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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용의자> 창조의 씨앗 혹은 악취
[헌즈 다이어리] <용의자> 창조의 씨앗 혹은 악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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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한민국은 <도가니>로 들끓었다. 장애인학교에서 행해진 비인간적 행위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아동/청소년 성폭력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도가니법’이 제정됐다. 영화 한편이 올린 엄청난 개가였다. <수상한 그녀>는 <도가니>의 파장을 불러일으킨 황동혁 감독이 1년에 걸쳐 준비한 신작이다. 사회 비판적 성격이 강했던 전작의 기운을 내려놓고 코믹 판타지물을 집어들다니, 다소 의외의 선택이다. 이 영화는 요양원에 갈 위기에 처한 70대 할머니가 스무살 청춘의 몸이 되어 겪는 코믹한 해프닝이 주를 이룬다. 황동혁 감독은 “<도가니>를 보며 숨죽여야 했던 관객, 들고 갔던 팝콘을 먹지 못하고 가지고 나와야 했던 관객”을 언급하면서 이번 작품이 자신을 포함해 그때의 관객 모두에게 힐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상한 그녀>는 ‘수상한’ 선택이다. (웃음) 입양아의 사연을 그린 <마이파더>의 묵직한 울림과 <도
[황동혁] 이번에는 팝콘 먹으면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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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정의 관심사는 전방위적으로 뻗쳐 있다. 본업은 미술평론가이지만 한때는 시사칼럼도 열심히 썼고(“18대 대선 이후 정치에 대한 관심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자전거 마니아로도 유명해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가지 매력>이라는 공저도 냈다. 지난해 12월엔 ‘미술평론가가 본 사물과 예술 사이’라는 부제를 단 <사물 판독기>를 출간했다. 2005년부터 2년 동안 <한겨레21>에 연재했던 칼럼 ‘반이정의 사물보기’를 다시 손봐 단행본으로 엮었다. 단독 저서는 <새빨간 미술의 고백> 이후 7년 만이다. 영화에 대한 애정지수가 최근 부쩍 치솟고 있다는 반이정 평론가를 <겨울왕국> 언론시사회가 끝난 뒤 만났다. 엔딩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던 그는 정작 자신의 신간 얘기보다도 영화 얘기에 더 신나하는 듯했다.
-<새빨간 미술의 고백> 이후 오랜만의 신간이다.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 책이
[trans x cross] 이래 봬도 나름 ‘결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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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영혼을 품은 소녀? 실제의 심은경이 그랬다. 어릴 때 그대로의 무구한 모습도 여전한데 이따금씩은 갓 스물을 넘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성숙한 대답을 내놓았다. <헨젤과 그레텔>의 똘망똘망한 소녀가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심은경은 과감한 성인배우의 역할에 도전하는 대신 3년간의 유학을 선택했다. 두편의 흥행작 <써니>와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의 출연으로 시나리오가 쏟아졌던 시기임에도 심은경은 미련 없이 유학길에 올랐다. “더 큰 배우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연기에 대한 갈망”과 “시나리오들의 유혹”을 떨치고 심은경은 무사히 유학을 마쳤다. 복귀작이 황동혁 감독의 <수상한 그녀>다. 심은경이 성인이 된 뒤 처음 찍는 작품이거니와 성인 역으로 처음 출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나름의 의지가 작용했으리라 짐작하며 오랜만에 찾은 촬영현장은
[심은경] 그녀의 스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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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1954)의 주인공 젤소미나는 성장이 멈춘 여성이다. 이를테면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1959)의 주인공인 오스카와 비슷한 캐릭터다. 단 오스카는 나치 독일에서 자의로 성장을 거부했다면, 젤소미나는 전후 이탈리아에서 타의에 의해 성장이 중단된 경우다. 단호하고 광기에 가까운 의지의 오스카와는 달리 감성의 젤소미나는 연약하고 바보 같다. 펠리니에 따르면 전쟁과 파시즘을 겪은 이탈리아의 운명이 그렇다는 것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딸이고, 배우지 못했고, 성장하자마자 돈에 팔려가고, 길에 떠돌 운명이며, 결국 이용만 당하다 버려진다. 이탈리아의 관객은 젤소미나를 보고 자기 연민에 울었다. 그런데 전세계의 관객도 그녀를 사랑했다. 말하자면 젤소미나는 시대의 초상화가 됐는데, 그녀를 연기한 줄리에타 마시나는 이 역을 통해 영원히 영화사에 남았다.
펠리니와의 만남
1940년대 초 줄리에타 마시나가 로마대학에 다니며 대학연극반 활동을 할 때, 페데리
[한창호의 오! 마돈나] 고통받는 사람들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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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감독 더그 라이먼 / 출연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빌 팩스턴, 라라 펄버
일본 소설 <올 유 니드 이즈 킬>을 원작으로 하는 SF영화로, 외계인과의 전투 중에 사망하게 된 신병이 타임 루프 속에 갇히게 되어 삶과 죽음을 반복해 겪게 되는 이야기다. <본 아이덴티티>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더그 라이먼이 연출을 맡았다. 북미에서 6월 개봉예정.
[WHAT'S UP]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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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타잔 3D> 밀림의 변호인
[정훈이 만화] <타잔 3D> 밀림의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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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처음 발을 내딛던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물기로 미끄러운 바닥,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던 사람들의 웅성거림, 알싸한 소독약 냄새,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입장하던 순간의 부끄러움, 머뭇거림, 어디에 서서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난처함, 이 모든 것들이 공감각적으로 기억난다. 1분이라도 빨리 물 속으로 첨벙 뛰어들어 몸을 숨기고 싶었지만 수영 선생님께서는 그걸 허락지 않으셨다. 수영장 예비교육을 마친 뒤에 본격적인 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어쩌면 ‘일단 벗은 몸에 익숙해진 뒤에야 수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 십여명이 둥그렇게 서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가릴 곳은 다 가렸는데 어딘가 더 가려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시선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게 난감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다. 수영장에서의 예절과 수업의 진도에 대한 이야기를
[김중혁의 바디무비] 몸의 진풍경을 경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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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유홍준의 책 서문에 나오는 문장처럼 어떤 대상을 찬양하거나 혹은 비판하려면 먼저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흔히 보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보수주의의 경전이라고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이라도 읽으라고 하는데, 사실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보수주의의 성전은 에인 랜드의 소설 <아틀라스>가 아닌가 한다. 에인랜드는 자신의 책이 표방하는 사상에 ‘객관주의’라는 독특한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보수, 자본주의, 우익, 혹은 개인의 제한받지 않는 자유를 강조하는 모든 사조를 이만큼 극적으로 옹호하는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주된 줄거리는 ‘자본가들의 파업’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슘페터가 말하는 ‘혁신’을 그대로 체화한 듯한 기업가들이다. 미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회사의 부사장인 주인공인 대그니 태거트를 비롯하여, 강철보다 가볍고도 강한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자본가들의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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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의 영화 투자금 횡령이라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사기극으로 제작이 중단됐던 <하이프네이션>은 <하이프네이션: 힙합사기꾼>이라는 이름을 달고 4년 만에 새로 태어났다. 기존 배우들과 스탭들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이 영화와 연을 끊었지만 대니얼 신은 끝까지 남아 영화를 마무리했다. 95년 유채영과 함께 혼성그룹 US로 데뷔하고 업타운의 객원멤버로 활동했던 그 대니얼 신이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끼를 펼쳐 각본, 편집, 음악 그리고 주연까지 맡았다. 이 영화를 완성해내는 것이 제이슨 리에 대한 가장 통쾌한 복수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 이번 영화에 대한 뒷이야기를 물었다.
-기존 프로젝트였던 <하이프네이션>부터 참여했다.
=사기꾼 제작자 제이슨 리와 친구로 지냈었다. 당시 주연급 조연과 음악 프로듀서직을 약속받기도 했다. 하지만 공범으로 오해하지는 말아 달라. 제이슨 리는 내 인맥을 이용해 사기를 친 것이고 결국 나에게
[flash on] 영화 완성이 사기꾼에 대한 통쾌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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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좀비라는 제목에서 <웜바디스>의 꽃미남 좀비에 대항하는 미녀 좀비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의 고마쓰 아야카는 이를 능히 해냈겠지만, 감독은 그녀에게 오직 바닥 닦는 일만 시킨다. 사부 감독이 5회차 촬영 만에 완성한 저예산영화다. 사부는 좀비물이 줄 수 있는 장르적 쾌감을 포기하고 인간과 비슷한 좀비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전개하는 데 집중한다. 흑백 화면의 독특한 미감은 전반적인 영화의 공간을 시대를 짐작할 수 없는 외딴 공간처럼 보이게 만든다.
테라모토(데즈카 도루) 집안에 좀비 사라(고마쓰 아야카)가 배달된다. 그녀는 좀비 중에서도 레벨이 낮은, 인간에 가까운 좀비다. 테라모토에게 사라를 맡긴 정체 모를 친구는 주의사항과 함께 만일을 대비해 권총을 동봉한다. 아내 시즈코(도가시 마코토)는 사라에게 바닥 닦는 일을 시키며 하녀처럼 부린다. 사라는 앞마당에 바짝 엎드려 솔로 바닥 닦는 일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테라모토의 아들 겐이치
인간과 비슷한 좀비 <미스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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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심지어 근무기록과 은행기록, 급여내역까지도. 벨기에 소재의 다국적 기업 ‘할게이트’에서 첨단보안장치를 개발하는 벤 로건(아론 에크하트)의 인생이 통째로 날아가버렸다. 자신과 딸 에이미(라이아나 리버라토)의 목숨을 노리는 정체 모를 적들에 쫓기기까지 한다. 황당한 상황에 놓인 아빠를 의심하는 딸에게 벤은 자신이 6개월 전 파면을 당한 전직 CIA 요원이고 미국 국적까지 박탈당한 국외자임을 고백한다.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 벤은 CIA 기밀 보관소의 사라진 문건이 분쟁지역에 무기를 팔아넘긴 할게이트와 관련돼 있음을 알게 된다. CIA 요원 안나(올가 쿠릴렌코)가 CIA와 할게이트를 오가며 자신을 사건에 끌어들였다는 것도 깨닫는다. 거대하고 조직적인 범죄와 옛 동료의 배신으로부터 하나뿐인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사투는 그렇게 시작된다.
‘모든 것을 잃은 남자’라는 설정은 스릴러 장르와 맞물려 초반 시선몰이에는 성공적인 듯 보인다. 인물간 관계를 복잡하게 뒤섞기만
하나뿐인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사투 <하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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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비밀스런 재능 때문에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 아렌델 왕국의 첫째 공주 엘사(이디나 멘젤)는, 두려움에 떨며 독방에 갇혀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마침내 그녀가 여왕으로 즉위하는 날, 엘사는 지금껏 숨겨왔던 강력하고 신비한 능력을 군중 앞에 드러낸다. 손에 쥐는 물건마다 얼어붙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심지어 여름도 겨울로 만드는 저주와도 같은 능력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마침내 그녀는 북쪽 산으로 도망치고, 홀로 그곳에서 얼음궁전을 지어 지내게 된다. 그렇게 ‘눈의 여왕’이 탄생하지만, 그런 언니를 두고볼 수 없는 낙관적인 성격의 여동생 안나(크리스틴 벨)는 그녀를 찾아 숲으로 떠난다. 그 과정에서 안나는 까칠한 매력의 얼음장수 크리스토프(조너선 그로프)와 만나고, 영원히 얼어붙은 왕국을 구해내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한다.
1990년에 개봉한 <인어공주>에 이어, 디즈니는 이번에도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 <눈의 여왕>을 각색해 선보인다. 애니메이션
디즈니가 각색한 또 하나의 안데르센 동화 <겨울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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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치하의 1942년경 독일을 배경으로 한 영화. 프리츠(한스 조센 바그너)는 한밤중에 사냥하다가 몰래 국경을 넘으려던 유대인 알버트(크리스티안 프리에델)를 만난다. 프리츠는 그에게 농장 일을 거들면서 헛간에 묵도록 제안한다. 프리츠의 아내 엠마(브리짓 호브메이르)는 자신과 상의도 없이 위험한 일을 벌이는 남편이 못마땅하다. 프리츠와 엠마 사이에는 10년째 자식이 없다. 프리츠는 농장을 이어받을 자식이 필요하지만, 부부관계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느 날 프리츠는 알버트에게 자기 대신 아내를 임신시켜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 알버트는 이를 뿌리치지만 어린 조카를 반기는 프리츠를 본 뒤 그의 제안을 승낙한다.
클로즈드 시즌은 사냥이나 낚시를 금지하는 기간을 뜻한다. 프리츠는 농사가 잘 안 되자,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한밤중에 밀렵을 한다. 이때 그가 거둬들인 것이 가축과 유대인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심지어 프리츠는 알버트를 설득하면서 “새끼 밸 암소를 황소에게 데려가는 것”과 다를
사냥과 낚시를 금지하는 기간 <클로즈드 시즌: 욕망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