄해지면서 전체적인 수준도 높아졌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올해 와이드 앵글 섹션의 경향에 대하여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와이드 앵글 섹션부터 아시아영화펀드(이하 ACF)까지, 단순히 작품을 선정하는 프로그래머로서가 아니라 영화제 집행부 역할까지 해내는 그녀의 행보는 보통사람이라면 벌써 지쳤을 법한 스케줄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지치거나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와이드 앵글 섹션과 ACF가 보였던 성과 때문. 특히 올해 폐막작인 모스타파 사르와르 파루키 감독의 영화 <텔레비전>은 홍효숙 프로그래머에겐 가장 큰 성취다. “<텔레비전>은 2010 ACF 인큐베이팅펀드, 2012 ACF 후반작업지원펀드를 지원받았고 2010 APM 프로젝트 선정작이다. 이런 작품이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우리가 6년간 해왔던 교육과 지원프로그램이 성과를 내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ACF는 더욱 다양한
[people] 혁신을 거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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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정 프로그래머는 올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로 출장을 다녀오려 했다. 아프간국립영상자료원이 탈레반 정권의 핍박 속에서 목숨을 걸고 지킨 영화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서류준비와 호텔예약이 끝나자 카불에서는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탈레반 정권에서 극영화만 40여 편 정도가 살아남았다. 다행히 아프가니스탄 자료원에서 10편을 DVD로 만들어 보내주기는 했지만, 그 영화를 다 보지 못한 게 아쉽다.” 하지만 영화를 지키는 그들의 사연이 곧 뜨거운 영화였다. “필름보관소 문을 아예 봉쇄하고 페인트를 칠했다더라. 그리고는 외국영화 프린트들만 따로 쌓아놓고 탈레반이 보는 앞에서 그 필름들을 태웠다. 목숨을 걸고 영화를 지킨 셈이다.” 올해 상영되는 영화는 <새처럼 자유롭게> <옛날 옛적 카불에서>등을 포함해 총 6편. 조영정 프로그래머는 “영문자막도 없이 영화를 봐야했지만”, ‘살아남은 영화’라는 드라마를 잊고 볼 만큼 매료됐다고 말했다. “비극을
[people] 영화는 살아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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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화두는 “배우의 (재)탄생, 연기의 (재)발견”이다. “사실 배우를 컨셉으로 내세우는 게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 배우 없는 영화가 어디 있나. 그럼에도 이 주제를 내세운 건 배우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해서다.” 전찬일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는 <터치>의 김지영, <창수>의 임창정, <콘돌은 날아간다> <무게>의 조재현을 보면서 올해 한국영화의 키워드를 ‘배우’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 오해하지 말자. 전찬일 프로그래머가 말하는 배우는 이른바 스타들을 일컫는 게 아니다. “영화제는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장이어야 하는데 갈수록 셀러브리티의 축제가 돼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가시꽃> <1999, 면회> <낭만파 남편의 편지> <B•E•D> 등의 작품을 언급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무명의 배우들에게도 관심을 가
[people] 한국영화에서 ‘배우’란 존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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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34초라고?” <콜드 워>가 급속 매진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곽부성이 놀라자, 양가휘가 “그래도 <위험한 관계>가 더 빨리 팔리지 않았냐”며 제동을 건다. 홍콩 4대천왕 곽부성과 <연인>의 그 양가휘가 나누는 일상의 언어를 엿들으니, 그들이 지금 여기 부산에 있음을 실감하게 해준다. 사실 두 배우 모두 출연작 편수와 스타덤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자주 찾지 않아 아쉬움이 컸던 터다. 양가휘는 이번이 처음, 곽부성은 <아버지와 아들>로 잠깐 부산을 찾은 이후 6년만의 부산행이다. 개막작인데다 마침 홍콩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건 처음이라 두 배우에게도 이번 방문은 더 의미가 크다. 양가휘가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그간 좋은 시나리오가 많지 않았고, 홍콩영화가 부산에 오는 것도 드물었다. <콜드 워>가 다시 홍콩영화의 가능성을 입증해주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해 운을 띄우자, 곽부성도 “<콜드 워>는 액션을
[face] 홍콩영화는 추억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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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
[17th BIFF] ‘이병헌-탕웨이-김남길-수지’ 레드카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