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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다음에 모든 과정을 일기에 다 적어놨다. 나중에 봐야지. 경험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순간들이지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구나, 스스로 도닥거려준 계기도 됐다.
웬만해선 그를 막을 수 없다. 끝까지 “괜찮습니다. 괜찮다니까요”다. 불혹을 넘긴 과거 고교 싸움‘짱’들의 서바이벌 쇼 <전설의 주먹> ‘전설대전’ 4강전에서 ‘샐러리맨의 우상’ 이상훈(유준상)은 쉽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 적어도 링 위에서는 그렇다. 다리가 부러지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오기로 악으로 버틴다. 그렇게 결승행 티켓을 따낸 뒤에야, 링에서 내려간 뒤에야, 카메라의 고개가 돌아간 뒤에야, 자신에게 무너질 여유를 허락한다.
‘스크린’이란 링 위에 오른 배우 유준상도 다르지 않았다. 현실법칙에 굴복한 대기업 홍보부장에서 전설의 파이터가 된 사내 이상훈은, 말 그대로 ‘사투’를 벌여서 얻어낸 결과물이다. 리허설 중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도 그는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일념
[유준상] 목숨걸고 혼연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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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연기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할 거다 했다. 그런데 몸으로 익힌 게 무섭더라. 정두홍 감독님한테 며칠 지나고 ‘액션 재밌는 거 같아요’ 했더니 막 웃더라. 그 재미에 자기도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고. (웃음)
대한민국에서 슈트발 최고인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황정민이다. 이병헌의 연기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저항할 수 없는 그의 목소리라면, 황정민의 몸은 그런 의미에서 마찬가지로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 팔다리가 길고, 몸집이 탄탄한 황정민은 감상을 위함이 아닌, 살아 있는 풍채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몸의 리듬이 곧장 캐릭터가 가진 멋스러움을 완성하는 진귀한 소품이 되는 것이다.
<전설의 주먹> 로커룸 장면에서 상의를 탈의한 황정민이 걸어나올 때, <아저씨>의 원빈을 향했던 탄성(원빈쪽이 좀 길긴 했다)이 관객석에서 새어나왔다. 고등학생 때 권투로 다져진 몸, 마흔이 넘어 이종격투기 대회에 참가하는 영화 속 전설의 주먹 덕규의 몸은 특별히 지
[황정민] 여유롭게 저벅저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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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미리 가 있던 후배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배우들이 이미 도착했단다. 어라, 시계를 보니 약속 시간으로부터 아직 한 시간이나 넘게 남았는데. 어쩌랴. 배우들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그것도 <전설의 주먹>에서 격투기로 단련된 배우들 아니던가. 부랴부랴 도착한 스튜디오 안은 동창회 분위기였다. 영화에서 덕규 역을 맡은 황정민은 스튜디오 벽에 붙어 있는 사진을 보며 수다를 떨었고, 상훈 역의 유준상은 맏형답게 분위기를 주도했다. 재석 역의 윤제문은 특유의 무심함으로 동생 황정민과 형님 유준상을 받쳤다. 다음 장부터 세 배우의 <전설의 주먹>도전기가 펼쳐진다. 참, 예정보다 촬영이 일찍 끝나자 윤제문이 유준상을 향해 외친다. “형님, 술먹으러 가야죠!” 이 말을 들은 유준상의 한마디. “어, 난 한잔만 할 거야.”
[전설의 주먹] 친구야! 한잔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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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꽃의 계절이다. 봄꽃들이 까르륵대며 올라오는 중이다. 이맘때면 꽃을 사랑한 화가들이 떠오른다. 꽃을 사랑한 화가들은 꽃이 사랑한 화가들이기도 하다. 봄볕 속에 나른하고 비스듬히 앉은 채 뒤적거리게 되는 화집은 주로 조지아 오키프. 생명력 가득한 우아함과 힘, 관능적인 해방감, 건강한 욕망과 자유. 그녀가 그린 꽃들은 하나씩의 생생한 우주로 존재한다. 개화와 낙화로 대변되는 생로병사의 일반론에 파묻히지 않고 저마다의 고유한 에너지 파동으로 퍼덕거린다. 조지아 오키프는 자연의 존재방식이 인간의 모든 예술창조 행위의 근원임을 증명하는 탁월한 예술가 중 하나다. 꽃, 조개껍질, 돌멩이, 나뭇조각 등에서 그녀가 발견해내는 새로운 우주는 한없이 매혹적이다. 평생토록 일관되게 그녀가 말해온 것처럼 “세상의 광활함과 경이로움을 가장 잘 깨닫게 해주는 것은 바로 자연이다.”
봄의 꽃 폭풍 속에서 조지아 오키프의 꽃들을 즐기고 있을 때, 나는 감사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낀다. 봄이면 어쩔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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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위해 찾은 삼청동 카페 안에는 이미 그가 <통증>(2011) 홍보 때 남긴 사인이 걸려 있었다. 모르긴 해도 최근 그가 새 출연작을 알리며 남긴 사인이 삼청동 곳곳을 장식하고 있을 터였다. 지난해 출연작이 우정출연작을 포함해 8편, 올해도 벌써 3편째다. 하지만 그는 “나한테 책(시나리오)을 주시는 분들은 그냥 다 고맙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와 작업해본 이들이 재차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도 그 우직함 때문 아닐까. 그 인연을 시험이라도 하듯 친분이 깊은 이지승 PD의 연출 데뷔작 <공정사회>와 김태훈 PD의 <노리개>(최승호 감독)가 4월18일 나란히 개봉한다. <공정사회>에서 아동 성폭행 사건을 묵인하는 막장 형사 마동철과 <노리개>에서 연예인 성상납 사건을 파고드는 열혈기자 이장호가 맞붙는 것이다. 손오공처럼 분신술을 선보인 배우 마동석은 한몸에서 태어난 마동철과 이장호 중 누구를 응원할까.
-자신이 출연한 두 영
[마동석]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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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만난 적 없는 고등학생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날아온 메시지.
“변호사님! ㅎㅎ 뭐 하나 여쭙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아이 생일 때 선물할 만한 소설책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니 조금만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
하,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 애잔한 마음이 들게 하는 녀석. 내가 해봐서 아는데, 18살 때 좋아하는 여자아이 생일에 책 선물 같은 거나 하고 있다가는 덕후 소리 듣고 차이기 십상이란다. 하지만 의뢰인의 질문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변호사의 본분. 즉답을 보낸다.
“고등학생이군요.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을 권해드립니다.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나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도 선물하기 좋습니다. 여자 친구 생일 즐겁게 지내세요.^^”
질문을 한 학생처럼 나도 어린 시절 어떻게 좀 잘되기를 바라면서 교회누나와 책을 주고받던 기억이 있다. 책을 선물할 때는 누구나 어떤 의미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책 선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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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장르소설 비평가와 편집자들이 추려 뽑은 단편 컬렉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마이클 코넬리, <좀비>의 조이스 캐롤 오츠, 미국 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원작인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의 샬레인 해리스 등 영미권 장르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단편소설이 <밤과 낮 사이1, 2>에 모였다. 다소 이름이 낯선 작가들의 작품으로 가는 흥미로운 문이 되어줄 작품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도서] 영미권 장르문학 단편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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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라는 말에서 가능성의 울림을 느끼는 독자에게 권한다. 이장욱, 황정은, 김미월처럼 이름만으로도 책을 들춰보고 싶게 만드는 작가들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신춘문예 등단작 <거리의 마술사>로 젊은작가상 대상까지 수상한 김종옥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작가. 집단따돌림에 시달리던 학생의 죽음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한편의 소설이 현실의 아픔에 해줄 수 있는 위안을 믿게 된다.
[도서] 젊은 작가들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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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금, 여수 영취산에는 진달래가 산등성을 붉게 물들인다. <신동엽 시전집> 맨 앞에 실린 <진달래 산천>은, 그 호화로운 붉음이 피의 붉음이었던 시간을 잊지 말라는 청에 다름 아니다. “잔디밭엔 담뱃갑 버려 던진 채/ 당신은 피/ 흘리고 있었어요”라고 끝나는 시 옆에 이 시의 첫 수록 지면이 <조선일보> 1959년 3월24일자라는 게 농담처럼 들린다. <껍데기는 가라>처럼 수없이 읽고 들은 시가 여전히 새롭게 정신을 일깨운다는 감동도 느껴보시길.
[도서] 수없이 읽고 들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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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아이의 차이는 장난감의 가격뿐이라 했던가. 미니 사륜모터카에 흠뻑 빠진 아이와 자동차에 매료된 남자의 심리는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엔 장난감은 장난감일 뿐이라는 불편한 이분법이 숨어 있다. 어른이 되면 장난감의 역할을 대신할 더 비싼 무언가를 대체해야 한다는 은근한 압박.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부담을 감수해야 할 만큼 값비싼 장난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예를 들면 프라모델이나 디오라마(배경 위에 축소된 모형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을 만드는 것)도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의 취미생활이라 일축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조금은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 프라모델 중에서도 건담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건프라’의 세계에 대한 해설서, <건프라이즘>이다.
제목처럼 건담은 하나의 이념이며 완성된 우주다. 그중 특히 건프라는 일본에서는 관련 서적만 수백권이 넘을 정도로 대중적인 취미지만 인터넷, 모형전문지에서 간혹 단편적인
[도서] 건프라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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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4월8일 밤, CGV대학로에서 진행된 영화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이하 <지슬>)의 시네마톡은 오묘한 감정을 채 걷어내지 못한 채로 시작됐다. 삽입곡 <이어도사나>의 구슬픈 가락이 흩어지는 가운데 관객의 표정도 한없이 복잡했다. 이화정 기자가 <지슬>의 관객수를 알리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부산에서 딱 한편만 봐야 한다면 <지슬>을 보라’는 얘기가 있었다. <지슬>을 본 관객이 곧 10만명이 된다. 영화는 먹먹하지만 기분 좋은 결과다.” 부산을 언급한 이유는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를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김영진 평론가를 대신해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앞으로 시네마톡을 이끌게 됐다.
<지슬>은 1948년 제주에서 일어난 4.3 사건을 다룬 영화다. 제주 도민들은 군인들의 학살을 피해 산속으로 숨는다. 무구한 주민들과 잔혹한 군인들이 대치하는 가운데 평화
[시네마톡] 웃기고, 무시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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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베테랑 프로듀서이자 현 한국영화아카데미 교수인 사람이 무엇이 아쉬워서 영화를 찍는 걸까. 4월18일 개봉하는 영화 <공정사회>로 연출 신고식을 치르는 이지승 감독은 일종의 ‘갑갑함’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성범죄자들의 인권은 보장되지만 피해자의 고통과 상실감은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 이 기묘한 상황. 누군가는 나서서 그 응어리를 해소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지승 감독은 사비를 털어 마련한 총제작비 5천만원으로 9일 동안 장편영화 한편을 찍어냈다.
-많은 작품에서 프로듀서로 활약했고, 현재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총괄 책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주변의 영화인들이 많이 도와주었을 것 같은데.
=알다시피 9일 만에 촬영을 끝냈다. 지인들이 도와주려야 도와줄 새가 없이 뚝딱 완성된 거지. (웃음) 물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시나리오를 검토할 때 평소 친분있는 영화감독들이 많이 도와줬다.
-그렇게 빡빡한 일정으로 찍으면 분명 무리가 있었을
[flash on] 잠시나마 통쾌해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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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학교>가 또 한번 스타 졸업생을 배출했다. 드라마 <학교 2013>의 흥수, 김우빈이 그다. “장혁 만들어주겠다”며 그를 캐스팅한 이민홍 PD의 말은 어느덧 과장이 아니게 됐다. 2011년에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연기를 시작한 김우빈은 2년 새 <신사의 품격> <학교 2013>을 거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복을 풀어젖힌 청춘의 아이콘으로 대중의 눈을 사로잡기 시작한 그는, 곽경택 감독의 신작 <친구2>의 주연을 맡아 ‘진짜 남자’ 연기에 도전할 예정이다. 1편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은 동수(장동건)의 아들로 분해 신세대 건달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다는 김우빈을 만나 신작 <친구2>와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교실 맨 뒤쪽 창가 자리에 앉은 남자아이의 이미지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본다. 그들은 대개 존재만으로도 반 친구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고,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며, 교
[김우빈] 청춘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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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다운로더>캠페인은 촬영은 씨네21이 쭈우욱~ 해온 좋은 일 중 하나다.
오늘은 영화상영 전 볼 수 있는 <굿다운로더>캠페인 영상 촬영현장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매년 그렇듯 <굿다운로더>의 표지는 캠페인 영상 촬영현장에서 아~주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다. 아마 독자들이나 여타의 사진을 찍는 이들은 그 시간을 알면 ‘설마~’ 라고 생각 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다.(참고로 이번 촬영은 3분정도였지 아마…….흑)
그래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이번 촬영은 야외에서 진행이 됐다. 촬영 전 사전답사는 물론 그날 입을 배우들의 의상과 영상콘티까지……. 만반의 준비를 맞췄다. (뻥 조금 보태서 3일 준비하고 3분 촬영이라 허허 실소마저 나온다.)
이제 주어진 3분의 시간 쉴 새 없이 “좋아~ 굿”을 외치고 셔터를 눌러댔다.
“수고~하셨습니다.”를 마지막으로 건네고 땀 한 번 닦아낸다. 그렇게 표지 촬영은 또 순식간에 지나갔다.
<굿다운로더> 캠페인 촬영현장에서 안성기, 류승룡, 최강희, 신세경, 조정석 B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