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률 감독의 신작 <경주>(개봉 6월12일)는 감독의 전작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경계에 선 이방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그려냈던 전작과 달리 이 영화는 최현(박해일)이라는 남자의 엉뚱한 경주 기행을 따른다. 박해일, 신민아 같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배우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것도 눈에 띈다. 장률이 바라본 경주는 어떤 도시일까. <씨네21>은 장률 감독을 두번 만나 각기 다른 종류의 질문을 던졌다. 안시환 평론가와 윤종빈 감독으로부터 서로 다른 질문을 받아든 장률 감독은 어떤 답변을 내놓았을까. <경주>를 빛낸 조/단역 배우 9명의 출연기도 함께 덧붙였다. <경주> 가기 전에 챙겨두면 좋을 요긴한 관광지도였으면 좋겠다.
장률이 <경주>로 떠난 까닭은
-
[헌즈 다이어리] <엣지 오브 투모로우> 톰 크루즈가 1등!
[헌즈 다이어리] <엣지 오브 투모로우> 톰 크루즈가 1등!
-
2014 <수상한 그녀> <방황하는 칼날> <우는 남자> <국제시장> <상의원> <타짜2> <협녀: 칼의 기억>
2013 <고령화가족> <감시자들> <집으로 가는 길>
2012 <베를린> <내 아내의 모든 것>
2011 <완득이> <푸른 소금> <써니>
2007 <황진이> 외 다수
D.I.(Digital Intermediate) 컬러리스트? 영화인에겐 익숙하지만, 관객에겐 생소한 크레딧이다. 색보정 기사라고도 불리는 컬러리스트는 촬영이 끝난 영상의 색감과 밝기 등을 조정하는 후반작업 스탭이다. 필름에서 디지털로 촬영 환경이 바뀌면서 컬러리스트의 업무 양은 늘어났고 그 비중도 높아졌다. 다양한 디지털카메라의 세팅값, 노출값을 체크할 뿐 아니라 영화 전체의 색감을 조율한다. 김태경 촬영감독 (<은교> &
[STAFF 37.5] 그 영화만의 ‘색깔’을 찾아서
-
구로사와 아키라, 나루세 미키오, 미조구치 겐조, 오즈 야스지로. 일본 영화계의 거인들을 열거하는 건 배우 가가와 교코를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같다. 가가와 교코는 일본영화의 황금기라 불리는 1950, 60년대를 이들 감독들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보냈다. 자신의 연기 인생의 중요한 한 시절을 거장들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가가와 교쿄는 주목받곤 한다. 더욱 놀라운 건, 1932년생인 그녀가 여전히 배우로서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활동 중이라는 사실이다. 일본 영화사의 산증인인 이 노배우가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가가와 교코 회고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녀는 일본인 최초로 국제영상자료원연맹(FIAF)의 ‘필름 보존상’을 수상할 만큼 영화 자료의 보존에도 적극적이다. 이번 회고전에서도 그녀는 이런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과거의 영화들과 그 시절의 촬영현장에 대한 생생한 증언자로 나섰다. 지금부터 전하는 인터뷰는 가가와 교코가 회상하는 자신의 연기 인생사이자 동시에 일
[가가와 교코] 마음이 몸을 이끄니
-
-
이정범 감독은 ‘<아저씨> 감독의 다음 영화’라는 시선과 내내 싸웠다. <아저씨>(2010)는 이제 막 두편을 만들었던 그에게 단숨에 ‘대표작’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지만,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그렇게 <우는 남자>는 <아저씨>로부터의 거리두기로 시작한 영화다. 그럼에도 <아저씨>의 태식(원빈)과 <우는 남자>의 곤(장동건) 사이에서, 액션 누아르의 장르적 매혹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막중했다. ‘멀고도 가깝게’라는 흔한 표현이 두 작품 사이에 자리한 긴장감이다. 인터뷰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됐다.
-도입부에서 소녀를 쳐다보고 물을 주르륵 뱉어내는 장난을 치는 곤을 보고 있으면, 감독이 처음부터 장동건을 대놓고 ‘양아치스럽게’ 연출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맞다. 실제로는 무척 점잖고 신사적인 남자인 장동건을 껄렁껄렁한 남자로 만들고 싶었다. 첫 등장 장면
[이정범] 트릭보다 정서
-
“허락된다면 고통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 한강은 시 <피 흐르는 눈3>의 첫 소절에 이렇게 썼다. 허락된다면, 이라는 가정법은 무의미하다. 허락되지 않더라도 한강은 고통에 대해 말할 테니까.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에 이은 한강의 여섯번째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역시 상처입고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1980년 5월18일의 광주로 걸어들어간다. 그곳에서 계엄군에 맞서 싸운 15살 소년 동호를, 군홧발에 짓밟힌 영혼을, 살아남은 사람들을 만난다. <소년이 온다>는 “인간을 껴안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한 문장, 한 문장 깊게 배어 있는 소설이다. 아직 <소년이 온다>와 이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작가는 자분자분한 말투로 때론 힘겹게, 때론 조심스럽게 ‘그날’을 이야기했다.
-또 한권의 책이 세상
[trans x cross] 빛나고 꽃피는 그곳으로
-
<우는 남자>의 최모경(김민희)은 울고 또 운다. 한없이 ‘우는 여자’ 최모경의 사연은 딱하고 또 딱하다. 모경은 아이를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채 치매에 걸린 엄마의 병수발을 들어야 한다. 죽은 남편이 연루된 사건으로 툭하면 경찰에 소환된다. 심지어는 그 자신이 킬러 곤(장동건)의 타깃이 되어 쫓긴다. 서로를 죽이려고 에너지를 뿜어대는 거친 남자들 사이에서 가냘픈 모경은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다. 탈진할 정도로 우는 가련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러다 도망치기도 전에 쓰러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이상하다. 보통 여자 캐릭터가 지나치게 울면 답답하기 마련인데 모경이 울면 울수록 어쩐지 영화에 눌어붙은 피와 땀이 지워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핏물로 범벅된 곤의 지저분한 얼굴을 모경이 눈물로 대신 씻겨주는 것 같기도 하다. 피와 액션으로 점철된 <우는 남자>에서 관객의 숨통을 틔우는 건 전적으로 모경의 맑은 얼굴이다. 김민희의 얼굴도 시간의
[김민희] 저 깊은 곳까지 내려놓고, 비운다
-
겉뜻 중요하지 않거나 매력적이지 않다
속뜻 사랑하는 이들을 다시는 볼 수 없다
주석 ‘별 볼 일 없다’를 ‘별로 볼 만하지 않다’로 읽는 데 반대다. 저 ‘별로’는 부정어와 함께 쓰여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하지 않다’란 뜻을 만든다고 한다. 고작 부정하기 위해서 ‘별’과 ‘보다’가 동원된다는 말인가? 저 예쁜 두 개의 입술소리(‘ㅂ’)와 든든하게 떠받치는 세 개의 설측음(‘ㄹ’)과 저 귀여운 모음들(‘ㅕ+ㅗ+ㅣ’)이 무시하고 부정하고 거절하기 위해 낭비된다는 말인가?
저 별은 우리가 아는 밤하늘의 그 별이어야 한다. 그리고 별들이 우리를 낳았다. 우주가 처음 탄생해서 38만년까지는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와 헬륨만 있었다고 한다. 더 무거운 원소들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별의 탄생을 기다려야 했다. 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반응이 원자핵을 결합시켜 다른 원소들을 낳은 것이다. 별의 질량이 커짐에 따라서 탄소와 산소가, 네온과 나트륨과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이, 규소와 황과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별 볼 일 없네
-
우연히 접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 공모 기사. 영화진흥을 위한 국가기관에서 짱을 뽑는 중이란다. 이번엔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들었다. 이런 자동반사적 리액션은 순전히 단 한분 때문이다. 우린 그분 때문에 영진위의 가치를, 짱의 가치를 더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그렇다. 바로 조희문이다.
1. 분탕질 비긴즈
내가 조희문을 처음 알게 된 건 스크린쿼터 논쟁이 뜨거웠던 2003년이다. FTA와 쿼터 축소를 트레이드하려는 노무현 정권의 정책에 반발해 모든 영화인들이 쿼터 사수를 외치던 그때, 쿼터 축소에 찬성하는 유일한 영화인이 한분 계셨으니 그분이 바로 조희문 교수였다. 논쟁은 당시 손석희의 <100분토론>까지 이어졌는데, 조희문은 정부관료와 함께 쿼터 축소 찬성 패널로 나왔더랬다. 정지영 감독님을 필두로 한 쿼터 축소 반대쪽의 주장은 명확했다.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오히려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이에 조희문의 발언은 놀라웠다.
[곡사의 아수라장] 분탕질의 추억
-
<북 오브 라이프> The Book of Life
감독 조지 R. 구티에레즈 / 목소리 출연 채닝 테이텀, 조 살다나, 대니 트레조, 론 펄먼,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디에고 루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애니메이션. 가족들이 희망하는 바와 달리 음악가가 되고 싶어 하는 청년 마놀로가 영화의 주인공이며, 그가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기 직전 세곳의 환상의 세계에서 놀라운 모험을 하는 이야기다. 채닝 테이텀, 조 살다나, 론 펄먼, 디에고 루나 등 비주얼만큼이나 목소리 출연 배우들도 화려하다. 이십세기 폭스에서 제작했고, 북미에서 10월 개봉예정이다.
[WHAT'S UP] <북 오브 라이프> The Book of Life
-
[정훈이 만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Insert Coin!
[정훈이 만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Insert Coin!
-
이 칼럼의 편집자이자 뛰어난 서평가이기도 한 (친애하는) <씨네21>의 이다혜 기자는, 나와 함께 책 관련 팟캐스트에 출연한 자리에서 “어째서 김중혁 작가님은 책의 작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매번 팔짱을 끼는 건가요?”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 얘기를 듣는 중에도 나는 팔짱을 끼고 있었으므로 이다혜씨의 눈을 보는 순간 뜨끔했다. 내가 그랬나? 그랬구나.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이 일렬로 눈앞을 스쳐갔다. 사진 속의 나는 대체로 팔짱을 끼고 있거나, 팔짱을 낀 채로 한손을 들어올렸거나 (말하자면 제임스 본드 스타일이랄까) 막 팔짱을 끼려던 찰나에 카메라에 찍혔거나, 팔짱을 못 끼게 하니 팔꿈치라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어째서 그토록 팔짱이 편했던 것일까, 이다혜씨 눈치를 보며 슬며시 팔짱을 풀고 대답을 생각하고 있는 사이, 이다혜씨가 대규모 2차 질문 공습을 감행해왔다. “여자들은 가슴을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남자 앞에서 팔짱을 끼는데, 김중혁씨는 무엇을 위해 팔짱을
[김중혁의 바디무비] 이제 소설은 내 손을 떠났소
-
*5월13일과 14일 일기에 <도희야>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여태 동조자를 만난 적은 없지만, 예나 지금이나 내 눈에 디즈니 만화영화 최고의 미인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의 말레피센트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의 디자인을 성실히 계승한 실사 말레피센트의 외모 중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날개다. 얇고 하늘하늘한 시폰 날개는 팅커벨에게나 주라고 말하듯 말레피센트는 거대한 맹금류나 익룡의 강건한 날갯죽지를 가졌다. 그녀의 날개는 비행 수단일 뿐 아니라 적을 후려치고 쓸어버리는 무기이기도 하다.
5/12
스승의 날이 있는 달이다. 1년 전 이맘때 개봉한 <라자르 선생님>과 올해의 <디태치먼트>까지 보고 나니, ‘리버럴한 교사와 그를 따르는 아이들 vs. 진학 실적에 목매는 권위적 학교’ 구도로 갈등이 전개되는 <죽은 시인의 사회>류 영화나 사명감 넘치는 스승이 문제아들을 감화시키는 <언제나 마음은 태양>과(科)의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
도대체 어떻게 찍었을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고든 윌리스에게 물었다고 한다. 수많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든 윌리스의 대답은 늘 이러했다. “어떻게 찍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왜 그렇게 찍었는가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내가 찍은 장면을 두고 ‘리얼하다’고 하지만 그건 리얼한 게 아니다. 완벽히 계산해서 찍은 거다. 리얼하게 보일 뿐이다.” 홍경표, 김우형, 김태경, 박홍열 촬영감독이 꼽은 고든 윌리스의 명장면을 곱씹으며 그가 어떻게 그 장면을 찍었는지가 아니라 왜 그렇게 찍었는지를 되물어보자.
홍경표 촬영감독(<해무>(2014), <설국열차>(2013), <마더>(2009) 등)
<대부>(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1972)
“<대부>의 오프닝 시퀀스. 카메라가 대부를 찾아온 장의사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장의사의 얼굴에서 서서히 줌아웃되면서 드러나는 대부 돈 콜레오네(말론 브랜도)의 실루엣이 굉장히 인상
진짜 ‘리얼’을 보여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