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미로 벨란저 | 캐나다 | 2013년 | 84분 | 플래시 포워드
OCT10 롯데8 16:00
주인공 청년 클라이드는 사이비 최면 요법을 통해 삶의 자신감을 되찾게 해준다는 한 미심쩍은 학원, ‘TAKE THE POWER, KEEP THE POWER’ 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학원 내에서 많은 이들이 인정할 정도로 최면 치료술에 능한 그이지만, 사실 그 역시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심약한 청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자신을 떠나간 여자를 찾아오겠다며 멕시코로 떠나면서 집을 비운다. 혼자 남게 된 클라우드는 자신이 면담하는 학생들이나 함께 일하는 동료 강사들 앞에서 점점 충동적이며 우발적인 행동을 저지르며 변해간다.
클라이드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꿈처럼 따라가는 이 영화는 컬러가 아닌 흑백을 선택하여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놓는다. 여기에 적절하게 사용된 (화면이 서서히 암전됐다가 다시 밝
[CINE CHOICE] <클라이드> CLYDECYNIC
-
마리아나 론돈 | 베네수엘라 | 2013년 | 93분 | 플래시 포워드
OCT10 롯데2 16:00
베네수엘라 빈민가에 사는 9살 소년 후니안은 지독한 곱슬머리를 갖고 있다. 곧 입학할 학교에 낼 증명사진만큼은 머리를 곧게 펴고 찍고 싶다. 가수가 꿈인 후니안은 멋진 무대의상을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는 사진도 찍고 싶지만 돈을 구할 방법이 없다. 남편 없이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엄마는 후니안의 고민에 귀기울여줄 여력이 없다. 경호원으로 일하던 엄마는 출산 후 아직 복직을 못하고 있다. 구직활동을 하기 위해 갓난아이를 맡겨야 하는데 돈이 없어 그마저도 어려운 지경이다. 할 수 없이 엄마는 후니안의 할머니를 찾아가지만 아이를 돌봐줄 수 없다는 대답을 듣게 된다.
외모 때문에 괴로워하는 소년과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이야기인 <곱슬머리>는 뜻밖의 반짝이는 이미지들이 있어 풍성하고 아름답다. 빈민촌 아파트의 너저분한 외관을 마치 패치워크 담요처럼 카메라
[CINE CHOICE] <곱슬머리> Bad Hair
-
아마트 에스칼란테 | 멕시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 2013년 | 105분 | 월드 시네마
OCT10 하늘연 21:30 OCT11 롯데6 20:00
“이것이 지금 멕시코의 현실이며 이미지”라고 <헬리>의 감독 아마테 에스칼란테는 이 영화에 관하여 말했다. 헬리는 멕시코의 젊은 공장 노동자의 이름이다. 그에게는 12살짜리 여동생 에스텔라가 있다. 그리고 조숙한 소녀 에스텔라는 18살짜리 군인 베토와 연인 관계다. 문제는 베토다. 군대가 압수했던 마약을 베토가 몰래 빼돌린 것이 들통 나고 상부에서는 베토와 헬리를 한통속으로 보고 한 무리의 불한당들에게 처리하라며 넘겨 버린다. 그리고 에스텔라도 실종된다.
베토에 대한 끔찍한 고문이 시작될 때 감독은 그 고문의 현장에서 눈을 떼지 않고 일거수일투족을 전부 보여준다. 그렇게 영화는 가난함과 부패함과 참혹함으로 뒤엉킨 채 영화의 중반부까지 치닫는다. 이것이 바로 감독이 말하는 멕시코의 현실이며 이미지에 해당할 것이다.
[CINE CHOICE] <헬리> Heli
-
라브 디아즈 | 필리핀 | 2013년 | 250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0 롯데2 19:00 OCT11 롯데2 16:00
파비앙은 법을 공부하던 대학생이었지만 그만두었다. 카페에 앉아 자신의 지식인 친구들을 상대로 탁상공론이나 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눈에 들어온 것이 저 악랄하고 추잡한 고리대금업자 노파다. 다소 몽상적이고 과격한 파비앙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한다. 바로 노파를 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파를 살해하러 갔던 파비앙은 노파의 죄 없는 딸까지 살해하고 만다.
여기까지는 수많은 문학 작품과 영화를 통해 우리도 이미 여러 차례 여러 버전으로 접한 이야기다. 다름 아니라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다. 하지만 라브 디아즈는 원전을 느슨하게 각색한다. 아니 원전에 바탕하되 다른 정황으로 나아간다. 파비앙이 저지른 죄를 호아킨이라는 하층민이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가고 그의 아내 엘리자가 힘겨운 삶 속에서 아이
[CINE CHOICE] <노르테, 역사가 끝나는 곳> Norte, the End of History
-
-
한국 | 1995년 | 96분 | 박철수 추모전: 영원한 영화 청년
OCT10 소극장 16:30 OCT11 시네마테크 16:00
1990년대 한국영화계의 기념비적인 컬트영화 중 한 편. 장정일 작가의 시 <요리사와 단식가>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301호에 사는 송희(방은진)는 요리사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남편에게 진수성찬을 차려주고, 그걸 먹은 남편이 ‘맛있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점점 그녀에게 지쳐가고, 결국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이혼을 선언한다. 302호에 사는 윤희(황신혜)는 거식증 환자다. 그녀는 유년시절의 상처 때문에 먹는 것을 거부한다. 남편을 잃고 혼자가 된 송희는 거식증인 윤희에게 집착적으로 무언가를 먹이려 한다. 먹이는 게 삶의 낙인 여자와 먹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는 여자의 만남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어진다.
<삼공일 삼공이>는 또렷한 상징들로 가득한 영화다. 욕망과 결핍, 식욕과 거식, 성욕과 (성에 대한) 혐오
[CINE CHOICE] <삼공일 삼공이> Three-Oh-One, Three-Oh-Two
-
장철 | 홍콩, 중국 | 1967년 | 11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0 중극장 20:00
<외팔이>를 통해 홍콩의 쇼브라더스가 동아시아를 호령하는 최고의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강(왕우)은 아버지(곡봉)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스승(전붕)을 구한 이후, 그 문파에서 거둬져 무술을 익히며 자란다. 하지만 선배들의 괄시를 받으며 힘들게 지내던 그는, 급기야 스승의 외동딸이 저지른 실수로 오른팔이 잘리고 만다. 이후 그는 한 여인(초교)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구하게 되고, 아버지가 남긴 부러진 칼로 무술을 연마한다.
홍콩의 영화비평가 스티븐 테오는 <외팔이>를 계급적인 관점에서 분석했다. 방강은 철저하게 노동자 계급이고, 그것을 당시 본토에서 불고 있던 문화대혁명의 기운과 연결지은 것. 방강은 고아나 다름없고, 진짜 아버지는 자신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스승의 생명을 구하다가 죽었다. 죄책감 때문에 스승은 그를 후계자로 삼으려 하지만
[CINE CHOICE] <외팔이> One-armed Swordsman
-
구로사와 기요시 | 일본 | 2013년 | 127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0 하늘연 18:00 OCT11 CGV3 19:00
마치 광고에나 등장할 법한 깨끗하지만 인공적인 아파트. 한 쌍의 남녀가 식사중이다. “이상해, 언제나 이렇게 함께 살았던 것 같아”라고 여자가 말하자 남자가 답한다. “언제까지나 그럴 거야.” 대답은 한없이 정겹지만 그들을 둘러싼 분위기는 어딘지 생기가 없다. 이 첫 장면은 <리얼 완전한 수장룡의 날>의 이후 분위기를 암시하는 프롤로그다.<리얼 완전한 수장룡의 날>은 미스터리 소설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2011년 수상작이 원작이다. 원작자 이누이 로쿠로 자신이 2009년에 쓴 희곡 <룩소르>를 소설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한편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소설은 J.D 샐린저의 단편 <바나나 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에서 일종의 모티브를 가져와 SF물로서의 전환을 꾀한다. 원작에서는 자살
[CINE CHOICE] <리얼 완전한 수장룡의 날> Real
-
<쇼를 사랑한 남자>는 스티븐 소더버그의 개인적인 취향과 인간에 대한 관심, 고전에 대한 향수를 반영한 영화이다. 소더버그는 <쇼를 사랑한 남자>에서 자신이 몰두했던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고 싶어 한다. 미국 엔터테인먼트계의 스타였던 리버라치(마이클 더글러스)와 그의 동성 파트너 스콧 토슨(맷 데이먼)의 관계를 다룬 이 영화는 ‘스타의 이면과 사생활’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전통적인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소더버그는 인물의 일대기를 다루기보다 좁고 깊게 들어간다. 리와 스콧이 만난 뒤 약 10년에 집중하면서 이 기간 동안 변화하는 두 사람의 관계를 4가지 국면을 통해 기술하고 있다. 영화의 기원은 마이클 더글러스와 소더버그가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대의 마약 커넥션을 소재로 한 멀티 플롯 드라마 <트래픽>(2000)을 촬영하던 13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1970년대를 풍미한 게이 피아니스트 리버라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소더버그는 특정
컴온, 미스터 쇼맨십
-
1982년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의 성공에 이어 <철인들>의 대종상 작품상 수상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나는 다음해 10여개 영화사의 연출 의뢰를 모두 사양한 채 당시 여러 감독들의 경합이 붙어 있던 소설 <적도의 꽃>을 세 번째 작품으로 하고 싶었다. 충무로 지하 다방에서 원작자인 최인호 형을 만나 작품에 대한 내 열정을 보이자 형은 “네 기세가 만만치 않으니 허락할 수밖에 없다”며 나와 의기투합하였다. 도시의 아파트 문화로 확산된 소통 부재와 익명성의 시대에 미스터 M이라는 남자의 편집증적 사랑의 파멸을 그린 <적도의 꽃>은 평단의 지지를 받으며 그해 흥행 1위를 하였고 잇따라 형과 함께 <고래사냥>을 만들었다. 실어증에 걸린 창녀의 고향을 찾아 떠나는 아웃사이더들의 여정을 그린 이 로드무비는 당시 군사정권의 억압적 시대 분위기가 무거운 공기처럼 깔려 있던 답답한 시대에 많은 젊은이들의 해방구가 되어주었다. 1985년 나
영화를 이해한 소설가
-
“껄껄껄.” “허허허.”
중년 이후의 최인호의 웃음소리와 잘 어울리는 의성어다.
“호호호.”
예나 지금이나 최인호의 아내 황정숙 여사의 웃음소리.
“하하.” 배창호의 웃음은 이렇다.
“에~헤헤헤.” 안성기의 애매한 웃음소리.
“히히힛.” 만년 소년 김수철의 장난꾸러기 같은 웃음.
“씩.” 쪼개는 건 이명세의 썩은 미소다.
“낄낄낄.” 젊었을 때, 최인호는 이렇게 웃으며 200자 원고지를 메웠다. 대화를 많이 집어넣으면 원고지 칸을 끝까지 사용하지 않아도 원고료를 쉽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9월25일 고인이 된 최인호와 영별의 조문이 있었던 강남성모병원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녀갔다. 서울고등학교 동창들, 특히 16회 동기들, 그리고 문인들, 영화인들 등등 평소에 그를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모두 왔다가 돌아갔다.
유독 김수철, 안성기, 배창호, 이명세가 첫날부터 마지막 미사까지 4일을 계속 영결식장을 지켰다. 평소 최인호를 좋아하기보다 집착했
천재 인호야! 세상이 너무 거칠었구나…
-
불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도망가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사춘기 시절에는 더욱 그렇다. 사이가 막 가까워진 <어게인>의 류타로와 하츠미 역시 불편한 상황을 마주한다. 류타로가 하츠미를 성추행 했는데, 하츠미의 엄마가 류타로를 고소한 것이다. 하츠미와 류타로는 이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카나이 준이치 감독은 풋풋하고 미숙한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장편 데뷔작으로 10대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렸다.
=장르로 구분한다면 러브 스토리다. 어른도 아이도 아닌 그 경계 어딘가에 있는 불안한 10대들의 첫사랑을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하츠미와 류타로가 가까워지는 과정보다 류타로가 하츠미를 성추행 한 뒤 두 사람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 사건 이후가 중요한 영화다. (류타로가 하츠미를 성추행하는 장면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성
[CINE TALK]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
거대한 별이 졌다. 지난 9월25일, 최인호 작가가 세상을 떴다. 2008년 5월 침샘암이 발병해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다 향년 68살로 별세했다. 과거 최인호, 이장호, 배창호라는 이름의 삼각형은 1970년대 한국 청년문화의 어떤 상징과도 같았다. 한국 문학사상 최초로 100만부를 돌파한 베스트셀러인 최인호 원작의 <별들의 고향>은,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화돼 1974년 개봉 당시 46만 관객을 동원한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 작품이었다. 이후 배창호 감독의 <적도의 꽃>(1983),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85), 곽지균 감독의 <겨울나그네>(1986) 등 그의 작품이 영화화된 것은 무려 20편에 이른다. 특히 ‘최인호-배창호-안성기-장미희’로 이어지는 황금 조합은 198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언제나 한국 대중문화의 중
시대와 호흡한 청춘의 이름
-
<유다>는 러시아의 젊은 감독 안드레이 보가티레프(오른쪽)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예수를 배반한 것으로 악명 높은 그 유다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유다>에서 유다는 악인이 아니라 세상을 고민하는 자기만의 철학을 지닌 한 인간이다. 감독은 말한다. “모스크바 국립영화학교를 다닐 때였다. 이 영화의 원작이 된 작품을 읽고 너무 감동받아서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내 생각에 유다라는 인물 자체가 동시대적이라고 느꼈다. 그는 상황에 따라 복잡한 면모를 갖게 되는 지금 시대의 우리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통해서 우리들의 동시대적 삶의 본질을 말하고 싶었다.”
원래 보가티레프는 다큐를 전공했고 여러 편을 찍었다. <유다>에 마리아 역으로 출연한 여배우 올가 스타시케비치가 말한다. “보가티레프는 배우들의 개인적인 면모를 잘 끄집어낸다. 현장에서는 실생활에 가까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배우들을 배려한다.”
[PEOPLE] 우리 시대의 영웅은 누군가?
-
후대의 싱가포르인들에게 다큐멘터리 감독 탄핀핀의 영화는 역사책보다 더 소중한 자료가 될지도 모른다. 탄핀핀의 조국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그녀를 사로잡아온 존재이자 영감의 대상이다. <싱가포르 가가>(2005), <보이지 않는 도시>(2007) 등 그녀의 전작을 통해 싱가포르의 계층, 언어, 공간, 사람들은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올해 부산에서 상영된 그녀의 신작 <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 역시 싱가포르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그녀는 싱가포르라는 매혹의 공간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는 걸까? “하하. 극영화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그럼 나도 ‘네, 해야죠’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쩌나. 극영화를 연출할 기회가 와도, 싱가포르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되면 그게 나의 우선순위가 되어버린다. 내가 주제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제가 나를 선택한다. 재밌는 일이지.”<싱가포르에게, 사랑을 담아>는 오래전 싱가포르에서 추방되어 타지에서
[PEOPLE] 외부자의 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