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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아이>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너에게.
네가 이 비밀을 알까? 모든 영화는 각기 다른 종류의 글을 쓰고 싶게 해. 어떤 영화는 귓전에 격문을 불러줘서 받아쓰게 되고, 또 다른 영화는 기도문을 짓고 싶게 만들어. <늑대아이>를 처음으로 본 저녁에 나는 아직 작곡되지 않은 노래의 가사 같은 걸 끄적이고 싶었어. 그리고 두번째로 <늑대아이>를 보러 간 날 밤에는,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네가 옆자리에 있고 극장엔 오직 우리뿐이어서 네게 “아! 이 부분은 마치…”라고 토를 달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상상했어. 바로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이유야.
<늑대아이>는 10대 소녀 유키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를 이끌어 가. 영화의 초반은 유키의 엄마인 하나가 대학에서 수업을 청강하던 아빠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얼마 뒤 그가 늑대인간임을 알게 되고, 그래도 상관없이 계속 사랑하고, 남매를 낳아 홀로 기르게 된 역사를 들려주지. 그래, 폴린
[신 전영객잔] 그러니까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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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거진 어워즈 2011’에서 올해의 전문지로 선정되며 디지털 매거진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국내 최고 영화전문 주간지 씨네21㈜(www.cine21.com, 대표 김상윤)이 태블릿 PC에 이어 아이폰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 동안 디지털 매거진은 태블릿 PC에서만 이용이 가능하여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끊임 없는 서비스 제공 요청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새롭게 선보이게 된 앱은 오프라인 잡지의 깊이 있는 기사에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UI, 배우들의 인터뷰와 영화예고편 등 다양한 동영상이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넘어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앱 서비스는 10월 16일 875호를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에 업데이트 되며, 앱스토어 뉴스가판대 또는 엔터테인먼트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다운로드 가격은 낱권의 경우 $1.99, 1개월 구독은 $3.99, 1년(12개월)구독은 $39.99이며, 유니버셜앱으로 등록되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씨네21 스마트폰 디지털 매거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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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초조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계속 물어온다. 이상한 풍경이다. 신인배우라면 그럴 법하지만 눈앞에서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기다리는 사람은 무려 ‘소간지’, 소지섭 아닌가. 으레 하는 좋았다는 말로는 성에 차지 않나보다. 꼼꼼하게 장면 하나하나 물어보더니 회사원의 고충을 잘 담아낸 것 같단 말을 듣고야 표정이 밝아진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나도 덩달아 마음이 놓인다.
<회사원>을 통해 살인청부업자가 되어 돌아온 소지섭은 여전히 슈트가 잘 어울리는 간지남이지만 재미있다는 말보다 영화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를 먼저 신경 쓰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신인배우의 그것이다. 이제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작품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이 성실한 17년차 배우의 한 걸음 한 걸음에는 신중함과 진지함이 가득하고, 그래서 여전히 성장 중인 신인배우다.
-부산영화제 무대인사에서 배우 곽도원과 함께 ‘트윙클’ 춤추신 것
[소지섭] 밥벌이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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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좋다. 커피나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흔히 쓰는 ‘바디감’ 이라는 말을 빌리자면, 바디감은 가을볕이 단연 최고다(영어 조합어인 바디감이라는 말에 딱 맞춤한 우리말을 아직 못 찾았다. ‘밀도감×중량감’의 총체인 이 말과 적절히 바꿀 우리말이 있으면 누가좀 알려주시길). 아무튼, 계절마다 달라지는 햇살의 바디감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사계절이 있는 땅에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퍽 좋은 쾌락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하는 편.
‘햇살의 바디감’ 운운하며 마음 어딘가 간질거리는 걸 보니 가을이긴 한가보다. 며칠 전 후배에게서 이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언니, 저 가을 타나 봐요. 쓸쓸해요 으헝~.” 나는 이렇게 답문자를 보냈다. “반가운 소리! 잘 살아 있다는 증거. 가을은 타줘야 맛이지.” 후배의 답, “글쵸~ 다행이닷. 쓸쓸해서 아고라 서명하고 왔어요. 칭찬해주삼”. 나의 답, “무슨?” 후배 왈,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요”. 그러고 보니 그 후배는 몇년 전 백수생활을 청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햇살의 바디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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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변했다. 멜로영화의 대가 허진호 감독이 프랑스 작가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위험한 관계>로 돌아왔다. 하나 이 영화에서 소위 허진호식 멜로의 흔적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의 허리를 베어내며 사랑의 맨 얼굴을 들이밀던 그는 <위험한 관계>를 통해 화려하고 우아한 변신을 시도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감각적이고 세련된 화면에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바꾸었는지 이유를 물으려 찾아갔지만 얼굴을 마주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그런 생각은 눈 녹듯 사라진다. 비록 붓놀림이 바뀌었을지라도 그 속에 흐르는 섬세한 감정을 건져 올리는 솜씨는 변함이 없다. 다른 어떤 수사가 필요할까. 허진호는 허진호일 따름이다.
-중국 박스오피스 1위 축하드린다.
=개봉 첫날 1위였다. 아직은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많이 피곤해 보인다.
[허진호] 나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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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성과 디자인은 요즘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숙제다. 야마하뮤직코리아의 휴대용 기타 앰프인 THR 시리즈 역시 이러한 경향에 제대로 부응한 결과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될 법한 복고풍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데, 아니나 다를까, 2012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프로덕트 디자인 2012’를 수상했다고 한다. 물론 예쁜 생김이 THR 시리즈가 가진 장점의 전부는 아니다. 휴대용이라고는 하지만 기능은 일반 제품 못지않다. 특히 오리지널 진공관 앰프의 따뜻한 사운드와 톤을 만족스럽게 재현한다는 평. 좌우 총합 10W의 출력을 지원한다. 건전지(AA형 8개)를 전원으로 쓸 경우 지속시간은 7시간이며 AC어댑터를 활용할 수도 있다. 번들로 제공되는 전문가용 작, 편곡 소프트웨어 큐베이스 AI는 자신의 연주를 녹음하는 데 유용하다. 모두를 위한 제품은 아니지만 기타를 자주 치는 일부에게는 상당히 욕심나는 제품이다. 가격은 THR10이 40만원대, THR5는 30만원
[gadget] 기타 앰프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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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크기 1160x245x200mm
무게 3.1kg
특징
1. 웬만한 비, 물, 습기 등으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한 아웃도어 스피커.
2. 배터리 교체 시기와 라디오 주파수 조절에 도움을 주는 LED 표시기 장착.
3. 군사장비 같은 디자인이 독특하다. 문제는 3.1kg의 무게 때문에 들고 다니다 보면 행군 때처럼 지친다는 것.
1970년대 배경의 학원 드라마에는 야전(야외전축)과 한 무더기의 LP를 옆구리에 끼고 들과 산으로 놀러나가는 청춘이 곧잘 등장한다. 보기만 해도 수고로운 짓을 감수하는 까닭은 음악이야말로 낭만의 충분조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서 낭만을 즐기는 방법은 더 쉬워졌다. 요즘은 손바닥만 한 전화기 안에 LP 수십장 분량을 넣어 다닐 수 있는 시대니까. 추가로 챙겨야 할 게 있다면 괜찮은 스피커 정도? 하지만 문득 여기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게 된다. 아이팟에서 흘러나온 곡이 트래비스의 <Why does it always rain
[gadget] 비처럼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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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화선(이요원)은 참으로 박복한 여자다. 어렵게 과거를 정리해놓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와서 새 출발을 했는데 전남편이 찾아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조카가 맞는 걸 보고 구해야겠다고 전남편의 목을 조른 것뿐인데 진짜 죽을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자수할 것인가, 아니면 시체를 은폐할 것인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그때, 정적을 깨는 벨소리가 울린다. 옆집 남자, 석고(류승범)다. 도와주겠단다, 지켜주겠단다, 자신의 말대로만 하면 안전할 거란다. 그때부터 화선은 어쩔 수 없이 석고의 공모자가 된다. 이번에 처음으로 스릴러 장르에 출연한 이요원은 화선을 두고 “답답한 여자인 만큼 촬영하는 내내 힘들었지만, 덕분에 그간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보람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드라마 <마의> 촬영으로 정신없다고 들었다.
=이제 시작됐다. 성인 분량이 방영되면 더 바빠질 것 같다.
-기자 시사 때 영화는 봤나.
=봤다.
-스릴
[이요원]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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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의 원제는 ‘우리의 집들’(Nos Maisons)이다. 중세부터 20세기까지 그려진 그림(과 약간의 사진)들 속 생활공간 묘사를 분석한다. 254x235mm라는 넉넉하고 묵직한 책의 크기 덕에 그림 속 장면을 크게 만날 수 있음은 장점. 하지만 집에 대해 전문적이고 심도 깊은 분석을 담고 있지는 않다. 무심코 지나쳤던 명화 속 구석의 가구 하나하나가 말을 걸어온다.
유럽의 침대에 두터운 커튼을 친 이유를 아는 사람? 이 책에 따르면 “침대 주위로는 잠자는 사람들을 밤의 추위로부터 보호해주는 두꺼운 커튼이 드리워 있다. 차가운 바닥의 냉기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침대는 나무로 만든 단 위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침실은 바로 거실이었다. 집주인의 침대는 거실에 놓이곤 했다. 개인 공간은 없었고, 침실이 놓인 주변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지금의 거실과 같았다. 살롱(거실)이 발달하면서 침실은 비로소 사적인 공간으로 물러나게 되었다.
침실에서 시작해
[도서] 아 참 침대는 가구가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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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딱! 일주일만 만나줘…>
기간: 오픈런
장소: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문의: 1544-1555
연극 <웨딩스캔들>
기간: 오픈런
장소: 상명아트홀 1관
문의: 1544-1555
로맨틱코미디가 그립다면? 프랑스 코미디 연극 두편이 기다리고 있다. <웨딩스캔들>과 <딱! 일주일만 만나줘…>다. 두 코미디 연극은 모두 수상한 동거에서 사건이 시작한다. <웨딩스캔들>은 가짜로 게이커플 노릇을 하면서, <딱! 일주일만 만나줘…>는 동거 중인 커플 사이에 남자의 친구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수상한 동거의 이유는 각각 다르다. <웨딩스캔들> 속 주인공 앙리는 막대한 유산을 받으려면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만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앙리의 선택은 절친(당연히 남자)과의 위장결혼. 이 신혼집에 예상치 못한 손님들이 들이닥치면서 벌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극의 재미다. 그들의 관계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
[공연] 사랑하고 싶다면 웃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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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21세기에도 밥 딜런이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이 노객은 청년의 에너지를 가지고 계속해서 좋은 음악들을 발표했다. ‘이름값 버프’가 조금 있긴 하겠지만 분명 좋은 앨범이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데뷔 50주년 기념반인 이 앨범 역시 그 명성을 더 확고히 한다. 집중해 들어도, 가만히 흘려들어도 그 무덤덤한 목소리는 계속해서 오래 머문다. 연륜의 가장 좋은 예.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거장은 스트레스다. 의무적으로 섭렵하고 똑같이 감동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다. 수고를 덜어주는 뮤지션도 있다. 오늘의 우수한 음악으로 과거에 대한 관심을 일깨웠던 경우다. 여전히 탁한 소리와 묵직한 이야기로 작품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딜런이 대표적이다. 최근 선보인 긴 호흡의 포크는 추종자에게 만족, 입문자에게 감탄, 매체에 흥분인 와중에, 소리에 사로잡힌 뒤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사전과 구글을 뒤적이는 내게는 즐거운 통증이다.
최민우/
[MUSIC] 영원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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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살인의 낙인> 영화라는 지평
[올드독의 영화노트] <살인의 낙인> 영화라는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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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회사원'은 살인청부회사 영업2부 과장 '지형도'가 평범한 인생을 꿈꾸게 되면서 모두의 표적이 되는 내용을 그린 감성 액션 드라마.
[영상인터뷰] ‘회사원’ 소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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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삼국지>의 말기다. 무능한 황제 한헌제(소유붕)로 인해 왕조는 몰락할 위기에 처하지만 막강한 권력을 지닌 조조(주윤발)에 의해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조가 황제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황실에서는 암암리에 그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일어난다. 어려서부터 그를 제거하기 위한 훈련을 받은 영저(유역비)와 목순(다마키 히로시)은 각각 궁녀와 내시의 신분으로, 조조가 머물고 있는 화려한 궁궐인 ‘동작대’로 잠입한다.
영화의 원제이기도 한 동작대는 중국 한나라 말기인 건안 15년, 구리로 만든 봉황으로 지붕을 장식한 화려한 궁궐로 조조의 사유지에 자리해 있었다. 평생 그 누구도 믿지 않았던 희대의 책략가이자 야심가인 조조의 권세를 상징하는 거대한 성이었다. <조조: 황제의 반란>은 바로 그 동작대를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조조의 끝없는 대결이다.
주윤발이 연기한 것에서 보듯 오우삼의 <적벽대전> 연작(2008∼20
황제의 자리를 노리다 <조조: 황제의 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