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동철(공유)은 지옥 훈련을 통과한 북한군 최정예 요원이었지만 북한으로부터 버림받고 아내와 딸은 처형당한다. 이후 남한으로 귀순한 그는 대리운전을 하며 아내와 딸을 죽인 리광조(김성균)를 찾고 있다. 그러던 중 지동철은 자신을 아끼는 박 회장(송재호)의 죽음을 목격하고, 박 회장은 죽기 전 그에게 안경을 건넨다. 국정원 실장 김석호(조성하)는 그 안경을 찾기 위해 방첩 분야의 전문가인 대령 민세훈(박희순)을 불러 지동철을 쫓게 한다. 한편 프로덕션 PD인 최경희(유다인)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지동철에게 접근하다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용의자>에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것은 화려하고 다양한 액션이다. 먼저 눈에 띄는 건 북한군의 주체격술이다. 청량리역에서의 격투 장면이나 좁은 집 안에서 싸움 등 몸으로만 벌이는 격투 장면은 총칼 필요 없이 인간의 몸이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또한 줄 하나 없이 암벽을 오르는 장면이나 창공에서의
몸과 액션이 만들어내는 카타르시스 <용의자>
-
안녕들 하십니까?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뜨겁다 못해 자칫 데일 정도의 열풍이다. 고려대에서 시작된 대자보가 전국의 대학교, 중/고등학교, 해외 학교, 심지어 시내 전봇대까지 나붙고 있다. 도처의 벽에 대자보가 붙고, 안녕 못하다는 결의의 응답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오프라인의 대자보 하나가 SNS망을 타고 전국에서 각양각색의 언어로 변주되는 이 현기증 나는 속도의 협연, 무척이나 낯설고 신기하다. 유명 아이돌들도 이 열기에 가세하고, 랩으로도 재빠르게 만들어졌다.
놀라워라. 믿기는가, 이 모든 일들이 딱 일주일 만에 일어났다는 게. 아무리 요란한 냄비근성의 한국이라지만 80년대 학생운동의 낡은 오브제인 대자보 두장이 삽시간에 불러들인 이 기이한 열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혹자는 소고기 파동 때와 마찬가지로, 철도 사유화(민영화) 같은 민생 이슈가 대두하면서 등장한 그 유사 경로를 지적하며 ‘촛불세대’에 이은 ‘안녕세대’의 출현을 예고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그동안 승자독식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안녕들 하십니까?
-
산성 눈이 탈모를 유발한다는 뉴스 이후론 우산 없이 눈을 맞을 때마다 어쩐지 미래의 머리숱을 담보로 한 일탈을 벌이는 기분이 든다. 중국발 초미세먼지 경보에 눈 맞기는 더 께름칙해졌다. 그래도 눈은 여전히 희고 고요하게 풍경을 바꿔놓는다. 아마 김병욱 감독의 시트콤을 사랑하는 이라면 ‘첫눈을 받아먹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기억할 것이다.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중 토끼인형을 차로 친 박하선은 그게 인형이었단 걸 알고 나서도 통곡을 멈추지 못하다 첫눈이 내리자 이내 진정되어 아이처럼 입을 벌리고 눈을 받아먹었다. 그녀를 향한 마음을 접었던 서지석도 그 눈에 다시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지구에 접근한 행성으로 인해 한바탕 종말 소동을 겪었던 tvN <감자별 2013QR3>의 세계에도 첫눈이 내렸다. 완구회사의 고문 노수동(노주현)의 집 차고에서 겨울을 나는 인턴 나진아(하연수)와 그 집 가짜아들로 잠입한 진짜아들 홍혜성(여진구)도 거리에
[유선주의 TVIEW] 소원을 말해봐
-
내가 일하고 있는 동네에는 노인이 많다. 패스트푸드점에도 노인이 한가득인데(여사님들이랑 사장님들이랑 햄버거 먹으면서 막 2 대 2로 미팅하신다), 이런 시절에 이런 동네에서 만둣국을 먹으러 가다니, 내가 배려가 부족했다, 나에 대한 배려가.
만두에 막걸리를 마시던 옆자리 노인들은 몹쓸 세상을 한탄했다. 그래, 세상이 정말 못쓰게 됐지, 고개를 끄덕이며 왕만두의 고기를 안 빠뜨리고 알뜰하게 먹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갑자기 목청을 높여 부르짖었다. “그러니까 군인들이 들고 일어나서 한번 깨끗하게 쓸어버려야지!” “이건 뭐, 온 세상이 빨갱이야!” 지금 이 양반들이 벌건 대낮에 국가 전복을 논하고 계신 건가. 안보의 위협을 느낀 나는 당장 신고하고 싶었지만 신고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을 테니까 그냥 나 혼자 살겠다며 그 자리에서 빨리 대피하는 길을 택했다. 그러느라고 다섯개 들어 있던 왕만두를 두개나 남기고 말았으니…. 지금 이 순간, 그 만두 두개가 무척이나 보고 싶다.
[김정원의 피카추] 늑대가 아니라니…
-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연기한 료타를 “져본 적이 없는 남자”로 묘사한다. 그는 정말 실패를 모르고 살아온 남자의 초상을 거의 완벽하게 그려낸다. 바른 자세에 단정한 머리, 서두르지 않는 낮고 침착한 말투, 그리고 약간 쏘아보는 듯한 흔들림 없는 눈빛까지. 그런 후쿠야마 마사하루에 대해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덧붙인다. “그는 지금까지 매일 만날 것 같은 일상적인 사람들, 이를테면 아버지 같은 인물을 연기한 적이 별로 없어요.” 실제로 후쿠야마 마사하루는 비일상적인 인물을 더 많이 연기했고, 그런 역할들에서 더 빛을 발했다. 갓 데뷔했을 때는 <한지붕 아래>(1993)같은 가족 드라마에서 경력을 쌓았지만(그런데 여기서도 똑 부러진 이미지의 의사를 연기했었다) 그의 대표작은 결국 추리물 <갈릴레오> 시리즈(2007, 2013)와 료마를 연기해 화제를 모았던 대하사극 <료마전>(
[후쿠야마 마사하루] 망가져본 적 없는 남자
-
Profile
영화
2014 <호빗: 또 다른 시작>
2013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2011 <리얼스틸>
2008 <애프터워즈> <허트 로커>
2005 <긴 주말>
드라마
2004~2010 <로스트> 시즌1~6
피터 잭슨이 원하는 엘프의 이미지가 따로 있는 걸까. <호빗: 또 다른 시작>에서 에반젤린 릴리가 연기한 ‘타우리엘’은 얼핏 보아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아르웬(리브 타일러)을 닮은 듯하다. 방대한 서사 속에서 멜로 라인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도 이미지가 겹친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모방하고 싶지 않아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감독의 전작을 복습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이기에 “참고할 대상이 없었을뿐더러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독창적인 엘프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그렇게 새로운 이미지의 엘프 여전사가 탄생
[who are you] 에반젤린 릴리
-
최근 일본에서 방영 중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중에 <아웃브레이크 컴퍼니>가 있다. 우연히 발견된 구멍을 통해 드래곤이나 리자드맨이 존재하는 이(異)세계와 교류하게 된 일본 정부가, 한 오타쿠 남자를 주식회사 사장으로 취임시키고 그 판타지 제국에 오타쿠 문화를 보급시키려 한다는 이야기다. 한때 자랑했던 기술력도 다국적 회사에 뒤처지면서 이제 세계에 팔 수 있는 것이 오락문화밖에 없는 일본의 현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아직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본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도 부정하기 어려운 것 같다.
올해 하반기 일본 영화계에서는 영화의 엔터테인먼트적 특성을 살린 흥미로운 기획 두 가지가 시도됐다. 하나는 8월30일 개봉한 <사다코 3D2>의 ‘스마4D’라는 새로운 상영 방식이다. 이른바 ‘스마포’라 불리는 이 방식은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공포영화의 체감효과를 높여준다. 공식 사이트에서 앱을 다운받으면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오사카] 답을 맞히면 내 이름이 영화에!
-
*<경계도시2> <두 개의 문> 등을 배급한 (주)시네마달에서 홍보마케팅 담당할 기획팀원 모집. 2014년 1월10일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cinemadal@cinemadal.com으로 제출(02-337-2135, www.cinemadal.com).
*국내 초연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주/조연 오디션 접수. 2014년 1월15일 자정까지 EMK뮤지컬컴퍼니 홈페이지(www.emkmusical.com)에서 지원 가능하다. 오디션은 2014년 1월20~23일 진행된다. 서류심사 합격자에 한해 2차, 3차 실기 심사가 이어진다(02-6391-6333).
*2014 서울환경영화제 작품 공모. 2012년 1월1일 이후 제작 완료된 작품으로, 길이와 장르에 상관없이 환경을 소재 혹은 주제로 다루거나 넓은 의미에서 환경에 관련된 작품이어야 한다. 2014년 2월14일 도착분에 한함. www.giffis.org에서 온라인 출품신청서를 다운로드받아 작성하
[소식] 2014 서울환경영화제 작품 공모 外
-
크리스마스엔 그루브~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로 만드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선물, 누군가에게는 파티,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는 캐럴. 메리 J. 블라이즈의 ≪A Mary Christmas≫는 머라이어 캐리의 전설적인 캐럴 음반처럼은 아닐지 몰라도 기본기에 충실하다. <Little Drummer Boy>가 첫곡으로 실린 이 앨범에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This Christmas>를 특히 추천한다. 이 앨범을 틀어놓으면 집안 가득 크리스마스가 차오르는 것 같다.
내일의 태양을 체크하세요
가는 해 잡을 수 없고 오는 해 막을 수 없다. 말의 해, 2014년을 온몸으로 맞고 싶다면 해돋이 명소의 클래식, 강릉 정동진, 제주 성산일출봉 등으로 떠나봄직하다. 하지만 서울 안에 발이 묶여 있는 처지라면 서울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아차산에 올라보자. 울릉도를 찾거나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서 보는 해도 고된 만큼 더 반가울 것 같다. 이외 서울 남산, 인왕산, 부산
[culture highway] 크리스마스엔 그루브~
-
<세이빙 미스터 뱅크> Saving Mr. Banks
감독 존 리 핸콕 / 출연 톰 행크스, 에마 톰슨, 콜린 파렐
월트 디즈니가 <메리 포핀스>를 영화화하고자 원작자인 영국 작가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를 설득하는 이야기. 영화는 1961년과 1907년을 오가며 트래버스의 일대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트래비스 역을 맡은 에마 톰슨은 월트 디즈니 역의 톰 행크스와 함께 ‘밀당’ 연기를 펼치며 미국비평가협회가 주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해외 박스오피스] 영국 2013.12.13~15
-
-샤이아 러버프가 표절 사실을 시인했다
=그가 표절한 작품은 인기 만화가 대니얼 클로스의 <저스틴 M 다미아노>로 알려졌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 다시 한번 영화화된다
=이십세기 폭스와 리들리 스콧이 손잡고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74년작 버전을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에밀리아 클라크가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출연한다
=<왕좌의 게임>에 이어 두 번째로 앨런 테일러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댓글뉴스] 샤이아 러버프가 표절 사실을 시인했다 外
-
감독은 역시 ‘덕후’가 해야 제맛? 조셉 고든 레빗이 닐 게이먼의 <샌드맨>에서 모피어스 역을 맡는다. 연출과 제작에도 그가 유력하다. <샌드맨>의 마니아라고 하니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좋을 것 같다. 입방정이 이미지를 깎아먹는 대표주자, 마틴 프리먼은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드워프, 호빗, 엘프 중 누구와 데이트를 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엘프가 좋겠다. (키가 크니까) 약을 써서 넘어뜨리면 되겠다. 누군가에겐 강간을 하겠다는 말로 들릴지도 모르겠다”고 농을 쳤다.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UP & DOWN] 조셉 고든 레빗 vs 마틴 프리먼
-
또 한명의 위대한 배우가 우리 곁을 떠났다. 1962년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일약 전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피터 오툴이 지난 12월15일 런던 웰링턴 병원에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숨을 거뒀다. 향년 81. 6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인 피터 오툴은 아일랜드 출판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왕립연극아카데미에 입학한 이래 귀족적인 외모를 바탕으로 한 정통 정극 연기로 이름을 알렸다. 1964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베킷>, 1980년 전미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스턴트맨>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에서 잊지 못할 연기를 선보인 그의 죽음을 두고 마이클 D.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은 “영화, 그리고 연극계의 거물을 잃었다”며 직접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골든글로브를 4차례나 수상한 피터 오툴이었지만 유독 아카데미상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무려 8차례나 후보에 오른 끝에 2003년 제7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
[해외뉴스] 한해가 가고 한 시대도 가고
-
관객 2억명 시대가 열렸다. 어림잡아 5천만명이 1년에 4번씩 영화를 본 셈이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 4.0회, 영국 2.74회, 호주 3.8회 등과 비교했을 때 한국인이 극장을 찾는 횟수가 이제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 그중 한국영화는 현재 1억1500만명, 연말까지 가면 전체 관객수의 60%를 넘을 것이 확실하다. 더 놀라운 것은 올해 500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 10편 중 무려 8편이 한국영화란 사실이다.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것들이 후퇴한 2013년이었지만, 한국 영화산업은 분명 양적으로 큰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규모의 경제가 전부일 순 없다. 흥행 순위 1~20위의 매출 비중은 56%까지 치솟는다. 2013년 개봉한 835편의 국내외 영화 중 불과 2.4%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승자 독식이 아닐 수 없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극장의 몰아주기 때문인데, 잘되는 영화 위주로 심지어 전체 스크린의 절반 이상을 열어주다 보니 양극화
[한국영화 블랙박스] 한국영화, 안녕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