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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의 영향을 받아 탄생됐다. <킬 빌> 시리즈가 ‘쇼 브러더스’를 위시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아시아 액션영화 여행이었다면,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장고’를 경유하는 그의 스파게티 웨스턴 여행이다. 영화의 제목 역시 이탈리아 배우 프랑코 네로가 ‘장고’로 등장한 세르지오 코르부치의 <장고>(1966)에서 왔다. 하지만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흑인 장고를 내세워 노예제도라는 미국 역사의 어두운 부분으로 깊숙이 들어가 헤집는다. 그렇게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에 블랙스플로이테이션 무비의 정서를 덧씌운다. 타란티노식 ‘하이브리드’ 영화의 극치랄까.
왕년의 <장고>를 보며 한번도 깨닫지 못한 것이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의 심장을 겨누고 인생을 말하다>를 쓰기도 했던 스파게티 웨스턴 전문가 하워드 휴스는, <원스 어폰 어
장르와 계보의 무규칙 이종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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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늦은 봄날이었다. 아주 오래된, 기억조차 가물거리지만, 이미 어둑어둑한 밤, 약속된 장소로 나가자 누군가 다가왔다. 인사를 나누자마자 나의 손을 잡고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다. ‘택’(이 용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역정보’ 정도로 해두자)이라고 했다. 차를 타고 십여분 거리의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처음 만난 곳은 관덕정 부근의 중앙성당이었고 이동한 곳은 삼성혈 근처의 광양성당이었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니 지하실 같은 공간이 이미 2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머뭇머뭇 앞으로 나가 인사를 하자마자 곧 불이 꺼졌다. 그렇게 <레드 헌트>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공식(?)상영되었다. 공안당국은 <레드 헌트>를 이적표현물로 규정했고, 나에겐 국가보안법이 적용돼 있던 시절이었다. 상영만으로도 국가보안법이 적용되니 성당이나 대학 학생회가 아니면 상영할 엄두조차 내질 못했다.
4.3 항쟁 50주년을 맞아 전북
4.3 에서 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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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좀 촌스러운 데가 있다.” <지슬> 개봉 소식에 자파리 식구들이 꽤나 감격스러워하더라고 전하자 오멸 감독에게서 돌아온 대답이다. 이 말엔 자파리 식구들이 세련되게 감정을 숨기는 법을 모르는 순수한 친구들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3월2일 간드락 소극장에서 만난 최은미씨가 그런 의미에서 특히 촌스러웠다. 인터뷰 도중 최은미씨의 눈가엔 몇번이나 눈물이 차올랐다. 목소리도 우렁차고 말도 조리있게 잘해서 무대인사 때 대표로 마이크를 잡는 장정인씨는 그런 은미씨를 보고 “고장난 수도꼭지”라고 놀렸다. 그런데 정작 본인도 <지슬>을 관람하러 극장에 들어설 땐 “야단맞기 직전처럼 배가 간질간질하다”며 긴장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자파리 식구들은 아직도 <지슬>만 보면 왈칵 눈물이 솟구친다고 했다.
장정인, 성민철, 최은미, 강지윤, 조은. 이들은 길게는 10년, 짧게는 1년을 ‘자파리’라는 이름으로 함께했다. 제주말 자파리는 ‘쓸모없는 짓거리’ 정도로
쓸모없는 일이 아니라 쓸모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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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상실과 피로 누적. <지슬>로 인해 오멸 감독이 얻은 것들이다. “최근엔 내게 <지슬>밖에 없는 것 같다. 사생활 없이 몇달을 살다보니 자아를 상실하게 됐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슬>이 공개된 뒤부터, 아니 <지슬>의 제작에 돌입한 순간부터 오멸 감독은 쉴 틈이 없었다. 게다가 몇년째 계속돼온 “트렁크 인생” . <지슬>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오멸 감독은 경기도 남양주에 있던 자신의 숙소이자 자파리연구소 합숙소의 보증금을 뺐다. “큰돈도 아니었다. 말이 보증금이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였다. 이젠 트렁크 인생에 꽤 익숙해졌다.” 오멸 감독은 제주도에서도, 서울에서도 모텔을 집처럼 드나들고 있다. <지슬>이 제주도에서 개봉한 다음날인 3월2일 오멸 감독을 만났다. 인터뷰가 끝난 뒤 저녁으로 제주산 돼지고기를 구워먹는데 오멸 감독이 말했다. “이제야 좀 웃을 수 있게 됐다” 고. 여유가 생기자
“잘 찍으면 영웅 못 찍으면 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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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을 다룬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이하 <지슬>)가 3월1일 제주도에서 먼저 개봉했다. 그리고 개봉 2주가 채 안돼 1만 관객을 동원했다. 제주 사람 오멸 감독이 제주에서 제주의 역사를 이야기한 영화 <지슬>에 제주 주민들이 뜨겁게 화답한 결과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개 부문 상(넷팩상, 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 무비꼴라쥬상)을 휩쓸었고,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고,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에서 황금수레바퀴상을 가져갔다는 소식은 <지슬>의 영화적 성취를 잘 말해준다. 3월21일, <지슬>이 전국 개봉한다. <지슬>을 먼저 본 관객에게도, 아직 보지 못한 관객에게도 좋은 가이드가 될 글들을 준비했다. 정한석 기자는 오멸 감독의 영화세계 안에서 <지슬>의 의미를 풀어냈고, 4.3부터 강정까지 제주의 역사를 꾸준히 카메라에 담아온 조
말하라 땅이여, 울어라 넋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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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평은 야속하다. 촌철살인의 한줄로 영화나 TV시리즈를 압축해 평하는 신공이야 지갑을 열어야 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유용한 시스템이겠지만, 두 시간 동안 펼쳐지는 영화의 폭이나 시즌을 지나며 짙어지는 드라마 속 캐릭터의 결을 한줄로 평하는 것은 열에 아홉은 부당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슈빌>을 두고 <컨트리 스트롱>이 <스매시>를 만나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라고 쉽게 말하는데, <내슈빌> 역시 최근 인기있는 트렌드들의 조합이라고 말하기엔 곤란한, 괜찮은 TV시리즈다.
<내슈빌>의 중심에는 두 여자가 있다. 정통 컨트리의 여왕으로 군림해온 레이나 제임스(코니 브리튼)와 버블껌 컨트리로 불리는 대중적인 장르의 신예 줄리엣 반즈(헤이든 파네티어)다. 한때는 인기의 절정에 있었지만 구조적으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음악산업에 적응하지 못한 레이나는 자신의 추락하는 명성을 지켜보는 중이다. 그러던 중 줄리엣 반즈와 합동투어가
[안현진의 미드 크리에이터 열전] 답은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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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돈의 화신>은 부모의 원수를 갚는다는 흔한 복수극으로 출발하는가 싶더니 이내 적대하는 인물간의 선악을 흐려놓고 감정이입 이상의 생각을 요구하며, 불안의 씨앗을 던져놓은 채 능청스럽게 딴 이야기로 돌려 혼을 빼놓는다.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는 건 예사. 치정, 복수, 패러디, 법정, 수사, 추리, 스릴러, 세태풍자 등 다양한 소재의 거침없는 접붙이기에 거듭 놀라다보니 벌써 이야기의 전환점인 12회까지 왔다. ‘사극 빼고 다 하는구나’ 싶던 차에 주인공 이차돈 역의 강지환은 소복 차림에 사극 머리를 하고 외치더라. “나는 조선의 국모다!”
물론 그는 국모가 아니다. 여기저기 뒷돈을 받아 챙기다 들통난 전직 검사 이차돈이 변호사 개업 뒤 사설요양원에 강제입원된 박기순(박순천)의 100억원대 상속건을 수임하기 위해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계책을 짜낸 것. 드라마 <명성황후> 패러디야 수도 없이 봤고 강지환의 여장은 예고편에서 흘린 장면이라 크게 웃을 일도
[유선주의 TVIEW] 거참 꼼꼼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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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를 만나보면 대체로 특이한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단적으로 말해 마음 편하게 친구로 지내기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꼭 나쁜 의미로 쓰는 말은 아니다. 혼자 작업하는 게 편하겠구나, 라고 생각하는 정도다. 다른 평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나는 감독과 너무 밀접한 관계로 발전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물론 서로의 직업을 고려해 그게 편해서인데, 한편으로는 그들의 특이한 기질로 인해 불편해지지 않을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간혹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을 내놓는 감독들이 있다. 특정 부분이 누구의 손길인지, 누가 전체 분위기에 더 힘을 발휘했는지 궁금할 것 같지만, 그것보다 먼저 호기심이 가는 부분은 제작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이다. 결과물에 스며든 관계의 마법보다 그런 게 더 궁금하다니, 한심한 걸까. 우습게도, 작품이 좋을수록 한심한 궁금증은 더 커진다. 민병훈 감독과 잠셋 우스마노프의 데뷔작 <벌이 날다>가 그런 영화였다. 다른 나라에서 자란 두 감독이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벌이 날다> 감독의 세 번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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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의 여성적 알터 에고(alter ego)는 1920∼21년 사이에 만 레이가 찍은 몇장의 사진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로즈 셀라비’(Rose Se′lavy)일 것이다. 여기에 언어놀이가 숨어 있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이름 속의 ‘R’을 불어 철자의 명칭인 ‘에르’로 읽을 경우, 그 이름은 “사랑, 그것이 곧 삶이다”(Eros, c’est la vie)라는 불어 문장과 발음이 같아진다. 1921년에 뒤샹은 아예 ‘에르’(R)를 첨가하여 그 이름을 ‘Rrose Se′lavy’로 표기하게 된다. 왜 이름에 ‘더블 R’을 사용하려 했을까?
여성-되기
훗날 그는 여자로 분장해야 했던 이유를 이렇게 술회했다. “사실 나는 내 정체성을 바꾸려 했다. 그때 처음으로 든 생각은 유대식 이름을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특별히 좋아하거나 마음이 끌리는 유대식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예 성을 바꿔보는 게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정체성이라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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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글을 쓰다 보면 이상하게 계절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음악과 계절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계절은 음악의 스피커가 되어 소리를 더 잘 들리게 하고, 음악은 계절의 공기가 되어 향기를 더 잘 맡을 수 있도록 해준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태풍이 몰아치면 늘 듣던 음악이 다르게 들린다. 몇주 전, 겨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소개했던 로지피피의 노래가 지금은 다르게 들릴 것이다. 계절은 바뀌었다. 이제 봄이다.
어떤 노래를 듣느냐에 따라 봄의 기운도 달라진다. 이지형의 <봄의 기적>에 스며 있는 아지랑이 같은 봄도 있고, 가슴 아리고 눈물 나는 <봄날은 간다>의 봄도 있고, 추적추적하고 끈적끈적한 <봄비>의 봄도 있고, 롤러코스터와 김현철이 함께한 <봄이 와>의 경쾌하고 나른한 봄도 있다. 수많은 봄 노래 중에서 이상하게 나는 <고향의 봄>만 들으면 마음이 아련해진다. <고향의 봄>은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날 데려가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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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동화의 수위를 염려하지만 아이들은 동화에서 장차 삶에 그들을 기다리는 공포와 그로테스크, 죽음을 다루는 예행연습을 한다.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의 시각효과 중 단연 사랑스러운 도자기소녀는 다리가 바스라진 채 등장한다.
2/22
케이블TV에서 방영한 <코드명 제로니모>를 시청하다 집중에 실패하고 채널을 돌린 적이 있다. 똑같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소재로 취한 <제로 다크 서티>는 취재에 기초한 르포르타주의 성격이 강한 영화라곤 하지만, <코드명 제로니모>와 대조적으로 고도의 영화적 쾌감을 주는 엔터테인먼트이기도 하다. 주인공 마야(제시카 채스테인) 또한 실제 CIA 요원을 모델로 한 인물인 동시에 엄연히 영화적 캐릭터다. <제로 다크 서티>를 보며 인식한 한 가지는 마야의 성별이 ‘전혀’라고 할 만큼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미인이지?”라는 직장 동료들의 언급이 일회적으로 지나가는 정도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인생은 짧고 러닝타임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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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같은 남자. 깔끔하고 도회적인 이미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스타. 바로 천만 배우에서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이병헌이다. 그는 외모부터 연기까지 언제나 딱 떨어지는 조각 같았다. 설혹 그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대중에 다가오고 싶더라도 그 두터운 아우라는 좀처럼 걷히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어떤 경우에도 빛나는 스타일 것만 같은 배우. 그런 그가 변했다. 최근 방송을 통해 한 몇번의 진솔한 고백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스타 이병헌, 배우 이병헌, 그리고 인간 이병헌. 때론 겹치고 때론 각기 다른 그 사이에서 진짜 ‘이병헌’을 보았다.
스타는 일종의 장르와 같다. 별다른 수식어 없이 이름만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며 얼굴만으로도 작품의 정서를 설명한다. 이병헌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가. 시원한 미소, 바른 몸짓, 조각 같은 몸매와 얼굴, 낮고 굵은 목소리. 거의 자유연상에 가까운 반응. 우리는 분명 그를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재밌는
[이병헌] 두개의 심장을 가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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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겨울이었다. 아랫녘에서 올라오는 청매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도저히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고맙게도 ‘기필코’ 와주었다. 눈알만 한 잔 하나를 들고 꽃나무 아래로 찾아들어야 하는 새봄. 꽃나무 아래에서 잔술을 마시면서 이 봄에 나는 아마 구시렁거리겠지. 옷을 어떻게 입을 것인가를 국가가 통제하는 시대가 다시 도래했구나. 영화 <26년>의 Mr. 전 대사가 떨어진 꽃잎들 위로 쿠당당,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한테 감정이 별로 안 좋은가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그러니 나, 지금, 숨 쉬기 답답한 게 맞다. 직접 당해보지 않아도 한국의 70년대가 어땠는지 알고 있으므로. 바야흐로 무서운 시절의 도래를 직감하며 오늘은 가볍게 말해보련다. “슈가맨, 어서 와줘, 이 풍경은 지겨워. 눈에 가로등 빛을 받은 아이야, 더 나은 걸 찾아나갈 준비를 하려무나!”
긴 겨울을 견디면서 내가 본 영화 중 ‘진짜 봄’을 꿈꾸게 한 가장 아름다운 영화는 <서칭 포 슈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농성정원으로 갈 테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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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11시, 어머니들이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학교 보낸 뒤 겨우 숨을 돌리는 시간에 영화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가 인터뷰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과 어느덧 세 아이의 부모로 살고 있는 그녀이지만, 28살의 그녀가 3살 연하의 감독지망생과 결혼했을 때 그녀의 40대에 광명이 비치리라 예상한 것은 옆집의 점쟁이뿐이었다. 그렇게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라며 버텼던 그녀가 이제 ‘우리 그냥 영화하게 해주세요’라는 말조차 무색할 충무로의 중견 제작자가 되어 있다. <베를린>의 성공이 알려주듯 명실상부 내조의 여왕이자 외조의 여왕으로서 류승완 감독만의 색깔을 지켜온 그녀다. 그리고 비로소 그녀에게도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 찾아오고 있다. 그녀를 만나 그동안 그녀가 류승완 감독과 함께 ‘피도 눈물도 없이’ 달려온 20년을 훑어보았다.
-늦었지만 <베를린> 700만 관객 돌파를 축하한다.
=감사하다.
-500만명 넘을 때까지는 노심초사했
[강혜정] 믿음, 소망, 사랑 그중 제일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