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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Pina
감독 빔 벤더스 / 출연 피나 바우쉬, 부퍼달 무용단원들 / 수입·배급 (주)영화사 백두대간 / 제작연도 2011년 / 상영시간 106분 / 개봉 8월30일
우리 시대 무용의 전설 피나 바우쉬는 지난 2009년 6월30일 천국으로 스텝을 밟으며 떠났다. 누군가는 피나 바우쉬와 부퍼달 무용단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야 했고, 그건 당연히 바우쉬의 오랜 친구였던 빔 벤더스여야만 했을 것이다. 벤더스는 피나 바우쉬가 평생을 바친 부퍼달 무용단의 단원들을 만나 살아생전 바우쉬의 흔적을 하나둘씩 채집하고,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에도 등장했던 <카메 뮐러> 등 바우쉬의 대표작 중에서 가장 신들리게 아름다운 부분들만 오려내 스크린에 되살린다. 오랜 팬이라면 무대가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재연되는 부퍼달 무용단원들의 춤으로부터 새로운 피나 바우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피나>는 빔 벤더스가 애초에 의도했던 대로 3D로 개봉한
[Coming soon] 무용의 전설 <피나> P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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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6월6일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1945년 8월15일도 아니고 1950년 6월25일도 아닌 애매한 숫자 1949년 6월6일…. 솔직히 나 역시 오랫동안 그랬다. 지금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가 아니었다면 아마 죽을 때까지 ‘1949.6.6’이란 날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가제는 ‘독립 유공자 후손들’이다. 자료조사를 하던 중 자연스럽게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자제분을 만나게 됐다. 아마 김상덕이란 이름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상당히 낯설지 않을까 싶은데, 임시정부에서 문화부장(장관급)을 역임한 독립운동가다. 김구 선생과 중국 땅에서 풍찬노숙하며 자신의 삶을 오롯이 독립운동에 바쳤던 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무슨 전래동화같이 느껴질 테니 좀 다르게 말해보자.
김상덕은 청년 시절 도쿄 유학생 신분으로 (교과서에 나오는) 2·8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주역 중 한명이다(참여자 중 한명이었던, 하지만 훗날 친일의 길을 걷는 인물로 우리가 잘 아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19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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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솔직히 약간 속은 기분이다. 먼저 선보인 싱글 <Moves Like Jagger>는 그들 이력을 통틀어 가장 도전적이고 세련된 곡이라 생각했고, 그러므로 앨범엔 당연히 그에 준하는 수준급 디스코가 다량으로 대기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팝과 록을 잘 배합하는 무난한 마룬 파이브가 전부다. 나무랄 데 없이 기량이 잘 유지된 앨범이긴 해도 기대했던 도약이 많이 아쉽다. 다시 정리하자면 ‘싱글>>>넘사벽>앨범’.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건 분명 라디오친화적인 음악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들을 수 있고, 카페의 배경음악으로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이 음악이 라디오에서 오래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난 이 앨범에서 마룬 파이브만의 특징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특징 없는 달달한 팝송이 계속 반복된다. <This Love>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This
[MUSIC] 이렇게 무난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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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발매되는 대부분의 카메라는 동영상 기능이 있다. 심지어 기능만 따지면 10여년 전 발매된 전문가용 캠코더를 능가한다. 소니의 NEX 시리즈가 그렇고 캐논의 5D 시리즈도 그렇다. 요즘은 영화 현장에서도 5D로 촬영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누구라도 쉽게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시대, 피코 플렉스 돌리 키트는 귀여운 조력자다. 카메라를 정해진 앵글로 고정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도 가능하다. 아주 손쉽게 멋진 앵글의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이다. 장난감 자동차처럼 생긴 이 제품의 사이즈는 고작 15cm, 무게는 224g에 불과하지만 DSLR도 가뿐하게 고정 가능하다. 당연히 아이폰도 사용 가능하다. 유튜브에서 관련 동영상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I can do it’을 외칠 거다. 17만원.
[gadget] 문제없어! 360도 회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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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크기 356 X 550 X 275mm(W X H X D), 무게 16.5kg
특징
1. 습기뿐 아니라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걸러주는 공기청정 필터.
2. 비싼 신발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소식. 호스를 이용한 집중 건조 기능.
3. 한달 내내 써도 커피 한잔 값. 저렴한 전기료.
가뭄이 너무 심해 이대로 말라죽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며칠 전 다행히 반가운 비소식이 있었다. 속이 바짝 타들어갔을 농민들을 생각하면 오랜만에 만난 비가 반갑기도 했지만 곧 다가올 장마를 생각하니 걱정도 됐다. 비만 오면 속 썩이던 습기 말이다. 반지하뿐만 아니라 괴로운 건 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항상 챙겨가야 하는 우산, 축축한 실내 공기, 벽면에 달라붙는 곰팡이, 마르기는커녕 냄새까지 풍기는 축축한 빨래.
사실 에어컨을 켜면 이 모든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방도 시원하고, 습기도 사라진다. 하지만 고위 관리들까지 나서서 에너지 절약하자는 마당에 장시간 에어컨을
[gadget] 장마철 습기 걱정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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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7월19일까지
장소: 테이크아웃드로잉 녹사평
문의: http://takeoutdrawing.com
그림이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낡은 질문이지만 어떤 그림을 보면 아스피린으로도 해결되지 않던 묵은 마음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 찾아온다. 뜨거운 여름, 최은경의 그림을 보면 더위와 찾아온 약간의 울렁거림을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작가 최은경에게 그림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일이다. 그림과 그리움은 등을 맞대고 닿아 있고, 열(熱)과 그 열을 내리는 행위로서의 치료제가 붙어 있다.
<여름 산책길>은 투명한 여름빛이 숲과 바람의 녹색 기운과 만나 ‘흔들리는’ 상태를 담아냈다. 그림 속에는 뜨거운 공기에 휩싸인 여름 길 위를 걷고 있는 몇몇 사람들이 보인다. 작가의 그림을 바라볼수록 그의 풍경들은 모두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나무도, 바람도, 색깔도, 빛도, 눈에 남아 있는 잔상들도 모두 일렁거린다. <밤산책길>과 <겨울여행,
[전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당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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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8월12일까지
장소: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문의: moca.go.kr
미술관 하면 하얀 벽을 압도하는 거대한 그림을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이 전시 뭐야”라고 할 것이 분명하다. 어떤 체계로도 완벽하게 묶이지 않는 이상한 움직임의 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무용수인지 조각인지 가수인지 알 수 없는 이들이 산만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무용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부제는 너무 투박하고, 무용이 아니고 싶은 무용+안무와 망상이 합쳐진 지시문+ 작품과 관람자의 경계가 흩어진 작가의 시도가 한데 모여 있다. 전시장 가는 길도 멀다. 대공원역에 도착해서 코끼리 열차를 타고 동물원 옆 미술관에 도착하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다.
2010년 영국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열린 <MOVE: Choreographing You>의 순회전인 <MOVE>전은 1960년대 이후 서구에서 등장한 퍼포먼스의 역사에 기반을 둔다. 시작은 친구들끼리 살짝 보여주거나 동네 주
[전시] 움직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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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현상이 검열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 참고로 이 말을 한 사람은 아라키 노부요시.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천재로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파격으로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야한 사진’의 대명사로 기억되는 사진작가 아라키 노부요시 말이다. 위의 말은 폴라로이드에 대한 글에 등장한다. “폴라로이드란 건 현상이 필요없어요. 현상이란 것은 요컨대 검열을 한다는 건데요. 몇년 전 이야기지만 컬러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더니 ‘이런 건 현상할 수 없습니다. 이걸 현상한 게 발각되면…’ 하고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우리 현상소는 전혀 관계없고, 당신 개인이 제멋대로 현상했다고 한마디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못하겠다고 하면서 무슨 일이 생기면 현상소가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론은? “인스턴트카메라 회사는 그런 말을 하지 않지만, 인스턴트라는 것은 결국 폴라에로, 에로틱을 위한 도구라는 겁니다. 연인의 거기를 찍는다든가 하는 사생활에 딱 맞는 카메라죠, 폴라로이드는. 그래
[도서] 사진찍고 싶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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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 뺑소니, 재난. 극한 상황이 닥치면 요즘엔 아빠가 전문가다. 할리우드영화(<테이큰>), TV드라마(<추적자>) 모두 아빠가 해결한다. 기생충 연가시의 재난에 대처하는 것도 바로 아빠다. 거대 기생충 ‘연가시’가 사람 몸에 기생한다는 가정하에서 출발한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다툼과 속물근성, 정부의 안일한 대책에 평범한 가장을 대치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모순과 치부를 드러낸다. <바람의 전설> <쏜다>로 세 번째 연출에 도전한 박정우 감독의 신작이다. 접근방식과 장르 모두 의외지만 주제의식은 그대로다
-기대작으로 인터뷰한 게 벌써 1년 전이다. 드디어 <연가시> 모습이 공개됐다. (힌트를 주자면) 영화 보고 우동은 못 먹겠더라. 비주얼적 충격효과가 확실히 컸다.
=질감, 크기, 움직임 모두 고민이었다. 질감 표현이 어렵더라. 실제는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모자이크 무늬인데 그걸 사람 몸에 기생하는 걸로 크게 하고 보니 구
[박정우] 현실에도 변종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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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얼마 전까지 방영된 올리브 채널의 푸드 에세이 <이하늬의 비건 레시피>도 그중 하나였다. 물론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하늬가 진행한 그 프로그램을 유심히 본 까닭은 내가 아는 이하늬의 모습과 달랐기 때문이다. <불굴의 며느리>(2011), <불후의 명작>(2012) 등 드라마에서 그는 대체로 당차고, 자기주장이 강한 도시 여자였다. 반면, 요리 프로그램 속 그는 어찌나 상냥하고 친절한지. 몇번 연습을 해본 듯한 조리 실력이며, 누구나 들어도 쉽게 이해가 되는 멘트며, 재료를 꼼꼼하게 손질하는 태도며, 방송 속 그는 정말 요리를 사랑하는 여자였다. 그런 여자라면 자신이 맡은 캐릭터도 진정 아끼고 사랑할 줄 알 것이다. 살인기생충을 소재로 다룬 재난영화 <연가시>에서 끊임없이 정부 시스템에 항의하는 국립보건원 연구원 연주를 맡은 이하늬를 만났다. 영화 데뷔작 <히트>(2011)에 이은 두 번째 영
[이하늬] 할 말 다 하면서도 사랑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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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연가시> 서울을 물바다로
[정훈이 만화] <연가시> 서울을 물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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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0일부터 열흘 동안 부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기획전 ‘영화가 사랑한 괴짜들’이 열린다. 괴짜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영화는 어떤 괴짜들을 사랑하며 왜 사랑하는 것일까? 그들이 우리가 보기에 이상한 행동을 하고 우리의 행보와 다른 길을 걸어가는 것 같지만 그들의 삶도 우리 삶의 한 단면이다. 이번 기획전에서 상영되는 영화에는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과 그들의 열정에 대한 부러움과 사랑의 시선이 공존하며 가득 녹아 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작가, 화가, 영화감독, 배우, 코미디언, 만화가, 뮤지션, 야구단장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분야에서 다양한 그들의 삶의 열정들을 만날 수 있다.
밀로스 포먼 감독의 <맨 온 더 문>은 미국 코미디계의 전설 앤디 카우프먼의 생애를 다룬다. 클럽무대를 전전하던 카우프먼은 TV 시트콤에 출연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코미디언이 아니며 춤추고 노래하는 사
[영화제] 4차원 영혼들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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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리미트리스>를 보면 뇌 활동을 100%로 올리는 약을 먹고 두뇌 능력이 뛰어나게 향상되는데, 그런 약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A. 먹기만 하면 단 하루 만에 3개 국어 습득과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연주할 수 있다니, 그런 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약만 손에 넣는다면 세계 최고의 재벌이자 뛰어난 전투 능력까지 갖춘 아이언맨도 부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선 그런 약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찾아보기 위해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공익기관 약학정보원 홈페이지에서 검색을 해봤는데요. 시중에 나와 있는 약 중에는 그런 약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약이 개발 가능한지 여쭤보기 위해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D제약의 제약 연구원과 전화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현재의 기술로는 뇌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약은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해준 연구원은 “대신 두뇌 활동을 촉진해주는 건강식품으로 어느 정도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궁금증을 해결
[cinepedia] <리미트리스>를 보면 뇌 활동을 100%로 올리는 약을 먹고 두뇌 능력이 뛰어나게 향상되는데, 그런 약을 만드는 게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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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족들을 무사히 구하게 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여기 일단 물이라도 드시면서.
=아니 됐어요. 물 말고 콜라. 콜라 없어요? 물은 가족들이 마실까봐 내가 다 마셔버려서 청량음료가 먹고 싶긴 한데.
-콜라는 없는데. 그나저나 너무 안됐습니다. 식구들이 물을 마시면 안되니까 아예 그걸 다 마셔서 없애버린 희생정신.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그동안 식구들한테 소홀했던 걸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나저나 이번에 식구들이 연리지, 아니 연가시에 감염된 이유가 뭔가요? 죄송합니다. 이름이 너무 헷갈려서 실수를 했네요.
=괜찮아요. 저도 처음에는 ‘해품달’처럼 무슨 줄임말인가 했어요. 경상도 친구들은 그게 무슨 생선가시 같은 거냐며 ‘연까시’라고 하더군요. 암튼 지난해에 식구들이 강원도로 캠핑을 갔거든요. 원래 제가 데리고 가야 하는데 갑자기 급한 회사 일이 생겨서 가족들만 갔죠.
-지난번에는 마라톤 한다고 밤낮으로 허벅지 찔러가며 운동만 하시고, 이번에는 제약회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세상 모든 일은 다 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