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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뜻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있냐’의 신버전
속뜻 ‘아이폰 배터리 갈아 끼우는 소리 하네’의 구버전
주석 당신의 친구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녀에게 애인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십중팔구 저 말을 떠올릴 것이다(이 말을 발설하지 않기를 추천한다). 친구가 짝사랑하는 이의 애인이 축구를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그가 아침마다 조기축구회에 나가는지 뒷조사도 안 해봤으면서, 왜 우리는 저 이상한 비유를 떠올리곤 하는 것일까?
사실 이 비유의 원형은 신화시대의 영웅담이다. 아르고호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다. 부왕의 땅에 돌아온 이아손에게 삼촌은 콜키스에 있는 황금 양털을 가져오면 왕위를 넘기겠다고 말했다. 천신만고 끝에 콜키스에 도착한 그는 한 여자의 도움을 받아(그녀가 용에게 졸음이 오는 약을 뿌렸고, 용이 잠든 새에 양털을 훔쳤다) 임무를 완수한다. 저 속담은 영웅 이아손과 보물인 황금 양털 그리고 보물을 지키는 괴물이라는 삼각구도를 축구 이야기로 변환한 것이다. 키커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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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언어에도 감촉이 있다면, 이 단어가 단군이시다. 첫사랑!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심금이 오케스트라 연주되어 설렘과 애틋함으로 영혼에게도 떨리는 살결을 부여하는 바로 그 단어, 첫사랑! 기억 속에 언제나 아스라이 남아, 정화수를 떠놓고 오체투지 백일기도 드려도 꿈속에서나마 몇년에 한번 다시 볼까 말까 한 첫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을 알면서도, 신에게 저항한다는 각오로, 온몸의 호르몬을 유일한 무기 삼아 목숨 걸고 사랑했던 바로 그 첫사랑! 첫사랑이 그렇게 애절한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첫사랑은 운명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첫사랑이다. 즉 첫사랑은 언제나 과거형으로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애절한 사랑이다. 아아, 다시 들려온다. 이 어설픈 이론에 저항하려는 어설픈 반론들이. 혹자는 “나는 첫사랑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으하하하, 부럽지”라고 반론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재반박하련다. 안 부럽다. 백년이 지나봐라. 그 가약도 과거형이다. 아니, 백년 지나기 전에 그대
[곡사의 아수라장] 첫사랑과 첫사랑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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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랜드> Tomorrowland
감독 브래드 버드 / 출연 조지 클루니, 휴 로리, 브릿 로버트슨, 주디 그리어
애니메이션 작업에 푹 빠져 지낸 감독이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만든 SF영화는 어떤 모습일까.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을 연출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투모로랜드>는 집단기억 속에 존재하는 제3의 시공간인 투모로랜드를 무대로 한다. 소녀 케이시(브릿 로버트슨)와 발명가 프랭크(조지 클루니)가 투모로랜드와 지구에 얽힌 미스터리를 파헤쳐간다. 5월22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투모로랜드> Tomorrow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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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허삼관> 13월의 헌혈
[정훈이 만화] <허삼관> 13월의 헌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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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는 배낭 멘 여자의 이미지가 종단하는 영화다. 건조 식량과 간이 정수기, 몇벌의 옷가지와 텐트, 반복해 읽을 책과 노트. 셰릴 스트레이드(리즈 위더스푼)의 파란 배낭에는 그녀의 의식주와 정신이 몽땅 들어 있다. 한명의 인간이 최소한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자신의 등에 짊어질 수 있다는 사실, 나아가 짊어질 수 있는 부피를 넘어선 물건은 삶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소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내게 예기치 못한 위안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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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보면 피터 잭슨 감독의 ‘중간계 6부작’만큼 주제와 스타일이 일관된 장기적 연작 영화도 없다. 혹자는 피터 잭슨이, 두벌의 <스타워즈> 3부작을 세상에 내놓고 세 번째 3부작을 디즈니의 손에 위탁한 조지 루카스 병에 걸린 게 아니냐며 놀리기도 하지만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는 조지 루카스 외 다른 감독들도 메가폰을 잡았고 심지어 그들이 연출한 <제국의 역습>과 <제다이의 귀환>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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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최혁준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동안 자체적으로 국내 주요 동물원 평가를 진행해 그 결과물로 이 책을 엮었다. 동물원에 대한 관심사를 본격적으로 기록에 남기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1년부터. 이쯤에서 그의 나이를 가늠하고는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다니고 있겠군 지레짐작할 사람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이 책과 블로그 활동 등의 비교과 활동을 모아 201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수의예과, 생물학과, 동물자원학과 등에 지원하였으나 전부 1차 서류전형에서부터 탈락하여 학위를 가진 진짜 전문가로 거듭나는 데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물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동물원이 인간을 위해서만큼이나 동물을 위해서도 건강한 장소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 책에서 국내 동물원을 평가하는 기준도 그래서 동물과 관람객의 입장으로 나뉜다. 종보전(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전시와 존속을 위한 조치들), 동물복지(오락성 프로그램 운영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건강한 동물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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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년간 지하철 풍경은 얼마나 많이 달라졌는지. 사람들 손에 가장 많이 들린 것으로 유행하는 출판물(잡지, 단행본)을 가늠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과거의 추억이 되었다. 그대신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는 것은 새삼 지적할 사항도 아니겠지만, 이어폰을 꽂고 있다고 해서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는 것 또한 달라진 점이다. DMB, 영화, 게임, 그리고 팟캐스트.
책의 운명은 그렇게 전환을 맞았다. 책을 낭독해주는 오디오북에 대한 관심이라고는 거의 없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책에 대해 말하는 팟캐스트가 많이 제작되고 있다. 출판계 이슈를 재치 있게 다루는 편집자들의 <뫼비우스의 띠지>, 사부작사부작 진지한 말투로 늪처럼 사람을 끌어들이는 문학평론가의 <신형철의 문학이야기>(권희철로 진행자 교체), 차분하고 다정한 말투로 게스트에게서 말을 이끌어내는 소설가 황정은과 김두식 로스쿨 교수의 <창비 책다방>(최근 황정은 작가가 그만두었다)이 있다. 그리고 영화
[도서] 책으로 보는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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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4일,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 엄용훈 대표가 사임했다. 그가 제작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흥행 부진에 따른 결정이다. 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언론의 호평과 시사회 관객의 응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박스 경쟁 시기에서 정상 수준의 1/3 정도의 개봉관밖에 확보하지 못했고, 그나마 받은 상영관은 조조와 심야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개봉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1월21일 현재 상영관 수는 10개 남짓. 하지만 좌석점유율 60%를 상회할 만큼 관객의 입소문이 퍼지고 있고, 대관 상영도 줄을 잇고 있다. 제작사 삼거리픽쳐스 사무실에서 만난 엄용훈 대표는 “제작자로서, 영화 소비자로서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아주 이상한 한국영화산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영관은 얼마나 남았나.
=14개 정도 남았다. 이중 단관 극장이나 지방 상영관은 장기상영하기로 했다. 현실이 아쉽긴 하나 멀
[flash on] 관객의 수요가 스크린 공급으로 건강하게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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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은 2009년 연재된 이래 단행본 4천만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운 인기 만화다. 2013년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됐으며 이번에 개봉하는 극장판은 두편으로 나뉠 시리즈 중 전편에 해당한다. 정체 모를 거인이 출몰하면서 사람들은 벽을 쌓고 그 속에 산다. 소년 엘렌(가지 유키)의 집은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에 노출된 벽 근방이다.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된 엘렌은 장차 조사병단에 투입돼 거인과 맞서길 희망한다. 어느 날 거인이 벽을 넘어 침투하면서 마을은 위기에 빠진다. 엘렌은 홀로 남은 어머니를 구하러 집으로 갔다가 어머니가 식인거인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거인에 대한 엘렌의 분노와 조사병단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진다.
<진격의 거인>의 매력은 단순하고 압축된 하나의 세계를 공고히 형성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것은 현실에 대한 은유로서의 판타지 세계다. 거인의 성격이나 특징은 SF영화 속 사이보그와 다르지 않은데 모양새는 고대
4천만부 이상 판매 기록의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 홍련의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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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나 지금이나 노니(구구 바샤로)에게 엄마(미니 드라이버)는 버거운 존재다. 노니의 재능을 발견한 엄마는 어린 노니를 각종 경연에 참가시킨다. 문제는 엄마의 욕심과 불같은 성격에 있다. 하루는 콘테스트에서 몸매 좋고 예쁘장한 백인 소녀가 노니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하자, 엄마는 시상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니를 무대에서 끌어내리고는 트로피를 버리라고 명령한다. 시간이 흘러 노니는 섹시 여가수를 대표하는 톱스타가 됐다. 엄마는 그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버리고 1등 트로피를 거머쥔 날, 노니는 어릴 적 내던져진 트로피처럼 자신의 몸을 숙소 발코니 밖으로 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때마침 나타난 경관 카즈(네이트 파커)는 진실한 눈빛으로 노니의 마음을 돌려놓는다.
음악영화는 성장이라는 코드와 엮이든 사랑이라는 코드와 엮이든 다채로운 음악과 무대가 강조되기 마련이다. 이를 염두에 둘 때 오직 니나 시몬의 <블랙버드> 한곡에만 초점을 맞춘 듯 보
음악을 온전히 지켜내려는 <블랙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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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릭(데릭 리)과 클리프(클리프 프라우스)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세계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자신의 여정을 ‘엔드 오브 디 어스’라는 블로그에 중계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데릭은 프랑스에서 아름다운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날 이후 데릭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두 친구의 세계여행은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엔드 오브 디 어스>는 최근 영미권 저예산영화 가운데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형식을 취한다. 어느 날 갑자기 초자연적인 힘을 갖게 된 주인공이 그 힘을 통제할 수 없어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닌다는 설정은 명백하게 <크로니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영화는 거기에 뱀파이어 장르와 좀비물의 요소를 함께 버무린다.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과 퀭한 눈을 지닌, 그야말로 동물적인 모습의 뱀파이어로 변해가는 데릭의 모습을 특수효과의 힘을 빌려 보여주는 장면들은 꽤 그럴싸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속도감 있
매력적인 저예산 장르영화 <엔드 오브 디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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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맥콜(덴젤 워싱턴)은 대형마트 직원이다. 장식장 하나 없는 집에서 무미건조한 시간을 보내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주위에 친절을 베풀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아내가 남기고 간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소설 100권’을 읽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인 그는 매일 새벽 2시면 책 한권을 들고 카페를 찾는다. 어느 날 어린 콜걸 테리(크로 모레츠)가 말을 걸어오고 두 사람은 친해진다. 얼마 뒤 테리가 러시아 포주에게 폭행을 당하자 로버트는 러시아 마피아를 찾아가 마피아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더 이퀄라이저>는 1980년대 중반 동명의 미국 TV시리즈(국내명 <맨하탄의 사나이>)를 원작으로 각색한 영화다. 원작은 은퇴한 첩보원이 사람들을 돕는 해결사로 활약하는 이야기였다. 영화는 러시아 마피아와 얽힌 사건을 중심으로 로버트가 거리의 해결사로 각성하는 과정을 그린다. TV판 로버트 맥콜이 백인 배우 에드워드 우드워드였던 걸 떠올리면 덴젤 워싱턴의 캐스팅은 꽤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대는 옮기고 클래식한 감성은 유지한 <더 이퀄라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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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을 흔드는 것으로 박수를 대신하고, 노크 대신 깜박이는 전등 빛으로 출입을 알리는 농아특수학교. 신입생 세르게이(그리고리 페센코)는 손짓 발짓으로 길을 물어 간신히 학교에 도착한다. 농아특수학교도 청소년들이 모인 여느 집단과 다르지 않다. 힘겨루기로 이뤄진 나름의 질서와 규칙이 존재하는 곳이다. 세르게이는 학교에 적응하려 애쓰며 교내 불량학생들의 조직에 가담한다. 담배와 강도짓부터 시작해 세르게이는 차근차근 조직원으로서의 비행을 배우며 트럭 운전사를 상대로 몸을 파는 여학생들을 관리하는 일을 맡는다. 그리고 입학식날 처음 옆자리에 앉은 여학생이자 매춘부인 안야(야나 노비코바)를 좋아하게 된다. 그전까지만해도 소극적이던 세르게이는 계속 안야를 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의 목적과 사랑이 충돌하는 순간이 온다. 세르게이는 한쪽을 선택해야만 한다.
불안은 입학식 장면에서부터 슬그머니 관객을 따라붙는다. 입학식날, 세르게이는 학교에 늦게 도착한 탓에
'말'없이 정확하고 명징하다 <트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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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 당시 호주와 터키간에 벌어진 갈리폴리 전투로 세 아들을 모두 잃은 코너(러셀 크로)는 아내와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자 모든 것을 잃은 코너는 아들들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낯선 땅 터키로 향한다. 우연히 만난 소년(딜런 게오르기아데스)에 이끌려 얼떨결에 숙소를 정하게 된 그는, 그 소년의 어머니이자 숙소의 주인인 아이셰(올가 쿠릴렌코)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갈리폴리 전투로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아이셰는 냉담한 시선만 건넨다. 이후 아무런 정보도 없이 아들들의 흔적을 찾아나선 코너는 과거 그 현장에서 적으로 싸웠던 터키군 소령 핫산(일마즈 에르도간)을 만나 도움을 얻게 된다.
러셀 크로가 또다시 아버지로 돌아왔다. 그가 감독 겸 주연으로 <워터 디바이너>를 만들던 같은 해 출연한 <노아>에서도 그는 아버지였다. 하지만 “우리가 지구의 마지막 사람들이 되어야 하기에 손녀가 태어나면 죽이겠다”고
다시 한번 아버지로 돌아온 러셀 크로 <워터 디바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