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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6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독립영화 정책을 점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정책 전반을 개괄하기보다 독립영화전용관(이하 독립영화관)과 영상미디어센터(이하 미디어센터)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영진위의 독립영화 정책을 토론하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4기 영진위 이후 현재까지 ‘영화인 대토론회’ 부류의 토론회는 간혹 개최되었지만 독립영화 정책만을 화두로 삼은 토론회는 거의 없었다. 간담회가 간혹 개최되긴 했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만을 초청하여 진행되는 간담회만으로 폭넓은 토론과 공유는 어려웠다. ‘공개된 토론의 실종’은 정책 수립과 예산 편성 과정을 영진위가 독점하게 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의해 구성, 운영되는 ‘영화문화다양성소위원회’에서조차 차기연도 사업 및 예산계획안 공개를 꺼린다는 후문이다. 이런 불통은 영진위 정책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만 키울 뿐이다. 이 토론회를 계기로 독립영화 정책 전반에 대한 토
[충무로도가니] 상영뿐 아니라 배급의 기지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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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의 제작비 모금이 다시 시작됐다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www.26years.co.kr)에서 참여할 수 있다. 시사회권, 특별 포스터, 소장용 DVD, 엔딩 크레딧에 이름 올리기 등 다양한 혜택이 준비되어 있다.
-CJ E&M 김성수 대표이사가 법정 구속됐다
=김 대표가 온미디어 대표로 재직 중이던 2008년, 거래 업체의 채권을 회수하지 않는 대가로 5억원을 챙긴 혐의다. CJ는 경영상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계홍 대표이사 대행체제를 꾸렸다.
-CJ CGV가 ‘안성기·이병헌 특별 기획전’을 연다
=두 배우의 대표작 8편을 무료로 상영한다고. 기획전은 7월2일부터 8일까지 CGV강변에서 진행된다.
[댓글뉴스] 영화 <26년>의 제작비 모금이 다시 시작됐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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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 <투혼> <페이스 메이커> <코리아> <각설탕>의 공통점은? 정답, 7월2일부터 5일까지 대한극장에서 열리는 스포츠영화제 상영작들. 영화 프로듀서 이창세씨가 이 영화제를 기획했다. 그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아이 러브 스포츠 스타’가 그 시작이었다. “올 초에 KBS <다큐 3일>에서 방영한 용인시청 핸드볼팀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그래서 비인기 종목 스포츠 선수들을 응원하자는 취지의 카페를 개설하게 됐다. 그리고 <코리아>를 보고 나서는 스포츠영화를 모아 상영하는 걸 기획하게 됐다.” 원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기 어려운 일. “맞다, 많이 좋아한다. 거의 모든 종목의 룰을 꿰고 산다. 필드하키, 탁구, 배드민턴 등.” 카페지기로서 계획을 물었더니 포부가 크다. “지금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다. 핸드볼 리그 선수들이 시합 끝나고 그 피곤
[이 사람] 모든 스포츠를 꿰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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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문이 열렸다. 용산참사를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6월28일 현재 1만 관객(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돌파했다. 16개관에서 개봉해 일주일 만에 올린 성적이다. 영화를 배급한 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는 “용산참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일반 관객 사이에서 단체관람 열풍이 개봉 전부터 불었다.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은 건 그 때문인 것 같다”고 개봉 첫주 선전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영화가 상영되지 않는 지방에서 관객이 힘을 모아 상영관을 대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주 지역 1관, 창원 1관, 천안 1관 등 총 3개관이 그렇게 마련된 상영관이다. 독립영화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지방 관객을 위해 독립영화 관련 단체나 제작사가 직접 관객을 찾아가 상영하는 공동체상영과는 또 다른 관람 방식이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6월28일 현재 <두 개의 문>의 스크린 수는 7개관이 늘어난 총 23개관이다.
영화에
[국내뉴스] 용산참사 3년, 이제는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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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플, 7년 만의 컴백!
피오나 애플이 7년 만에 내놓은 노래의 유튜브 댓글란에 누가 이런 말을 써놨다. “피오나가 드디어 새 앨범을 내놨다. 이젠 세상이 멸망해도 괜찮다.” 당신도 듣고 나면 같은 심정이 될 거다. 자세한 내용은 114쪽 뮤직을 참고하시라.
2. 밤을 닮은 조각
아기가 있는 집에 하나씩 달려 있는 모빌은, 이 사람이 없었다면 창조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모빌의 창시자이자 위대한 현대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의 조각전 <Noir>가 7월12일부터 8월17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밤’(Noir)이라는 제목을 닮은, 칼더의 검은색 조각들을 모은 전시다.
3. 당신 인생의 영화는
하비에르 바르뎀은 <E.T.>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앵무새 죽이기>를 꼽았다. ‘내 인생의 영화’ 말이다. <버라이어티>에 실린 ‘내 인생을 바꾼 영화’ 76편을 골라 실었다. 플라시도 도밍고와 래이 브래드버리, 니콜 키드먼의 리스트
[must 10] 애플, 7년 만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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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뒤늦게 <추적자>에 꽂혔다. 왜 이 드라마를 진작 보지 않았나 후회스러울 정도다. <추적자>는 권력의 속성에 대해서는 <하얀 거탑>보다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돈의 힘에 관해서는 <돈의 맛>보다 제대로 된 맛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선택의 순간이 오면 그때서야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납니다”라는 김상중의 대사가 함의하듯, 세상이란 결국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라는 시니컬한 시선이 특히 마음에 든다. 30억원에 죽마고우를 팔고 10억원에 ‘마누라보다 더 많이 밤을 지새운’ 후배를 팔아먹는 친구와 직장 선배를 둔 주인공의 마음이야 무너지겠지만, 세상이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 하여간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하드보일드 화법으로 한국사회를 이렇게 그럴듯하게 담아낸 적은 없는 것 같다. 굳이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대목을 짚는다면 재벌 회장님이 너무 열심히 일한다는 점일 거다(에이 작가님, 존귀하신 회장님이 언론사 간부 따위와
[에디토리얼] 99%가 응원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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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충녕이 노비 덕칠과 신분이 뒤바뀌면서 성군 세종대왕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2012년 8월에 개봉 예정이다.
[이하늬] "촬영 첫 등장에 주지훈이 내게 질투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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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_남극에 가려다가 못 가신 적이 있어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었나봐요. 웬만해선 어떤 길을 뚫어서라도 가셨을 분인데. (웃음)
나영석_(진지하게) 사실 지진은 헤쳐갈 수 있었어요.
고현정_어머, 이거 보세요. 맞잖아요. (둘러보며) 방금 눈빛 보셨어요?
나영석_(웃음) 안전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칠레 국민에겐 큰 재해상황인데 다큐멘터리팀도 아니고 웃음을 만드는 사람인 저희가 그곳에 들어간다는 점이 신경이 쓰였어요. 접는 게 맞다고 결정했죠.
고현정_결정 내린 직후 혹시 동료들 얼굴을 둘러보셨나요? 작가님, 스탭들 얼굴이 맑아지지 않던가요? 이후로 더 열심히 일하셨다거나…. (좌중 폭소)
나영석_아뇨. 저… 그런데 고현정씨는 남극 가보고 싶지 않으세요?
고현정_제가요? 오늘 대화에 집중을 안 하셨나봐요. 집 밖을 좀처럼 안 나가서 <1박2일>을 좋아한다니까요. (웃음)
나영석_저도 <1박2일> 끝나고 여행을 안 다녔는데 딱 한번 아이
고현정의 '쪽' - 고현정씨는 남극 가보고 싶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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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_처음에 <1박2일>이란 제목은 감독님께서 지으셨나요?
나영석_직전에 저희가 만들던 <준비됐어요>라는 프로가 시청률 5%였어요. 새 기획을 하면서도 잘될지 확신이 없으니까 일단 여행가는 프로로 정하고 시간도 없으니 제목도 대충 지었어요. 이틀 찍을 거니까 그냥 <1박2일>로 하자. (웃음) 그래서 처음엔 <강호동의 1박2일>이었어요. 잘 안되면 원래 의도인 양 강호동의 다른 무엇으로 바꾸려고요.
고현정_TV를 볼 때 저는 사람구경하는 맛도 있는데 <1박2일>이 전국을 돌며 우연히 마주치는 여러분을 보는 일도 즐거웠어요. 어쩌면 그렇게 호의적이신지 놀라웠고요. 멤버들끼리 서로를 속이려고 작전을 세울 때 일반인의 도움을 받잖아요? 그럴 때 능청스럽게 연기하시는 걸 보며 전 깜짝 놀라는 거죠. 그 장면만 보면 홍상수 감독님 영화 같아요. (웃음) 한적하니 배경도 비슷하고 약간 빈티나는 화면하며…. (좌중 폭소) 전 또 나름
고현정의 '쪽' - 장소는 <1박2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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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제 삶에서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지 미처 몰랐어요. 몇달 전 고현정의 한숨 섞인 너스레였다. 문제의 남자는 KBS의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 1박2일>(이하 <1박2일>) 시즌1을 연출한 나영석 PD다. 2007년 8월 충북 영동에서 삼각깃발을 들어올린 <1박2일> 첫 번째 시즌은 올해 2월 말 전북 정읍에서 마침내 긴 캠핑을 끝냈다. 오래된 영화관에서 인상적으로 연출된 ‘고별 파티’에서 제일 많이 흐느낀 사람은 곰살맞은 구석이라곤 식은 맨밥에 반찬으로 쓰려 해도 없어 보이던 나 PD였다. 여행을 즐기지도, 자주 감행하지도 않는 고현정이 주야장천 여정에 오르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개근하다시피 정을 붙인 건 어찌된 영문일까. 이 부조화는, <1박2일>의 투어가이드 나영석 PD 역시, 숙련된 자발적 여행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로 어렴풋이 납득이 간다. <1박2일>은 번번이 시청자에게 권할 만한 행선지를
고현정의 ‘쪽’ - 계획이 어그러질 때 심장이 짜릿짜릿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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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영화주간지 기자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난 김미영 셰프는 영화가 아닌 요리를 택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 있기도 했지만 ‘매체’가 영화에서 요리로 달라질 뿐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요리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만들어본 음식 중 하나가 ‘라타투이’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에도 나오는 이 프랑스식 야채스튜는 한국 요리로 치면 김치찌개랑 비슷하다. “집집마다 김치 맛이 다르고 찌개 맛이 다르잖아요. 라타투이도 100명이 만들면 100가지 맛이 날 수 있는 요리예요. 엄마가 해주던 라타투이의 맛, 이라는 게 있는 거죠.” 말하자면 라타투이는 지극히 단순한 요리지만 그 안에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있는 음식이다. “<라따뚜이>에서도 입맛이 아주 고급인 음식평론가 이고가 레미가 만든 라타투이를 먹고 환상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잖아요. 그 맛의 본질
김미영 셰프의 <라따뚜이> 라타투이 파스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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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레몬파이는 영화 역사상 가장 슬픈 음식 중 하나다. 프랭키는 여자 복서 매기와 함께 홈메이드 레몬파이를 먹고 나서 말한다. “이제는 죽어서 천국에 가도 여한이 없겠어.” 그러나 매기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낸 프랭키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홀로 레몬파이를 먹는다. 아마도 눈물과 함께.
유쾌한 요리책 <이기적 식탁>의 이주희 작가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5년 전에 처음 봤다. 내가 아는 가장 근사한 주방을 가진 요리꾼답게 그녀는 영화를 보자마자 레몬머랭파이를 만들어봤단다. “요즘 세상에 파이를 집에서 만드는 사람이 어딨겠나. 한 조각에 5천원이면 사먹을 수 있잖아. (웃음) 하지만 5년 전 만들어본 레몬파이는 지금껏 영화를 보고 만든 요리 중 가장 맛있었다. 그 기억을 살려서 다시 한번 만들어볼까 싶었다.”
맞다. 홈메이드 레몬파이를 만들어 먹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의외로 레몬머랭파이는 만들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주희 작가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레몬머랭파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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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러브>의 한 장면에서 포복절도했다. 여주인공 엠마가 호감을 갖고 있는 젊은 요리사의 식당에서 새우요리를 입에 넣는 순간, 그녀의 주위에만 연극처럼 조명이 탁 켜진다. 혹시 루카 구아다그니노 감독은 <미스터 초밥왕> 같은 일본 요리만화의 팬인 걸까. 초밥을 우물우물 씹으며 “풍요로운 바다의 감칠맛이 혼을 쓸어내린다”고 외치는 과장법과 <아이 엠 러브>의 과장법에는 어쩐지 닮은 데가 있지 않은가.
여하튼 <아이 엠 러브>는 21세기의 가장 맛있는 미식영화라고 불러도 좋을 작품인데, 특히 중요한 요리는 러시아식 생선수프인 ‘우하’(уха)다. 우하는 이탈리아 상류 가문에 시집 온 엠마가 유일하게 간직하고 있는 러시아의 기억이자, 결국 파국을 불러오는 사랑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거 답답하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라면 대충 맛이라도 짐작해보련만 러시아 요리라니 어떤 맛일지 상상이 가질 않는 탓이다. 효자동에서 시끌벅적한 펍 ‘퍼
구정아 PD의 <아이 엠 러브> 우하수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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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스폰지이엔티의 조성규 대표가 최고의 영화 속 요리로 고른 <나를 둘러싼 것들>의 냄비카레를 보다 왠지 오즈 야스지로의 카레전골이 떠올랐다. <라블레의 아이들>이란 책을 보면 오즈가 같이 일하는 스탭들에게 직접 만들어 대접했다는 카레전골 얘기가 나온다. 저자는 그 카레전골의 맛이 “동료들간의 연대의식으로 유지”되는 것이었다고 쓰고 있다. <나를 둘러싼 것들>의 냄비카레가 별미인 까닭도 다르지 않다. 어리바리한 신참 법정 화가를 위해 선배들이 환영회를 열어주겠다며 기자실에서 한 냄비 가득 카레를 끓여 맥주와 함께 먹는데, 달콤한 카레와 쌉쌀한 맥주가 입안에서 엉기며 감칠맛을 내는 동안 그들도 어색함을 내려놓고 한데 어울리게 된다. 그 ‘나누어 먹는’ 행위에 스민 따뜻한 유대감이 하루하루가 살벌한 법정에 온기를 가져다준다.
<카모메 식당>을 비롯해 ‘맛’나는 일본영화를 주로 수입해 온 조성규 대표가 지인과 동료들에게 즐겨 대접하는 메뉴
조성규 대표의 <나를 둘러싼 것들> 냄비카레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