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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 이것은 사실 오답이 없는 질문이다. 스크린은 네모난 저수지라서, 웬만한 지류는 그리로 흘러 들어간다. 차라리 영화 보기에 일생 도움이 안되는 책을 묻는 편이 쉽다. 원작 없는 흥행영화를 급히 소설로 개작한 ‘시네마 문학’이 즉각 떠오른다. 이 책들은 대개 해당 영화를 보기 전에 읽으면 스포일러고,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읽으면 “원래 영화라서 다행이야”라고 한숨을 내쉴 확률이 70%를 웃돈다.
우선 연표와 지도책은 항상 긴요한 영화 참고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역시 지구라는 행성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분명 나를 극장으로 밀어가는 힘은 어린 시절 질릴 줄도 모르고 지구본을 하염없이 돌려보던 호기심과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대학 진학 무렵 나는 역사를 전공으로 택했는데, 2, 3년이 흐른 뒤 내가 상상했던 역사학의 재미는 영화의 그것에 가깝다고 멋대로 결론짓고 영화 잡지에 이력서를 냈다. 그런데 최근 영화와 화법이 비슷한 역사서와 마주
시네마로 가는 백만 시점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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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 책을 내게 권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의아하다. 몇년 전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을 뒤적이다가 만난 콘라트 로렌츠(1903∼89)라는 동물학자의 이름에 갑자기 이끌렸고(이상한 일은 가라타니가 그를 칭송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책이며 1949년에 첫 출간된 <솔로몬의 반지>를 샀다. 그 책을 읽는 동안의 행복감은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책을 사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것도 <솔로몬의 반지>가 처음이었다.
이 책을 사랑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그건 콘라트 로렌츠가 위대한 인간이어서도 아니고 이 책이 인류의 위대한 지혜를 담고 있어서도 아니다. 사실을 말하면 로렌츠는 한때 나치의 지지자였고 그 사실을 끝내 시원스레 해명하지 않은 채 그의 생을 면밀히 조사한 전기 작가들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로 남겨두었다. 그토록 동물을 사랑한 사람이 어떻게 나치즘에 동조할 수 있었을까, 라는 수수께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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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과 느긋함, 그 진귀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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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 우리가 해온 영화책 특집이 영화로 가는 지름길을 알리는 일이었다면, 이번 봄에는 수많은 갈래의 우회로로 들어서보고 싶었다. 언뜻 영화로 귀착되지 않을 것 같은 그 미지의 행로 위에서 영화와 더 애틋한 만남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씨네21>의 주요 필진 8인에게 영화와 무관해 보이지만 실은 영화를 보거나 영화에 관한 글을 쓸 때 영화책보다 더 요긴하게 활용해온 ‘비’영화책을 공개해달라 청했고, 20여권의 책이 모였다. 그 목록을 붙여보니 하나의 무질서한 독서 노선도가 만들어졌다. 어느 역사가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동물원에서 내릴 수도, 박물관을 구경하다 생소한 철학자의 뇌구조도를 입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길을 잃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길을 잃기 위해 나선 여행이니까. 무언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잘 헤맬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믿는다면, 이 8인의 글을 지도 삼아 지금부터 조금은 무모한 지적 여정에 나서보자.
영화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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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성적과 호의적이지 않은 평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내게 영감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또한 삶과 죽음의 위협에도 영속성을 쟁취하는 사랑에 대한 영화. 아 그러니까, 사랑.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세계관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순환하는 삶, 거기에는 문이 하나 있을 뿐이라는 믿음, 우리는 어째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에 대한 질문. 그 각성이 영화를 밀고 나간다. 이때 음악은 그 주제이자 방법론이면서 내러티브의 일부로 자리한다.
워쇼스키 남매와 공동으로 연출한 톰 티크베어는 그가 속한 영화음악 집단인 페일3(Pale3)와 스코어를 완성시켰다. 비비언 에어스가 “바로 이거야! 내가 꿈에서 들은 음악!”이라 외치는 테마는 순환구조로 반복되며 우주의 경이로운 프로젝트를 떠받친다. 피아노가 만드는 아름다운 테마 뒤로 관악기와 현악기가 수줍게 끼어드는 구조는 긴장보다 이완에, 투쟁보다 평화에 가깝다. 사랑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에 고난을 나누고 미래를 꿈꾸는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죽어도 사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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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베이컨의 TV 데뷔작이 된 <더 팔로잉>(<FOX>)을 보고 있으면, 과연 이 TV시리즈가 미국의 공중파 채널에서 방영되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잔인하기 때문이다. 파일럿에서만 4번의 살인장면이 등장했고 대충 얼버무리기는커녕 어떤 흉기로 어떻게 살해하는지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HBO>나 <Showtime> 같은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는 TV시리즈와 다르게 미국의 공중파 채널은 표현 수위를 엄격하게 지키며 언제나 법이 승리하는 그야말로 안전한 내용의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한데 그런 기준에서 보자면 <더 팔로잉>은 잔인한 것도 그러하거니와 에피소드 8편이 방영된 지금까지 계속해서 악인이 승리하는 것도 공중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개가 아니기에 충격적이다. 더욱이 뱀파이어도 좀비도 아닌, 회계사, 교사, 아버지, 어머니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에서 저지르는 살인이다보니 유혈이 낭자한
[안현진의 미드 크리에이터 열전] 폭력의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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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에서 극적인 상황과 양식적인 표현을 걷어낸다면 뭐가 남아 있을까?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에서 추측할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이나 맥락이 충분했던가? 같은 한국인이니까 읽어낼 수 있는 뉘앙스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JTBC 드라마 <세계의 끝>을 보면서 깨달았다. 극적인 상황의 일차적인 감정에 치중하다 보니 삭제되고 또 눈감게 되었던 리얼리티의 쾌감을. 배영익의 소설 <전염병>을 원작으로 한 <세계의 끝>은 북태평양 베링해에서 명태잡이 조업을 하던 원양어선 문양호가 귀환 도중 기관고장으로 인해 침몰하고 선원 어기영을 제외한 129명의 선원이 실종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 뒤 어기영과 접촉한 인물들이 차례차례 원인 모를 바이러스로 죽어가고, 질병관리본부는 월면을 닮은 괴바이러스를 ‘M바이러스’라 명명하고 감염자를 추적한다.
<세계의 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이러스 재난에 대응하는 절차와 시스템 안의 인간을 대단히 성실하게 짚는
[유선주의 TVIEW] 안판석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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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때 아버지가 나를 국립중앙박물관에 데려간 적이 있다. 당시에 박물관은 덕수궁 석조전을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분위기가 한적했다는 것 빼고는 거기서 뭘 봤는지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단 하나의 기억이 있다. 그것은 박물관에 전시된 석조 불상의 무릎 위에 수북이 쌓여 있던 지폐와 동전이었다. 그 영상이 아직까지 머리에 생생한 것을 보면, 어린 나이에도 그것이 매우 기이하게 여겨졌던 모양이다.
세계의 개시와 붕괴
오늘날 우리가 ‘작품’으로 감상하는 조각들은 대부분 과거에는 종교적 기능을 갖고 있었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으로 존재한 것이 아니라, 신전이나 사원과 같은 건축의 일부가 되어 그 안에서 종교적 기능이 요구하는 장소의 ‘아우라’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근대 이후 한편으로는 보존의 필요에 따라,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의 목적으로 신상들이 박물관으로 옮겨지면서, 조각들은 ‘지금, 여기’라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신이 없는 신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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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트레일러’(honest trailers)는 영화의 단점과 놀림거리까지 망라한 예고편 패러디로 ‘스크린정키스’ (이용자명 screenjunkies, www.screenjunkies.com) 사이트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표를 산 다음에야 대사가 없다는 걸 알게 되리라”고 시작하는 <레미제라블> 예고편은 아예 노래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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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희 감독의 자전적 영화 <가족의 나라>를 보고 종로 거리를 걸으며, 우리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삶이라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나 속절없이 흘러가버릴 수 있는지 생각한다. 1950년대 북한으로 이주한 재일동포 성호(아라타)와 일본에 남은 가족은 그들의 선택이 어긋났다는 사실을 진즉에 깨닫지만,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시도가 가져올 본인의 행복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초래할 불행의 총합이 크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제자리에 멈춘 채 더 나빠지지만 않길 바란다. 수술해야 하지만 북한으로 돌아간 뒤의 부작용이 염려되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먼 나라 이웃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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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빈 라덴을 사살하기까지 CIA의 비밀활동을 다루며 여전히 첨예한 정치적 쟁점을 건드린 탓에 <제로 다크 서티>는 비교적 고른 지지를 얻은 <허트 로커>에 비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들에 따라오기 마련인 불평들, 이를테면 실제로 일어난 일을 왜곡했다며 온갖 증거들을 나열하는, 대개의 경우 영화 자체와 별 관계가 없는 비평들은 열외로 두자. <제로 다크 서티>에 대한 대부분의 비평들이 문제를 삼는 지점은 영화에 등장하는 고문장면에 대한 영화의 태도이다. 빈 라덴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처럼 보여주고 있으므로 결국은 고문을 옹호하는 것이라는 비판적 견해가 한편에, 오히려 현실의 고문을 폭로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다른 한편에 있다(“악은 어디에 있는가?”, <씨네 21> 894호). 캐스린 비글로는 이런 논쟁에 대해 <제로 다크 서티>
[신 전영객잔] 이런 무력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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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이름을 적고 있네. 누구를 풀어주고 누구를 벌할 것인지. 모두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을 것이네. 황금 사다리가 내려올 것이다. 그분이 오시는 날.” 너무나 절묘한 선곡인 조니 캐시의 <The Man Comes Around>에 맞춰 브래드 피트가 등장한다.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대며 오직 옆, 뒷모습으로만 등장하는 킬러 잭키 코건(브래드 피트)은 도박장을 턴 멍청한 도둑들을 처리하기 위해 고용된 ‘집행자’다. 등장과 동시에 작업을 의뢰한 드라이버(<번 애프터 리딩>에서 같은 헬스클럽 동료였던 리처드 젠킨스)와 그저 미동도 없이 오직 차 안에서 긴 얘기만 나눌 뿐이지만 여전히 그는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이제껏 보기 드물었던 색다른 킬러의 모습이랄까. 차 안에서 담배 피우지 말라는 얘기에도 아랑곳없이 한번 상대를 무심히 째려보고는 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아무도 그를 건드릴 수 없다. 이제 올해로 그의 나이 딱 쉰살이다. 하지만 브래드 피트의 시간
[브래드 피트] 야심만만 냉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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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 신상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tbs 교통방송에서 제가 진행하던 <김남훈의 SNS쇼>가 봄 개편을 맞이해 하차를 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새로 생긴 프로그램이었는데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소재로 삼는 매우 혁신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이었죠.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재미도 만만치 않았던 프로그램인데 참 많이 아쉽더군요. 마침 그때 야간대학원에 입학을 한 상태였는데 출연 결정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는 바람에 휴학도 하지 못하고 대학원 전 과목 F를 맞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학비는 학비대로 날아갔고요.
방송가에서는 3월에 봄 개편을 합니다. 이 시기에는 여기저기에서 한숨이 나기 마련이지요. 저는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다른 프로그램에 게스트로도 출연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했던 것이, 2년 넘게 했던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입니다. 토요일 코너인 ‘주간 이슈 뒤집기 한판’인데 이번에 아예 토요일 방송이 없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진짜 디스토피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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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콤의 신티크(Cintiq)는 풀 HD 화면을 가진 13인치 액정 태블릿이다. 다만 아이패드류의 범용 제품은 아니다. 디자인이나 이미지 편집 전문가들을 위한 제품이다. 복잡한 그래픽 작업에 유용하도록 178도의 넓은 시야각과 1920x1080의 해상도를 지원한다. 화면 크기에 비해 모양이 날씬한 편이라 책상 위 어디에 놔둬도 적절한 미관을 발휘하는 건 장점이다.
정작 돋보이는 건 펜이다. 종이 위에 연필로 그리는 것과 비슷한 2048 압력레벨로 미세한 작업은 물론이고 기울기도 민감하게 감지해 정밀 작업에는 그만이다. 단축키 명령은 4개의 사용자 설정이 가능해 신속하게 작업할 수 있다. 키보드에 대한 의존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말이니까. 평범한 직장인이나 학생을 위한 제품은 아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고성능이다. 예비 웹툰 작가들 혹은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제품이다. 제품을 구입하면 케이스가 함께 제공된다. 가격 미정.
[gadget] 웹툰 혹은 그래픽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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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116.8 × 90.7 × 69.4mm, 무게 407g(메모리 카드, 배터리 포함
특징
1. 세계 최소, 최경량 DSLR.
2. 컨버터나 미러리스 전용렌즈는 필요없다. DSLR에서 쓰던 캐논 렌즈 그대로.
3. 지금은 여성시대. 기계치인 여성들을 배려한 다양한 장면 기능.
4. 확연히 줄어든 오토 포커스 시의 구동 소음.
요즘 카메라 시장의 대세는 미러리스 카메라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뷰파인더가 전자식이라는 것 정도를 제외하고는) DSLR과 기능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휴대가 쉽고, 무게도 가볍다. 몇년 전만 해도 자기 얼굴만 한 크기의 DSLR에 거대한 망원렌즈를 장착해 다니며 셔터를 누르던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아니다. 휴대의 중요도를 절절하게 느껴서다. 올림푸스의 PEN, 후지의 X-Pro, 소니 NEX 등은 미러리스 카메라 열풍을 타고 판매량이 급증했다. DSLR의 봄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gadget] DSLR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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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85년 학생운동 시절 구속되면서 <항소이유서>를 통해 필력을 알리기 시작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등의 베스트셀러를 내며 시사평론가, 토론진행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2003년 정계에 입문, 최근 10년간의 정치활동을 끝내며 지식소매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팬이라며 사인을 부탁하는 사람도 있고 꼭 만나고 싶었다며 편지를 남기고 간 사람도 있다. 대부분 책 잘 보겠다는 말로 인사를 마무리한다. 자연인 유시민이 있는 풍경은 정치인 유시민이 머물던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필요한 정치인을 잃었다는 아쉬움도 잠시, 환하게 밝아져 있는 그의 표정을 마주하니 어느새 그의 선택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인다. 하긴 대신 좋은 글쟁이 한명을 얻었으니 그리 나쁘지 않은 거래다. 10년 만에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온 유시민 전 의원을 만났다.
-정치하다 그만두면
[유시민] 출발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