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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까지 긴장국면이다. 꽃잎이 날려야 할 때에 진눈깨비가 날린다. 정녕 박근혜정부(고유명사라 꼭 붙여 써야 한다고 중차대한 시기에 청와대 대변인이 중차대하게 강조했답니다)는 2008년에 들어섰어야 했나. <시사IN> 남문희 기자의 분석대로, 그랬다면 김정일도 김정은의 큰누이 김설송을 후계자로 내세워 남과 북에서 여성 리더십이 나란히 만개했으려나.
위기불감증이라고들 하지만 글쎄. 나와 내 주변은 무념무상에 가까운 편이다. 또 저러다 말겠거니 학습효과 때문만도 아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건 그대로 모두가 즉사한다는 뜻이니, 단 하루를 살아도 평소처럼 평화로운 마음… 으로 지지고 볶자는 거지. 굳이 국정철학 따지지 않아도 우리는 지난 수년간 충분히 ‘철학’하고 지내왔다. 그것이 ‘안보’든 ‘안전’이든 ‘생존’이든. 그런 까닭에 김정은의 돌출행동을 염려하면서도 별일없이 하루를 사는 것이다. 오히려 훨씬 더 구체적인 전쟁은 진주의료원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전쟁
[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다 같이 죽으면 덜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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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원본이 어딨어? 10년이 다 됐는데….” 한정연 디자이너가 쓸데없는 거 찾지 말라면서 찡긋한다. 목요일만 되면 편집장을 대신해 마감 독촉에 앞장서는 그에게 괜한 걸 물었다. 오래전엔 꽤 다정다감했는데 어쩌다 다혈질 헐크가 됐는지. 애먼 요구 하지 말고 기사나 빨리 출고해달라는 눈총에 떠밀려 머리를 긁적이며 자리로 돌아왔다.
2005년 봄, <씨네21>은 열돌을 맞았다. 전 편집장들에게 특별한 선물도 전달했다. 그들의 사진을 <씨네21> 표지처럼 디자인해 액자로 만들었다. 우스개 표제도 여러 개 얹혔다. “수지침의 달인 안정숙, 김정일을 살리다”, “일주일 완전정복 허문영의 슬로 스피킹 580”. 기사 마감은 뒷전으로 미뤄두고, 선물 포장하느라 온 정신을 팔았다. 그때 가짜 표지를 같이 만들었던 이가 한정연 디자이너다.
가짜 표지 만들던 가짜 편집장이 지금은 진짜 에디토리얼을 쓰고 있다. 인간 심보는 필시 이기(利己)의 부레다. 되로 준 선물, 말로
[에디토리얼]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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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정원>의 아역 배우(!)가 55년 만에 짠 하고 나타났다. 그사이 다섯살의 꼬마 아가씨는 당시의 얼굴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나이 지긋한 어른으로 성장해 있었다. <이국정원>에서 여주인공 방음(우민)의 아역으로 출연한 홍영순씨는 딸에게서 영화가 발굴/복원됐다는 소식을 듣고 영상자료원에 먼저 연락을 취했다. 멋모르고 출연한 생애 유일의 영화가 영화사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이었던 데다가 어렴풋한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그 시절의 일들을 두눈으로 확인하고픈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홍영순씨는 어린 시절을 홍콩에서 보냈다. “아버지가 1956년부터 1959년까지 한국은행 홍콩지점장으로 근무하셨다. 당시 한국은행이 재외공간의 역할도 분담했는데, 한국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면 우리 집에서 만찬을 열곤 했다.” <이국정원> 팀도 홍영순씨네 집에 초대받았다. 그때 홍성욱, 홍영순 남매가 뛰노는 모습을 본 감독이 즉석에서 아이들을 영화에 캐스팅했다. 남매는 서울까지 날아가
우연한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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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가 훌쩍 넘어 자신의 출연작 <이국정원>을 다시 보게 된 원로배우 윤일봉은 그야말로 “감개무량하다”고 했다. <이국정원>에서 윤일봉은 주인공 김수평(김진규)의 친구이자 홍콩 주재 한국영사관 직원인 박철고를 연기한다. 그는 “솔직한 얘기로, 조연으로 출연한 데다 지금까지 영화며 방송이며 출연한 작품이 200편이나 되다보니 내가 무슨 장면에 어떻게 나왔는지 잘 기억을 못한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는 물론이고 <이국정원>의 영화사적 의미를 꼼꼼하게 짚어주었다.
-최초의 한/홍 합작영화에 출연했다. 자부심이 상당했을 것 같다.
=홍콩의 쇼브러더스와 합작영화를 만든다는 사실에 다들 참 놀랐고, 많이 부러워했다. 그때 김진규, 최무룡, 나 이렇게 셋이서 홍콩에 갔다. 홍콩에 가기 전 국군묘지에 가서 참배도 했다. 총소리를 자장가 삼으며 살아온 게 몇년인가. 나라에선 이런 문화사업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던 것 같다.
“한류의 시작은 우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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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정원>(감독 전창근, 도광계, 와카스키 미쓰오 출연 김진규, 윤일봉, 우민, 최무룡)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 쇼브러더스의 합작품인 <이국정원>은 1957년에 촬영해 1958년에 국내에서 개봉한 최초의 한/홍 합작영화이며 현존하는 최고의 극영화 컬러필름이다. 영화는 홍콩을 무대로 펼쳐지는 한국인 작곡가(김진규)와 홍콩 여가수(우민)의 러브 스토리다. 서로의 과거를 모른 채 사랑에 빠지지만 알고 보니 이들이 어릴 적 헤어진 남매일지도 모른다는 설정은 이후 한국의 드라마에서 무수히 반복된다. 그런 점에서 <이국정원>을 한국 멜로드라마의 전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과 홍콩을 부지런히 오가며 <이국정원> 발굴에 힘쓴 한국영상자료원 전 해외수집 담당 최소원씨가 험난했던 3년간의 필름발굴 과정을 전해왔다. <이국정원>에 출연한 배우 윤일봉과 홍영순의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최초의 한/홍 합작”,
상실의 역사를 거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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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설의 주먹>을 봤습니다. 영화는 말 그대로 강우석표 영화였습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한줄로 요약 가능한 캐릭터였고 배우들은 그걸 충실히 연기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재미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복잡다단한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해서 영화의 수준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요. 영화는 두 시간 넘게 남자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과연 그들은 ‘전설의 주먹’이었을까요? 다시 한번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을 해봅시다. 과연 덕규(황정민), 상훈(유준상), 재석(윤제문)은 주먹도 셌을까요? 격투기 해설자이자 프로레슬러 입장에서 고찰을 해볼까 합니다. 먼저 누가 센지를 알기 전에 고등학교 다닐 때 일어나는 무력 충돌을 살펴보도록 하지요.
‘짱’은 어떻게 결정되나
대개 학교에는 대가리, 짱, 통이라 불리는 주먹이 센 학생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누가 싸움을 잘하는지 어떻게 정했을까요? 일반적으로 권투나 격투기 시합이라면 챔피언과 도전자가
누가 더 센 놈인지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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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에 자리잡은 네 소년에게 별다른 지시는 필요없었다. 사소한 것들로 투덕거리다가도 슛이 들어가면 한 화면 안에서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지난여름이 그들에게 일으킨 화학작용 덕택일 것이다. 다른 수많은 영화의 무술팀이 서울액션스쿨에 떴다 저무는 3개월 동안 그들은 서로 훅과 킥을 주고받으며 버텼고, 혹독했던 강우석 감독의 현장에서도 보란 듯이 함께 살아남았다. 그렇게 그들은 1987년 서울 일대를 주름잡았던 4인조 ‘전설’, 아니 ‘절친’이 되었다. 그 4인조란 임덕규 아역의 박정민, 이상훈 아역의 구원, 신재석 아역의 박두식, 손진호 아역의 이정혁이다. 이들이 회고하는 <전설의 주먹>의 그때 그 시절로 들어가보자.
씨네21_오디션 볼 때 지금 배역대로 지원했나.
박정민_내가 지원했던 역할은 없어졌다. 고민하다 재석과 덕규 중 덕규를 골랐다. <파수꾼> 때의 진중함으로 돌아가고 싶어서였다. 뭔가 진득하게 눌러내는 연기로. 지난 1년간 별 고민 없이 까부
전설,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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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주먹>의 드라마를 탄탄하게 해주는 구심점은 결국 액션이다. 철없던 고교 시절의 막싸움의 판타지와 성인이 된 전설의 싸움꾼들의 이종격투기의 긴박감을 모두 표현해야 했다. 시나리오책의 절반을 차지하던 액션장면을 현실화한 것은 정두홍(위 오른쪽) 무술감독과 그와 함께한 강영묵 무술감독의 몫이었다. 강영묵 감독이 촬영 전 액션스쿨에서부터 배우들을 단련시키고 합을 만들어냈다면, 정두홍 감독은 연출의 자리에서 이렇게 훈련된 배우들을 촬영이라는 실전에 적용시키고 화면에 담아내는 역할을 했다.
-액션 비중이 큰 만큼 더없이 욕심나는 작품이었겠다.
=정두홍_오히려 그 반대였다. 기존의 건달들이 나오는 작품은 더이상 안 하고 싶더라. 마침 다른 작품의 촬영과도 시기가 겹쳤었다. 그런데 한번은 술자리에서 한 배우가, 왜 배우들은 아프게 맞는데도 화면에선 그게 표현이 안되냐라는 말을 하더라. 그는 그냥 툭 던진 말이었는데, 그 말을 들은 나는 고통스럽더라. 그 말이 일종의 트라우마
아프냐,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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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옆에서 찍어줘.” 3월27일 언론시사 이후, 거의 매일 술과 문자 메시지의 나날을 보냈다는 강우석 감독은 피로와 스트레스가 겹쳐 입 주위에 두드러기가 났다며 애써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강우석이 돌아왔다’, ‘강우석의 힘을 느꼈다’는 문자가 가득 찬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그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멈출 줄 몰랐다.
-원작 웹툰 <전설의 주먹>을 어떻게 바꾸고자 했나.
=케이블TV의 ‘전설대전’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설정을 두고 장민석 작가와 얘기를 나누길, 전면적으로 바꾸고자 했다. 원작은 전반적으로 표현이나 전개가 좋은데 너무 무겁고, 그들이 너무 ‘루저’처럼 묘사된다. 관객이 즐길 만한 대중영화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덕규가 일하는 곳도 소박한 동네 국숫집으로 하고, 과거 돈 많던 내 짝꿍이 이제는 중년의 재벌이 되어 있다는 설정도 현실감있게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구나 어디서나 접할 법한 평범한 가장들의 이야기로 그리고 싶었다.
-153분이
강우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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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의 영화는 현실의 시공간에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한다. 종종 일차원적이다, 단순과격하다는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은 영화 자체로 그렇다기보다 그의 언어나 문법이 그야말로 ‘직접적’이기 때문에 마치 그런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시작부터 거추장한 수사를 달지 않는다. 그저 관망하는 것 같은 매끄러운 설정숏 하나 없이 경찰서로 카메라를 들이밀고, 나이트클럽을 휘젓는 식이다. 그렇게 강우석의 영화는 ‘사건’과 ‘세태’를 다룰 때 투박하지만 절묘한 기승전결을 이룬다.
<전설의 주먹>은 그가 <이끼>(2010)와 <글러브>(2011) 등 그동안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왔음에도(예정대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전신인 <나는 조선의 왕이다>를 연출했다면 그 1년의 공백도 없었을) 그가 마치 굉장히 오랜만에 귀환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강우석이 돌아왔다!’는 문구가 굉장히 자연스레 느껴지는 이 기분은 뭘까. 말하자면
승부사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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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이 돌아왔다. 더 나이 먹고 철든 <공공의 적>의 ‘강철중’이 <실미도> 같은 링 위에 올라 ‘아버지의 이름으로’ 싸운다. <전설의 주먹>이 반가운 것은 그가 최근작 <이끼>와 <글러브>를 지나 다시 치열한 현실의 무대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격투기나 액션 그 이상의 인간적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강우석 감독과 함께, 영화에 거의 ‘제2감독’ 수준으로 참여한 서울액션스쿨(공동제공으로 참여했다)의 정두홍 무술감독을 만났다. 그리고 전설의 주먹들의 학창 시절을 연기한 어린 배우들인 박정민, 구원, 박두식, 이정혁을 만났다(그들이 성장한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스토리는 조금만 더 기다리시라∼). 프로레슬링 선수 겸 UFC 격투기 해설자이기도 한 김남훈 칼럼니스트의 글도 싣는다. 궁금하다. 우리가 기억하는 왕년의 전설의 주먹은 과연 진짜 전설의 주먹이었을까?
다시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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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한 참가자들이 사연도 목적도 모두 다르지만 단 한 번,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벌이는 가슴 벅찬 도전을 그려낸 작품 '전국노래자랑'은 오는 5월 1일 개봉.
[이경규] "김인권 캐스팅 위해 최민식 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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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일단 음악부터 기대된다. 거의 개인 컬렉션에서 선택되는 음악들은 그가 추천하는 일종의 ‘믹스 테이프’이기 때문이다. 흑인, 여성, 사고뭉치, 오타쿠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특히 속 시원하고 아름다운 피범벅을 선보이는데(물론 나는 <재키 브라운>을 최고로 좋아하지만), 기존 타란티노 영화의 플롯이 반복되는데도 강렬하게 남는다. 역시, 음악 덕분이다.
저택 총격전에 등장하는 제임스 브라운의 <The Payback>과 투팍의 <Untouchable>을 짜맞춘 <Un chained>를 비롯해 <일 포스티노>의 음악으로 유명한 루이스 바칼로브의 원 주제곡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여러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의 사운드트랙들, ‘21세기의 로버트 존슨’이란 평을 받기도 한 브러더 디지의 <Too Old To Die Young> 같은 곡들 속에서 짐 크로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다시 시작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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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출신 배우, 음주단속 적발”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는 순간 불길한 기운이 뉴런을 타고 대뇌의 전두엽을 강타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tvN <푸른 거탑>의 최종훈 병장(a.k.a ‘말년’) 역을 맡고 있는 연기자 최종훈이 집 근처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보낸 뒤 500m가량을 운전해 주차를 하려다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최 병장이 영창에 가는 설정으로 잠시 하차하게 된다는 제작진의 발표에 오장육부로부터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휘몰아쳤다. 말년에 군기교육대도 아니고 영창이라니, 추억록 만들다 14박15일 영창 갔던 것도 모자라 또 영창이라니! 이런 제엔장! 이 나이에 군인 걱정을 하고 있다니 이게 바로 ‘곰신’의 마음… 아, 아닌가.
어쨌든 KBS <유머1번지> ‘동작 그만’ 이후 최고의 군대 코미디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푸른 거탑>은 요즘 가장 눈에 띄는 만듦새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3소대라는, 작지만
[최지은의 TVIEW] 웃고 있어도 웃고 싶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