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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다크 섀도우> 선비가 필요해
[정훈이 만화] <다크 섀도우> 선비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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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천 혜광학교는 시각장애 학생들을 교육하는 특수학교이다. <안녕, 하세요!>는 학생부터 선생님, 학부모까지 인천 혜광학교라는 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혜광학교의 이상봉 선생은 아이들의 시야를 넓혀주기 위해 사진 찍는 법을 가르치고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 <잠상(潛像): 나, 드러내기>를 연다. 영화 <안녕, 하세요!>는 이 사진전이 계기가 되었으며 영화의 큰 틀 또한 나, 드러내기란 사진작업을 영화화하는 형식을 따른다. 초등부부터 고등부까지 각각의 학생들이 소개되고 카메라는 그들의 일상과 그들의 생각, 고민들을 담아낸다.
영화 초반 이상봉 선생은 “너희들끼리만 모이지 말고 사회에 너희들의 모습을 보여주자. 흉측한 얼굴을 보여줬을 때 처음엔 흉측해하지만 더 지나면 똑같은 사람으로서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그래서 부제가 나, 드러내기다”라고 말하며 장애인과 일반인 사이의 중화의 시간을 얘기한다. 임태형 감
장애인과 일반인 사이의 중화의 시간 <안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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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썬더일레븐 GO: 궁극의 우정 그리폰>(이하 <썬더일레븐 GO>)은 지난해 축구를 소재로 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썬더일레븐 극장판: 최강군단 오우거의 습격>에 이은 <썬더일레븐> 시리즈의 두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썬더일레븐 GO>는 올해 2월부터 새롭게 시작한 <썬더일레븐 GO> TV시리즈의 첫 번째 극장판이다. 전편을 이끌었던 주인공인 강수호와 그 친구들은 <썬더일레븐 GO>에서 감독과 코치진으로 거듭나고 그 자리를 새로운 인물인 천마루와 친구들이 대신한다. 영화는 천둥일레븐의 세계 제패 10년 뒤로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세계 제패 이후 축구의 인기는 치솟았지만 그로 인해 축구 능력이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까지 판가름한다. 이렇게 된 뒷배경에 축구기관 피프스 섹터가 있다. 그들은 경기의 결과까지 좌지우지하며 스포츠로서의 ‘축구’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이에 대항하던 천둥중학교 축구부 천둥일
천둥일레븐팀의 신기술과 3D의 조합 <극장판 썬더일레븐 GO: 궁극의 우정 그리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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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작(김강우)은 윤 회장(백윤식)과 백금옥(윤여정)의 수족이다.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었지만, 궂은일 하는 하녀 에바(마오이 테일러)의 처지와 다를 바 없다. 이 집에서 영작을 유일하게 사람 취급하는 것은 윤 회장 부부의 딸인 나미(김효진)다. 에바가 윤 회장의 정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백금옥은 분을 참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영작의 몸을 탐하지만 영작은 이를 거부하지 못한다. 얼마 뒤, 윤 회장은 에바와 함께 한국을 떠나겠다고 가족들에게 폭탄선언을 하고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애욕의 사건들이 꼬리를 문다.
임상수 감독에게 성역은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곧바로 무너져 내리는 모래성이다. 견고해서가 아니라 부실하기 때문에 접근하면 안되는 성역이다. 부족함 없어 보이는 <바람난 가족>의 중산층 가족이 어떤 결말을 맞는지 떠올려보자. <그때 그사람들>의 절대권력들은 양아치 조폭들의 어수룩한 행태를 반복한다. <하녀>의 예의 바른 부잣집 도련님이 저지르는 패
“돈을 끊기가 무서웠거든.” <돈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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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규(이주승)는 경기도 인근 산에서 혼자 눈을 뜬다.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 그는 서울로 오자마자 경찰에 불려가고 그곳엔 다른 친구들이 여고생 실종 사건과 관련하여 취조를 받고 있다. 어릴 적 UFO에 납치된 경험이 있다고 믿는 괴짜 광남(정영기), 까칠한 복학생 진우(박상혁), 열렬한 기독교 신자 기쁨(김창환)과 함께 UFO를 찾기 위해 전날 밤부터 야산에서 대기 중이었음을 기억해낸 순규는 자신만이 그날 밤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답답하다. 친구들마저 좀처럼 속시원히 이야기해주지 않는 가운데 처음엔 외계인 따위를 믿지 않던 순규도 점점 외계인의 존재에 빠져들고, 잃어버린 기억을 조금씩 짜맞추며 그날의 진실에 접근해간다.
진실은 단순하다. 하지만 때로 진실이란 UFO만큼이나 모호하기도 하다. 진실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을 그렇게 만들고 싶은 사람의 마음 때문이다. <U.F.O.>는 UFO를 믿고 싶어 했던 순진한 소년들이 잔인한 현실과 마주하고 타협해가는
단순하고 모호하다 < U.F.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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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도 걷고, 손녀도 걷고, 이웃집 외국인 며느리도 걷는다. <할머니는 일학년>은 서로 위로하고 아끼며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에 관한 영화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들을 잃고 일곱살 난 손녀 동이(신채연)를 돌봐야 할 처지에 놓인 오난이 할머니(김진구)는 그저 현실이 원망스럽고 막막하다. 심지어 동이는 친손녀도 아니기에 선뜻 정을 주지 못한다. 그렇게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왔지만 아들이 남기고 간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 한글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의 과외선생을 자처하는 손녀딸과의 동거가 시작된다. 그러나 공부는 이내 한계에 부닥치고 배우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할머니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기로 결심한다.
<할머니는 일학년>은 고지식한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영화다. 행여나 아들이 부끄러워할까 스스로 까막눈임을 숨기는 일자무식의 어머니는 여러 이야기에서 수없이 들어온 어머니의 초상이기에 이제는 다소
내 어머니의 그림자 <할머니는 일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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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녀가 니키타쯤 되는 인간병기였더라면 이 영화가 이토록 불안하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남편과 딸은 우크라이나에 남겨둔 채 예루살렘에서 청부 킬러로 살아가는 갈리아(올가 쿠릴렌코)는 살인을 직업으로 삼을 만큼 강하지 못한 여자다. 고국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매일 밤을 지새우는 그녀는 고용주로부터 자신의 여권과 돈을 되찾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는 중이다. 이야기는 그녀가 옆집에 사는 또 다른 기구한 운명의 여자 엘리노(니네트 타옙)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엘리노는 온갖 사사로운 이유로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는 남편을 인내하며 살아가던 중 갈리아를 만나 지옥보다 못한 삶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갈리아가 이름 모를 여자를 죽이라는 명령을 끝내 완수하지 못하고 자신의 고용주의 고용주로부터 쫓기게 되고, 엘리노는 우발적으로 남편을 죽이게 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불길해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전사 캐릭터를 다소 이국적인
<007>의 본드걸, 킬러가 되다 <키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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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습관처럼 출신 학교, 경력, 자격증 등 다양한 기록들을 내밀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진정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정보인가. 혹여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잣대를 들이밀며 쉽게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천국의 아이들>은 적어도 아이들에게만큼은 그런 시선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외친다.
기간제 교사 유진(유다인)은 학교의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특수반의 방과 후 동아리활동을 떠맡는다. 교장 선생님의 지시는 거창한 목표 없이 그저 아이들이 사고 치지 않게 붙들어만 놓으란 거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라’는 명령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그럴수록 더욱 엇나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학생 동아리 한마당 안내를 본 유진은 아이들에게 뮤지컬을 연습해 출전하자고 제안한다. 처음에는 귀찮아하던 아이들도 차츰 연습에 재미를 느끼고 각자 숨겨져 있는 끼와 재능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설렘도 잠시. 성아(김보라)가 폭력
착한 문제아들에 대한 착한 영화 <천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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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건 프리처>. 제목만 들으면 무슨 영화가 떠오르는가. 1970년대 익스플로이테이션영화? 아마 <그라인드 하우스>에 실린 가짜 예고편 영화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는 멀쩡하기 짝이 없는 A급 감독인 마크 포스터의 신작이며, ‘머신건 프리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전도사 샘 칠더스(제라드 버틀러)는 실존인물이다. 전과자이고 바이커 출신인 그는 아내의 영향으로 기독교 신자가 된 뒤 봉사활동을 왔다가 조셉 코니와 L.R.A.의 만행에 희생된 우간다와 수단의 아이들을 목격하고 그들을 위해 고아원을 세운 인물로, 직접 총을 들고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무장작전에 참가하는 과정 중 그런 별명을 얻었다.
비극적인 참사와 그 희생자를 구하기 위해 온몸을 바치는 실존인물을 주인공을 내세운 심각한 영화지만 <머신건 프리처>는 소재가 가진 인위성 때문에 애를 먹는다. 샘 칠더스의 실제 이야기를 왜곡 없이 따라갈 때, 영화는 진지한 소재를 다룬 실화물보다
전과자 출신 전도사의 실제이야기 <머신건 프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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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이후 한국의 여성들이 간호사로 독일에 갔다. 이들은 독일인과 결혼을 했지만 고향을 그리워했다. 그리고 30년 뒤 고향을 그리워한 세명의 한국 여성이 독일인 남편과 함께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에 정착한다. <그리움의 종착역>은 그 세쌍의 부부의 모습과 일상의 단면을 담아낸다. 그리워하던 고향에 돌아왔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약속받았던 보건과 복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마을이 관광지화되면서 관광객이 수시로 그들의 보금자리를 침범하며, 주말이나 성수기 때는 마을 앞 도로가 차와 사람들로 넘쳐난다. 명칭만 독일마을이지 독일인은 세명의 남편이 전부다. 고향을 떠나온 그들은 낯선 땅에서 철저히 이방인으로 존재한다. 한 독일인 남편은 자신들을 산에 사는 염소에 비유한다. 오랜 세월 동안 독일 문화에 적응하며 살아왔던 한국인 여성들에게도 다시 찾은 한국에서의 생활은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한 여성은 한국에서 태어났을 뿐 독일에서 37년을 융화해 살았기 때문에 자신은 철저하
‘독일마을’의 일상 <그리움의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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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시리즈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영화에서 케이 요원(토미 리 존스, 조시 브롤린)과 제이 요원(윌 스미스)이 상대할 악당은 1969년 케이 요원과의 대결 중 한손을 잃고 달 감옥에 감금되었다가 지구로 탈옥한 외계인인 ‘짐승 보리스’. 지구에 도착한 그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케이 요원을 살해하고 케이가 만든 지구의 방어막을 제거한다. 케이가 사라진 것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제이가 변화된 시간대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이때를 노린 외계인 전함들이 날아와 뉴욕시를 공격한다. 이제 지구를 멸망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보리스가 타고 간 것과 같은 타임머신을 이용해 1969년의 과거로 돌아가 케이 요원과 힘을 합쳐 보리스의 음모를 막는 것이다.
<맨 인 블랙3>는 마치 “이번엔 시간여행이다!”라고 외치는 것 같은 영화이다. 시리즈가 3편까지 이어졌다면 프리퀄이나 주인공의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나올 때도 되었으니, 시간여
“이번엔 시간여행이다!” <맨 인 블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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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GO>
감독 박철관 / 출연 고현정, 유해진, 성동일, 이문식, 고창석, 박신양 / 개봉 6월 말
‘노란 장미’의 그녀를 찾아라. 백호파 보스 백봉남(박신양)과 살무사파 보스 사영철(이문식)은 자신들의 마약 거래를 망친 암호명 ‘노란 장미’를 찾고 있다. 우연히 지인의 심부름으로 호텔방을 찾아갔다가 노란 장미가 살해한 시체와 마주한 천수로(고현정)가 그들의 표적이 된다. 생활능력 제로인 만화보조작가는 어떻게 범죄 조직의 표적이 되었는가. <미쓰Go>의 미스터리를 어깨에 짊어질 사람은 여배우 고현정이다. 범죄물 장르에서 여배우 원톱 영화를 본 지가 오래되었다는 점에서, 가죽 부츠를 신고 돈가방을 든 고현정의 모습은 더더욱 반갑다. <공공의 적> <타짜> 등의 범죄영화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선사해준 유해진이 천수로를 돕는 마성의 ‘빨간 구두’로 등장한다.
[Coming soon] 암호명 ‘노란 장미’ <미쓰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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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E.T.>의 워킹타이틀은 <어 보이스 라이프>였고, 조지 루카스의 <청춘낙서>는 정해진 예산 77만7777.77달러에 딱 맞춰 기한 내에 만들어졌다. 할리우드영화 사상 처음으로 변기에서 물이 내려가는 장면을 보여준 작품은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다. <싸이코>의 유명한 샤워장면에서 칼날이 살을 파고들 때의 효과음은 멜론을 칼로 찔러 녹음했다. 미국영화협회(MPAA)는 실제로 ‘Focker’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미트 페어런츠2>(Meet the Fockers)에서 ‘Focker’(로버트 드 니로)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케빈 코스트너가 출연한 <꿈의 구장>에서 펜웨이 파크 장면에 출연한 수천명의 엑스트라 중에는 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이 있었다. 영화퀴즈를 위한 사소한 정보에 불과해 보이지만 여기 언급된 영화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LA] Happy 100th Annivers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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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쟁영화 <아르마딜로>의 주인공을… 헉, 진짜 아르마딜로가 나왔네요.
=안녕하세요, 아르마딜로입니다. 저는 빈치류의 피갑목(被甲目)동물의 총칭이고요. 거북의 등딱지와 비슷한 띠모양의 딱지가 몸을 덮고 있습니다. 먹는 건 곤충이나 무척추동물, 동물의 사체예요. 주로 북아메리카 남부지방에서부터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지방에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게 아니고요. <아르마딜로>의 주인공이 아르마딜로는 아니거든요. 영화 속 무대가 되는 아프가니스탄 최전방 기지의 이름이 아르마딜로예요. 근데 웬 아닌 밤중에 진짜 아르마딜로….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도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지원해서 목숨을 걸고 싸운 파병군인 출신입니다. 제가 영화 속에서는 안 보인다고요? 카메라 감독도 덴마크 사람이라 키가 너무 커서 발밑의 저는 화면에 못 담았나봅니다.
-뭔 소린지 감이 안 오네요. 일단 그 파충류 특유의 기다란 혀 좀 제대로 굴려보세요.
=파충류라니요. 아르마딜로는 포유류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