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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념비적인 ‘득템’ 찬스
영국 애시드재즈신의 상징, 자미로콰이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1집, 2집, 3집을 재발매한다. 전곡 리마스터링은 물론, 미공개 음원과 추가 보너스 CD에 더해 보컬 제이 케이가 직접 쓴 앨범 에세이 원문까지 ‘득템’할 수 있는 기회다. 이렇게 빵빵한 구성이면 구매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2. 겨울이 간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4월3일 16회로 종영한다. 혹시나 연장방송될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면 안타까운 소식일 수밖에. 연장이 없다 하니 더더욱 마지막 방송을 본방 시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어떤 엔딩이…?
3. Winter Is Coming!!!
한국엔 봄이 왔지만, 브라운관엔 겨울이 오고 있다. 미드 <왕좌의 게임> 3시즌이 오는 4월19일 오후 10시 채널 스크린에서 첫 방영을 시작한다. 원작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 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들이 3부 <성검의 폭풍>
[must 10] 기념비적인 ‘득템’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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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사 5층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과거엔 도서관 안쪽에 또 다른 방이 하나 더 있었다. 오래된 신문들을 연도별로 모아놓은 자료실이었다. 가장 오래된 신문은 1961년 무렵의 것으로 기억한다. 설 혹은 추석 합본호를 만들려고 하면, 무슨 이벤트처럼 30, 40년 전 한국영화에 관한 기사들을 써야 했는데, 그때마다 이 자료실을 들락거렸다. 옛날 신문 말곤 변변한 자료가 없었다. <씨네21> 사무실은 도서관 바로 아래층이었지만, 신문 스크랩 뭉치들을 몽땅 나르진 못했다. 책상 위에 커다란 신문 더미들을 펼쳐둘 여유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담당 직원분께 양해를 구하고 그곳에서 밤샘 마감을 한 적이 그래서 여러 번이다. 마감 쪼는 데스크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공간은 요긴했다. 회사 안에 있으나 누구도 오가지 않는, 그야말로 비밀 아지트였던 셈이다.
이 난공불락의 요새에도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몇 차례 밤샘을 끝내고
[에디토리얼] 마법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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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목격한 남자 '차종우'(신하균)가 누명을 쓰고 한순간 전 국민이 주목하는 용의자가 되어 모두에게 쫓기게 되면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런닝맨'은 오는 4월 4일 개봉 예정.
[신하균]"‘액션 장르 선택’ 두렵고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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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과 그녀를 둘러싼 직장인들의 일과 사랑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그려낼 드라마 '직장의 신'은 오는 4월 1일 오후 10시 첫 방송 예정이다.
[오지호]"‘김혜수’ 앞에 서면 저절로 두 손 모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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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1일은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장국영의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는, 홍콩 누아르의 거친 남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유약하고 부드러운 이미지, 그리고 내재된 우울한 정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관금붕의 <연지구>, 첸카이거의 <패왕별희>, 우인태의 <야반가성>, 진가신의 <금지옥엽>, 그리고 왕가위의 <아비정전><동사서독><해피 투게더> 등 그는 홍콩영화의 포스트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허무와 고독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루지 못한 감독의 꿈, 오랜 동성 친구 당학덕과의 비밀스런 관계 등 그는 숱한 수수께끼를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최근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을 쓴 주성철 기자가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홍콩영화 속 장소들을 돌아봤다. <동사서독
寤寐不忘 張國榮(오매불망 장국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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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3>의 개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4월25일 한국에서 최초 개봉).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총집합한 <어벤져스>의 대성공 뒤에 선보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슈퍼볼 시즌을 앞둔 지난 1월29일, 마블 스튜디오와 디즈니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초대했다. <아이언맨3>의 인터내셔널 트레일러와 슈퍼볼 스폿광고, 그리고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되지 않아 아이언맨의 슈트가 광채라고는 없는 회색으로 칠해진 15분가량의 영상 3편을 공개했다. 이어 한 시간가량 제작자 케빈 파이지, 감독 셰인 블랙, 그리고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언맨3>를 예상해본다.
Q1. 마침내, 최강의 적을 만나다. 만다린의 정체는?
<아이언맨3>의 악역이자 국제테러조직을 이끄는 만다린은 인상적인 연설을 남긴다. “숙녀 여러분 그리고 어린이와 양들, 사람들은
초심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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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는 정치적이지만, 개발용역, 민간인 불법사찰, 고위 공무원의 부정부패 같은 ‘한국적 일상’이 등장해서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아빠’가 국가 권력에 대드는 것과 ‘초딩’ 막내가 중학생에 대드는 것, 개인성을 지키는 것과 작은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 본질적으로 모두 같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색하고, 작위적이며, 가짜 연기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다. 태생적으로 프로파간다일 수밖에 없는 코미디는 어떻게 웃겨야 할까. 아마도 이 작품을 영화화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걱정되고 신경 쓰인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때 달파란과 장영규의 코미디 음악은 관습에서 출발한다. 그나마 덜 과장된 캐릭터인 고향 후배 봉만덕과 큰딸 최민주의 서정적인 테마 외에 다른 스코어들은 악기의 음정과 음색에 새겨진 특정한 이미지를 활용해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상황을 묘사하거나 보조한다. 특히 ‘뒤뚱거리는 베이스를 위한 행진곡’이라 부르고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뿡짝뿡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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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없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솔직함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재테크와 성형에 대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공유하며 권장하는 분위기는 또 다른 의미의 솔직함일 수도 있다. 가족 안에서의 갈등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문제를 재미있는 해프닝으로 소비하는 대담함은 신기할 정도다. 연예인은 공식석상에서의 모습뿐 아니라 사생활과 과거의 사소한 실수에 대해서도 낱낱이 밝힐 것을 요구받는다. 대중과 언론이 작심하면 누구든 투명하게 탈탈 털어낼 수 있는 세상이다. 그래서 그 어떤 공직자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에 의해 ‘공인’으로서의 본분과 역할에 끼워 맞춰지는 스타와 프로그램들은 점점 얄팍해지거나 비슷하게 지루해진다. 흥미로운 것 이전에 비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천박함은 널리 용인되지만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 금세 목이 날아간다. 솔직한 취향과 선명한 색깔을 만나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진다.
JTBC <썰전>은 이 와중에 튀어나온
[최지은의 TVEW] 긴장하라 지상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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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헌트’로 악명 높은 상원의원 매카시는 사실 예술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예술의 영역에서 그의 역할을 대신한 것은 미시간 출신의 하원의원이었던 조지 돈데로였다. 그는 매카시 상원의원의 열렬한 숭배자이기도 했다. 그는 몇 차례의 의회연설에서 미국의 미술에 침투한 공산주의의 위협에 대해 언급한다. 그로써 정치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던 냉전의 히스테리는 그대로 예술의 영역으로 옮겨진다. 물론 그는 문화와 예술에 대해 아무런 교육도 받지 않고, 아무런 교양도 없는 문외한이었다.
미술계의 레드 헌트
40년대 말 50년대 초 예술에 대한 우익의 공격은 크게 세 단계를 거쳤다고 한다. 첫 단계는 예술 속에 묘사된 특정 부분의 좌경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덕분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그려졌던 수많은 공공 벽화들이 수난을 겪어야 했다. 둘째 단계는 좌익 활동이나 단체에 연루된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정부 지원을 받는 공공의 프로젝트에서 제외시키는 것이었다. 덕분에 수많은 전시회가 취소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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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술자리에서 일어난 일이다. 호프집에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는데 70년대 록 음악이 흘러나왔다.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두들기거나 흥얼대다 각자 좋아하는 밴드에 관해 떠들게 되었다. 레드 제플린을 필두로 딥 퍼플이나 레인보우, 지미 헨드릭스, 비틀스, 롤링 스톤스까지. 여기까진 좋았다. ‘록의 기원이 뭐냐’라는 질문이 나오기 전까진. 한 사람은 그 기원이 블루스에 있다 하고, 또 한 사람은 재즈에 있다고 서로 박박 우겨대다가 분위기가 제법 험악해졌다. 나로선 도대체 그 따위가 왜 중요한지 알 수도 없거니와 누구 편을 들기도 애매해 지켜만 봤다. 사실 블루스나 재즈나 결국 흑인음악 아닌가? 거기에 백인들의 컨트리 음악이나 포크가 조금 섞인 거고. 하긴 그까짓 것이 ‘무에 그리 중요하랴’마는, 문제는 서로가 자신의 생각만 정답이라고 믿고 우기는 아집과 독선이었다. 마치 와우각상쟁, 그러니까 달팽이 뿔 위에서 하는 싸움질처럼 무의미해 보였다.
그러다 참다 못한 다른 이들이 화
[SO WHAT] 재능이야? 열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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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의 결말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있습니다.
이십세기 폭스 서치라이트 로고가 깔리는 박찬욱의 영화를 한국의 극장에서 보는 경험은 좋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다. 박찬욱이 연출하고 정정훈이 촬영했지만 이것은 니콜 키드먼과 미아 바시코프스카와 매튜 구드가 주연하고 할리우드의 자본과 기술력이 들어간 할리우드영화다. 박찬욱의 영화가 보여주는 형식적 미감과 관객을 습격하는 윤리적 동요의 기운은 <스토커>에서도 여전하다. 훨씬 세련되고 단정하며 여운도 만만치 않다. 동시에 송강호, 최민식, 이영애, 임수정 등이 나오는 박찬욱의 한국영화에서 느꼈던 윤리적 동요보다는 충격이 덜하다. <스토커>는 간단히 정리하면 불온한 피를 타고난 가족의 얘기다. 미친 삼촌이 돌아오고 그 삼촌에게 여주인공 인디아(미아 바스코프스카)는 근친적 욕망을 느낀다. 삼촌 찰리(매튜 구드)는 그녀의 욕망을 격발하는 존재이다. 그녀의 욕망에는 성욕뿐만 아니라 그것과 불가분의 관계로 접착된
[신 전영객잔] 그녀는 우리와 섞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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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 슈퍼바이저 유태경
-<미스터 고>에서 크리처팀의 역할은 무엇인가.
=모델링팀이 고릴라의 형태를 만들어 크리처팀에 보낸다. 크리처팀은 고릴라가 움직일 수 있도록뼈대를 만들어 심고, 움직임에 따라 적절하게 형태가 변형될 수 있도록 만든다. 고릴라의 여러 움직임을 테스트한 뒤, 그 데이터를 애니메이션팀에 전달한다. 애니메이션팀은 그 데이터를 이용하여 이야기가 요구하는 고릴라의 움직임을 연출한다. 애니메이션을 끝낸 데이터는 다시 크리처팀으로 보내지고, 크리처팀은 털을 붙이고 옷을 입히는 등 필요한 요소들을 점검한 뒤 여러 파트에 전달한다. VFX 제작 파이프라인의 중간에서 크리처팀은 렌더링팀, R&D/FX팀, 애니메이션팀 등 여러 팀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릴라의 움직임을 구상하기 위해 참고했던 자료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감독님, 정성진 슈퍼바이저와 함께 일본의 동물원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하오코’라는 고릴라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긴 시간 동안
[미스터 고] 진짜 고릴라와 영화적 고릴라의 접점 찾았다+털의 디테일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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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의 역할은 무엇인가.
=애니메이터들이 고릴라의 표정, 움직임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해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이다.
-애니메이션팀은 총 몇명이고,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
=총 26명이다. 일단 2명은 모션 캡처를 담당하고, 애니메이터마다 장기가 다 달랐다. 드라마적인 움직임을 잘 구현해내는 아티스트가 있는 반면, 액션 연기를 잘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있다. 물리적인 움직임을 잘 표현하는 아티스트도 있고. 슈퍼바이저로서 적재적소에 이들의 업무를 배치하는 게 중요했다.
-이 영화는 모션 캡처보다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훨씬 컸다고 들었다.
=영화 <아바타>나 <킹콩>은 모션 캡처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하지만 고릴라의 신체 구조가 사람과 다르다보니 모션 캡처보다는 애니메이션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른 동물에 비해 고릴라가 작업하기가 수월한 편인가. 아니면 어려운 편인가.
=수월한 편은 아니다. 때로는 두발로 걷기도 하고, 때
[미스터 고] 내가 직접 고릴라가 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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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로듀서라는 파트는 낯설다.
=3D 촬영에 필요한 시스템 선정과 운영 예산 관리부터 촬영팀과 함께 3D 촬영 기술공정을 개발하기까지 3D와 관련한 모든 일을 관장한다. <미스터 고> 박성준 총괄 프로듀서는 “예산과 시간 소요가 보통 2D영화 제작비의 20%가 넘어가면 대한민국에서 3D영화의 정착은 힘들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할리우드나 <용문비갑> 같은 중화권 프로젝트에서는 3D 프로듀서가 따로 있어 3D 파트가 다른 파트와 원활하게 소통하며 효율적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스터 고>에 합류했을 때 이 영화만의 3D 촬영에 어떤 기대감이 있었나.
=고릴라라는 디지털 캐릭터를 실사 촬영한 3D 영상에 얹는 시도가 도전이었다.
-촬영 전, 테스트 과정에서 레퍼런스로 활용한 영화나 영상이 따로 있었나.
=매일 아침 러닝머신에서 <아바타>를 100번 이상 봤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자극받아, 박현철 촬영감독님과 촬영팀
[미스터 고] 기술보다 감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