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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 매치 무비? 들어는 봤으나 정확한 뜻을 모르는 VFX 전문용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creture 크리처
말 그대로 ‘창조물’을 내놓는 공정이자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공정이다. <미스터 고>의 크리처팀은 고릴라 모형이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고릴라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 그리고 R&D팀과 애니메이션팀 사이에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다.
lighting 라이팅
영화의 조명과 마찬가지로 3D애니메이션에서도 빛이 중요하다. 색온도, 노출량, 방향 등 빛의 여러 요소가 이야기와 캐릭터의 분위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보통 영화 속 조명과 차이라면 털의 재질까지 라이팅 영역에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고>의 라이팅은 털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게 관건이었다. 보통 조명을 받은 부분은 반짝거리게, 그렇지 않은 부분은 그림자로 표현해야 한
[미스터 고] 온전한 생명이 이렇게 태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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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물건’이 나오려고. <미스터 고>의 제작진은 현재 4년째 출산의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거대한 고릴라 두 마리가 이 난산의 주범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호랑이조차 150컷 이상은 등장하지 않았는데, <미스터 고>의 고릴라들은 무려 1천컷이 넘는 장면에 등장하며 주연배우 자리에서 물러나려 하지 않는다. 난산의 원인은 깐깐한 ‘부모’에게도 있다. <미스터 고>의 연출적, 기술적 총괄 지휘를 맡은 김용화 감독과 정성진 슈퍼바이저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인 디지털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 자식 같은 고릴라들을 세상에 내놓을 생각이 없다. 그들의 공식적인 출산 예정달인 7월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미스터 고’(릴라)가 자라고 있는 덱스터디지털을 찾아 한국 영화계의 최전방에 자리한 VFX 기술의 양수 속을 파고드는 수밖에. 그리고 이미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라는 ‘아이’를 함께 키워본
[미스터 고] 내가 고릴라인가, 고릴라가 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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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한국 극장가에 고릴라 ‘배우’가 등판한다.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연기 대결을 펼칠 이 고릴라는 과연 디지털 캐릭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아시아 최초로 주연급 디지털 캐릭터를 선보이는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에서 선보인 김용화 감독의 흥행 감각, 한국영화 최초의 풀 3D 촬영 등 이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역시 화제의 중심에는 주인공 고릴라 링링이 있다. 150여명이 넘는 국내 VFX(시각 특수 효과) 전문가들이 4년간 매달려 키워내고 있는 이 주연급 디지털 배우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김용화 감독의 제작사 덱스터디지털을 찾았다. 제작비 250억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제작진이 경험했을 수많은 우여곡절을 듣는 것은 영화가 개봉하는 7월 즈음으로 미뤄두고, 지금은 고릴라를 직접 키워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을 때다.
[미스터 고] 3D 고릴라 이렇게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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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번째 시즌을 맞이한 뉴스타파를 보고 있으면 참 많은 생각, 또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이명박 정권 초기 해직되었던 언론인들이 모여서 만든 뉴스타파였기에 부디 단명(?)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명은커녕 3번째 시즌을 맞이했고, 심지어 인력이 더 보강된 것을 보면서 마냥 즐겁게 프로그램을 시청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막상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시작하면 다 사라지고, 그저 프로그램의 수준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굳이 김용진 기자나 최승호 PD라는 이름을 열거하지 않아도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최종 편집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없는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같은 언론인으로서 샘이 날 지경이다. 할 말을 다 하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으니 비판을 주로 하는 탐사보도에 있어 가히 교과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좋은 방송을 공중파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다행히 최근 시민방송 <RTV&g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뉴스타파와 뉴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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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는 뭐랄까, 피가 등장하지 않는 호러영화 혹은 해피 엔딩이 없는 로맨틱코미디 같은 물건이다. 기름 없이 몸에 좋은 튀김을 만들어낸다는 발상이 장르의 전제를 뒤엎는 장르영화 설정처럼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재료 자체의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바삭할 정도로 익힌다는 원리인데, 대략 2년 전쯤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주부들 사이에서 <악마의 씨>나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 비할 만큼 열띤 반응을 얻었다. 그렇다면 속편이 나오는 게 정해진 수순이다. 필립스의 뉴 에어프라이어가 그 결과물이다. 2편이라면 1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 게 당연하다. 그래서 필립스는 기존 모델에 베이킹 전용팬을 더했다. 덕분에 튀김이나 구이뿐만 아니라 빵, 쿠키 등도 가능해졌다는 뜻. 이쯤 되면 오븐의 대안으로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특히 줄리아 차일드의 후예를 꿈꾸지만 남은 음식을 처리할 자신이 없는 싱글들에게는 아담한 사이즈마저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거다. 30만원대.
[gadget] 튀김부터 케이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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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와이파이 환경이 아니더라도 전용 앱만 설치하면 스마트폰, PC 등과 바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스피커.
2. 다양한 색상의 캐시미어 커버를 씌운 디자인이 독특하다. 커버는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교체 가능.
3. 스피커 방향에 상관없이 동일한 출력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벽에 소리를 반사시켜 안정적인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리브라톤의 독자적인 기술력 덕분.
4. 가장 ‘저렴한’ 소형 모델이 59만원이다. 무게(1.8kg)보다는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선뜻 집어들기가 어렵다.
북유럽을 여행해보진 못했다. 하지만 북유럽 이야기라면 대략 이틀에 한번꼴로 들으며 산다. 스티그 라르손이나 헤닝 만켈, 요 네스뵈 같은 작가들의 스릴러는 이미 한국에서 스테디셀러 대접을 받는 눈치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역시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그러니까 내가 직접 가보지도 않은 채 상상한 북유럽이란 용 문신을 한 소녀와 변태적인 연쇄
[gadget] 북유럽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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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판타지 문학의 효시. 누적판매량 1천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 시리즈. <퇴마록>의 등장은 비단 잘 팔리는 책 한권 정도가 아니라 한국 문학의 다양성을 넓힌 일대 사건이었다. 이른바 퇴마록 세대 이후 장르 문학이 쏟아져나왔고 판타지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었다. 그 뜨거운 팬심은 2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 하긴 악몽 같던 영화 <퇴마록>의 충격에도 견딘 그들 아닌가. 3월13일 <퇴마록>을 기억하는 이들의 심장을 달굴 소식이 전해졌다. <퇴마록>이 12년 만에 <퇴마록 외전>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우혁 작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퇴마록>의 3부작 영화화 계획까지 밝혔다. 흥분한 팬들은 희망이 뒤섞인 상상을 쏟아냈고 영화가 곧 만들어질 것처럼 들썩이고 있다. 과연 영화 <퇴마록>은 ‘원작 파괴자’라는 악명을 딛고 다시 한번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한
[이우혁] 스토리에 대한 발언권만은 보장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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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천재지변처럼 가혹하고 결정적인 방식으로 삶의 진로를 영원히 바꿔버리는 사건들을 만나게 된다. 그 사건이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를, 국가를 뒤흔드는 규모의 것일 때, (예술)판의 지각변동은 하나의 경향이 된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 9.11 이후 미국의 파괴와 상실의 기억을 끌어안았다면(그래서 눈물어린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해주었다면), <선셋 파크>는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에 사라지지 않고 있는 불황의 유령에 여전히 사로잡힌 미국의 초상을 보여준다. 명망있는 출판업자는 예전처럼 유망해 보이는 젊은 작가의 소설을 선뜻 출간하지 못하고 있으며, 높은 평가를 받는 중견 작가의 신간은 미국의 독립 서점들의 부도 때문에 얼마나 반품이 들어올지 제대로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고, 벌이가 불규칙한 이십대 4명이 돈을 벌어 집을 구하기보다 불법의 위험을 무릅쓰고 빈집을 무단점거하는 쪽이 더 설득력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폴 오스터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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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팬들에게 이동국은 애증의 이름이다. 누구는 한국 최고의 골잡이 계보를 잇는 선수라 치켜세운다. 기록이 그 주장을 증명하고 있다. K리그 318경기에 출전해 141골 53도움(2012년 12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고, 태극 마크를 달고 A매치 총 95경기에 출전해 30골을 넣었다. K리그, A매치 모두 세 게임당 한골을 넣은 기록만 놓고 보면 그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만큼 나쁜 스트라이커가 아님이 분명하다. 하지만 또 누구는 한국 축구의 고질병을 상징하는 선수라 평가절하한다. 단적인 예이긴 하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 예선 마지막 게임인 우루과이전 때,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날린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던 장면은 두고두고 안타깝다. 골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골 결정력뿐만 아니라 약한 몸싸움, 느린 발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사람들은 그를 욕한다. 당신이 어느 쪽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든지 간에 이동국은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선수”다. 이동
[도서] 성공, 실패,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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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3월27~31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문의: 02-2280-4114
서편제. 섬진강 서쪽 지역에서 성행한 소리라 하여 ‘서편제’라 이름 붙은 이 유파는 부드러우면서도 구성지고 애절한 소리가 특징이다.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뮤지컬로 널리 알려진 <서편제>는 바로 이 서편제 소리를 소재로 하면서 서편제 특유의 구성지고 애절한 사연을 굽이굽이 풀어냄으로써 그 정서까지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이 작품의 주된 소재와 표현양식이 ‘소리’임을 생각할 때 창극 <서편제>의 창작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서편제>를 이루는 두축은 ‘소리’와 ‘길’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소리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고, 주인공 송화와 동호의 삶과 유랑, 만남과 헤어짐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역시 소리다. 한편 무대 위 인물들은 끊임없이 어딘가를 향해 길을 떠난다. 자신의 진짜 소리를 찾아가는 그들의 끝없는 여정은 완벽한 경지를 향한 예술가의 외롭
[공연] 이제야 만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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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3월22~31일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문의: 02-3668-0007
위안부 사건에 대한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2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수요집회가 벌써 1천회를 훌쩍 넘겼다.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고자 자신의 아픈 과거를 들추면서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할머니들에게는 일본 정부의 침묵도 큰 상처지만 그보다 더 큰 아픔은 우리 사회의 차가운 무관심이라 하겠다. 이해성 작/연출의 <빨간시>는 그들의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상처를 보듬기 위해 마련한 하나의 제의의 장이다.
<빨간시>는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사건 두 가지를 다루고 있다. 일제가 자행한 위안부 사건과 최근 계속 불거지고 있는 여배우(지망생)들의 성상납 사건이다. 시간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작가 이해성은 두 사건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점을 드러내고자 한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들이 거대한 힘과 권력에 의해 성적으로 유린당하고 육체적,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 사건의
[공연] 거대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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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앨범을 들으며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작 ≪Reality≫가 데이비드 보위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하더라도 그의 경력에 큰 흠은 아니었겠지만, 그보다 더 나은 새 앨범이 이렇게 10년 만에 나왔기 때문이다. 전성기 시절의 앨범인 ≪Heroes≫ 표지를 재활용한 것처럼 새 앨범에는 전성기 못지않은 ‘젊고’ 멋진 로큰롤이 가득하다. 혹여 이게 마지막 작품이 된다 하더라도 더이상 아쉽지 않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지난 10년간 그는 무대가 아닌 병원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리고 육체와 정신의 노화는 다른 차원이라고 실감할 만한 앨범이 나왔다. 10년 전 발표한 스물세 번째 앨범 ≪Reality≫와 비교할 때, 그는 홀로 1970년대를 살아가는 양반처럼 몹시 낡은 소리를 낸다. 현재성과 거리를 둔 결과 기이하게도 더 젊고 생생한 작품이 완성됐는데, 그가 아니고서는 누구한테도 기대할 수 없는 작업이다. 섹
[MUSIC] 영혼을 위한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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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라마 촬영 있었나요?” “촬영하고 온 것 같죠. 인터뷰 사진 찍는다고 머리 만졌어요. 안 그러면 머리카락이 힘이 없어서 바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거든요. 가르마도 원래 5:5고.” 최무성은 셔츠도 따로 두벌 준비해왔다. 하지만 셔츠가 커서 사진 촬영 땐 빨래집게로 옷을 고정해야 했다. 사이즈 때문만은 아니었다. 막상 사진 촬영을 시작하자 평소 늘 입고 다닌다는 주름진 카키색 티셔츠가 깔끔하게 다림질된 셔츠보다 더 잘 어울렸다. 재밌게도 그의 연기가 그렇다. <연애의 온도>에서 최무성은 김 과장을 연기한다. 김 과장은 주인공 동희와 영의 직장 상사이자 손 차장(라미란)과는 불륜관계인 이혼 직전의 중년 남자다. 영화에서 김 과장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최무성은 있는 듯 없는 듯 제 몫을 다 한다. 바로 자연스러움을 최고의 무기로 삼는 정량(定量) 연기다. 극단 연희단 거리패 등을 거친 연극배우 출신이자 <먼데이 P.M. 5> <사람을 찾습니다>
[최무성] 따먹는 연기? 적성에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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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웜 바디스> 사랑+치유
[올드독의 영화노트] <웜 바디스> 사랑+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