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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놀러나온 연인 같지만 사실 두 사람은 공연장에서 뛰쳐나온 여배우(신동미)와 꿈 해몽에 능통한 형사(유준상). 카메라가 트랙을 따라 움직이며 그들을 잡는다.
<꿈보다 해몽>은 대사가 많은 영화다. 그러니까 두 배우가 연신 중얼중얼하는 건 이 현장에서는 예사로운 일이다. “이게 또 현장에서 바로 외워야지 안 그럼 외워지지가 않아요.” 유준상의 말이다.
유준상, 이광국(오른쪽)은 홍상수 감독의 배우와 조감독으로 만나서 형, 동생하는 친한 사이가 됐다. 그 인연이 재능기부 방식의 출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신동미는 <로맨스 조>에 이어 이광국 감독과 다시 한번 작업하게 됐다. “13회차 중 거의 10회 가까이 나온다. <로맨스 조> 연기와 차이 없어 보일까봐 처음엔 걱정도 했는데, 지금은 그냥 마음을 다 비웠다”고.
대학로 낙산공원 꼭대기 제2전망대 벤치에 앉은 남녀의 대화가 가관이다. 여자가 대화 도중 불쑥욕 한마디를 하면 남자가 예쁘다는
[씨네스코프] 이렇게 디테일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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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촬영은 김정석의 딸 방에서 진행됐다. “찍기는 조금 불편해도 리얼리티를 살리기에는 최적의 공간 아닌가요? (웃음)” 딸에게 화를 내는 정석과 아무 말 없는 빛나의 뒷모습.
김정석에게 촬영 장면의 감정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신연식 감독(오른쪽). 이 둘은 지금까지 <페어러브> <러시안 소설> <배우는 배우다> 등 세편의 영화를 함께했다.
아내 한비 역은 <7번방의 선물>에서 예승(갈소원)의 담임 선생님으로 출연했던 배우 정한비가 맡았다. 신 감독의 딸 신지소도 아빠의 디렉팅을 받아 연기를 펼치고 있는 중이다.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피우러 나가는 정석. 자신이 새라고 말하는 아내의 고백에 놀란 표정이다.
“저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조류인간> 촬영현장에 도착하니 집주인 겸 주연배우 김정석이 인사를 건넨다. 실제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온기 때문일까. 25명쯤 되는 스탭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은 명절을
[씨네스코프] 새가 되어 날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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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 어센딩> Jupiter Ascending
감독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 출연 밀라 쿠니스, 채닝 테이텀, 숀 빈, 에디 레드메인
워쇼스키 남매가 메가폰을 잡은 <주피터 어센딩>은 여주인공 주피터 존스가 자신과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은하계 여왕에 의해 쫓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SF영화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배두나가 조연으로 출연한다. 북미에서 7월 개봉예정.
[WHAT'S UP] <주피터 어센딩> Jupiter Asc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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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폼페이: 최후의 날> 히말라야 민족의 대이동
[정훈이 만화] <폼페이: 최후의 날> 히말라야 민족의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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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 출신 스티브 매퀸 감독은 구도의 파괴력을 잘 안다. 때로는 지나치게. 매퀸의 숙고에서 비롯된 <노예 12년>의 몇몇 숏은 극장을 나온 뒤에도 계속 쑥쑥 자라나 가슴을 파고들고 뇌리에 우거진다. 노예가 된 솔로몬(치웨텔 에지오포)은 백인 감독에게 반항했다는 이유로 간신히 발끝만 땅에 닿도록 목이 매달린다. 버둥거리는 그의 등 뒤에서 다른 노예들은 일과를 계속하고 벌레가 울고 바람이 분다. 이것이 노예제도가 존재하는 평화로운 세계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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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르윈>의 포크 싱어 르윈(오스카 아이작)은 고생스런 여행 끝에 유명 매니저 버드 그로스만(F. 머레이 에이브러햄) 앞에서 실력을 보일 기회를 얻는다. 르윈의 노래를 듣고 난 버드의 평은 명쾌하다. “솔로로는 안 되겠어. 듀엣이었다고? 재결합하게.” 그러나 르윈의 파트너는 자살했으며 르윈에게는 듀엣이건 트리오건 새로운 팀의 일원이 될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인사이드 <인사이드 르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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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사주명리학에서 역마(驛馬)는 살(煞)로 분류되었다. 이젠 그렇지 않다. 이제는 이동성과 유목생활이 가치를 인정받는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멋진 신세계에서는 작고, 가볍고, 빠른 것이 좋은 것으로 여겨진다. 오락과 소비는 유연성과 재미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는데, 그 결과는 뜻밖에도 새로운 방식의 감시체계다. <액체 근대> <유동하는 공포>를 비롯한 저술활동을 통해 현대사회의 유동성에 주목해온 지그문트 바우만은 1990년대부터 감시 연구에 집중해온 사회학자 데이비드 라이언과의 대담집 <친애하는 빅브라더>를 통해 감시사회로서의 현대사회를 분석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대화’(둘 사이에 장기간에 걸쳐 오간 메일)를 묶은 것이기 때문에 쓰이는 언어와 논리전개 과정이 따라가기 쉬운 편이다. 전제는 이렇다. 현대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유동적이다. 감시조차도 국민국가 안에서의 그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권력은 국민국가 내부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인 공간과 역외 공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애틋한 자발적 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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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민족으로서의 한국인이라는 개념은 그 출발부터가 수상쩍기 그지없지만 최근 들어 이전과 비할 수 없이 위태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농업이 주인 근교 혹은 지방도시를 지나다보면 애를 업은 아기엄마가 동남아에서 온 경우가 많고 또한 그만큼 많이 보이는 경우가 공장지대에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다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이 책은 한국에 사는 이주자의 삶과 일을 담은 르포르타주이자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주자를 대하는 방법의 해설서다.
[도서] 한국에 사는 이주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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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1980년대’라는 원제를 가진 이 책은 1982년 봄부터 86년 2월까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산문을 엮은 것이다. 미국 잡지며 신문을 뒤적거리며 스크랩한 뒤 그걸 일본어로 정리해 원고를 쓴 것이다. 그 묶음을 2014년에 읽자니 그야말로 “아! 그리운 80년대여!” 하는 심정이 된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콜라(광고)전쟁, <스타워즈>의 츄바카가 차례로 등장한다. 심심한듯하지만 무릎을 치게 하는 에세이를 쓰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또 한번 만난다.
[도서] “아! 그리운 80년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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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동물을 추적하는 두 남자의 좌충우돌 여행기라고 할 수 있지만, 다 떠나서 그저 웃기고 마음 찡한 읽을 거리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에 개정신판이 나온 <마지막 기회라니?>에는 두 필자의 사진과 더불어 책 속에 등장하는 코모도왕 도마뱀, 흰코뿔소 등의 사진이 실려 있으며, 리처드 도킨스의 인상적인 서문도 추가됐다. 이 책에 실린 동물들 중에 더 이상 발견되지 않아 멸종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있으니, 웃다 보면 마음이 아플 수밖에.
[도서] 웃기고 마음 찡한 읽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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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론적 관점은 영화분석의 화두 중 하나다. 영화를 바라볼 때 순수하게 텍스트 내부의 요소만을 고려할 것인가, 아니면 감독의 영화세계와 전작까지 고려할 것인가. 영화가 하나의 세계관을 완성하는 작업이라고 봤을 때 작가론은 그 세계의 문을 여는 유효한 방식이다. 때로는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감독의 가치관은 물론 어린 시절의 추억. 심지어 사소한 습관까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난해해 보이는 거장의 영화세계가 사소한 실마리를 계기로 단번에 이해되는 통쾌한 경험. 이런 측면에서 구로사와 아키라의 <구로사와 아키라 자서전 비슷한 것>은 실로 재밌고 충실한 안내서다. 이 책은 자서전이지만 자서전 이상이다. 구로사와 감독이 자신의 출생부터 학창 시절, 영화계 입문부터 <라쇼몽>으로 세계적인 거장이 될 때까지의 삶과 기억을 꼼꼼하게 기록했으니 형식적으로는 완벽히 자서전이다. 하지만 소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소설가 우에쿠사와의 우정이나 자신을 영화로 이끈 형의 존재 등 빼곡
[도서] 책 제목이 ‘신의 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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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회째를 맞은 마리끌레르영화제는 공식 명칭만 세번 바뀌는 곡절을 겪었다. 소규모 영화제라 출발이 순조롭지 않은가 싶어 일단 지켜보는데 준비된 작품들이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개/폐막작으로 선정된 <아메리칸 허슬> <노예 12년>을 비롯해 지난해부터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34편의 국내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총집합했다. 기우뚱거리는 소형선에 뷔페식 만찬을 차려낸 사람은 지난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하고 곧장 마리끌레르영화제로 돌아온 오동진 집행위원장이다. 그는 영화제 비수기라는 2월을 틈타 강남 한복판인 청담동에 “화톳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노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어딘가 이질적인 것들의 모음 같다는 인상이다. 그것부터 물어봤다.
-2012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와 패션지 <마리끌레르>가 함께한 ‘마리끌레르필름페스티벌+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시작이었다.
=당시 제천시는 큰 예산을 들이는데 영화제가 일
[flash on] 예술적이되 ‘더’ 대중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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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성격의 남녀가 만나 티격태격 싸우다 정드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이야기의 뼈대로 삼고 있는 <여배우는 너무해>는 연예가 가십과 노출 연극이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걸그룹 출신의 연기자 나비(차예련)는 출연한 텔레비전 드라마를 말아먹는 발연기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온갖 가십의 먹잇감인 나비는 톱스타로서 유명세와 부를 가졌지만 배우로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신예 홍진우(조현재) 감독은 세계 영화제에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노출 수위 때문에 국내 개봉을 못하고 있는 처지다. 편집된 베드신 동영상이 떠돌고 있는 현실에 분개한 홍 감독은 연극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다시 올려 관객의 평가를 받겠다고 선언한다. 문제는 노출 수위가 높다보니 출연하려는 여배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애국가 시청률’ 때문에 배역이 없어 고민인 나비와 여배우를 구하지 못해 곤혹스러운 홍 감독의 첫만남은 냉랭했다. 날선 자존심을 세우며 상대를
사사건건 부딪히는 두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 <여배우는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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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만 가득한 북극의 작은 마을. 악의 정령에 영혼을 잃어버린 주술사 크룰릭이 벌인 몹쓸 짓에 화가 난 북극의 수호신 세드나는 마을의 모든 동물이 사라지게 하는 저주를 내린다. 사냥이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마을 사람들은 위기에 빠지고, 이 저주를 풀기 위해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이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인 사릴라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디야(장민혁)와 부족장의 아들 사냥꾼 푸툴릭(윤세웅), 그리고 푸툴릭의 여자친구 애픽은 마을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이디야는 자신에게 주술사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올겨울 내내 <Let it go>를 부르며 아직도 엘사의 화려한 마법에 빠져 있다면,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은 얼마간 심심한 애니메이션일지도 모른다. 북극의 원주민인 이누이트족들의 모습을 본떠 만든 주인공들의 모습은 그다지 친숙하지 않으며,
이누이트족의 신화 속 이야기 <이디야와 얼음왕국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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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묘미는 다종다기하다고 말할 수 있는데,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인간의 심연을 파고드는 집중력과 인내심이 강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친절한 설명도 없으며, 오히려 내용의 상당 부분을 거둬내서 어떤 관객에게는 불친절한 작품일 수 있다. 그러나 웃음도 자비도 없는 이 냉정한 서사가 우리를 매혹시키는 강렬함을 부인할 수 없다. 16세기 종교개혁이 이루어지는 독일을 배경으로 쓴 클라이스트의 원작을 영화화했다. 감독은 일찌감치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으나 실행에 이르기까지 수십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 세월만큼 원작의 의미를 분석하고 해체하여 자신의 작품을 만든 공력을 짐작할 수 있다.
미하엘 콜하스(매즈 미켈슨)는 말 상인으로 사업 수완이 좋아 넓은 영지와 집을 소유하고 있다. 평소처럼 장에 내다 팔 말들을 끌고 다리를 건너려는데 갑작스레 통행증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젊은 새 남작이 임의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다. 전에 없
인간적인 고뇌와 선택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