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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로 <씨네21>에 합류한 첫 해인 2008년. 운이 좋게도 선배 기자들과 함께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데일리를 만들 수 있었다. <씨네21> 데일리팀은 영화제가 개막하기 전에 미리 많은 영화를 보고 부산으로 내려가는데, 그해 본 영화 중 필리핀 출신의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이 만든 <서비스>가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필리핀영화가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필리핀 사회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리얼리즘 계통의 영화가 많았다. 솔직히 참 지루했다. 하지만 <서비스>는 필리핀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깨준 영화였다. 마닐라 시내에 있는 도산 직전의 낡은 성인영화 동시상영관을 배경으로 극장 주인을 비롯한 그의 가족, 극장 직원, 관객 등 여러 인물들의 사연과 그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작품이다. 극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러 인물의 사연을 차곡차곡 쌓은 뒤 그게 하나의 서사로 발전하는데, 그게 전형적인 장르영화의
[부산에서 만난 나의 영화] 감독님,꼭 한번 만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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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경 | 한국 | 2013년 | 97분 | 뉴 커런츠
OCT07 롯데5 17:00 OCT10 롯데5 20:00
여자의 나이는 40살. 남자의 나이는 19살이다. 그 반대가 아니다. 여자의 직업은 가난한 시나리오 작가, 남자의 직업은 없다. 여자의 이름은 가을, 남자의 이름은 요셉이며 둘은 사랑하는 사이고 동거한다. 이들의 사랑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가을의 아버지는 요셉에게 “네가 엄마가 필요 했구나”라고 말하여 그들의 사랑을 비하한다. 가을의 오빠는 요셉에게 “네 부모님이 우리 가을이를 구속시키면 어떻게 할 거냐”고 으름장을 놓는다.
가을과 요셉의 사랑은 도무지 쉽지가 않다. 가을은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잘 풀리지 않고 요셉은 마음만 앞설 뿐 제대로 할 줄 아는 일이 없다. 가을은 늙어가고 요셉은 아직 어리다. 모든 상황이 최악이다. 그럼에도 <파스카>의 이 인물들은 무던해 보일 정도로 어딘지 흔들림이 없다. 그들은 조금씩 천
[COMPETITION] <파스카> Pas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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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차이 케르드신트, 소파완 분니미트라 | 타이 | 2013년 | 90분 | 뉴 커런츠
OCT7 중극장 14:00 OCT8 롯데3 13:00 OCT10 롯데3 20:00
이스트무스. 한국말로 ‘지협’이라 불리는 이 단어는 육지와 육지를 잇는 좁은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제목 그대로 영화는 미얀마와 타이를 잇는 국경지대에 위치한 라농으로 향하는 엄마와 딸의 로드무비다. 미얀마 출신의 가정부 ‘지’가 세상을 떠난 뒤, 그녀를 좋아하고 잘 따랐던 딸 ‘옴’은 갑자기 모국어(태국어)가 아닌 버마어로 말하기 시작한다. 엄마 ‘다’는 지의 영혼이 딸에게 씌었다고 생각하고, 지의 유일한 혈육 ‘뿌’를 찾으면 그녀의 혼이 편히 이승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녀는 뿌의 자취를 찾아 라농으로 떠나지만 그 여정 끝엔 더 큰 깨달음이 기다리고 있다.
“많은 일들이 이유 없이 일어난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영화 속 대사처럼 수많은 우연과 만남, 신비로운 경험들이 엄마와 딸의 여정 속으로
[COMPETITION] <이스트무스> The Isth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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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빙 | 홍콩, 중국, 프랑스, 일본 | 2013년 | 227분 | 와이드 앵글
OCT07 CGV7 11:00 OCT09 CGV7 17:00
이번에는 정신병원이다. <철서구>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탄광촌 사람들의 모습을 붙잡았던 왕빙은, 이와 정반대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수인들의 모습을 담는다. 50여 명의 사람들이 수용된 정신병원에는 실제 정신질환자는 소수일 뿐이고, 크고 작은 죄목으로 수감된 사람들이 함께 섞여 지낸다. 좁은 침대와 대야 하나가 그들이 가진 세간의 전부인데, 이 대야의 쓰임은 용변을 해결하는 것인 동시에 몸을 씻는 것이다. 병원은 판옵티콘을 연상시키는, 가운데가 비어있고 철망으로 둘러쳐진 4층 정도 높이의 건물이다. 방 사이의 출입은 자유롭지만, 계단 사이의 출입은 제한되어 있다.
왕빙은 하늘과 맞닿은 꼭대기 층에 함께 감금된 채 그들의 움직임을 쫓는다. 인터뷰는 전혀 삽입되지 않는다. 감독은 카메라 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사람들
[CINE CHOICE]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Til Madness Do Us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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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르 브라가슨 |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 2013년 | 97분 | 플래시 포워드
OCT07 CGVS 13:00 OCT11 CGV6 14:00
헤라의 오빠는 트랙터를 운전하다가 죽고 헤라는 그 광경을 목격한다. 장례식날 헤라는 예수의 사진을 노려보다가 장례식장을 뛰쳐나간다. 슬픔에 방에 혼자 있던 헤라는 기타를 치던 오빠의 환상을 본다. 이후 헤라는 자신의 옷을 불태우고 메탈그룹이 그려져 있는 옷으로 갈아입는다. 기타를 매고 집을 떠나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던 헤라는 결국 버스를 타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성장한 헤라는 여전히 그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기만 하고 떠나진 못한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헤라는 여전히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헤라는 일하는 곳에서 헤비메탈 음악을 크게 틀기도 하고 교회 안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술을 먹고 남의 트랙터를 몰다가 사고를 내기도 한다. 헤라뿐만이 아니다. 어머니는 손이 뻘겋게 될 때까지 정신을 놓고 손을 문지른
[CINE CHOICE] <메탈헤드> Metal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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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밀리언 홀트 | 스웨덴, 아이슬란드 | 2013년 | 90분 | 플래시 포워드
OCT7 롯데6 17:00 OCT9 CGV6 14:30
노부부의 산책에서 시작되는 영화는 할아버지의 실족사라는 예상 밖의 사건을 보여준다. 이어 장례식이 열리고 도시에 사는 손녀 루가 참석한다. 당분간 할머니와 지내기로 결심한 루는 할머니의 친한 친구 두 명과 자주 어울리게 되는데 이들의 조합이 흥미롭다. 왕따 신세인 소년 톰과 순수한 청년 헨릭이 그들이다. 아이들에게 놀림 받는 것이 싫은 톰은 학교 대신 할머니 집에서 주로 생활한다. 함께 요리를 만들고 산책을 하는 할머니와 톰은 몇 십 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치 연인처럼 지낸다. 작은 고서점에서 일하는 헨릭은 루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녀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한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낙천적이고 씩씩한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자신감 없는 톰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사랑을 두려워하는 루가 마음을 열도록 도와준다. 할머니는 분주하게 집 안
[CINE CHOICE] <홈>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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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라 볼프 | 스위스,독일 | 2013년 | 98분 | 플래시 포워드
OCT07 롯데6 20:00 OCT09 CGV3 19:30
12월24일의 취리히를 배경으로, 욕망으로 가득 찬 외로운 인간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려던 레나는 남편이 창녀와 관계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주디스는 남자친구를 배신하고 경찰관과 만나고 있으며, 겨우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노인 롤프는 딸과 친해지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한편 혼자 사는 노부인 마리아는 동년배인 주앙과 연애하고 싶은데, 아직 그는 죽은 부인을 잊지 못한 상태다. 이 모든 이들의 관계가 18살의 매춘부 미아와 연관된다.
<드림랜드> 속 모든 인물들은 고독에 몸부림치고 있다. 중립국 스위스의 부유한 도시를 배경으로, 영화는 세계 각국에서 모이거나 흩어진 가족들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아이를 임신한 아내는 출장이 잦았던 남편의 배신을 발견하고, 노부인의 딸은 홍콩에 살
[CINE CHOICE] <드림랜드> Drea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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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 코테 | 캐나다 | 2013년 | 95분 | 월드 시네마
OCT07 M해운대 17:00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빅토리아는 가석방 이후 산속에 살고 있는 에밀 아저씨의 산장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며 편안한 삶을 누리려던 그녀의 포부는 이웃의 냉대와 지독한 외로움으로 벽에 부딪히지만 동성애인 플로렌스의 방문으로 다시 활기를 얻는다. 하지만 산골마을에 걸맞지 않게 매력적인 플로렌스는 빅토리아를 질투와 불안으로 다시 몰아넣는다. 중년 여자들의 재기 드라마 혹은 전원생활에서 맞이하게 되는 소소한 인간적 갈등과 해결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바그다드 카페>나 <스테이션 에이전트>류의 힐링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서사가 진행될수록 관객은 그것이 완전한 오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숲은 인간을 보호해주지도, 완전한 평온을 선사하지도 않는다. 지옥은 늘 인간의 마음에 있고 자신의 영혼으로부터 해방되지 않으면 공간적
[CINE CHOICE] <빅 + 플로> Vic+Flo Saw a 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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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하라 사토루 | 일본 | 2013년 | 98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7 CGV5 14:00 OCT11 롯데7 17:00
30대 실직자 켄지는 2층 주택에 홀로 살게 된다. 부모님과는 연락이 끊겼고, 여행 중인 누나만 간간이 편지를 보내온다. 켄지의 집은 한없이 적막해, TV와 라디오 소리가 반가울 정도다. 어느 날부터 이 공간에 세 명의 고아 소년들이 뛰어들기 시작한다. 세 아이는 집 안팎을 넘나들며 그들의 놀이에 켄지를 끌어들이기 시작한다. 적막했던 집은 이제 세 아이와 한 어른 아이의 놀이터가 된다. 이들은 물총 놀이를 하는가 하면, 페인트를 칠한 종이 박스를 쌓아올려 동물모형도 만든다. 유쾌한 침입자들로 인해 공간은 일시적 유토피아로 변하고, 이것이 묘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향수병, 즉 ‘Homesick’은 어떤 것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하지만 어떤 것에 대한 지겨움(sick)이기도 하다. 영화가 러닝타임 내내 내뿜는 것은 그리움의 정서보다는 지겨움의 정서에 가까
[CINE CHOICE] <향수병> Homes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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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케이이치 | 일본 | 2013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7 CGV3 16:00
기노시타 게이스케는 구로사와 아키라와 같은 해에 데뷔한 동세대이며 <스물 네 개의 눈동자>, <카르멘 고향에 돌아오다> 같은 대표작을 무수히 남긴 일본 영화의 거장 감독이다. 제목이 <기노시타 케이스케 이야기>라 그의 작품 세계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삶 일부분을 소재로 한 극영화다. 1945년 4월 전쟁의 막바지, 도쿄 인근에 크나큰 공습이 지나고 난 직후. 집으로 잠시 돌아온 영화감독 기노시타는 어머니가 병석에 누웠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려고 한다. 하지만 차를 구할 수 없어 손수레에 싣고 머나먼 길을 떠난다. 전쟁 중에 아들이 아픈 어머니를 손수레에 싣고 안전한 땅에 이르기 위해 천신만고를 겪는 이 며칠간의 이야기를 감독은 한편으론 동화처럼 한편으론 텔레비전의 단막극처
[CINE CHOICE] <기노시타 게이스케 이야기> Dawn of a Filmmaker: The Keisuke Kinoshita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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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가르 파르하디 | 이란 | 2013년 | 130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7 하늘연 13:00 OCT11 중극장 11:00 OCT12 시네마테크 10:00
이란의 영화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가 도덕과 비도덕의 차이를 무화시키는 역설적 이야기꾼으로서 실력이 있다는 건 그의 전작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이미 입증됐다. 파르하디는 사태에 사태를 덧입혀가며 껍질을 벗기면 또 껍질이 있는 이야기 기법으로 영화의 긴장을 유지한다. 그렇게 하여 종국에 이르러 우린 판단 유보에 이르고 만다. 이 사태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누가 누구에게 잘못한 것인가. 아니 누군가의 죄를 묻는다는 건 과연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파르하디를 단숨에 국제적인 스타급 감독으로 올려놓은 그와 같은 이야기 방식은 <지난 날>에서 한층 더 강고해졌다.
각자 별거하던 부부 아미드와 마리. 아미드가 이혼 수속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리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됐을 때 마리의 아이들은 친엄마
[CINE CHOICE] <지난 날> The P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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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밍량 | 대만, 프랑스 | 2013년 | 138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7 하늘연 16:00 OCT10 하늘연 14:00 OCT11
M해운대1 16:00 OCT11 M해운대2 16:00
“말할 만한 이야기란 게 없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감독의 말’에서 <떠돌이 개>에 관하여 차이밍량은 그렇게 첫 마디를 적어 놓았다. 그러고 나서는 영화 속 인물들의 행동 몇 가지만 나열하였다. 한편, 동시대의 빠른 속도감은 자신의 방향감각을 상실시킬 뿐이라며 “내게 느림은 그 혼란들에서 길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기술이자 도구”라고 다른 자리에서 말했다. <떠돌이 개>는 실제로 이야기라고 불러야 할 만한 것이 거의 없고 무한정 느려서 어떤 장면은 이것이 정지화면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다. 예컨대 영화의 첫 장면, 잠든 두아이들 옆에서 한 여인이 긴 머리를 빗고 있는 섬뜩하면서도 기괴한 그 장면이 그렇다. 차라리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이라고 불러야 옳을 정
[CINE CHOICE] <떠돌이 개> Stray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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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더 잘 맞는 경우도 있다. 함께 여정을 떠난 <화장실 블루스>의 두 남녀도 그렇다.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여자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남자의 동행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 것인가.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출신의 감독 디르마완 하타는 데뷔작인 이 영화를 통해 모든 조건을 떠나 가장 중요한 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화장실 블루스>는 욕망에 충실한 여자와 종교(천주교)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나.
=’렌드라’란 이름을 가진 인도네시아 시인이 있다. 그 시인의 작품 중 <스완송>이라는 시가 있는데 그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창녀가 나이가 들고 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창녀촌에서 쫓겨난다. 그녀는 살기 위해 신부에게도 찾아가고 의사에게도 가는데,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손바닥과 옆구리에 상처 입은 어
[CINE TALK] 창녀가 예수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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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란 단어에는 이미 딱딱해져 버린 화석 같은 느낌이 있다. 부산을 찾은 수많은 거장 감독들을 존경해마지 않지만 마음 한 구석 어렵고 답답한 부담감을 털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포르투갈 실험영화를 이끌고 있는 에드가 페라가 몰고 온 즐거운 바람은 거장에 대한 불편한 편견을 날려버리기 충분했다. 3D에 관한 세 거장의 대답 <3X3D> 중 <시네사피엔스>를 연출한 그는 웃음과 해학을 담아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영화를 즐기고 있습니까? 혹시 품위 있게 보려고 애쓰는 동안 놓치고 있는 건 없나요? “예술의 역할은 한 번도 보지 못한 방식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다. 영화에는 현실 너머의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힘이 있으며 3D는 그 가능성 중 하나다.”
3D처럼 ‘보는 방식’을 변화시킨 기술은 처음이 아니다. 무성영화와 유성영화가 그랬고, 흑백과 컬러가 그랬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
[PEOPLE] 보는 방식이 생각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