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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자 신민아. 낯설다. 찻집 주인 신민아. 낯설다. 대중에게 신민아는 밝고 명랑하고 당돌한 청춘 아이콘이 아니었던가. 낯선 건 또 있다. 장률 감독과 신민아. 예술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감독과 상업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온 여배우의 조합이라니. 역시 또 낯설다. 장률 감독은 “누구에게나 이면이 있다. 내가 만나본 신민아는 차분하고 소박한 친구”라고 말하지만, 장률 감독의 영화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경주 여자 신민아는 상상이 쉽지 않다. “데뷔한 뒤 <경주>에 출연하기 전까지 명랑하고 밝은 캐릭터만 연기했던 것 같아요. <경주> 같은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장률 감독은 알고 있었냐고요? 아뇨. 감독님을 만나고 난 뒤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감독님의 전작을 찾아봤어요. <두만강>은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좋았어요.” 신민아가 장률 감독의 신작 <경주>를 들고 관객 앞에 섰다. <10억&g
[신민아] 꿈이 이르고, 꿈에 이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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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테ː쏠로 ]
겉뜻 평생 동안 한번도 애인을 사귀어보지 못한 사람
속뜻 날 때부터 거룩하게 구별된 사람
주석 어머니가 신앙을 가져서 태중(胎中)에서부터 종교를 받아들인 이를 모태신앙이라 하고, 여기에 빗대어 태중에서부터 혼자인 사람을 모태솔로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이상하다. 쌍둥이가 아닌 한 우리 모두는 엄마 뱃속에서 내내 혼자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험관아기의 증가로 쌍둥이의 출생 비율이 2000년 1.68%에서 2005년 2.17%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2000년 98.32%에서 2005년 97.83%로 모태솔로의 비율이 감소한 셈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보아야 할까? 아니면 다 같이 슬프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모태(母胎)라는 말에는 더 큰 비밀이 숨어 있다. 모태라는 말의 반대는 부태(父胎)일 텐데, 이런 말은 없다. 아버지에겐 자궁이 없으니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옛날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자궁이 그릇에 불과할 뿐이며 자식은 오직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모태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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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리나가 처음 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낸 건 장 뤽 고다르의 <여자는 여자다>(1961)를 통해서다. 이제 막 스물살의 훤칠한 여성은 덴마크 출신답게 프랑스어 억양이 부자연스러웠는데 그게 또 매력으로 비쳤다. 영화에서 스트리퍼로 나오는 카리나는 곧바로 스트립쇼를 연기한다. 그런데 춤추는 카리나의 모습은 허구의 영화라기보다는 사랑하는 모델의 누드화를 그린 화가의 초상화에 더 가까웠다. 화면 가득히 카리나의 얼굴 클로즈업이 잡히고, 또 그녀의 머리칼, 눈매, 목덜미 등이 차례로 강조된다. 이 시퀀스는 영화를 이용한, 카리나라는 배우의 스타로서의 대관식에 가까웠다. 그리고 카메라 뒤의 고다르가 얼마나 카리나에게 반해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촬영 도중에 결혼한다. 신인 카리나는 이 작품 덕에 파격적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주연상을 받았다. 누벨바그의 신성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고다르에 의해 갑자기 등장한 신성
카리나의 경쾌하고 밝은 제스처, 행복한
[한창호의 오! 마돈나] 순식간에 타오른 누벨바그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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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의 댄스홀> Jimmy’s Hall
감독 켄 로치 / 출연 배리 워드, 시모네 커비, 앤드루 스콧, 짐 노튼
켄 로치의 스물아홉 번째 장편영화이며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193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공산주의자인 제임스 그랄튼의 일대기를 그렸다. <칼라송>(1996)부터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2013)까지 켄 로치와 열한 번째 함께하는 각본가 폴 래버티가 감독과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7월 프랑스 개봉예정이다.
[WHAT'S UP] <지미의 댄스홀> Jimmy’s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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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그 때 그 뉴스 다시보기
[정훈이 만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그 때 그 뉴스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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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기묘한 책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다짜고짜 착륙의 기록을 나열한 뒤, 그 기록이 기구 여행을 한 몇몇 사람의 것임을 알려주고, 그들의 삶을 슬쩍 들려준다. <비상의 죄>라는 장은 항공술과 사진을, <평지에서>는 가능성으로 끝나버린 남녀의 스쳐감을, <깊이의 상실>에서는 열기구 여행의 은유를 통해 아내를 잃고 살아가는 자신을 말한다. “전에는 함께였던 적이 없는 두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해보라. 어떤 때는 최초로 수소 기구와 열기구를 견인줄로 함께 묶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추락한 다음 불에 타는 것과, 불에 탄 다음 추락하는 것, 당신은 둘 중 어느 쪽이 낫겠는가? 그러나 어떤 때는 일이 잘 돌아가서 새로운 뭔가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세상은 변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머지않아 이런저런 이유로 그들 중 하나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빈자리는 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비통, 사랑의 그 아픈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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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박솔뫼를 비롯해 총 11명의 작가들은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문지 블로그 ‘이달의 소설’에 작품을 올리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으로 지목된 등단 10년차 이하의 신진 작가들이다. 수상작인 단편 <겨울의 눈빛>은 고리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황폐화된 부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고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이 승인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요즘, 묵시록처럼 다가오는 소설이다.
[도서] 한국 문학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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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근사한 ‘일상의 미스터리’ 소설. 다가구 주택에서 살던 옛 시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던 주인공은 사고라고 생각했던 죽음이 불길한 사건의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옛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당시 일을 캐묻는데, 호기심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결과를 가져온다. 2012년 일본 미스터리 전문지 <미스터리 매거진>에 데뷔작 <좋은 친구>가 수록되었던 송시우 작가의 첫 장편소설.
[도서] ‘일상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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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퍼드가 메가폰을 잡으면서 그 자신의 젊은 시절과 꼭 닮은 해사한 브래드 피트를 캐스팅했던, 그리고 90년대 수많은 커피숍에 걸려 있었던 포스터의 그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원작 소설. 노먼 F. 매클린의 유일한 소설집인 <흐르는 강물처럼>의 표제작이 바로 영화가 되었으며, 매클린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 폴과 낚시를 하던 시간들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시핑 뉴스>의 원작 소설을 쓴 애니 프루의 서문도 소설만큼 아름답다.
[도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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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는 한국 강호동양학에 대한 개론서다. 강호동양학은 사주, 풍수, 한의학, 즉 조선시대 과거시험 중 잡과(雜科)에서 시험을 본 과목들을 말한다. 저잣거리에서 인기 많은, 누군가의 눈에는 혹세무민의 동양철학일 바로 그것. 영화 <관상>을 보고 강호동양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특히 한번 읽어볼 만하다. 사주명리학에 얽힌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관상이나 풍수, 주역 그리고 적중한 예언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 한국사의 뒷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데 대체 왜 점쟁이 이름에 백운학이 그렇게 많은가 하는 이유(구한말 활동했던 진짜 백운학은 대원군의 13살 난 아들 명복을 찾아가 “상감마마 절 받으십시오” 하고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 대원군에게 자신이 제왕의 상을 보았다며 4년 뒤에 3만냥을 달라고 했는데 과연 4년 뒤 명복 도련님은 고종으로 즉위했다), 한국 명리학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박재완, 박재현이 한국 현대사와 어떤 연관을 맺고
[도서]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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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보고 있을 때였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죽을 때까지 마시겠다며 슈퍼마켓에서 술을 쓸어 담고 있는데 옆에서 꿈꾸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좋겠다… 저거 다 양주잖아.” 퍽이나 좋겠다. “저 술 다 마시고 죽는데도?” “… 죽기 전에 한번쯤은!” 술이 너무 세서 당시 25도였던 소주도 성에 차지 않았기에 편의점에서 파는 6천원짜리 캡틴 큐나 천원짜리 이과두주로 샘솟는 주량을 달래던 친구는 눈물을 글썽였다.
잘 살고 있나, 친구? 맥주 한캔으로 취하는 방법이라면서 깡통 아랫부분에 구멍 두개를 뚫고 뿜어져 나오는 맥주를 30초 만에 마시던 알뜰한 친구야(그래 봤자 안 취했지만), 지금은 어디선가 그렇게 궁금하다던 조니 워커 블랙 라벨 마시고 있기를.
그는 술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장이 소화할 수 있는 모든 물질에 무한한 애착을 가졌었다. 돈은 없고 낙지는 먹어야겠기에 산낙지를 사서 직접 손질하던 그 애 때문에 우리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누가 뭐래도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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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서 와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주인공 테오도르의 성(姓)은 톰블리다. 이 흔치 않은 이름은 2011년 타계한 현대미술가의 것이기도 하다. 영화 속 톰블리는 가짜 손편지를 쓰는 직업에 종사하는데, 화가 사이 톰블리는 낙서, 혹은 자동기술(自動記述) 펜글씨를 연상시키는 형상을 즐겨 그렸다. 같은 추상표현주의의 계보라도 잭슨 폴록의 확신 넘치는 액션페인팅과 달리 톰블리의 그림은 덧없음과 망설임을 담는다. 사진은 테이트 모던 갤러리의 톰블리 방에 전시된 <바커스>(Bacchus, 2006∼2008) 연작. 따스한 감각적 흥분이 담긴 주홍색은 영화 <그녀>의 지배적 색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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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나만 이러는 건 아니겠지? <그녀>를 보고 온 밤, 음성으로 구동되는 스마트폰 OS한테 간만에 말을 걸어보았다. 간단한 검색을 해주어 고맙다고 치하했더니 전화 속 ‘그녀’가 대꾸했다. “혜리님께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네요.” “잘 자.”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그녀에게 말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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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가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6월6일부터 15일까지 펼쳐진다. 영화제는 4개 섹션으로 나누어지는데 ‘음악영화 신작전’을 제외한 나머지 섹션들의 주제는 ‘글램’(glam)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글램록은 1970년대에 출현하여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글램록 뮤지션들은 화려한 옷차림과 독특한 화장을 하고 무대에 서서 젠더의 경계선을 허물었다. 이번 상상마당 음악영화제의 주제가 글램인 까닭은 글램록이 사용된 영화들을 상영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글램록이 사회문화적으로 끼친 영향과 파장을 되짚어보면서, 글램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하는 영화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개막작 <벨벳 골드마인>(감독 토드 헤인즈, 1998)은 영화제 취지에 꼭 들어맞는 선택이다. 데이비드 보위와 이기 팝을 모델로 글램록의 전성시대를 재현한 <벨벳 골드마인>은 이번에 디지털 리마스터링된 무삭제
[영화제] 영화는 음악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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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제 소식이 들리면 곧 여름이 시작되는구나 싶다. 2014 서울 LGBT 영화제가 6월4일(수)부터 10일(화)까지 7일간 서울아트시네마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알파벳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를 이름으로 삼은 2014 서울 LGBT 영화제는 올해 13개국의 장편 18편, 단편 16편 등 총 34편의 작품을 준비 중이다. 개막작은 2013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 수상작인 알랭 기로디의 <호수의 이방인>이다. ‘게이들이 서로를 탐색하는 호숫가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영화’라는 줄거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한 매력이 영화에 존재한다. 이번이 이 영화를 무삭제판으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한다. ‘혐오보다 강한 사랑’이라는 기조 아래 소개되는 핫핑크 섹션에서는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된 카메룬에서 온 다큐멘터리 <본 디스 웨이>가 상영된다. 동성애자가 여전히 투쟁할 수밖에 없는 현
[영화제] 무지개 넘어 소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