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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변호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정훈이 만화] <변호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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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최신가요인가요’라는 난데없는 제목의 음악글 연재 이후 1년 만이다. 돌아오게 되어 기쁘고, 다시 지면을 얻게 되어 기쁘다. 이상하게 <씨네21>에 글을 쓰게 되면 수다스러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씨네21>이라는 잡지를 그만큼 좋아하고 편안하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씨네21>의 내용도 무척 좋아하지만, (만드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어도) 주간지라는 형식이 주는 반복 역시 나를 평온하게 만든다. 할 말이 많든 적든, 재미있는 이야기든 아니든, 일주일에 한번은 영화 이야기가 나를 찾아온다는 게 얼마나 안심되는 일인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나를 위해, 오직 나를 위해, 글을 쓰고 있고, 카툰을 그리고 있고, 영화를 보고 있고,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 결과물을 집결한 다음 일주일에 한번씩, 주간지라는 형식으로 나에게 배송해준다. <씨네21>의 필자들이 오직 나를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아닐 테지만, 그런 식으
[김중혁의 바디무비] 아름답고도 격렬한, 몸·몸·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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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타이틀에 기재된 숫자는 순위와 무관합니다.
1. [클로즈 업] 그런데 과연 국가가 못하게 할 권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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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잘못 골랐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김선 감독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들여 <자가당착: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의 일부 장면을 자진 삭제할 것이라고 넘겨짚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2011년부터 계속된 <자가당착: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의 제한상영가 등급 논란에서 김선 감독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고, 결국 법정으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 취소 결정을 이끌어내면서 독자들과 관객들의 엄청난 호응을 끌어냈다.
2. 반어에서 허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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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는 제목은 역설이다. 이 영화는 교황으로 추대되었지만 그 책임감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바티칸 궁을 도망쳐 버린 한 성직자에 관한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다. 강건한 정치철학과 배꼽 잡을 만한 유머 감각을 지닌 이탈리아의 감독 난니 모레티는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 연출했
2013년 씨네21의 최다 조회기사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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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들 로맹 가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자서전인지 소설인지 구분하기 힘든 책을 종종 써온 이 작가는 여덟살짜리 애인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금붕어, 거미, 심지어 고무신 한짝을 먹어치우고 병원에 실려갔던 사연을 매혹적으로 펼쳐놓는 재주가 있다(<새벽의 약속> 중에서. 개인적으로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구애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때는 작가의 나이도 여덟살이었다). 실제로도 소설 같은 인생을 산 로맹 가리는 러시아에서 단역배우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유럽을 떠돌다가 프랑스에 정착하고, 2차대전 때는 자유 프랑스 공군에 입대해서 나치와 싸우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프랑스 태생도 아니면서 우리로 치면 일제 시대에 독립군으로 활동한 정도의,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경력을 쌓은 셈이다.
종전 뒤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1956년 <하늘의 뿌리>라는 책으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타고, 다시 “에밀 아자르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흑인만 무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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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볼라뇨가 간 질환으로 세상을 뜨고 몇달 뒤에 출간된 그의 유작이다. 스페인어권 문단으로부터 ‘금세기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스페인과 칠레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한국어판은 다섯권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80년이란 시간과 두개의 대륙을 넘나들며 수수께끼의 연쇄살인마와 유령 작가를 두 중심축으로 내세워 전쟁, 독재, 대학살로 점철된 20세기 유럽 역사에서 인간의 악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되어왔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도서] 인간 악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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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도 운치 있고 재미있게 써내는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가 ‘에도인의 거리감을 발로 뛰어다니며 파악해보자’는 ‘에도 산책’ 기획을 실행에 옮긴 결과물. 미야베 미유키의 첫 에세이이기 때문에 곳곳에 그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오사와 아리마사, 교고쿠 나쓰히코와 함께 소속되어 있는 오사와 오피스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을 만날 수 있는, 도쿄 지역에 대한 독특한 여행기.
[도서] 독특한 도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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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공립대학교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 학교에서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외부 학생으로 절반을 채울 계획을 세웠다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물을 흐린다”는 게 반대 이유. 오찬호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는 지금의 20대를 위로와 힐링이 아닌 다소 냉철한 현실인식에서 바라본다. 현재 20대가 생각하는 ‘윤리’와 ‘공정’ 등에 대한 개념이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안 제시는 미흡하지만 관찰기로서는 흥미롭다.
[도서] 20대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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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의 소설 <사랑의 습관 A2Z>의 원래 제목은 <A2Z>이고, 사랑의 ‘습관’ 같은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내용이다. 사랑의 순간들을 A부터 Z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통해 재구성하고자 노력하는데 읽어보면 그마저도 어딘지 억지스러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연애소설을 선물해야 한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작가요 책이다.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라는 동화 속 구호의 가장 먼 곳에서 싹트고 꽃피는 어떤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자 화자는 35살로, 출판사에 근무하는 제법 능력 있는 편집자다. 남편 역시 일 잘하는 편집자. 그런데 남편이 ‘그 여자’와의 관계를 고백한다. 엄밀히 말하면 캐물었더니 숨기지도 않고 술술 털어놓았을 뿐인데, 남편이 솔직하게 다 말해주는 통에 더 어쩔 줄 모르게 되어버렸다. 남편과는 아이 없이 동료처럼 지내는 사이. 이전에도 여자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결혼과 사랑에
[도서] 연애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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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고민은 깊게 실행은 빠르게 회식은 배부르게’. 프로그램스 사무실 곳곳에 걸린 족자 문구의 일부다. 청년사업가들이 모인 회사답게 위트 넘치는 사훈이다. 박태훈 대표는 “영화 뭐 보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없애고 싶어” 왓챠를 개발했다고 한다. 왓챠(WATCHA)는 유저가 직접 매긴 영화의 별점을 모아 유저의 취향을 파악하고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27명의 직원이 이끌어가는 작은 규모의 사업체지만 나름대로 개발팀, 연구팀, 디자인팀 등 작업을 전문적으로 세분화해 보다 편하고 영리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외의 재미, 의외의 정보량에 유저도 점점 느는 추세다.
-별점 매기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평가 과정 자체를 단순하고 재밌게 만들었다. 특히 ‘어? 내가 본 영화인데?’ 하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유저가 봤음직한 영화들이 추천되게 했다. 영화를 모으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끔 하니 자연히 평가의 정확도도 높아지더라.
-유
[flash on] 네가 보고 싶은 영화를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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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강경 진압 과정을 보고 있자니 이런 윽박이 귓속을 파고든다. “반항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지. 입 닥치고 조용히, 주는 대로 먹고 살아. 감히 어디서 저항질이야?” 공포를 내면화시켜 우민을 양산하려는 권력자들의 저 케케묵은 관성은 참으로 변하지 않는구나.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상태였으니 체포영장만 가지고 어마어마한 경찰병력과 체포조를 동원해 민주노총에 불법 주거 침입한 저들. 부서지는 유리문, 난사되는 최루액, 쓰러지는 노동자들… 여기… 법치국가 맞아?
공포정치의 전형이 뻔뻔스럽게 반복되는 시대착오적인 시대. 서글프지만, 서글퍼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공포가 내면화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공포는 현실도피는 물론 우리의 심신을 무기력과 냉소에 빠지게 한다. 냉소는 세상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항복의 포즈다. 무기력과 냉소에 오염되면 내 삶의 주인으로 살 수가 없다. 그러니 슬픈 시대일수록 정신 차려 자신의 내면을 잘 돌봐야 하리라. 물신과 공포의 노예로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함께 있어요,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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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 깨어보니 <쏘우>의 살인마 직쏘에게 납치되어 몸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거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면, 그리고 어디선가 “이제부터 게임을 시작하지”라는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온다면, 아마 울면서 대답할 것 같다. “어차피 죽을 텐데 그냥 게임 안 할래요. 귀찮아요.”
머리 쓰는 건 귀찮다. 이기거나 살아남아야 한다는 부담이 클수록 피하고 싶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판에 끼었다가 바보되는 건 싫다. 하지만, 혹은 그래서 지난 시즌에 이어 요즘도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를 본다. TV에서 방송되는 콘텐츠들은 일단 쉬워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엄청난 집중력과 두뇌회전을 요하는 이 프로그램의 두 번째 시즌이 제작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집중할 만한 가치, 즉 다른 것들로부터 얻을 수 없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출연하면 출연료를 받고 이기면 가넷(프로그램상의 가상화폐로 개당 100
[최지은의 TVIEW] 프레임 밖에서 판읽기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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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윤진서에게서 늘 ‘충격’을 받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올드보이>의 소녀로 강한 신고식을 치른 이후 지난 10년간 윤진서는 다양한 작품에서 부단히 노력해왔지만, 그녀에게 더 강한 걸 요구해왔다. <그녀가 부른다>의 ‘진경’은 윤진서가 우리에게 내놓은 아주 좋은 화답이라고 생각한다. 99%를 그녀가 오롯이 끌어가는 이 작품에서 윤진서는 늘 그랬던 것처럼 속 시원한 변화나 강한 충격을 선사하지 않는다. 대신 그녀라서 잘할 수 있는 연기가 무엇인지를 영화를 통해서 분명히 보여준다. 영월 극장의 매표소 직원인 진경은 출생의 비밀과 엄마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고 사는 여자다. 그 자신 역시 의미 없는 연애로 상처를 받지만, 그걸 삭이면서 살아갈 뿐이다. 냉랭한 껍질로 둘러싸인 진경의 아픈 내면은 배우 윤진서를 통해 비로소 생생하게 살아난다. <올드보이> 이후 10년, 배우 윤진서에게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된 이 의미 있는 영화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윤진서] 그녀의 그럴듯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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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영화
2013 <암스테르담>
2012 <로렌스 애니웨이>
2010 <어리석은 침묵>
2009 <나는 엄마를 죽였다>
2008 <맹세코 난 아니야!>
2005 <오디션>
1999 <탱고작전>
1995 <고백>
드라마
2012 <유나이트9>
2010 <섭리>
2006 <소피 파킨의 업 앤드 다운>
2005 <커버 걸>
1991 <와타타토>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정열적인 여인. 여자로 살고 싶다는 연인의 고백까지도 사랑으로 감내해내는 여인. 쉬잔 클레먼트가 연기한 ‘프레드’는 화려한 겉모습을 표현하는 동시에 내면의 깊은 어둠까지 마주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의 원안만 가지고 출연을 부탁하며 “직접 캐릭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로렌스 애니웨이>는 배우들이 만든 캐릭
[who are you] 쉬잔 클레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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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2013년의 미국 문화계를 결산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할리우드와 예술적 친척 관계인 브로드웨이의 지난 1년을 돌아보자면, 흑인 배우들의 활동이 특히 두드러졌던 것 같다. 2013년처럼 흑인 배우들이 메이저 연극 무대에서 주연이나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고, 스포트라이트까지 받은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그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가 바로 지난 6월 열린 토니상 시상식이었다. 연기부문 중 절반을 차지하는 4개 부문의 상을 흑인 배우들이 수상했고, 이들이 출연한 작품들은 대부분 인기와 호평에 힘입어 장기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특히 88살의 베테랑 배우 시실리 타이슨에게 연극부문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바운티풀 가는 길>은 본래 백인 여성에 관한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토니상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흑인 배우들의 저력은 올 하반기 브로드웨이에서 관객에게 선보인 다양한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9월에 공연
[뉴욕] 블랙 이즈 파워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