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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인생의 교과서가 될 수 있습니다. ‘김정원의 피카추’를 기고하는 3X살의 싱글 김정원씨는 영화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폭탄주입니다. 폭탄주 제조기술로 회식자리의 스타로 거듭나려 했던 그는 그 밖에 ‘엄마의 맛’, ‘명절’, ‘결혼’, ‘고스톱’, ‘고양이’, ‘패싸움’ 등을 영화에서 보고 배우며 직접 따라 해봤습니다. 그러나 영화라는 교과서는 그렇게 완벽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패의 쓴맛을 먼저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고향의 맛, 다시다
‘엄마의 맛’을 영화로 배웠습니다
고향이 전주라고 하면 사람들은 내가 집에서 12첩반상 한정식을 받는 줄 안다. 좋겠다, 어머니가 솜씨있어서, 라면서. 하지만 전라도 엄마라고 전부 솜씨가 좋다면 제주도 엄마는 전부 전복 따겠지. 나는 집에 가면 배달 치킨과 배달 족발과 배달 자장면을 먹는다. 그걸 어찌나 많이 먹었는지 한국 식당도 없는 외국에서 1년 넘게 살다 돌아와 처음 먹은 음식이 자장면과 탕수육이었다. 바로 이
“어때요~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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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엄하게 상대를 꾸짖으며 훈계하기도 하고 때론 상대에 대해 아낌없는 애정을 선물한다. 어떨 땐 소녀처럼 새초롬했다가도 어느새 베갯머리에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처럼 느긋하고 포근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는 변화무쌍한 자연과도 같다. 깊고 넓고 다양하며 생동감이 넘친다.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나간 거인. 아이의 마음을 지닌 할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있는 풍경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 바람
아나키스트
“나의 싸구려 민족주의는 열등감 콤플렉스로 바뀌어 나는 어느샌가 일본을 싫어하는 청년이 되어 있었다. 외국에서 일장기를 보면 혐오감이 드는 일본인이었다.”
<미래소년 코난>의 코난이 머물던 섬은 자급자족하며 필요한 것은 나누는 원시공동체다. 섬에 우연히 도착한 라나를 따라나선 코난은 전체주의 국가 인더스트리아에 저항하여 싸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역시 군국주의 국가 토르메니아에 저항하는 소녀의 이야기다. 부해에서
미야자키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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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선언했다. 1978년 <미래소년 코난>으로 감독 데뷔한 이래 장장 35년간 일본 애니메이션의 살아 있는 신화로 군림한 감독이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자신의 전설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벌써 세 번째 은퇴 선언이지만 앞서 두 차례와 달리 이번엔 지난 9월1일 베니스영화제에서 공식적으로 언급했고 6일 일본에서 정식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슬프지만 진짜 이별인가 보다. 이젠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바람이 분다>의 논란을 뒤로한 채 거장은 날개를 접었다. 그의 마지막 비행은 정치적 논란을 남긴 채 끝나고 말 것인가. 그는 왜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선택했을까. <바람이 분다>에 드리워진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림자를 되짚으며 그를 추억해본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를 두고 유독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 것은 결과적으로 <바람이 분다>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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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열어보자. 그곳에 ‘이소룡’을 입력해보자. 무려 83개 국어로 기술된 자료가 모니터 화면에 출력된다. ‘톰 크루즈’는 84개 국어로 기술되어 있다. 이소룡은 1973년 7월20일 세상을 떠났다. 활동을 멈춘 지 40년이 지난 배우가 당대의 인기배우인 톰 크루즈와 겨우 한개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그에게 특별함이 있다는 것일 것이다. 그 특별함에 영혼마저 매몰된 어떤 이들은 자신의 삶을 무도가로서, 액션스타로서 또는 주먹쟁이로서의 인생을 결심했다. <정무문> 재개봉을 계기로 그를 돌아보는 글을 써보겠다고 <씨네21>에 먼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마감날 하루를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TV촬영용 경기를 찍다가 왼쪽 무릎이 살짝 돌아간 상태에서 도서관에서 빌린 자료를 보면서 키보드를 두드려봤다. 징징대는 왼쪽 무릎을 감싸쥐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경험은 무척 이채로웠다.
우리는 그가 떠난 줄 몰랐었다
누군가에 대한 이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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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에게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배우 정재영과 이민우. 정재영은 <우리 선희>에서 재학이라는 영화감독으로 출연한다. 내적으로는 자기 고민도 지녔지만 주변 사람들이 곧잘 찾아와 믿고 비밀을 털어놓는 속 깊고 현명한 인물이다. 이민우는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여 괜한 거짓말로 선희를 화나게 하고 낮술 먹게 하는 선희의 학교 선배를 연기했다. 한번 맺은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홍상수 감독이니 어쩌면 그들을 홍상수 영화에서 더 자주 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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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영화 중 가장 긴 원신 원컷 장면이 나왔다. 대략 13분짜리다. 문수와 재학이 카페 아리랑에서 만나 술 마시는 장면이다. 이날 현장에서 본 바를 전하자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술을 마시며 진행된 촬영이라 테이크가 거듭되며 두 배우 모두 적잖이 마셨다. 게다가 화면으로는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소주를 따라 마신 잔이 보통 소주잔보다는 좀 큰 편이어서 연기를 하며 한번에 털어 마시는 양이 꽤 많았다.
홍상수의 첫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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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 선희>의 ‘우리’라는 뉘앙스 때문에 떠오른 시도였던 것 같다. <우리 선희>에 관한 우리의 질문들을 적어보기로 했다. 평소 홍상수 영화에 애정이 많은 이들 중 몇몇이 참여하기로 했다. 문학평론가 정홍수, 영화평론가 남다은, 영화기자 김혜리, 송경원, 이후경, 정한석이 적게는 두개에서 많게는 네댓개까지 각자의 질문을 적었고 그 질문들은 흐름을 고려하여 배치되었다. 여러 명의 질문을 받아 들고 누군가가 혼자 감독을 만나 전하는 건 좀 어색한 일 같아서, 필담으로 진행했다. 혹은 그 편이 더 흥미로울 것도 같았다. 감독에게 질문을 보낼 때에는 질문자의 이름을 지우고 보냈고 답변을 받은 다음에 질문자의 이름을 괄호 안에 넣었다. 어떤 답은 좀 길고 어떤 답은 좀 짧지만, 그래도 오래 생각하고 솔직한 마음으로 답했다고 감독은 전해왔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런 것 같다.
-<옥희의 영화>에서부터는 배우와 장소와 시기만 일단 정해두고 영화의
남은 일은 저절로 일어날 겁니다, 일어날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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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례적인 일이다.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홍상수의 것들 중 적어도 세 가지가 <우리 선희>에는 부재하거나 희박하다. <우리 선희>에서는 시간이 혼동되지 않고, 꿈이 등장하지 않으며, 인물의 속마음이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들리지 않는다. 홍상수 영화의 대표적 면모인 시간의 중층성, 다른 계와의 접속성, 중립적 긴장감이라는 체험이 감독 자신에 의해 얼마간 배제되어 있다.
대신에 특별하게 들어선 것이 실체와 말의 좁힐 수 없는 간격이다. 선희라는 실체가 있고 선희에 대한 말들이 있는데 따지고보면 양자엔 관계가 없다. 예컨대 선희를 저마다 자기의 여인이라 여기는 세 남자는 그녀를 두고 내성적이지만 착하고 안목 있고 가끔은 또라이 같다고 말을 모은다. 하지만 선희가 그에 어울리는 행동을 보여준 적이 정말 있던가. 사실은 세 남자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말로써 한 존재가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은 수정되어야 할 모순이라기보다는 바뀌기 어려운
아름답고 귀한 욕망의 원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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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희>는 홍상수의 전작들과 비교해 말이 길고, 말이 많은 영화다. 유달리 말이 투명하게 도드라지는 세계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 인상은 말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움직임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를테면 ‘끝까지 파고들어서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자기가 누군지 알게 된다’는 인상적인 말은 선희에게서 시작되어 남자들을 거쳐 선희에게로 돌아온다. 혹은 한 남자가 선희에 대해 묘사한 말은 다음 신에서 다른 남자의 입을 빌려 선희에게 이동한다. 이때 흥미로운 건 영화 속 인물들이 그 말의 움직임에 무지하거나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이고, 마치 그 말이 나에게만, 혹은 너에게만 고유한 것처럼 반응한다는 점이다. 혹은 같은 말도 그 말이 향한 상대에 따라 전혀 다른 공기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한 인물에게만 귀속된, 즉 그 인물의 특질을 설명하는 말의 유일무이함, 나에게만 있는 무언가를 당신만이 읽어낸다는 흥분을 세 남자와 한 여자는 즐기고 있지만, 그들을 보는 우리는 말의 내용이
말(語)과 말(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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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우리 형’의 ‘우리’는 자명한 관계를 담백하게 지시한다. 그러나 ‘우리 선희’처럼 특정한 사람의 이름 앞에 붙은 이 1인칭 대명사는 듣는 이에게 선희가 자기와 친밀한 관계임을 티내려는 의도를 품고 있다. 즉, “나랑 선희는 ‘우리’야”라는 은근한 선언이다. 유의할 점은 경우에 따라 ‘우리’ 안에 듣는 사람이 포함되기도 하고 배제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선희>에서 선희(정유미)가 나흘 동안 돌아가며 만나는 최 교수(김상중), 문수(이선균), 재학(정재영)은 내심 선희를 ‘우리 선희’(나의 선희)라고 생각한다. 선희가 없는 자리에서 문수와 재학, 최 교수와 재학, 문수와 재학과 최 교수 셋은 돌아가며 만나는데, 남자들끼리의 회동을 끌어낸 자력은 선희의 존재다. 전 남자친구였던 문수는 선희와 재회한 여운을 털어놓으러 선배 재학을 찾아오고 최 교수는 상대를 밝히지 않은 채 선희가 일으킨 마음의 파문을 나누고 싶어 후배 재학을 만난다. 둘의 이야기를 다
‘우리’가 그린 그녀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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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자기 자리에서 애를 쓴다. 뭔가 잘 풀리지 않아서들 그럴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 상우(이민우)는 오랜만에 학교에 나타난 후배 선희(정유미)에게 최교수(김상중)의 행방을 두고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한다. 상우도 선희를 둘러싼 그 ‘우리’의 ‘잠재적’ 일원으로 짐작되지만(문수(이선균)와 선희가 이층 호프집에서 만나고 있을 때 카메라는 문득 인서트 숏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상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작심하고 그런 거짓말을 한 건 아닐 것이다. 잠시 뒤 “선배, 왜 거짓말하고 다녀요?” 하며 길길이 화를 내는 선희에게 상우는 농담한 거라고 얼버무리려 하는데, 사실 그 자신도 그 순간 왜 그런 거짓말이 입 밖으로 빠져나왔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두 사람의 우스꽝스러운 실랑이에는 왠지 어떤 해소되지 않는 감정의 잔여가 있는 것 같다. ‘농담’은커녕 두 사람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아등바등하고 있는데, 우습다기보다는 안쓰럽다. 아슬아슬하고 힘
노래는 저 너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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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자가 한 여인을 두고 ‘우리 선희’라고 생각한다. 그게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의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게 될 우리는 짐작한다. 그게 다가 아닐 것이라고. 더 많은 결들이 이 영화를 채우고 있을 것이라고. 이것이 홍상수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네명의 필자가 <우리 선희>에 관한 4인4색의 감상문을 제출했다. 그리고 여섯명의 필자가 질문을 모아 홍상수 감독에게 전했고 답변이 왔다. 홍상수 감독이 <우리 선희>에서 새롭게 시도하거나 발견한 것들도 정리해서 넣었다. 계절이 오는 것처럼 홍상수의 영화가 오는 것을 반기는 독자들을 위해 마련한 특집이다.
우리 선희를 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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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관상> 배우로 길할 상
[헌즈 다이어리] <관상> 배우로 길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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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대선 직전 갑자기 터진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인해 많은 언론이 여직원 오피스텔 복도에서 대기하던 때, 나는 한 인터넷 언론의 생중계를 통해 얼굴이 동그란 여자 경찰 한명을 처음 보았다.
물론 당시 현장이 난리통이었고 사람들의 관심도 오피스텔 안에 있는 사람이 국정원 여직원인지 아닌지, 정말 댓글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주목할 만한 이유는 없었지만, 문 앞에서 국정원 여직원과 차분히 대화하고 허둥대던 사람들에게 담담하게 브리핑을 하는 모습이 현장의 소란스러움과 대비되어 묘하게 이질적이었다. ‘저 사람 누구지?’ 하는 호기심이 들 찰나 현장은 북새통을 이루었고 그렇게 그녀는 내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 ‘동그란 얼굴’이 다름 아닌 권은희 수사과장이란 걸 알게 된 건 이후 그녀가 수사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폭로한 뒤였다. 언론에 소개된 그녀의 이름은 낯설었지만, 그녀의 사진은 낯이 익었다. ‘맞아! 바로 저 동그란 얼굴이었어!’라고 속으로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경찰, 권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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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구를 지켜줘.” 2013년 여름영화들이 상상한 미래 풍경의 갤러리다. <엘리시움> <월드워Z> <애프터 어스> <감기> <오블리비언> <설국열차>(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8/13
<아이언맨3>로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시작한 여름영화 시즌이 오늘 <엘리시움>의 언론 시사로 종착역 플랫폼에 진입한 느낌이다.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와 <슈퍼배드2>가 남아 있긴 해도 영화의 달력으로 처서(處暑) 즈음이라 해도 무방하다. “드디어 종말도 종말이구나.” 이것이 2013년 여름을 전송하는 나의 즉각적 감회다. 할리우드가 제출한 시나리오에 의하면 지구의 미래 연표는 쑥대밭이다. <월드워Z>에서 지구는 시체를 소생시키는 초자연적 역병의 만연으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다. (4월 개봉작이긴 하지만) <오블리비언>의 진술에 따르면 지구는 2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종말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