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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배급사들의 겨울 라인업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특히 12월 한국영화 라인업 경쟁은 예상보다 뜨겁다. CJ엔터테인먼트는 <집으로 가는 길>, NEW는 <변호인>, 쇼박스는 <용의자>의 개봉을 각각 준비 중이다. 전도연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은 국제 범죄조직의 마약운반범으로 오해받은 여인의 실화를 그린다. 감옥에 갇힌 아내 송정연(전도연)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발품을 파는 남편 김종배 역은 고수가 맡는다. 12월 말에 공개되며 방은진 감독이 연출했다. 1980년대 초 부산이 배경인 양우석 감독의 <변호인>은 송강호가 연기할 세무변호사 송우석의 인생을 바꾼 드라마틱한 공판들을 담는다. 임시완의 장편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12월19일 개봉을 확정했다. 공유의 첫 액션영화가 될 원신연 감독의 <용의자>는 남한으로 망명한 북한 특수부대요원이 가족을 죽인 자를 쫓는다는 내용으로 12월 중순을 넘겨 개봉할 예정이다.
영
[국내뉴스] 겨울을 지배하는 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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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지렁이를 추종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외계 생명체를 신봉하는 세력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을 좋아하거나 따라하고 싶어 할 수 있고 북한을 좋아하거나 따라하고 싶어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정당 활동을 하면 안되나? 미국은 돼도 북한은 적이니 안된다고?(대체 내 삶에 적대적인 게 북한인지 미국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이 다수 포함된 듯한 정당은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50년 전에 끝난 줄 알았던 흑역사가 이렇게 다시 시작됐다. 그것도 정당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헌법 조항을 구실로 말이다.
헌법 8조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면 정당해산심판에 의해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승만이 조봉암의 진보당을 없앤 것처럼 권력에 의한 마구잡이식 정당 해산을 막기 위해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라는 엄격한 전제를 달아놓은 것이다. 정당 결성과 정치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법무부가 통합진보당이 이를 위배했다는 근거로 든 것은 강령이 북한의
[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다음은 설마 계엄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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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와 베짱이's 아주 주관적인 영화] <뫼비우스>
[매미와 베짱이's 아주 주관적인 영화] <뫼비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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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과학자들이 영화의 과학적 상상력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과학적 상상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과학 이론을 최대한으로 확대 해석하여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부류가 그 한 가지이다. 예를 들면 칼 세이건의 원작 소설에 기반을 둔 <콘택트>가 있다. 먼 우주로의 시간여행 등 과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설정이 다수 등장하지만 인간이라면 그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저버릴 수 없을 것이다. 또 다른 부류는 말도 안되는 ‘유사’과학(pseudo-science)에 기반한 영화들이다. 과연 인간이 무엇이고 우주 속에 놓인 우리의 존재가 어떤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로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있다. 우주에 관한 최고 궁극의 문제를 추구하는 나와 같은 이론물리학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영화이다. 엄청난 계산 끝에 나온 궁극의 대답 ‘42’라는 숫자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여운이 오래 남는 질문이다.
우주에서 지
오류를 발견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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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주란 과학기술에 의해 열린 새로운 세계라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이 과연 ‘세계’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반문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은 함께 작업할 때에도 사실은 고립되어 있다.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가 닥터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에게 사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사고’ 이후다. 사고로 인해 무중력 상태의 공간을 떠돌게 되었을 때, 이러한 고립은 절대적인 것이 된다. 이런 고립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우주란 하나의 세계가 아니라 세계로부터 절연된 곳이고, 흩어져 존재하는 고립된 자아의 장소라는 사실이다. 우주란 고립된 이들로 구성된 세계가 아니라 세계의 부재, 세계의 상실을 뜻한다. 세계를 상실한 이들의 장소다. 이 영화를 보며 인간(현존재)이란 세계-내-존재임을 강조했던 하이데거를 떠올렸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인간이 갖는 이런 세계-내-존재라는 본질을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연료의 부재로 추진체가 꺼진 상태에서 라이언이
다시 땅에 발을 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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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이야기지만, <그래비티>는 SF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작가 입장에서도 어떤 작품이 SF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건 그다지 실용적인 활동이 아니어서 그런 식의 논쟁은 피하는 편인데, 작품이 추구하는 재미나 이야기를 끌고 가는 데 사용된 미학적인 재료에 관해 다뤄보라는 요청을 받으면 별수 없이 장르 구분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될 때가 있다. 특히나 “SF는 이러이러해야 하는데 어떤어떤 작품은 그런 조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별로”라거나, “<그래비티> 같은 작품은 다른 SF와는 달리 이런이런 점에서 더 훌륭하므로 다른 모든 SF영화들도 이런 장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경우는 선택의 여지가 더 좁은 것 같다.
리얼한 SF가 아닌 리얼한 영화
<그래비티>가 SF처럼 보이는 건 우주가 나오기 때문이다. 주로 SF 영역에서 다루던 소재들을 재료로 삼아 만든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재료들을 통해 하
상상이 아닌 진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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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극찬대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역대 최고의 영화”인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테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어쨌거나 <그래비티>가 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로 보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나아가 이런저런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준비해봤습니다. 과학자, 철학자, SF작가 3인의 <그래비티> 다시 읽기. 남순건 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배명훈 SF작가, 이진경 철학자, 세 필자가 <그래비티>라는 영화의 행성을 향해 기존의 영화평론가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 질문들을 쏘아올려보았습니다. 그 질문들과 더불어 새로운 공전궤도에서 <그래비티>를 다시 곱씹어보시길 바랍니다.
중력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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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에서 ‘인간 슈퍼히어로’들과 지구를 지켰던 토르가 그의 동생 로키의 손을 잡고 신들의 땅 아스가르드로 돌아간 것이 2012년 여름이었다. 그리고 현실 시간으로는 1년, 영화 속 시간으로는 2년이 지나 <토르: 다크 월드>로 다시 돌아왔다. 상투적인 홍보 문구 같지만 이번 2편은 스케일도 커졌고 인물들의 드라마 역시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이러한 개별적인 성취와 함께 더욱 뚜렷해진 것은 <어벤져스> 시리즈 내에서 <토르> 시리즈가 갖는 독특한 성격이다.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이 앞다투어 영화에 출연하는 지금, 과연 토르는 어떤 자신만의 무기를 준비하고 있을까.
올해 여름에 열렸던 디즈니 팬들의 가장 큰 축제인 ‘D23 Expo’에서 <토르: 다크 월드>의 새로운 연출자인 앨런 테일러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말을 했다. “영화의 러닝타임에 대한 루머가 있더라고요. 저는 좀더 긴 버전을 원하고 제작사는 좀더 짧은 버전을 원한
산만하다고? 그게 우리 전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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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영화관] 홀리 모터스
[내 손안의 영화관] 홀리 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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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어오는 이 가을에 대학원은 벌써부터 봄을 준비한다. 내년도 전기(봄학기) 입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인생의 진로를 정하기 위해 선택하는 곳이 대학교라면, 대학원은 진로를 정한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꿈을 향해 돌진하는 당신을 위해 <CAMPUS CINE21>이 대학원 탐방에 나섰다. 학교별 특징과 입시 정보를 낱낱이 담는다.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다
단국대학교 대학원
1947년에 세워진 단국대학교는 개교 이래 비약적인 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1978년에 국내 최초의 분교인 천안캠퍼스를 설립하였고 2007년에는 서울 한남동캠퍼스를 죽전캠퍼스로 이전했다. 죽전캠퍼스는 정보기술과 문화기술을 특성화 분야로 설정하고 천안캠퍼스는 생명과학분야 특성화의 초석을 마련하며 제2의 도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학원도 마찬가지다. 개교 70주년이 되는 2017년에 맞춰 글로벌 스탠더드의 대학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대학원 어디로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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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노브레싱> 청춘이여
[헌즈 다이어리] <노브레싱> 청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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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영화 <소녀>(2013)
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2012)
영화 <블라인드>(2011)
영화 <전설의 고향>(2007)
영화 <울어도 좋습니까?>(2006, 미개봉)
최진성 감독의 <소녀>는 겨울영화다. 눈 덮인 시골 마을은 겨울 한복판에 푹 잠겨 있고 소년은 꽁꽁 언 호수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소녀를 마주한다. 단순히 계절의 배경이 겨울이기 때문에 겨울영화라는 건 아니다. 얼어붙은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소년소녀의 마음마저 한겨울 고드름처럼 날카롭고 단단하다. 이 시린 겨울을, 소년소녀의 얼어붙은 마음까지 화면 위에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손원호 촬영감독의 몫이었다. “아쉬운 점, 어려운 점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화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촬영감독의 몫이다”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새삼 촬영의 기본이 무엇인지 배운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다. <
[STAFF 37.5] 감정을 조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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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쓸 소재를 편집기자에게 문자로 알리며 처음엔 이렇게 적는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쓸게.’ 뭔가 좀 어색하다고 느껴서 잠시 멈춘다. 물론 영화 제목을 적은 것이라고 상대방이 모를 리 없지만, 몇초 들여다보고 있자니 ‘사랑에 빠진 것처럼 글을 쓸게’라는 뉘앙스로도 읽힌다. 부호를 추가한다. ‘<사랑에 빠진 것처럼>… 쓸게.’ 그때서야 ‘<사랑에 빠진 것처럼>이라는 영화에 대해 글을 쓸게’라는 뜻으로 명료해진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조금 전의 문자로 보내고 싶은 엉뚱한 충동에 잠시 시달린다. 언어에서 부호라는 프레임은 의미에 봉사하므로 때로는 명료하지만 때로는 갑갑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프레임이라는 태생을 본래부터 지닌 영화는 이것을 능동적으로 이용할 때에만 애매와 모호와 열림의 순간들을 만끽한다. 이 사소한 문자 보내기의 경험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그의 영화 <사랑에 빠진 것처럼>을 보는 감상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고 나는 생각
[신 전영객잔] 그 돌멩이가 깬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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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감독은 신인 감독이 아니다. 13여년 전 한국의 우익 꼴통들에게 ‘뻑큐’를 날렸고(<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2001)), 월드컵 4강 진출에 광분하는 4700만 붉은 악마를 혼자서 ‘왕따’시켰다(<그들만의 월드컵 ver. 2.0>(2002)). 그리고 노무현 정권의 이라크 전쟁 파병을 앞서서 풍자하기도 했다(<제국-누구를 위하여 총을 울리나>(2003)). 최근에는 여러 밴드들과 함께 4대강 공사 현장을 찾아가 펼친 작은 공연을 카메라에 담았고(<저수지의 개들>(2011)), 제주 강정 마을에 해군 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퍼포먼스에 참여하기도 했다(<Jam Docu 강정>(2011)). 이 밖에도 뮤지컬영화(<히치하이킹>(2004)), 옴니버스 퀴어영화(<동백꽃>의 <김추자>), 시네마디지털서울에서 버터플라이상을 수상한 실험영화(<이상, 한가역반응>(2011), 32명의 SM 아티스
[최진성] 하드보일드한 세상에서 나를 돌아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