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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정재승 교수가 트위터에서 “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는 왜 사라졌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백인천 프로젝트. 미국에서는 1941년 타율 0.406을 기록한 테드 윌리엄스 이후, 한국에서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첫해 0.412를 기록한 백인천 이후 4할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막상 읽어보면 백인천 프로젝트 자체보다는 4할의 가능성이 가장 많았거나 많다고 여겨지는 김태균, 양준혁, 정근우 등 야구선수들의 인터뷰가 재미있다.
[도서] 4할 타자는 왜 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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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새(뮬)의 삶. 이만큼 현대인의 삶을 잘 묘사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남의 짐을 지고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노새는 주인공 소설 <뮬>의 주인공 제임스와 케이트에 다름 아니다. 종말적 경기불황에 예상 못한 임신이 닥치면 한번만(!) 마약 운반책으로 일하는 것도 그럴싸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소설을 쓴 토니 데수자가 실제로 아내의 실직과 어린 두 아이에 더해 쓰던 소설을 포기하면서 경험한 종말론적 파국의 두려움에서 생각해낸 이야기다.
[도서] 종말론적 파국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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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드라마 <셜록>의 팬이라면 주목할 것. 시즌1과 2의 모든 사건을 분석한 <셜록: 케이스북>이 출간되었다. 셜록 홈스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캐스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주홍색 연구>가 <분홍색 연구>로 바뀌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와 같은 드라마 뒷이야기는 물론 셜록의 집 세트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사진과 해설을 비롯해 관련 자료들이 실렸다. <셜록>을 제작한 스티브 모팻과 마크 게이티스의 회고는 특히 흥미로운데, “코난 도일의 원작들은 단 한번도 프록코트와 가스등을 중요시하지 않았어요. 경탄할 만한 수사와 무시무시한 악당, 피가 얼어붙을 듯한 범죄에 여성들이 크리놀린을 입던 끔찍한 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다였죠. 다른 탐정들은 사건에 연연했지만 셜록 홈스는 모험을 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다른 탐정들과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실루엣만으로도 셜록 홈스임을 알 수 있게 하는 프록코트를 고집하지 말 것, 그리
[도서] 시즌3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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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소개되고,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호평을 받았던 이돈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가시꽃>의 시네마톡이 8월20일 CGV대학로 무비꼴라쥬관에서 열렸다. <가시꽃>은 친구들의 압박으로 인해 성폭행에 가담하게 된 성공(남연우)이 시간이 흘러 피해자 장미(양조아)를 다시 만나게 된 뒤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순수 제작비 300만원의 초저예산영화’라는 사실로 이목을 끌었지만 강렬한 주제의식과 충격적인 결말로 더 많은 화제를 낳고 있는 작품이다.
시네마톡의 진행을 맡은 이화정 기자는 “단 10회차의 촬영으로 완성된 영화라는 사실이 놀랍다”는 말로 대화의 물꼬를 텄다. 또한 “초반부터 관객을 제압하는 느낌이 좋았고 좁은 공간을 활용해 극중의 답답한 공기를 잘 표현했다”는 촌평을 달았다. 이 감독은 “매스컴을 통해 성폭행 사건의 뉴스를 접하고, 그에 대한 이 사회의 처벌 방식이 타당한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네마톡] 제작비 300만원 맞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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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효 감독과 함께 위안부 그림책 작가 권윤덕의 스토리를 쫓아온 시간만 4년. 그 시간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킨 것 같냐는 질문에 안보영 PD는 “잠깐 생각해봐야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망설였다. 그러고도 끝내 드라마틱한 변곡점들을 찍어 보여주기보다 “작가님이 12권의 더미본을 수정했듯 우리도 12편 이상의 편집본을 고치고 또 고쳤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 지난한 과정 끝에 <그리고 싶은 것>의 개봉까지 성사시킨 그녀의 표정에는 호들갑스러운 데가 전혀 없었다. 개봉 당일인 8월15일 <그리고 싶은 것>이 종일 상영되고 있는 인디스페이스 앞에서 그녀를 만나 그녀가 권효 감독과 비로소 그려낸 것과 앞으로 그녀가 독립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서 그려내고 싶은 것에 대해 물었다.
-광복절 개봉은 애초 계획했던 건가.
=빤하지만 최적이라 판단했다. 365일 유효한 이슈라는 건 없으니까.
-올해도 아침부터 인터넷이 야스쿠니 참배 신사 문제로 시끄럽더라.
=올
[flash on] 호들갑 떨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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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가 어느덧 천만 관객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지금, 원작자인 장 마르크 로셰트(Jean Marc Rochette, 그림)와 뱅자맹 르그랑(Benjamin Legrand, 글)이 한국을 찾았다. 1970년대부터 자크 로브(글)와 알렉시스(그림)의 구상으로 시작된 <설국열차>는 1977년 알렉시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장 마르크 로셰트가 새로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기나긴 작업 끝에 <설국열차>는 1984년 드디어 1권 <탈주자>가 세상에 공개됐고 1986년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크 로브마저 1990년 세상을 떠났고, 장 마르크 로셰트는 뱅자맹 르그랑과 함께 후속편을 구상하여 시리즈를 재개했다. 그렇게 2권 <선발대>와 3권 <횡단> 작업이 시작되어 지난 2000년 현재의 모습으로 완결됐다.
두 사람은 <설국열차> 외에도 <백색진혼곡>
[flash on] 영화의 긍정적인 결말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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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토는 가장 전문적인 배우이면서 또한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이기도 하다. 분명 그 둘 중 하나일 텐데(웃음) 아무튼 그에게는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엘리시움> 홍보차 샬토 코플리와 함께 방한한 맷 데이먼은 그에 대해 “뭔가 종잡을 수 없는 매력이 그로 하여금 배우로서의 독창성을 지니게 한 것 같다”고 했다. <디스트릭트9>과 <A특공대>를 통해 단숨에 할리우드 메이저 스타로 발돋움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는 것 같은 그의 존재는,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의 입에서도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게 만든다. 그만큼 그가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는 어떤 계보로 쉽게 파악되지 않는 독특함이 있다. 미확인 비행물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엘리시움>의 샬토 코플리는 영화 속 맷 데이먼의 반대말이다. 오직 살기 위해 엘리시움으로 가려는 맥스(맷 데이먼)를 가로막는 주인공이 바로 크루거(샬토
[샬토 코플리] 미확인 돌발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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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이누크(가바 피터슨)는 이누이트의 후예다. 그는 어린 시절 사고로 북극곰 사냥꾼인 아버지를 잃고 지금은 어머니와 함께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알코올 중독자가 된 어머니와의 불화로 집을 나와 방황하다 결국 사회복지시설로 옮겨가게 된 이누크는 그곳에서 시설 아이들과 함께 물개 사냥을 떠나는 지역 사냥꾼들의 여정에 참여하게 된다. 최고의 사냥꾼 이쿠마(올레 요르겐 하메켄)는 이누크의 몸속에 사냥꾼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한팀을 이루자고 제안한다. 그들은 선조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 북극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이 영화의 성취는 수천년 동안 얼음 위에서 살아온 이누이트족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데에 있다. 모든 것이 얼어붙는 극한의 땅에서 이누이트의 후예들은 자신들만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지만 빙하가 녹아내리는 만큼 그들의 삶의 터전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감독은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의 사냥꾼과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복지시설인 ‘청소년의 집’ 아
이누이트로의 정체성 <북극의 후예 이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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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 미혼모, 아줌마 몸매에 출산 뒤 요실금까지 있는 파리지엔 사진작가 마리옹(줄리 델피)은 뉴요커 언론인 밍구스(크리스 록)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그들은 각자의 아이를 데려와 뉴욕의 아파트에서 동거한다. 사진전시회를 앞두고 파리의 가족을 뉴욕의 아파트에 초대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아빠와 철없는 여동생 때문에 이틀간의 일상은 그야말로 뒤죽박죽. 자신의 영혼을 파는 퍼포먼스를 준비한 마리옹은 말썽쟁이 가족들을 이끌고 사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2데이즈 인 뉴욕>은 우디 앨런의 도시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코스모폴리탄 코미디다. 파리 로맨스인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2007)의 속편이지만 전작에 대한 이해 없이도 충분히 즐겁다. 전작과 같은 배우를 기용하면 <비포 선라이즈>(1995) 시리즈와 비슷해 보일까봐 이번 작품에서는 남주인공을 교체했다고 한다.
여주인공 마리옹은 어쩌면 <비포 선라이즈> 시
현실적 연애, 그리고 육아의 비전 <2데이즈 인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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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잡스>는 마음을 움직이는 도구를 만든 시대의 괴짜 잡스의 인생을 훑어간다. 컴퓨터광 20대에서 2001년 아이팟 등장 직전까지 20여년간이 주된 배경이다. 스티브 잡스(애시튼 커처)는 노동자 출신 양부모가 평생 모은 돈을 등록금으로 쏟아붓게 되자 대학을 자퇴하고 청강으로 원하는 것들만 골라 배운다. 20살 때 친구들과 함께 부모의 차고에서 시작한 애플컴퓨터는 남다른 안목과 직관적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 제품과 사업에 대한 강한 집중력은 냉혹하게 주변 친구와 연인과 아이를 홀대하게 한 그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혁신과 완벽주의에 대한 몰두로 인해 경영진과 불화를 일으켜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그가 떠난 뒤 하락세를 겪던 애플은 십여년 뒤 잡스를 다시 불러와 제2의 혁신을 준비한다.
영화는 스티브 잡스라는 걸출한 인물에만 밀착하여 그가 살아간 시대의 맥락을 놓친 채 20여년의 일대기를 주마간산 격으로 관통해간다. 영화 속 잡스는 혁신의 아이콘이었지만
혁신의 아이콘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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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면 이번에도 하늘에 뭔가 떠 있고 지구는 그저 버려진 땅처럼 황량하다. 놀라운 장편 데뷔작 <디스트릭트9>(2009)을 들고 나타났던 닐 블롬캠프는 변함없이 ‘불법이민자’와 ‘도시빈민’, 더 나아가 ‘계급’이라는 테마로 다시 한번 SF장르를 다룬다. 그와 같은 이분법은 그의 2005년 단편 <얼라이브 인 요하네스버그>에서부터 다뤄졌다. 닐 블롬캠프의 영화는 여전히 같은 세계의 미세한 변주다.
2154년, 엘리시움에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맥스(맷 데이먼)는 공장에서 일하던 중 방사능에 감염되고, 불과 5일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살기 위해서는 엘리시움에 있는 치료기계를 이용해야 한다. 결국 불법으로 엘리시움과 지구를 오가는 비밀 비행기에 올라타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기로 한다. 한편, 엘리시움의 정부 관료 델라코트(조디 포스터)는 그를 막기 위해 용병 크루거(샬토 코플리)로 하여금 공격하게 한다.
마치
현실과 상상의 경계 <엘리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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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제작 주피터필름 / 감독 한재림 /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 / 배급 쇼박스 / 개봉예정 9월11일
<어벤져스>가 부럽지 않은 조선의 얼굴들이 모였다.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 여섯 배우를 한꺼번에 스크린으로 불러낸 시대는 1453년 단종 1년. 내경(송강호)은 사람의 운명을 내다보는 조선 최고의 관상가다. 처남 팽헌(조정석), 아들 진형(이종석)과 함께 살아가던 그는 기생 연홍(김혜수)의 꾐에 넘어가 한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관상가로 명성을 알리게 된 내경은 김종서(백윤식)의 부름을 받아 조정으로 들어가게 되고 인재를 등용하는 일을 맡게 된다. 어느 날, 그는 수양대군(이정재)이 단종을 노린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아한 세계>(2007) 이후 한재림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Coming Soon] 조선의 얼굴들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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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12월28일 뤼미에르 형제가 상영한 최초의 영화 열편 중의 하나가 <기차의 도착>이었으니, 기차는 영화사에서 최초의 주인공인 셈이다. 그 이후로 기차가 주연으로 활약한 많은 영화들이 있었고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가장 최근 사례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 많은 글들이 쓰였다. 얼마 전에 문득 다음과 같은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면, 이 글을 시작할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 프로이트주의자, 그리고 신화학자가 <설국열차>를 함께 본 뒤 각자 이 영화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마르크스주의자가 입을 연다. “기차가 얼음을 뚫고 앞으로 달리는 이야기더군요.” 이어 신화학자가 반론을 제기한다. “아니, 기차가 지구를 순환하면서 1년에 한번씩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야기지요.” 그러자 프로이트주의자가 말한다. “글쎄요, 이것은 기차가 절정의 순간에 폭발하는 이야기가 아닙니까?” 일단 이런 농담을 한 뒤에 이들은 진지한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은유로서의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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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광주국제영화제가 ‘함께하는 평화’를 주제로 닷새 동안 여름의 끝자락을 달군다. 총 92편의 장/단편영화를 선보이는 이번 영화제에는 메인 섹션 외에 레오 매커리 감독의 1930, 40년대 코미디영화와 프랑스 사회파 감독 로베르 게디귀앙의 근작을 만날 수 있는 특별전, 그리고 5년 전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배우 최진실의 자취를 더듬는 회고전 등이 준비되어 있다. 올해 상영작 중에서는 개막작 <스위트 하트 초콜릿>이나 테러에 가담했던 남자와 그를 오랜 시간 숨겨준 한 여자의 하루를 담아낸 <사랑은 어디에>와 같은 작품들이 눈에 띄지만, 전체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을 꼽으라면 가족의 위기를 다룬 영화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영화들을 통해서 가장 기본적인 일상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요소를 비교하며 평화와 휴머니즘이라는 영화제의 화두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하다.
왕징 감독의 <풍수>는 19
[영화제] 늦여름의 영화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