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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프로그램을 보다가 게스트로 출연한 한 아이돌 그룹의 이야기에서 인상 깊은 내용을 들었다. 그들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이다. 눈코뜰 새 없이 바쁠 테고, 먹고 잘 시간도 부족하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 건, 그들 가운데 막내인 멤버였다. 일본에서는 밤 10시만 되면 자신만 신데렐라처럼 사라진다고 했다. 일본법상 미성년 연예인은 밤 10시 이후 방송 출연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당시 미성년자였던 그녀도 다른 멤버들과 같이 생방송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던 중 10시가 되면, 자신은 빠지고 남은 멤버들만 출연했다는 경험담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이야기를 털어놓은 프로그램은 심야시간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한국의 오락프로그램이었다.
최근 들어 미성년 연예인들의 데뷔와 출연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많아진 까닭일 거다. 그들은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찍고, 때로는 연기도 한다. 그들
[충무로 도가니] 숙제할 여유 정도는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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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이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 대한민국예술상 문화훈장 수훈자 10인 중 한 사람으로 김기덕 감독을 선정했다.
-강릉에 안성기 영화박물관이 건립된다
=건립을 추진 중인 강릉참소리박물관쪽은 배우 안성기의 영화 관련 소장품을 비롯한 영화자료 1만여점이 전시될 것이라 밝혔다. 오는 24일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영화 인재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프로젝트 ‘플라이’(FLY)는 우리나라와 아세안 10개국에서 선발된 교육생 22명의 참여로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필리핀 다바오에서 열린다.
[댓글뉴스] 김기덕 감독이 은관문화훈장을 받는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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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기원> <아버지 없는 삶> 등을 연출한 김응수 감독의 근황이 궁금했는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소설책이다. 무려 두권짜리다. <J1: 힉스, 존재의 무게> <J2: 알람브라궁전의 석주>(씨네스트 펴냄). 계기가 궁금했다. “대학교때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학점은 F 맞았다. 아, 문학은 감성이나 재치로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문학청년의 꿈을 접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민도 좀 쌓이지 않았을까 해서 써보게 됐다. 그런데, 음, 역시, 문학은 존경스럽다. (웃음)” 내용은, “한 여자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자신이 망상에 걸린 환자인 척하는 것”을 계기로 그녀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로 접어드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말하면 망상과 진실의 매트릭스가 뒤집히는 과정, 과연 우리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다. 요즘 내 화두가 바로 아버지다.” 지금은 <우경&g
[이 사람] 요즘 내 화두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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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가 또 한번 내홍을 겪고 있다. 조지훈, 맹수진 프로그래머, 홍영주 사무처장과 주요 실장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주국제영화제쪽은 “지난 11월5일, 일괄수리됐다”고 밝혔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조직은 이미 올해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지난 6월,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해임된 이후 민병록 집행위원장 대신 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원장인 고석만 신임 집행위원장이 선임됐다. 지난 8월에는 김건부집행위원장도 사퇴한 바 있다. 신임 집행위원장이 취임한 지 2개월 만에 또다시 조직 운영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영화제쪽은 주요 인물들이 대거 사직서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조만간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겠다”며 말을 아꼈다. 조지훈 프로그래머도 “생각을 정리한 뒤, 그때 가서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내 한 지역언론은, “새로운 집행위원장이 영화제를 잘 모르고, 조직원들을 신뢰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사무처장의 2개월분 월급과 출장비 등이 뒤늦게 정산됐
[국내뉴스] 제 14회 전주국제영화제 노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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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니들이 수고가 많았다
다 안다. 그래서 롯데월드가 쏜다. 수능 당일인 11월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은 자유이용권이 1만원, 12월9일까지는 동반 1인 포함해 반값이다. 8, 9일 이틀 동안은 수능 탈출 특집 콘서트도 열린다능. 입시 스트레스는 고전 중의 고전 바이킹 위에서 털어야 제맛이다.
2. 심리 신경학과 추리물이 만났을 때
수사물 덕후라면 주목할 것. 심리수사물 <퍼셉션>이 채널CGV에서 11월15일부터 밤 10시에 방영된다. 뇌신경학과 수사물의 조합만큼이나 <윌 앤 그레이스>의 윌, 에릭 매코맥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3. 기쁘다 마르지엘라 오셨네
1년 내내 기다렸던 그분이 오셨다. 아방가드르와 해체주의의 종결자 마르틴 마르지엘라와 H & M의 콜라보레이션이 11월15일 H & M의 명동, 압구정, 인천, 부산 센텀시티점에서 공개된다.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그의 옷을 10만원 안팎으로 살 수 있는 기회.
4. 음악과 색채의
[must 10] 니들이 수고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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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의 <남영동1985>는 소문처럼 돌직구 같은 영화였다. 이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사람들은 “2시간 내내 너무 무서웠다”거나 “객석에 있는데도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고문당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는데 기자시사회를 통해 이 영화를 본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문하는 자들이 김종태(박원상)의 다리에 야구 방망이를 끼워넣고 무릎을 밟을 때 내 무릎에 통증이 오는 것 같았고 그의 얼굴에 수건을 씌우고 물을 부을 때 숨을 쉴 수 없는 듯했다. ‘장의사’라 불리는 이두한(이경영)이 전기고문을 가할 때는 살갗이 타들어가는 듯했다. 정지영 감독과 배우들의 굵은 직선 같은 묘사가 섬뜩하기도 했지만, 잊고 있던 80년대의 기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당시에 고문을 받거나 했던 건 아니지만, 그 시절은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가득 차 있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다.
약간 놀란 것은 함께 영화를 봤던 90년대 후반 학번인 후배가 김근태 전 의원이 고문당했
[에디토리얼] 기억하라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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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이 연출한 세편의 영화는 전부 원작이 있다. <곤 베이비 곤>은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데니스 루헤인은 다름 아니라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한 <미스틱 리버>의 원작자다. 원작과는 다소 다르게 주인공의 나이를 40대에서 30대로 내리고 많은 부분을 과감하게 축약하는 등 벤 애플렉이 참여한 각본 실력이 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데니스 루헤인은 이 영화에 관하여 “이 사회는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키울지 해결할 기미도 없다. 그래서 원작과 영화의 숨은 메시지는 우리의 무력함이다. 훌륭한 예술이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다만 예술은 질문을 던질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타운>의 원제는 <도둑왕자>다. 원작자는 척 호건, 일명 ‘보스턴 범죄소설’계에서라면 데니스 루헤인과 겨룰 만한 작가이며 스티븐 킹의 아낌없는 칭송을 받은 바도 있다. 벤 애플렉은 이런저런 인터뷰에서 자신이 얼마나 “보스턴 범죄영화”를 만드는 것에
이야기를 고르고 영화적으로 만드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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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의 영화 <아르고>가 개봉한다. 벤 애플렉의 영화라는 말은 온전히 맞다. 그가 제작했고 감독했고 주연까지 맡았다. 영화도 재미있고 연기도 좋다. 연기자 벤 애플렉의 이야기는 그동안 많이 다뤄졌으니 이번에는 감독 벤 애플렉에 대해서 말해보자. 아직은 그가 얼마나 대성할 감독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세편의 연출작을 보자면 할리우드에 지금 주목할 만한 감독이 하나 더 생긴 것만은 확실하다. 감독 벤 애플렉의 영화세계란 또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스물세살의 신인배우 벤 애플렉이 케빈 스미스의 <몰래츠>에 바람둥이로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제 80년대 악동들의 시대가 가고 90년대의 새로운 악동들이 나오는 중이라고들 말했다. 꼬마 때부터의 친구이자 연기 동료였던 맷 데이먼과 함께 벤 애플렉은 이내 그들 세대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케빈 스미스의 발칙한 청춘영화들 <체이싱 아미> <도그마>에 연이어 출연하며 벤 애플렉은 젊고 패기 넘치는 배
오스카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먼저 받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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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이라고들 한다.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됐다고들 한다. 틀린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축제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렵게 찾아온 이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씨네21>은 한국영화제작자협회(이하 제협)의 회원사인 나우필름 이준동 대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김보연 정책센터장,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스탭 노조) 최진욱 위원장 등 영화계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셔 물어보았다. “올해 한국영화는 호황입니까? 호황이라면 이 호황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영화계가 앞으로 점검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씨네21>_우선 올해 한국영화가 지난 몇년간의 위기를 극복하고 회복했다고 보는지부터 물어보고 싶다.
이준동_질문이 공정하지 못한 것 같다. 이미 정상적인 회복은 아니라는 전제를 깔고 물어보는 거 아닌가? (웃음)
김보연_수치로만 보면 1969년이 한국 영화산업 최고의 호황기였다. 1억7천만 관객에 1인당 관람횟수가 5
모두가 행복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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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이 호기다. 그간 한국 영화산업이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향상에 비해 산업으로 요구되는 기본적인 틀을 갖출 시간이 부족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숱한 우여곡절과 부침의 시기를 지나 드디어 한숨 고를 시간이 찾아왔다. 몇년 만에 찾아온 영화산업의 긍정적인 지표들을 두고 그저 기꺼워하며 넘어가기엔 모처럼의 기회가 아깝다.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은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도, 각 집단의 이해관계에 관한 문제도 아니다. 한국 영화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필수적인 작업이다.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현재 영화계 각 분야에서 준비 중인 제도적 보완책의 면면을 짧게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해보았다.
영진위, 표준계약서와 지원정책에 총력
현재 영화산업을 위한 제도적 정비는 크게 규제와 지원,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 중이며 그 주체는 각각 국회와 영화산업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맡고 있다. 우선 영진위가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이제는 정치가 영화를 도와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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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영화계에 유입된 신규 자본은 거의 없었다. 금융자본이 포함된 영화 관련 펀드 역시 없었다.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영화는 2007년 산업의 붕괴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에게 더이상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었다. 기존의 투자배급사와 창업투자사 역시 “위축까지는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신중해진 건 사실”이라고 조심스러운 투자로의 방향 선회를 인정했다. 그나마 지난 2, 3년간 적지 않은 영화가 제작될 수 있었던 건 “2010년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30%, 민간기업이 70%를 출자해 2천억원을 조성한 모태펀드(올해 상반기 모태펀드 영화 투자규모는 25편, 총 484억원으로, 편당 평균 19억3600만원이 투입됐다) 덕분”이라고 영화계는 한목소리로 말한다.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사업팀 창설
그러나 올해 들어 영화산업 금융지원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제1금융권이 있다.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사업팀이다. 과거 여러 은행이 부분투자를 한 경우는
제1금융에서 4500억원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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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재 충무로 상업영화 현장에서 연출부, 제작부, 촬영부로 일하고 있는 스탭들을 취재해 재구성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을 왜 ‘지옥철’이라 부르는지 알 것 같군요. 하루를 시작하는 넥타이 부대와 달리 저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퇴근하는 길입니다. 새벽 6시가 돼서야 겨우 촬영이 끝났거든요. 원래 전날 밤 11시쯤 끝나기로 된 촬영일정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주인공이 마시는 음료수가 투자배급사의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촬영을 했지 뭐예요. 망할 PS(프로덕션 슈퍼바이저. 현장에 파견되는 투자배급사의 담당 직원) 놈. 현장 올 때마다 계열사 음식과 음료수를 사오는 게 마음에 안 들던 참이었는데. 어쨌거나 밤샘 촬영을 했는데 왜 촬영버스나 택시를 타지 않냐고요? 대중교통이 다니는 시간대에는 ‘귀가비’ 1만원이 지급되지 않거든요. 새벽 2시나 3시라면 모를까. 물론 집이 과천이든, 평촌이든, 남양주든 전부 1만원만 받고 택시를 타야 하지만…. 그리고 촬영버스는 현장에 거의 없어졌어요
호황? 1천만? 우리와는 관계없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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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영화 관객수 상승으로 인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제작사와 투자배급사와의 관계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2012년 4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실시한 영화산업 공정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다른 산업 대비 영화산업의 공정성에 관한 신뢰도가 100점 만점에 평균 35점으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투자배급사와 제작사의 거래관계에서의 공정성’(25.5점)과 ‘투자배급사가 투자한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의 공정성’(23.7점), 그리고 ‘자사계열이 아닌 배급사 영화 영화대우의 공정성’(21.5점)이었다.
투자배급사에 대한 이같은 뿌리 깊은 불신은 최근 흥행 성적이 좋을수록 더욱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위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대상의 70.7%가 현재의 관계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를 점수로 환산했을 때 평균 25점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타 분야에 비해 현격히 낮은
모든 게 자본의 뜻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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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이다.” 2012년의 끝자락을 아직 두달이나 남겨두고 있지만 올해 한국 영화산업은 당장 샴페인을 터트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파죽지세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12년 9월 한국 영화산업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1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한국영화를 본 관객수는 8162만여명이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연말까지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수가 1억명을 최초로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도 덩달아 50%를 회복했다. 한국영화의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53.4%를, 비수기인 9월은 무려 69.6%를 기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1월부터 9월까지의 박스오피스 상위 10편에 무려 7편의 한국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두편이 1천만 관객을 기록했고,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내 아내의 모든 것> <연가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붕괴의 시대’가 낳은 구조적 문제들은 사라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