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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 같은 반 남자애를 길에서 만나 잘생겼다고 했더니 그 엄마가 “어휴, 공부를 잘해야지요” 한다. 아놔. 초등 1학년이 공부를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어. 꼬박꼬박 학교만 왔다갔다하는 것도 고마운 일인데. 얼굴 뜯어먹고 살아도 될 만큼 잘생긴 그 아이는 영어유치원에 다닌 지난 2년 새 좀 삭아 보였다.
한 동네에서 줄곧 애를 키우며 살다보니 주변 아이들의 성장기가 보인다. 대체로 환한 표정은 ‘스케줄’에 찌들지 않은 아이들이다. 이제 막 전조작기에서 구체적 조작기로 들어선 이 나이대 아이들에게는 ‘학습’이 아니라 그저 스케줄이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나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할 뿐 추상적으로 발전시킬 수가 없다. 혹시 그래 보여도 그럴 리가 없다. 한마디로 이제 막 천지분간이 되는 나이이다. 키가 크고 몸이 자라고 힘이 세지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충만해야 할 인생의 환한 봄날에, 무슨 북한강에 공구리 치는 소리세요.
<하루 3시간 엄마 냄새>를 쓴 임상심리전
[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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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주에서 영화와 바람나자
영화가 고픈 이들이여 전주로 향하자.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4월25일~5월3일) 사전 티켓 예매가 4월11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 개/폐막작 예매는 4월9일 오후 2시부터다.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2. 히말라야의 표정
히말라야의 다이내믹한 모습을 탐색해보자. <신들의 거주지-안나푸르나, 칸찬중가 전>에서는 최동열 작가가 현지에 직접 머물며 포착해낸 히말라야의 숨은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서늘할 줄만 알았다면? 틀렸다. 4월16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다.
3. <불암 콩콩 코믹스> 시작
야구시즌이 개막했다. 그와 동시에 웹툰 <불암 콩콩 코믹스>도 시즌을 시작했다. NC다이노스 마산구장 개막전부터 화제가 쏟아진다. 과연 이번 시즌 우승의 향방은 어디로?
4. 풍선 좀 흔들어봤니?
<씨네21> ‘뮤직’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이민희의 &
[must 10] 전주에서 영화와 바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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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이 개편호부터 들어갈 짧은 에세이를 보내왔다. 며칠 전 디자인 작업을 위해 전화로 몇 가지를 물었는데,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기가 답답했던 모양이다. 이미 써둔 원고가 있으니 참고하라며 일종의 샘플 글을 내주었다. 메일에 달린 첨부파일을 열면서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이었다. 기대가 큰 만큼 불안도 컸다. 다른 동료들과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비밀리에 성사시킨 청탁인지라 적잖이 부담도 됐다.
그날 밤 그에게 메일을 써야 했다. 메일을 쓰면서 그렇게 진땀 흘리긴 처음이었다.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애초 지면의 성격과 글의 방향을 분명하게 요구했다면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자책에 한번 발목이 잡히자 글을 수정해달라는 간단한 메일을 보내는 일이 인쇄 사고 내고 시말서라도 쓰는 것처럼 느껴졌다. 메일을 발송하는 데 적어도 2시간은 걸렸을 것이다.
이튿날 오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욕심과 게으름이 빚어낸 무례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통화 초반에는 나도,
[에디토리얼] 개편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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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의 뉴욕 사건 이후 영웅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던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자신만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세계정복을 꿈꾸는 테러리스트 만다린(벤 킹슬리)의 대결을 그린 '아이언맨3'는 오는 4월 25일 개봉 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한국, ‘아이언맨’ 성공에 중요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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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옷과 이불을 만드는 침방나인으로 궁 생활을 시작하는 장옥정을 뛰어난 패션감각과 재능을 가진 조선 시대 패션디자이너로 접근하여 엄격한 신분제에 얽히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여성으로 그린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오는 4월 8일 오후 10시 첫 방송 예정이다.
[김태희]"착한 장희빈 진정성 있게 그려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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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2일 금요일 밤, 어느새 시간은 자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20여명 남짓한 스탭들이 옹기종기 들어선 일산서구 소재 어느 조각가의 작업실 겸 거처에도 스산한 밤공기가 스며들었다. 정적 속에 영화감독 동원(최덕문)이 크리스마스 선물 겸 신혼 집들이 선물을 사들고 미술감독 정수(박혁권)네를 찾았다. 두 남자는 곧 정수가 수일 밤을 지새우며 만든 여중생 시체(류혜린) 앞에 쪼그려 앉았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좀처럼 교차하는 법이 없었다. 숙제 검사를 받는 학생이라도 된 듯 초조한 정수, 백열전구 아래 묘한 화색을 발하는 시체, 진짜 같은 시체에 흠칫하는 동원, 순둥이 남편의 뒤통수를 답답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선 정수의 아내 영선(신동미)까지. “오늘 오후에 처음 모였고 리허설도 처음 했다”는 네 배우 사이에는 벌써 끈끈한 호의가 감돌았다. 그들끼리 ‘살아 있는 시체의 밤’이라도 찍고 있는 것 같았다. 기미를 감지한 박진성 감독은 모니터 뒤에서 “뭔가 함께 비밀 제의를 치르는 사람
시체에게도 담요를 덮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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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모텔일 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매직하우스’라는 이름의 세트장이었다. 아뿔싸! 베드신을 공개한다는 제작진의 전갈을 제멋대로 오해한 것이다. 3월23일 경기도 남양주시 근처의 한 세트장에서 진행된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 촬영현장. 색색의 조명이 칙칙한 모텔방 세트를 요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침대 위의 남자 우현(한주완)은 여자(조윤희)의 배꼽 아래 새겨진 화살표 모양의 문신을 핥고 있었다. 촌스러운 여관 조명 때문인지 그들의 벗은 몸은 유독 앙상해 보였고 앙상한 두 육체가 뒤섞이는 풍경은 그래서 더욱 쓸쓸해 보였다. 혹여 배우가 불편해할까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던 중, 이상우 감독이 “컷!”을 외친 뒤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촬영 장소가 모텔일 거라 생각했다”는 어색한 농을 인사 대신 건넸다. 그는 웃으며 “섭외 가능한 모텔이 하나도 없었다. 세트를 짓는 바람에 제작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들어갔다”고 아쉬움부터 털어놓았다.
<엄마는
벌거벗은 청춘들이 향하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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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숏!숏!’은 디지털 삼인삼색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메뉴. 매년 여러 명의 감독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소설, 영화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이상우, 박진성, 박진석, 이진우 감독 등 총 세팀이 소설가 김영하의 단편소설 <비상구> <마지막 손님> <피뢰침>을 각각 단편영화로 찍는다. <씨네21>은 이중 이상우 감독의 <비상구>와 박진성, 박진석 형제 감독의 <THE BODY>의 촬영현장을 찾았다. <비상구>와 <THE BODY>(원작은 <마지막 손님>), 그리고 이진우 감독의 <번개와 춤을>(원작은 <피뢰침>) 세편은 4월25일부터 5월3일까지 열리는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다.
텍스트에서 태어난 이미지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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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권의 책은 질문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올랐던 목록이다. 그렇다고 매일 탐독하는 책들은 아니다. 들뢰즈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들은 의미를 찾는 것과는 무관한 하나의 기계에 가깝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 책들이 내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말하는 것일 터이다. 말하자면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던 책들이다.
영화에 대한 나의 생각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영화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 세르주 다네가 신문의 글쓰기에 대해 말하듯, 할 수 있는 말은 아직까지 이런 식이다. “내일은 영화에 대한 생각이 보다 정리되는 날들이 올 것이다.” 영화에 대한 일종의 기후학적 사유가 있다. 미셸 세르의 <헤르메스>의 첫 구절이 그렇게 내게 다가왔는데 그건 구름을 말하는 것이었다. “태초에 혼돈이 있었다. 폭풍우를 만난 것 같은 야단법석과 아우성들. 이른바 세계의 체계 바깥에서 커다란 무질서가 화려하게 다가왔다. 언제나 저기, 별이 총총한 바람층에 흩어진 구름
문장들로 이루어진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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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을 욕먹을 걱정 없이 맘껏 훔쳐볼 때면 여자로 태어난 게 참 다행이다 싶다. 여성을 향한 시선 뒤에 숨은 욕망의 음험함에 대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관대한 해석을 내려주니 말이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속편한 훔쳐보기는 스크린 앞이 최고다. 육체적 미학에 있어 이 시대의 정예부대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진열되어 있는 데다 영화란 본질적으로 훔쳐보기를 위한 매체가 아니던가? 어두운 곳에서 나를 노출시키지 않고 대상을 맘껏 응시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니. 하지만 여성 관객으로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끊임없는 자아분열을 야기한다. 나도 그녀들을 즐겨 보지만 그녀들이 즐겨 보여지도록만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대중에 노출된 여성의 육체는 아름답지만 위험하고 한편으로는 전복적이다. 신현규의 <기생, 조선을 사로잡다>는 ‘근대’와 함께 도래한 조선의 대중사회에서 공공의 여성으로 소비되었던 ‘기생’들의 면면이 흥미롭게 기록되어 있다. 소리,
여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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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글이 어렵다. 그래서 멋있다. 책을 펴보자. 엄청난 용어들이 다발로 튀어나온다. 분자, 역능(puissance), 욕망하는 기계, 횡단, 분열, 유목민, 무엇보다 소수. 이 단어들은 소위 후기 구조주의라 일컬어지는 라캉, 푸코, 알튀세르, 베냐민, 라이히(그렇다. 성적 에너지가 자본주의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그 미친 정신분석학자!)의 개념들을 확장해서 극복하려는 의지가 담긴 개념이라고 한다. 그 어려운 책 <천개의 고원>으로 유명한 들뢰즈도 비슷한 단어들을 나열한다. 가타리는 그 책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어려워서 멋있는 것도 있지만, 단어들만 모아놓고 자세히 살펴보면 혁명적으로 보인다. 전체가 아니라 부분, 인간이 아니라 기계(유물론적 관점에서), 정주행이 아니라 횡단, 정착민이 아니라 유목민, 다수가 아니라 소수. 뭔가 삐딱하다. 그렇다. 가타리가 들뢰즈와 함께 (혹은 따로) 주장하고 싶은 것은 미시정치학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힘을 거대한 전체로 사유하
오직 분열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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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늘도 심각한 영화 몇편을 보았으며, 그에 부응하듯 심각한 고민을 몇번 했으며, 그에 근거해 언젠가 배운 몹시도 현학적인 개념 몇개를 떠올려보았으며, 그를 인용할 수 있는, 남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생각할 수 없는, 최소한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생각 좀 해볼 수 있는, 전대미문의 시나리오와 이미지를 생각해냈다. 그래, 이게 성장이다… 흡사 단세포생물에서 고등생물로, 그 뇌의 주름이 더욱 촘촘해지고 신경계가 더 복잡해지듯이, 난 오늘 하루 성장한 것이다.
…라고 페이크. 성장은 신화였을지도 모른다는 공허감이 갑자기 밀려온다. 어려운 길로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좀더 복잡한 그림으로 이미지가 진화해나갈 때, 그리고 그와 함께 공허가 밀려오는… 이러한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마침 난 몇권의 만화책을 비치해두었다, 주도면밀한 복화술 같으니라고. 기억을 더듬어보면 모두 다 빛을 발한다. 길창덕, 오원석, 박수동. 그래, 이 공허감을 달래기 위해 내가 돌아가봐야 할, 내 최초의 ‘영화’는 박
국딩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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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는 1786년 37살 때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떠났다기보다는 도피했다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당시 괴테는 삶의 첫 번째 절정에 도달해 있었다. 바이마르공국의 존경받는 공직자이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유명 작가, 그리고 여성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던 사교계의 유명 남성이었다. 24시간도 모자랄 일정이 그의 하루를 다 채웠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당분간 놓고 싶었다. 시간의 억압에서 벗어나려고 간 곳이 바로 이탈리아이다.
지금도 유럽인들은 알프스만 넘어가면, 곧 이탈리아에 도착하면, 공기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자유롭다는 뜻이다. 과거에도 물론 그랬다. 괴테는 이탈리아의 북부 베로나에 도착한 뒤, 가르다 호수 주변 풍광의 장관에 넋을 잃었고, 무엇보다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밖에 나와 앉아 있는 태평한 사람들의 태도에 매혹됐다. ‘모범생’ 괴테는 도착하는 도시마다 미술관과 유적지들을 방문하여, 걸작들의 품위를 <이탈리아 기행>에
여행, 망각하고 탈주하고 회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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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작정하기로는 ‘문자가 중개해준 이미지와의 잊지 못할 첫 경험’이라는 면에서 나와 동세대의 유년 시절에 말 못할 실존적 고민과 죄의식을 함께 드리웠던 당대의 유명 도색 서적 한권을 추억하려 했지만 현재 구할 수 없는 책은 제외라는 조건이 붙어 그러지 못하게 되자 이상하게도 거의 정반대의 성격처럼 보이는 이 책이 문득 떠올랐다. 도색과 고독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의 제목은 <거대한 고독>이고 지은이는 프랑스 작가 프레데릭 파작이며 일종의 그림책이다.
역자의 말에 의하면 지은이는 <고독의 발명가, 마틴 루터> <사랑의 슬픔, 아폴리네르> <유머, 제임스 조이스> 등도 펴냈다고 한다. 크고 깊은 추상적 문제를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들의 세계를 면밀히 탐색하여 통찰해나가는 타입인가 보다.
<거대한 고독>에서는 두명의 작가 니체와 파베세와 이탈리아의 도시 토리노를 하나의 몸으로 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니체에
자기만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