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트시네마는 3월5일부터 24일까지 20일 동안 작품성과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소외받은 영화들을 모아 특별전을 개최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부재를 단 이번 행사를 위해 각국의 수작 15편이 뭉쳤다. 유운성•이용철 영화평론가가 참여하는 비평가 좌담 행사(3월17일)를 비롯해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직접 진행하는 시네토크(3월9일)와 상영 전 영화 소개(3월16일) 등의 특별행사가 마련되어 있다.(www.cinematheque.seoul.kr 참조)
프로그램 중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4월 개봉예정작 <홀리 모터스>다. 지난해 칸영화제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이 작품은 새벽부터 한밤까지 한 남자의 하루를 뒤쫓아, 그가 연기하는 아홉 가지의 삶을 보여주며 진행되는 일종의 ‘영화에 대한 영화’다. <폴라X> 이후 레오스 카락스가 만든 13년 만의 복귀작. 드니 라방과는 21년 만에 다시 장편에서 조우했다. 루이스 브뉘엘의
[영화제]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것
-
‘귀국사업’으로 북한에 거주하게 된 성호(아라타)는 25년 만에 뇌종양 치료차 일본에 사는 가족들을 방문한다. 일본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은 단 3개월뿐.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 했던 그에게 가혹할 만큼 짧은 시간이다. 게다가 지근거리에는 늘 북한 감시원(양익준)이 있다. 동생 리애(안도 사쿠라)는 이 모든 상황을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그저 화가 나고 원망스러울 뿐이다.
저마다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묻어두는 우물이 있다면, 재일동포 2세인 양영희 감독의 우물에는 비극적인 가족사가 잠겨 있다. 그가 만든 두편의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2006)과 <굿바이, 평양>(2011)을 봤다면, <가족의 나라>의 인물과 설정이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것이다. 다큐멘터리에서 극영화로, 같은 이야기의 다른 풀이를 시도한 이유는 뭘까. 이미 말한 것보다 아직 말하지 못한, 그러나 꼭 말해야 할 것들을 말하고야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 가족 <가족의 나라>
-
‘제로 다크 서티’는 자정이 30분 지난 시각을 가리키는 군사용어다. 2011년 5월 미국 CIA가 벌인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이 행해진 시각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적외선 안경을 낀 특수부대를 태운 블랙호크 헬기 두대가 파키스탄 국경을 넘어 빈 라덴의 거처 앞마당에 내려앉는다. 빈 라덴을 잡을 생각만으로 이 악물고 버텨온 CIA 요원 마야(제시카 채스테인)가 고대해온 순간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CIA에 영입된 그녀는 지난 10년간 알 카에다의 연락책이자 빈 라덴의 최측근인 한 남자를 추적하는 일에 매달려왔다. 그녀에게 다른 삶은 없다. <제로 다크 서티>의 8할은 그녀가 그 지독한 시간을 버텨내는 데, 나머지 2할은 최후 작전의 긴박함을 전달하는 데 소요된다. 그리고 마지막 찰나가 그 10년의 시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 그녀의 표정에 깃든 허탈함에 할애된다.
전작 <허트 로커>의 연장선에 서 있는 캐스린 비글로 감독의 욕망은 분명해 보인다
빈 라덴 체포작전 <제로 다크 서티>
-
영화 <키스>는 키스를 소재로 한 8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현철 감독의 <러블리>는 키스 신을 넣을 건지 말 건지에 대해 영화감독과 시나리오작가가 벌이는 승강이를 중심 소재로 다룬다. 로맨틱코미디에서의 키스, 남자가 생각하는 키스와 섹스, 여자가 생각하는 키스와 섹스에 대한 단상을 보여준다. 강호준 감독의 <행복한 오후 2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 스튜디오에 갇힌 PD와 아나운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들의 키스는 살아 있음과 삶에 대한 뜨거운 존재 증명이며 사랑과 고백의 표현이다. 김진희 감독의 <키스 미>에서는 인간의 충동과 욕망으로서의 키스를 먹는 행위와 맛과 향에 빗대어 버무려낸다. 황희성 감독의 <달인>에서 키스는 노동으로서의 키스이며 돈을 버는 수단이자 직업이다. 키스방에서의 에피소드를 통해 자본의 논리에 의해 키스마저 돈을 받고 파는 세태를 보여준다. 서용호 감독의 <소녀시대>
키스의 수많은 양상 <키스>
-
-
킬러조(매튜 매커너헤이)는 경찰이지만 부업으로 청부살인을 한다. 크리스(에밀 허시)는 여동생 도티(주노 템플)와 아버지 안셀, 그리고 새어머니 샬라와 살고 있다. 빚 독촉에 시달리던 크리스는 친어머니가 보험에 든 사실을 알게 되고 친어머니가 죽게 되면 여동생 도티에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얘기를 듣는다. 크리스는 아버지 안셀을 찾아가 그 사실을 얘기한다. 둘은 보험금을 나누기로 합의하고 킬러조에게 살인을 청부한다. 하지만 선불을 요구하는 킬러조에게 줄 돈이 없자 크리스는 일이 끝나면 돈을 주기로 하고 대신 킬러조는 도티를 담보로 삼는다. 도티를 담보로 삼은 킬러조는 도티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진다.
영화는 상황 설정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아버지와 아들은 돈 때문에 자신의 부인이자 어머니를 죽이고 오빠는 돈 때문에 어린 여동생을 살인청부업자한테 넘긴다. 법을 수호해야 할 경찰은 돈 때문에 청부살인을 부업으로 하고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는다. 또 부인은 남편의 전 부인의 애인과 지속
인간이 가진 욕망의 모습 <킬러조>
-
<잭 더 자이언트 킬러>는 영국의 전래민화 ‘잭과 콩나무’와 그와는 또 다른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이야기를 합쳐놓은 변형이지만, 무엇보다 <반지의 제왕>의 아동용 롤러코스터 버전이다. 핵심 모티브로 작동하는 구전민담 속의 ‘절대 왕관’은 바로 ‘절대 반지’의 또 다른 이름이며, 거인족은 누가 봐도 보다 덩치가 큰 오크족들이다. 게다가 그 거인들의 존재로 인간들은 본의 아니게 상대적으로 작고 귀여운 호빗이 된다. 그들은 인간세계와 거인세계를 오가며 끝없는 추격전을 벌인다. 그러다 보니 콩나무의 성장속도는 그야말로 LTE급이다. 콩나무의 줄기가 바로 액션을 위한 와이어로 기능한다. 물론 가장 핵심적인 것은 CG로 만들어낸 거인족들의 비주얼이다. <아바타>에 사용된 실시간 증강현실 시스템인 ‘시뮬캠’을 도입해 날렵한 신장 8m가량의 거인들을 만들어냈다. 종아리만 드러나는 첫 등장부터 거인은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잭(니
하늘과 땅 사이의 거인세계 <잭 더 자이언트 킬러>
-
<전설의 주먹>
감독 강우석 / 출연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 강성진, 성지루 / 개봉 4월 예정
전설은 여고에만 떠도는 것이 아니다. <써니>가 사춘기 시절을 추억하는 ’아줌마’들의 판타지였다면, 이제는 아저씨들의 전설을 얘기할 때다. 이종규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의형제>의 장민석 작가가 각본을 쓰고 강우석 감독이 연출한 <전설의 주먹>은 학창 시절 ‘전설’로 불렸던 남자들이 격투 프로그램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다. 국숫집 사장이 된 덕규(황정민)와 대기업 부장 상훈(유준상), 단란주점 종업원 재석(윤제문)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이들 사이의 숨겨졌던 사연이 밝혀질 예정이다. 한국 영화계의 든든한 허리인 세 배우의 연기와 정두홍 무술감독이 설계할 액션장면, 그리고 강우석 감독의 노련함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낳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Coming Soon] 학창 시절 ‘전설’이었던 그들의 재회 <전설의 주먹>
-
Q. 영화 <사이코메트리>에서 김준(김범)은 초능력을 이용해 날아오는 비둘기를 만져보고 사건의 정황을 추측해내는데요. 서울 시내를 활보하는 비둘기들도 길들이면 개인 정보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A. 런던의 해리 포터에게 부엉이가 있다면, 서울의 김준에게는 비둘기가 있습니다. 김준이 비둘기를 소환하자 객석에서 들려온 (이 특별한 아이디어에 대한) 탄성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비둘기는 꽤 인간적인 데다 개체 수가 많죠. 건강하기 때문에 유용한 노동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도 같고요. 사단법인 한국조류보호협회에 문의 해봤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관계자는 비둘기를 마음대로 잡는 것은 일단 법에 저촉되는 일이라며 무분별한 포획은 ‘은팔찌’를 부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해당 지역 관공서 내의 공원녹지과에 가서 사전에 허락을 받는다면 괜찮다고 하더군요. 또한 어려서부터 기르면 길들일 수 있다고 하니 비둘기를 정보원으로 훈련시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듯
[cinepedia] 영화 <사이코메트리>에서 김준(김범)은 초능력을 이용해 날아오는 비둘기를 만져보고 사건의 정황을 추측해내는데요. 서울 시내를 활보하는 비둘기들도 길들이면 개인 정보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
-안녕하세요. 영화배우로 다시 돌아오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주지사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이 생각나네요. 집에서 아내와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먹으니 ‘이게 정말 사람 사는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주지사 끝나고 살 집을 굉장히 으리으리하게 지었거든요.
-아내요? 마리아 슈라이버와 별거 중으로 이혼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내가 누구랑 밥을 먹었건 간에 너무 자세하게 들어가지는 말기로 하죠. 그리고 저는 아직 법적으로 유부남이 맞습니다. 캐스팅만큼이나 이혼도 힘들어요.
-그럼 같이 자장면과 탕수육을 드신 여자 분은 누구신지?
=허허, 정말 이 사람이 지난주부터 계속 나이 든 왕년의 배우들만 만나다 보니 너무 집요해지셨어, 껄껄. 지금 내가 한국 기자 앞에 두고 한식으로 먹었다는 얘기를 안 하고 중식 얘기를 꺼내서 화가 나신 건가? 다음에는 꼭 한식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도록 해보죠. 한식의 세계화부터 힘쓰길.
-네, 알겠습니다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옥수수 탈곡은 스포츠카로
-
지난 2월15일 몬트리올 다운타운 중심지에 자리한 영화관에서 한국영화 <베를린>이 개봉했다. 많은 유학생과 교민의 적극적인 홍보로 개봉 당일 <베를린> 상영은 만석을 이뤘다. 한국영화의 자취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캐나다에서, <베를린> 같은 화제작이 한국과 2주차로 개봉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배급사 ‘시네아지’(Cine-Asie)의 공이 컸다. 시네아지는 비영리법인으로,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영화들을 캐나다의 영화제에 출품하거나, 기회가 닿으면 현지 영화관에서 상영을 추진하는 단체다. 시네아지 대표는 19년 전 캐나다 몬트리올로 영화 유학을 떠났던 이미정 감독이다. 그녀는 프랑스, 독일영화를 전공하기 위해 유학 왔다가 사람들이 아시아권 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시아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강의하는 교수들을 보며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것이 이미정 감독이 19년 전 ‘시네아지’를 설립한 이유다.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동안 꾸
[몬트리올] <베를린> 인 몬트리올
-
[정훈이 만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재벌과 콩나물
[정훈이 만화]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재벌과 콩나물
-
세 친구의 요상한 1박2일 면회기를 다룬 영화 <1999, 면회>가 화제다. 김태곤 감독이 방방곡곡 GV(관객과의 대화)를 다닌다는 소식에 영화음악에 참여한 가수 ‘씨없는 수박’ 김대중은 너털웃음을 흘린다. “GV 하면 돈 나오지 않나? 술이나 얻어먹어야겠네.” 하지만 요즘 김대중에 대한 인디 신의 심상찮은 반응을 보건대 조만간 그가 술을 살 날이 올 것 같다. 잔뜩 취한 뒤 맞이한 숙취의 아침, 그때의 텅 빈 심사로 무덤덤하게 읊어내는 듯한 그의 블루스 음악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고 있다.
-일단 축하한다. 2013년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과 최우수 록 노래부문 후보로 올랐다. 싸이, 지드래곤, 버스커버스커 등과 겨루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나도 좀 놀랍다. 본격적으로 공연 시작한 지 2년도 안된 완전 초짜인데. 당황스럽다.
-게다가 음악작업에 참여한 <1999, 면회>도 지금 반응이 상당히 좋다.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태곤이(김태
[클로즈 업] 이창동 영화도, 홍상수 영화도 그리고 이 영화도 블루스다
-
Profile
2013 영화 <1999, 면회>
2012 경기대학교 연기학과 졸업
-학교에서 연극만 했는데, 처음 겪은 영화 촬영 현장은 어땠나.
=연극무대와 달리 영화 촬영 현장은 현실감이 있는 실제 공간이라 낯설었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도 어색했다. 연극은 2~3개월 동안 합을 맞춰보고 올리는데 영화는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뽑아내야 하는 부분도 많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주요 배우들이 모두 1986년생이다) 그런 걸 다 내려놓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부담감이 없었다.
-심희섭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한참을 고민하다) 투명해지고 싶은 사람?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널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다. 그게 나의 장단점이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것 같다. 그래서 맑은 느낌으로 다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원은 순진하지만 투명한 느낌은 아니었다. 의뭉스럽달까.
=김태곤 감독
[who are you] 심희섭
-
현지시각으로 2월24일에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오스카를 세 차례나 가져갔던 메릴 스트립은 전세계의 수많은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링컨>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를 호명했다. 아카데미 최초 3회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점잖은 말투, 하지만 감격을 숨기지는 못했던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스필버그가 링컨 역에 1순위로 선택했던 배우가 메릴 스트립”이었다며 농담 속에 시상자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았다. 여우주연상은 유력한 후보였던 제시카 채스테인을 제치고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렌스가 차지했다. 무대에 올라오면서 한 차례 넘어진 그녀는 “이건 정말 미친 일이다”라며 격한 표현으로 기쁨을 드러냈다. 주로 맡아왔던 배역과 달리 똘똘하고 선한 인상으로 마이크 앞에 선 크리스토프 왈츠는 수상소감 끝에 쿠엔틴 타란티노를 바라보며 “너는 겁내지 않고 산을 올라 용을 죽이고 불의 바다를 건넜다”라고 영화 속 캐릭터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자신에
영화의 신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