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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생애 마지막 작품. <이것이 인간인가>를 집필한 지 38년 만에 쓴 책으로, 아우슈비츠 경험을 바탕으로 나치의 폭력성과 수용소 현상을 분석한 에세이다. 특히 레비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한해 전에 쓰고, 생환자로서 그의 삶의 핵심 주제였던 아우슈비츠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유서와도 같다. 레비는 이 책에서 강제수용소 안에서 벌어졌던 현상들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 가라앉은 자(죽은 자)와 구조된 자(살아남은 자)를 가로지르는 기억과 고통을 이야기한다.
[도서] 나치의 폭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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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나이든다는 일의 구구절절함을 마스다 미리처럼 소박하고 귀엽게 그려낼 줄 아는 작가는 많지 않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그녀의 에세이집이지만 곳곳에 만화가 등장해 ‘여전히 두근거리는’ 일상을 중계한다. 무슨 일만 생기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몰라!”라며 눈을 고쳐뜨는 대목을 읽고 있자면, 불과 며칠 전 친구들과 나눈 신세한탄과 어쩜 이렇게 똑같은 말을 하고 있나 놀랄 따름이다.
[도서] “이게 마지막일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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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린 시대와 작품 공정에 대해 풀어낸 논픽션. 피렌체의 산타마리아 대성당의 돔이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한 <브루넬레스키의 돔>이 그랬듯 타임머신을 탄 듯 당대의 문화와 인물들을 되살려낸다. 이 책 후반부에는 <다빈치 코드>에 나온 주장들(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아내였고 둘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에 대한 반박도 꽤 긴 분량으로 실려 있다.
[도서] <최후의 만찬> 탄생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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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folk라는 영어 단어는 본디 친척을 일컫는 데 주로 쓰였으나 이 단어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 정의되어야 할 운명인 모양이다. ‘작은 모임을 위한 가이드’(a guide for small gathering)라는 부제에 걸맞게, 매거진 <킨포크>는 가까운 사람들과 소박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방식에 대한 글과 사진을 담았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가까운 사람들, 나아가 ‘때때로 가까운’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에 대한 제안서인 셈. 이번에 7권의 번역판 <킨포크>가 한꺼번에 선을 보였는데 이전에 <킨포크 테이블>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두권의 책을 기억하는 이라면 그 세계의 확장판이라고 여기면 되겠다.
그래서 대체 뭐에 대한 매거진이냐. 목차는 ‘홀로’, ‘둘이서’, ‘그리고 여럿이’로 나뉘며, 그 항목들 아래에는 제각기 다른 작가들이 쓴 글과 찍은 사진이 소개된다. 고독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에 대한 글, 직접 키운 닭이 낳은 달걀을 수확하는 사
[도서] 소박한 삶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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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직업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사장. 나한테 직업을 물어보면 기자라고 했지 (퇴사 두달 전에 졸라서 간신히 달았던) 과장이라고 하지는 않았으니까(참고로 과장됐다고 월급이 오르지는 않았다. 대체 무엇을 위한 과장이었던가). 하지만 우리 회사 사장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의 직업은 사장이다, 그리고 사장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는 것이다.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 이미 사장이 될 운명이었던 그는 사장의 아들이었다.
모든 직업엔 업무가 따르는 법이다. 우리 회사 사장 A씨도 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아침에 나오면 비서가 내린 커피를 마시며 서너종의 신문을 읽고, 밖에서 법인카드로 누군가와 점심을 먹고, 한두 시간 낮잠을 잔 다음, 목청 좋게 통화를 하며 술 마실 약속을 잡고, 헬스클럽에 가서 두 시간 운동을 하면, 어느덧 퇴근시간. 하루가 짧기도 하지. 틈틈이 밖에서 사기꾼을 데려오거나 사기꾼이 하는 말을 듣고 와서 혼란을 야기하여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늘리는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아니라고, 당신 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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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옴니버스 <신촌좀비만화>를 통틀어 제일 깊은 공간은, <피크닉>의 소녀가 뒤집어쓴 이불 속이다. 아픈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의무를 작은 어깨에 짊어진 수민(김수안)이 순정만화를 읽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짓는 우주가 그 안에 들어 있다. <피크닉>은 인물의 상황을 공간감으로 옮겨놓아 감흥을 준다. 수민이네가 사는 좁고 깊은 집의 구조, 작은 아이의 몸집과 대비되는 너른 바다와 호젓한 숲길의 광활함이 기술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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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 serious? <다크 나이트>의 조커(히스 레저) 소환이나 그룹 샤이니의 노래 얘기가 아니다. 이것은 영화 <10분>의 주인공인 6개월 인턴사원 호찬(백종환)에게 정규직원들이 제일 자주 던지는 물음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시청각 지원’을 하자면, “뭘 그렇게 진지하고 난리야? 응?”으로 해석되는 말에 찡긋하는 눈짓과 어깨 툭 치기가 동반되는 그림을 상상하면 된다. 호찬은 초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세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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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심사를 맡은 소감과 포부를 말해달라.
=제인 캠피온_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걸 느낀다. 하지만 세계를 보는 감독들의 비전에 대해 이해하고 느끼는 것은 늘 매혹적인 일이다. 나는 이번 영화제를 찾은 작품들에 대한 예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모든 영화는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은 야만적이고, 어떤 작품은 폭력적이며 또 어떤 작품은 재미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놀라움과 새로운 감정을 담고 있을 것이다.
전도연_많이 걱정되고 떨리긴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다른 심사위원들과 함께 소통하며 하나하나 차분히, 성실히 임하겠다.
지아장커_칸영화제의 일부가 된다는 건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편의 영화들과 사랑에 빠지게 될 거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_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어젯밤 제인(캠피온)의 말을 그대로 옮기겠다. 언론과 말하지 말라, 대신 영화를 보고, 느끼고, 계획을 세우라!
-제인 캠피온에게
[현지보고] 보고 느끼고 결정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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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회 칸국제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올해도 변치 않은 칸의 특징은 세계영화의 거장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특징은 올해도 역시 최종 명단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지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경우에는 일단 거장들을 포함하고 젊은 신예들까지 포괄한 이번 프로그램이 낙점받을 만하다는 반응이다. “85살의 장 뤽 고다르에서부터 25살 자비에 돌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감독들이 포진했다”며 긍정적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유력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황금종려상을 둘러싼 경쟁부문은 언제나처럼 정규 멤버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면서 따끔한 비판을 잊지 않았다.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비판에 응수하고 나서며 “칸의 선택은 언제나 거장과 신예를 함께 껴안는 것이며 올해는 오히려 새로운 감독들을 편애한 면까지도 있다”며 <누벨 옵세바퇴르>를 통해 반박성 인터뷰를 했다. 아마도 티에리 프레모가 새로운
[현지보고] 영화와 사랑에 빠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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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계층의 삶을 꾸준히 영화화해온 영국 감독 켄 로치 특별전이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열린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켄 로치 대표작 중 10편이 상영된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은 <케스>(1969)를 제외하고 1990년대부터 2007년까지 작품들로 선정되었다. 이 시기 켄 로치는 <랜드 앤 프리덤>(1995),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등의 작품을 연출하여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에 상영되는 10편은 켄 로치의 세계를 압축하는 작품들로 그의 영화 세계에 입문하는 관객부터 시네필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개관 12주년을 맞이한 서울아트시네마는 서울에 있는 유일한 비영리 극장이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이다. 서울아트시네마 외에 비상업적 목적의 극장은 한국영상자료원에 3개관이 있을 뿐이다. 지난 5월10일 서울아트시네마는 개관기념영화제 대신 관객
[영화제] ‘블루칼라의 시인’이 그리는 인간다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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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들은 몇번을 다시 보아도 매번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요즘처럼 많은 영화들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기에 한번쯤 곱씹어보아야 할 말인 것 같다. 이에 고맙게도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는 5월20일부터 6월5일까지 12편의 나루세 미키오 영화를 35mm필름으로 상영하는 ‘앙코르! 나루세 미키오’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초기작에 속하는 <아내여 장미처럼>에서부터 유작인 <흐트러진 구름>에 이르기까지, 나루세 미키오가 활동했던 거의 대부분의 시기에 걸친 대표작 12편을 상영한다.
나루세 미키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가 보여주었던 ‘여성’들의 삶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나카노 미노루의 원작 소설 <두 아내>를 바탕으로, 어머니와 새로 들어온 아버지의 첩, 그리고 이런 ‘두 아내’를 거느리고 사는 아버지의 모습을 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여성으로서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을 그린 <아내여 장미처럼&
[영화제] 나루세의 여성들과 재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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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La Belle et La Be^te
감독 크리스토프 강스 / 출연 뱅상 카셀, 레아 세이두 / 개봉 6월19일
<미녀와 야수>의 캐스팅으로 이보다 의외의 조합이 또 있을까. 저주로 인해 끔찍한 외모를 갖게 된 야수를 뱅상 카셀이, 아버지를 대신해 야수의 성에 갇히는 벨을 레아 세이두가 연기한다. 대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빌뇌브 부인의 원작에 충실한 프랑스판 <미녀와 야수>는 두 배우의 화학작용으로 인해 치명적 멜로의 분위기까지 풍긴다. 야수의 성에서 허락 없이 장미 한 송이를 꺾은 벨의 아버지는 야수의 노여움을 사고, 벨은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야수의 성을 찾아간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시리즈,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의 컨셉 아티스트였던 프랑수아 바랑이 구현한 어둡고 푸른 화면과 야수의 성에 사는 각종 크리처도 눈여겨볼 만하다.
[Coming Soon] 원작에 충실한 프랑스판 <미녀와 야수> La Belle et La B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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넨이 아니다. 이번에는 온(怨)이다. 그리드 아일랜드에서의 모험이 끝나고 찾아온 잠깐의 휴식. 곤과 키르아는 추억이 깃든 장소인 천공격투장으로 향한다. 격투가들의 축제인 배틀 올림피아에 즈시가 출전하기 때문이다. 크라피카와 레오리오는 물론 비스케와 윙 등 반가운 얼굴이 오랜만에 모이고, 히소카와 네테로 회장까지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의문의 사내들이 경기장을 점령하더니 ‘온’이라 불리는 베일에 싸인 능력으로 네테로 회장을 인질로 잡는다. 곤을 비롯한 헌터들은 이들의 음모를 막을 수 있을까.
도가시 요시히로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헌터x헌터>의 두 번째 극장판인 <극장판 헌터x헌터: 더 라스트 미션>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갖는 ‘이벤트’로서의 성격에 충실한 작품이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건 원작 팬들이 좋아할만한 점이다. 비스케에서 윙, 즈시로 이어지는 스승과 제자의 합동 작전이라든지 옛날부
<헌터x헌터>의 두 번째 극장판 <극장판 헌터x헌터: 더 라스트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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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승사자도 휴대폰을 들고 다닌다. 연락용이 아니다. 영(靈)을 전송하고, 소환하며, 때려잡는 저승사자의 만능무기, ‘소울폰’이다. 어린 시절부터 유령을 보는 꼬마강림이 이 신기한 소울폰을 손에 넣는다. 주인은 저승사자 강림도령. 전투 중 자신의 휴대폰 속에 갇히고 말았다. 꼬마강림은 도령을 풀어줄 생각보다 휴대폰을 가지고 놀기 바쁘다. 결국 강림도령이 잡은 유령을 소환하게 되고, 꼬마강림은 저승세계의 걷잡을 수 없는 싸움에 휘말린다.
<고스트 메신저>는 총 6부작으로 계획된 국산 애니메이션이다. 2010년 비디오 판매용(OVA)으로 출시한 1화에 두 번째 편을 묶어 극장판으로 만들었다. 전편이 소울폰의 기능과 전통 설화에 기반한 세계관을 소개하는 데에 치중했다면, 극장판에 추가된 2화의 전개는 사뭇 다르다. 부모와 친구가 없는 꼬마강림의 외로운 사정과, 다른 저승사자와 대치하는 도령의 비밀이 부각된다. 긴 제작기간 때문인지 전반부와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저승세계의 싸움에 휘말리다 <고스트 메신저 극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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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찬 재력가 알렉스(우고 실바)는 새로운 애인과 함께할 달콤한 미래에 눈이 멀어 아내를 죽이기로 한다. 작전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만 그날 밤 알렉스는 경찰의 전화를 받는다. 영안실에 있던 아내의 시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상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다. 숨겨두었던 살인의 증거가 누군가에 의해 드러나기 시작하고, 경찰은 알렉스를 살인범으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결국 아내가 일부러 죽은 척한 뒤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는 것이라 판단한 알렉스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 한다.
스페인 출신의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데뷔작인 <더 바디>는 반전에 모든 것을 건 스릴러영화다. 쉽게 알아차리기 힘든 트릭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다가 결정적인 ‘한방’으로 모든 퍼즐을 풀어버리는 그런 영화 말이다. 이러한 ‘반전영화’의 공식을 따라 <더 바디>는 죽은 사람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사라진 물건이 갑자기 등장하는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사건들을 보여준 뒤 마
반전에 모든 것을 건 스릴러영화 <더 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