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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영화 4편을 함께 만들었다. 같이 영화를 만들고 있지 않을 때에는, 시시때때로 만나서 영화 이야기를 한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영화들을 말로 무수히 지었다 부수고, 끝내주는 남의 영화들에 대해 침을 튀긴다. 짐작건대 영화가 주는 회의(懷疑)까지도 서로가 제일 먼저 알게 될 법하다. 윤종빈 감독과 배우 하정우. ‘대담’이라 이름 붙여진 자리가 이보다 불필요한 두 사람이 있을까? 시작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4)였다. 대학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하정우와 윤종빈은 2004년 내내 <용서받지 못한 자>에 매달렸다. 그렇게 영화를 영화로 배웠다. 주연배우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습득했고, 같이 베타 테이프를 들고 돌아다니며 배급을 고심했다. 윤종빈 감독이 문득 경험에서 얻은 통찰을 덧붙인다. “큰 배우가 되려면 신인감독과 시작해야 해요. 러닝메이트가 있어야 해요.” 10년이 흘렀다.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시사회 이튿날.
러닝메이트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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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민란의 시대>가 삿갓을 벗고 마침내 전모를 드러냈다. 예상한 것보다 더 쾌활하고 서비스 정신 투철한 오락물로 완성된 영화의 용모파기(容貌疤記)와 더불어 윤종빈 감독과 도치 역 하정우 배우의 인터뷰를 싣는다.
우리는 종종 들으면서도 귀기울이지 않는다.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를 보고 내심 놀란 까닭도 비슷하다.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를 마친 직후부터 “다음에는 전작들과 완전히 다른 15세 관람가 오락영화를 만들 것이다”라고 누누이 예고해왔다. 그럼에도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세편의 전작이 새긴 ‘윤종빈 영화’의 인상은 <군도>를 액션에 방점이 찍힌 조선 말기 사회 드라마로 고집스럽게 짐작하게 만들었나 보다. (물론 이 요약도 틀리진 않다.) 마침내 삿갓을 벗고 전모를 드러낸
지루한 세상, 재미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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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뜻 너무 행복해서 내뱉는 감탄
속뜻 자신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주석 로또에 당첨되거나 짝사랑하던 그이가 프러포즈를 받아들일 때, 이런 말이 입 밖에 나온다. 꿈이냐 생시냐. 때론 확인한답시고 자기 볼을 꼬집어보기도 하지. 방정맞은 짓이다. 안 아파서 슬픈, 드문 경험이다. 그런데 질문이 조금 이상하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냐, 아니면 살아 있는 것이냐? 꿈을 꾼다고 죽은 건 아닌데 말이지. ‘생시’에 ‘자지 않고 깨어 있을 때’란 뜻이 원래부터 있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이건 “꿈이냐 생시냐”를 하도 여러 번 반복해서 생긴 관용적인 의미일 뿐이다.
생시가 살아 있을 때라면 꿈은 죽었을 때란 뜻이겠다. 이상해 보이지만, 저승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아이들이다. 죽어서 가는 세상이 저승인데, 이 세상에 도착하기 전에 있던 세상도 똑같이 저승이다. 아이들은 이 세상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는 언어를 배우면서 인간이 된다. 인간이란 자신의 생각과 신체와 행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꿈이냐 생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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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나를 잠 못 이루게 할 가장 무시무시한 시네마는 뭘까? 그 옛날 새벽잠을 쫓으며 <정은임의 FM 영화음악>을 듣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매주 한번씩 신예(!) 영화평론가 정성일씨가 나오는 꼭지가 있었는데, 어느 여름밤 그는 호러영화 3편을 소개했더랬다. 그 작품 목록은 무시무시하게도 <프릭스>(Freaks), <엘토포>(El Topo), <이레이저헤드>(Eraserhead). 나는 당시 수입되지도 않은 이 영화들을 보려고 생난리를 쳤었다. 혜성처럼 나타난 영화평론가가 꼽은 이 영화들을 봐야 어디 가서 영화 좀 봅네라고 떠벌릴 수 있거니와 무엇보다 나를 정말 공포에 떨게 할 극악무도한 영화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학생 언니들이 주최하는 지하 비디오 상영회에 달려가서 그 영화들을 직접 봤다. 무서웠냐고? 무섭진 않았다. 별 무섭지도 않은 영화들을 공포영화라고 소개하다니. 정성일 평론가가 원망스러웠다.
[곡사의 아수라장] 우리 모두 사신(死神)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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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를 든 수명 역의 여진구. 문제용 감독의 말에 따르면 영화 중반까지는 이민기의 매력에, 중반부터 후반까지는 여진구의 매력에 빠지게 될 거라고.
<소녀괴담> <전설의 주먹>의 박두식이 <내 심장을 쏴라>에서 악역 점박이를 연기한다. 종이비행기로 뒤통수를 가격당한 뒤 화난 표정을 짓고 있다.
불놀이 충동으로 수리희망병원에 입원한 십운산 선생은 신구가 연기한다.
“내겐 운명 같은 작품이다.” 문제용(왼쪽) 감독은 6년 전 <내 심장을 쏴라>의 초고 작업을 했고, 6년 뒤 연출을 맡게 됐다. 그전엔 단편 <쌍둥이들> <진실한 병한씨>를 연출했다.
종이비행기를 날린 뒤 시침 뚝 떼고 앉아 있는 이민기(오른쪽). <몬스터> <황제를 위하여>에서 보여준 남성미는 찾아볼 수 없다. 짧게 자른 앞머리가 “허당 매력남” 승민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7월6일, 문 닫은
[씨네스코프] 문제용 감독의 <내 심장을 쏴라>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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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군도: 민란의 시대> 있는 자와 없는 자
[정훈이 만화] <군도: 민란의 시대> 있는 자와 없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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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 Fury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 출연 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러버프, 스콧 이스트우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다섯명의 미국 전차병들이 탱크를 몰고 독일 군대에 진격해 들어가 최종 임무를 완수하는 전쟁 드라마다. 브래드 피트가 특출난 전투 능력으로 팀원들을 통솔하는 병장 워대디를, 로건 레먼이 나이도 제일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신참 병사 노만 엘리슨을 연기한다. <분노의 질주>의 각본가인 데이비드 에이어가 각본과 연출을 도맡았다. 11월 북미 개봉예정.
[WHA'S UP] <퓨리> 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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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다이어의 이름은 아는 사람 사이에서는 굉장히 유명하다(그야말로 슬프고도 기쁜 찬사 아닌가). 미국에서 문학을 공부하던(내 눈에는 반백수 생활을 하며 읽고 쓰고 클럽을 전전하던) 지인이 한국에 번역되지 않았으나 정말 괜찮은 책을 몇권 추천했을 때, 그 목록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두번 올린 작가가 제프 다이어였다. 누군지도 모르는 작가의 책을 그래서 굳이 해외주문해 읽은 뒤 반해서 여행 중 헌책방에서 <요가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가>를 사서 또 읽었고, 그러는 새 <지속의 순간들>과 <그러나 아름다운>의 한글번역판이 출간되었다. 내 딴에는 ‘발견’이라고 생각한 작가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는 꽤 유명하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재즈 에세이집 <그러나 아름다운>이 서머싯 몸상을 받았고, 실제로 그의 커리어는 소설과 비소설에 폭넓게 걸쳐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은 키스 재럿이 친구들에게 유일하게 추천하는 재즈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음악 안으로 들어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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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10명의 탈북 청소년을 데리고 산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던 김태훈(사진 오른쪽)씨는 동료의 소개로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는 하나원에서 봉사하다 급기야 소년들과 함께 가정을 이룬다. 잘 다니던 회사도 때려치우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만 전념했다. 소규모 시설이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가족’이라는 이름의 그룹홈을 만들었다.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홈은 전국에 13개 정도가 있지만 그중 개인이 운영하는 것은 김태훈씨의 ‘가족’이 유일하단다. 극영화 연출부 출신의 김도현(사진 왼쪽) 감독으로 하여금 난생처음 다큐멘터리를 찍게 만든 김태훈씨의 매력은 <우리가족>에 고스란히 담겼다.
-서로 만난 계기는.
=김도현_아는 동생에게 이상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탈북 청소년과 함께 산다는 데 인간적인 호기심이 일었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슬프면서도 좋은 감정을 느꼈다.
김태훈_이전에도 촬영하고 싶다는 액션을 취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flash on] “아이들 덕에 멋진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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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공감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반려견에게 옷을 입히는 마음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산책길에서 반려견을 만나는 사람들이 혹시나 놀랄까봐, 반려견이 사람들에게 온몸을 노출하는 걸 민망해할까봐, 혹시 추울까봐, 또는 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옷을 입힌다고, 반려인들은 주장하지만 내 눈엔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옷 입은 개들을 어색하게 여기는 건 어쩌면 나의 취향 탓인지도 모르겠다. 사물의 의인화가 지나치게 많은 애니메이션영화를 잘 보지 않으며 (<토이 스토리>는 의인화가 아니라니까요!) 동물이 인간처럼 말을 하는 소설에 몰입하는 걸 무척 힘들어한다. 인간은 인간, 개는 개, 고양이는 고양이, 뱀은 뱀인 작품들을 더 마음에 들어 한다. 개에게 옷을 입히는 건 개를 의인화시키는 것 같아서 보기에 불편한 것이다. 취향의 문제일 수 있다. 어쩌면 반려견들은 옷 입는 걸 실제로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어이, 반려인, 좀더 좋은 옷은 없었어? 요즘
[김중혁의 바디무비] 머리카락에 숨은 거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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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영화축제 ‘2014 시네바캉스 서울’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7월24일부터 8월24일까지 한달간 열린다. 시네바캉스 서울은 도심 속에서 영화를 벗 삼아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영화제다. 올해 시네바캉스 서울은 총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시네필의 산책’은 인간의 내면과 사회문제를 독창적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들로 구성되며, 두 번째 섹션 ‘섹스는 영화다’는 섹스를 소재로 한 도발적인 영화들을 선보인다. 마지막, ‘파국-드 팔마 & 만’은 미국의 대표적인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와 마이클 만의 주요 작품들로 채워진다. 주요 상영작 5편은 영화해설 시간이 마련된다. 이외에 시네토크, 포럼, 비평좌담 등 다양한 특별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포럼에서는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비평좌담은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 <프란시스 하> 상영 뒤 이루어진다.
<시벨의 일요일> 세르주 브루기뇽 / 프랑스 / 1962년 / 110분
[영화제] 극장으로 피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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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14)이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총 6일간 개최된다. 국내 최대 만화/애니 페스티벌인 SICAF 2014는 ‘도전, 용기 그리고 히어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총 43개국 362편의 다채로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만화축제, 야외상영, 코스프레 이벤트, 버스킹 공연, 작가/감독 사인회 등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되었다. 만화행사로는 한국 순정만화의 거장 김동화 특별전과 국내 장기연재 인기만화 <열혈강호> 2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린다. 또한 <맛 일번지>의 구라타 요시미와 기묘한 공포만화가 이토 준지 초청전도 기획되었다. 올해에는 네이버 TV Cast, SICAF 온라인영화제가 동시에 진행되어 관객의 접근성을 한층 높였다.
서정적 영상과 시적 분위기가 돋보이는 개막작 <메밀꽃, 운수좋은 날 그리고 봄봄: 한국단편문학애니메이션>(안재훈, 한혜진)은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화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공
[영화제] 만화/애니의 바다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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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가 끝났다. 원래 엔딩 크레딧까지 올라간 뒤에 박수를 치고 잘 봤다, 고맙다 인사를 하는 게 예의지만 언제부터인가 관계자의 질문이 두려워졌다. “얼마 들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신 있게 얘기했고 적중률도 높은 편이었다. 영화를 본 뒤 관객수를 예측해 적중시키는 맛은 꽤나 짜릿했다. 영화를 분석하는 능력이 있고 관람 흐름을 이해하는 감각이 있다는 걸 증명 받아서가 아니다. ‘아직 이 업계에 더 있을 수 있구나’라는 위안이 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얼마나 흥행할지 예측조차 못한다면 은퇴 말고는 답이 안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도통 모르겠다. 달리 먹고살 기술도 없는데 감각이 무디어지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해진다.
개봉을 앞둔 영화를 보고도 흥행 예측이 분분한데 기획 단계에서 관객수를 논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일 수도 있다. 마치 축구에서 공격의 시작은 골키퍼인 것처럼 그 터무니없는 일은 작가에서부터 시작된다. 글을 쓰기 전에 관객수를 예측하고 쓰라니, 웃기고도 슬픈 일
[천성일의 은밀한 트리트먼트] 얼마 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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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2년의 조선, 기근과 착취 탓에 백성들의 삶은 곤궁하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봉기가 일어나고, 의적단 ‘지리산 추설’의 활약이 시작된다. 무리의 정신적 지주 땡추(이경영)와 힘센 천보(마동석), 전략가 태기(조진웅) 등 사회에 분개한 인물들은 농민들의 한을 풀려고 힘을 합한다. 한편 백정으로 어렵게 살던 돌무치(하정우)의 가족도 양반의 꾐에 넘어가 몰살당한다. 혼자 남은 그를 안타까이 여긴 땡추는 돌무치를 추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데, 그는 이름을 도치로 개명한 뒤 원수인 조윤(강동원)에게 복수하려고 다짐한다.
윤종빈 감독의 네 번째 장편 <군도: 민란의 시대>는 다중적 플롯을 취했기 때문에 주인공 역할도 분산되고 스타일도 복합적이다. 서사를 통한 전복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이를 보완한 형식의 면면이 참신하다. 하정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복수극 플롯은 ‘웨스턴 활극’을 지향한다. 그리고 강동원이 연기하는 서자의 스토리는 비주얼 중심의 ‘바로크적 무협’
곤궁한 농민들을 구하라 <군도: 민란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