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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돌 그룹의 역사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보았다. 지금까지 명멸해간 모든 아이돌의 역사를 담진 못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아이돌 소사(小史)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하고 H.O.T.가 데뷔했던 1996년부터 동방신기를 필두로 한 2세대 아이돌들이 한국의 대중문화를 점령하기에 이른 2012년 현재까지 굵직한 사건들을 정리한 소사. 그러니 행간이 너무 넓다고 섭섭해하지 마시길.
1세대
1996
★9월 H.O.T. 데뷔 기획부터 데뷔까지 철저한 관리를 거쳐 탄생하고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에서 H.O.T.의 등장을 1세대 아이돌의 시작으로 본다.
1997
★4월 젝스키스 데뷔
★12월 S.E.S. 데뷔
★12월 젝스키스, 댄스 그룹 최초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콘서트 개최
1998
★3월 신화 데뷔
★5월 핑클 데뷔
★7월 젝스키스 주연의 <세븐틴> 개봉 태흥영화사에서 제작한 <세븐틴>은 십대들의 우상이던 아이돌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십대들의 고민
진화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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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 하나, 보험 하나, CMA 통장 하나. 가진 금융상품이라고는 이것밖에 없는데, 어느 날 증권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 광고에서 티아라의 함은정은 “당신의 자산, 대우받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함은정의 질문이 이끈 호기심은 내 자산의 안정성이 아니었다. ‘자산.’(資産)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유형·무형의 재산. 이 단어가 무대에서는 <롤리폴리>를 부르고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결혼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돌이 던지기에 적합한 메시지일까? 금융광고는 신뢰성을 우선으로 하고, 성공모델의 표본을 내세우며 지킬 자산이 있는 30, 40대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 광고에 대부분 부모가 자산관리를 해주는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생각해볼 수 있는 이유는 몇 가지가 되지 않았다. 티아라라는 걸그룹에 빠진 수많은 삼촌 팬들을 겨냥했을까? 아니면 2012년 한국사회에서는 아이돌이 누구보다도 강력한 성공모델인 걸까? 그러고보니 이전에는
아이돌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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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의 음반을 구입한 적이 없고, 아이돌의 콘서트에 간 적도 없으며, 아이돌의 사진을 바탕화면에 깔아놓지도 않은 당신께 묻는다. 당신은 정말 아이돌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황금어장-라디오스타>를 보며 규현의 독설에 웃은 적이 없고, <건축학개론>을 보며 수지의 미소에 반하지 않았고, 박유천의 라면 CF를 보며 정말 하얀 면발에 군침이 돌지 않았다고 해도 그외 수많은 시간 동안 당신은 아이돌을 만나고 있다. 시골의 할머니들도 슈퍼주니어는 몰라도 드라마에 나온 이승기와 윤아는 안다. 그만큼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이들도 아이돌 없이는 대중문화를 향유하기 어려운 시대다. 아이돌과 아이돌을 키우는 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아이돌의 영역 확장과 매니지먼트의 사업 다각화를 이끄는 동력에 대해 탐구했다. 수많은 영역 가운데 과연 영화는 그들에게 어떤 것이고, 영화인들은 아이돌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마지막으로 JYP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공화국에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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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앞둔 채닝 테이텀의 <매직 마이크> Magic Mike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 출연 채닝 테이텀, 알렉스 페티퍼, 매튜 매커너헤이 / 수입·배급 (주)누리픽쳐스, (주)나이너스 엔터테인먼트 / 개봉 8월2일
만약 당신이 슈퍼스타가 됐다면 절대 사람들에게 말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과거지사다. 특히 당신이 플로리다의 스트립 클럽에서 옷을 벗고 춤을 추던 스트리퍼였다면 더더욱. 그런데 채닝 테이텀은 스트리퍼로 일하던 과거사를 아예 영화로 만들어버렸다. 스트립 클럽 최고의 인기 스트리퍼인 매직 마이크(채닝 테이텀), 새롭게 스트리퍼의 삶에 뛰어든 키드(알렉스 페티퍼)는 여성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나체로 춤추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다가 사랑이 찾아온다. 스트립 클럽 멤버들과 해변가의 파티에 간 매직 마이크는 키드의 누나인 브룩(코디 혼)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낮과 밤이 다른 자신의 생활에 조금씩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7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박스오피스 Up&D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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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그다지 젊지도 않고, 큰 키에 비해 비율도 그저 그렇고, 이마도 까지기 시작한 아저씨라고…. 그의 덫에 걸려들지 않으려 애써 투덜거려 본들 마이클 파스빈더의 뇌쇄미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어리광 부리느라 정신없는 돌연변이들 사이에서 슬픈 눈빛 레이저를 마구 발사해대는 그(<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자신이 얼마나 망가질지 모르는 채 자기기만적 태도로 한 여자를 향해 돌진하는 그(<데인저러스 메소드>), 짧은 금발머리를 빗어 넘기며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한 장면을 따라하는 모습이 딱 어른의 몸을 한 소년의 그(<프로메테우스>)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자제력은 풀어진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빠져나간다. 이 세편을 포함해 지난 20개월간 6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그는 36살에 할리우드 감독들이 가장 탐하는 배우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그는 어디 숨어 있다 이제야 나타난 것일까.
“작은 물줄기가 흘러 큰 강이 되리라.”(The
메소드 연기의 새로운 스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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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라는 동네는 매년 희한한 사건이 많이 벌어지는 동네다. 만약 2012년 할리우드의 가장 희한한 사건을 선정해야 한다면 <지.아이.조2>의 개봉 연기 사태는 리스트의 상위권에 들어가야 마땅하리라. 영화사 파라마운트는 올해 6월29일 개봉예정이던 <지.아이.조2>의 개봉일을 개봉 한달 전 갑작스럽게 2013년 3월로 연기했다. 영화사는 3D 변환에 걸리는 시간 때문이라고 했지만 그 동네 언론들이 캐낸 진짜 이유는 다른 것이었다. 속편에서는 카메오 수준으로 출연한 1편의 주연 채닝 테이텀의 분량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이쯤되면 우리는 파라마운트 중역들이 내부 시사를 마친 뒤 벌였을 법한 난상토론을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채닝 테이텀이 나오자마자 죽는 이유가 뭐지? 뭐, 2편의 주인공은 드웨인 존슨이랑 브루스 윌리스라고? 도대체 채닝 테이텀 분량을 왜 이렇게 축소한 거야? 2편을 기획할 땐 별로 유명한 배우가 아니었다고? 당신들 다 잘리고 싶어? 당장 채
그의 연기는 그의 육체만큼 섹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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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두 남자는 채닝 테이텀과 마이클 파스빈더다. 하나는 미국 시골 출신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 출신이다. 둘의 마력은 지적인 두뇌와 그게 필요없을 정도로 열광적인 ‘몸’의 스펙터클이다. 그런데 왜 둘을 하나로 묶어서 소개하는 거냐고? 두 매력남들이 스티븐 소더버그의 <헤이와이어>에 조연으로 출연한 김에 그냥 한번 묶어봤다. 이렇게라도 찬사를 한번 보내보고 싶었다.
그리고 신은 그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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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섭외가 많을 것 같은 데 왜 한번도 안 나오시나요?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같은 데 한 번 나오시면 팬층이 더 두터워질 텐데요…. 저희 엄마 완전 팬이세요. 예전 아침드라마 출연한 걸 보시고선~. _고고학자(미투데이)
=글쎄요. (만약에 <힐링캠프…>에 출연한다면 무엇을 힐링하고 싶냐는 질문에) 치유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기보다…. 이경규씨, 한혜진씨, 김제동씨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뭐든지 힐링해주지 않을까 싶고.
-<도둑들>에서 팹시가 아닌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_최엄지(페이스북)
=같은 여성 캐릭터 중에서 보면 예니콜(전지현)이나 씹던껌(김해숙) 다 매력 있는데, 대본 봤을 때 가장 마음에 든 건 씹던껌이다. 내가 좀더 나이가 들어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스틸컷을 보니까 콧수염이 있던데 본인의 첫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었나요
[도둑들] SNS(미투데이, 페이스북)를 통해 받은 <씨네21> 독자들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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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은 <도둑들> 중 캐스팅이 가장 까다로운 배우였다. 최동훈 감독에게 김수현은 ‘기준미달’이었다. 막내도둑 잠파노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어도 극의 균형에서는 한치 빠져서도 안되는,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의 에너지를 다분히 나눠가질 수 있는 배우여야 했다. “이미 김수현은 <드림하이>로 가능성이 입증된 때였고, 주변에서도 가장 추천을 많이 한 배우였다.” 최동훈 감독의 딴죽은 그래서 ‘잠파노 역을 하기에 이미 너무 유명했다’는 정도였다. “감독님이 역할이 크지 않으니 미안해서라도 너를 캐스팅하기가 쉽지 않다고. 근데 난 드라마 몇편 한 거지 영화는 처음이다. 오히려 좋더라. 그러니 부담이 덜해지고, 부담이 줄어드니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기니 배울 기회도 더 많아지더라. 내겐 최고의 캐릭터였다.”
42.4%라는 기록적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모두가 ‘훤앓이’를 하는 와중에, 김수현은 이미 도둑팀의 임무를 완수했다.
[김수현] 영화를 품은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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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씨네21>(408호 ‘전지현에 대한 3가지 보고서’ 기획기사 중)은 전지현에게 “10년 뒤면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적 있다. 그때 그의 대답이 궁금하지 않은가. “물론 여자니까, 결혼을 했을 것 같고. 연기를 계속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해외로) 많이 나가고 싶다.” 놀랍게도 세 가지 예상 모두 적중했다. 얼마 전 결혼을 했고, <도둑들>을 찍었고 현재 류승완 감독의 신작 <베를린>도 찍고 있다. 그리고 <블러드>(2007), <설화와 비밀의 부채>(2010) 등 해외 프로젝트도 몇편 경험했다. 그러나 이 얘기를 들은 전지현은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 맞았네.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너무 어렸을 때라. 그런 예상을 했다니 신기하다.”
잠깐 잊고 있었다. 무심하고 시크하면서도 장난기 많고 건강했던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말이다. 영화면 영화, CF면 CF
[전지현] 해피엔딩은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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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은 뽀빠이의 자존심인데 그걸 마카오 박한테 뜯긴 거지!” 차분히 말하던 이정재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멋있다’라는 표현보다 ‘허세’라는 표현이 어울릴 콧수염을 자존심처럼 지키는 남자, <도둑들>의 뽀빠이는 그런 남자였고 이정재는 뽀빠이가 된 것처럼 장난기 섞인 분함을 감추지 못했다. 뽀빠이에게 마카오 박은 그가 훔치고 싶은 것들을 모두 갖춘 동경의 대상이자 언제라도 짓밟고 싶은 가장 큰 적수다. 그래서 마카오 박에게 뽀빠이의 콧수염이 무참히 뜯기는 순간 관객은 묘한 쾌감과 함께 발가벗겨진 뽀빠이를 목격하게 된다. 그날, 가장 치욕적인 순간인 ‘콧수염 장면’을 설명하는 이정재는 다시금 그 현장에 선 것처럼 보였다.
얼핏 허세어린 콧수염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캐릭터 같지만 뽀빠이는 <도둑들>에서 탐욕, 사랑, 배신, 동경 등 자신의 내면을 가장 다양하게 드러내 보이는 인물이다. 이정재 역시 “본인은 굉장히 명석한 줄 알지만 실은 모든 게
[이정재] 댄디가이의 끝없는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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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이 인터뷰가 <타짜>의 정 마담과 <도둑들>의 팹시에 대한 비교가 아니면 좋겠다.” 아마도 <도둑들>의 합류를 결정하고 가장 많이 들었을 질문. 김혜수는 그 비교를 일단 내려놓자고 제안한다. “흔히 말하는 이전 캐릭터를 뛰어넘는다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 좋은 건 좋은 것대로 보존돼야지, 만날 자기를 뛰어넘고 싶지도 않고.”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저음과 고음을 절묘하게 오가는 어투, 똑 부러지는 화법. 확신에 찬 태도. 인터뷰를 하는 그녀의 모든 것이 정 마담의 것을 똑 닮아 있다. <타짜>의 정 마담은 배우를 관찰하고, 그 배우의 말투와 표정까지 시나리오에 반영하는 최동훈 감독에게 포착된 자연인 김혜수가 틀림없다. 어쩔 수 없지만, 이러니 팹시와 비교를 시도할밖에 없다. <타짜>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도둑들>의 팹시엔 어떤 김혜수가 반영되어 있을까. “감독님이 정 마담을 내가 가진 외적 이미지의
[김혜수] 물러서서 조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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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연기파야? 액션배우지.” 사진 촬영을 위해 옷 갈아입다 말고 나온 김윤석을 누군가가 치켜세웠나보다. 심드렁한 김윤석의 저 반응은 겸손을 가장한 표현이 아니다. 전작을 일일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만 최근의 <황해>만 봐도 그는 정신없이 먹잇감을 뒤쫓고, 족발이든 도끼든 손에 잡히는 거라면 뭐든지 집어들어 괴물처럼 휘두르지 않았나. <완득이>의 동주 선생은 잠시 잊자. 조선족의 내면을 보여줘야 했던 구남(하정우)과 달리 영화 속의 면가(김윤석)는 조선족의 끈질긴 생존본능과 그것으로 인한 극단적인 육체성을 겉으로 드러내야 했다. 그 광기를 그의 오랜 동료 최동훈 감독이 놓칠 리 없다. “<황해> 시사를 마친 뒤 따로 술 한잔 더 했다. 그때 <도둑들> 얘기를 처음 꺼내더라. 중국어하는 거 보니까 간지도 나고, 중국어 대사도 가능하겠다고 하더라. (웃음)” <타짜> <전우치> 등 최동훈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에 출
[김윤석] 액션으로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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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렬 구조다. 한·중 연합 도둑들이 마카오 카지노에서 300억원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동안, 10명의 배우들은 관객의 마음을 훔쳐야 한다. 수치로 볼 때 n분의 1이니 배우당 책임의 분량이 적어질 거라고 판단하기 쉽다. 그건 명백한 오해임을 알려둔다. 극적 클라이맥스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이 영화에서 배우들은 각 신을 완벽히 장악해야 한다. 쿨하고 멋있는 <오션스 일레븐>의 도둑들 대신, 홍콩 누아르에서 튀어나온 듯한 사연과 정서까지 모두 통틀어 표현해야 한다. 도드라지지 않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절체절명의 미션. 캐릭터의 경합이 아니라, 이건 분명 겁이 날 정도의 연기 각축전이다.
‘최동훈 사단’이라 불리는 김윤석, 김혜수와 새로 영입된 이정재, 전지현, 김수현 다섯 배우를 <도둑들>의 이름으로 소환했다. 공덕동 스튜디오가 원래 작긴 하지만, 이번엔 다섯 배우의 에너지를 담기에 좀 심각할 정도로 협소해 보였다.
[도둑들] 배우의 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