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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인 파리>는 파리로 결혼 30주년 기념여행을 떠난 부부의 좌충우돌 2박3일을 그리고 있다. <노팅 힐> <굿모닝 에브리원> 등 로맨틱코미디의 교본이 되는 영화를 만들었던 로저 미첼 감독 작품이다. 최근 개봉했던 영국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이 연상되기도 한다. 영화의 배경도 다르고 주인공의 연령대도 다르지만 분위기나 주제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발랄하고 도발적이면서도 사랑이라는 고전적인 가치를 신뢰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영국에 사는 부부가 파리를 여행하는 이야기니만큼 파리 시내 곳곳이 흥미롭고 낯선 장소로 등장한다. 영화 자체가 한편의 파리 투어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버밍엄의 한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닉(짐 브로드벤트)과 생물 교사인 멕(린제이 덩컨)은 결혼 30주년 기념으로 파리여행을 계획한다. 런던에서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있는 부부의 모습이 보이며 영화가 시작된다. 닉은 신혼여행을 리바
한편의 파리 투어 가이드북 <위크엔드 인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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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총상을 입고 도주 중이다. 급기야 도로를 가로질러 달리다 차에 받혀 쓰러지고는 주변 사람들에 의해 병원에 후송된다. 그가 해외에서 오래 일한 민간 특수부대원 여훈(류승룡)이라는 사실은 뒤에 밝혀진다. 여훈이 병원에 실려왔을 때 응급실 담당의였던 태준(이진욱)의 집에 다음날 괴한(진구)이 침입하여 태준의 임신한 아내(조여정)를 납치해간다. 괴한은 태준에게 여훈을 살려내 자기 앞으로 데려오라고 한다. 하지만 방법이 여의치 않다. 한동안은 여훈과 태준이 티격태격하더니만 뒤이어 등장한 여형사(김성령)가 여훈과 태준을 가로막기 일쑤다. 게다가 광역 수사대의 송 반장(유준상)까지 나서며 일이 커진다. 여훈과 태준은 뒤늦게나마 자신들이 어떤 모종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간다.
<표적>은 프레드 카바예가 연출했고 질 를루슈, 로쉬디 젬, 제라르 랑방 등이 출연했던 프랑스 액션영화 <포인트 블랭크>(2010)를 원작으로 삼았다. 곤경에
킬러로 돌아온 류승룡 <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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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야>
제작 파인하우스필름, 나우필름 /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새론, 송새벽 / 배급 CGV 무비꼴라쥬 / 개봉예정 5월22일
배두나가 김새론과 짝을 이뤄 돌아온다. 한국영화 출연은 <코리아>(2012) 이후 2년 만이다. <도희야>는 경찰대 출신 여경 영남(배두나)이 땅끝 바닷가 마을의 파출소장으로 좌천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도희(김새론)를 만난다. 도희는 의붓아버지(송새벽)와 알코올중독에 걸린 할머니의 폭력 아래 살아가는 열네살 소녀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영남은 일상이 폭력에 노출된 도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단편 <나의 플래시 속으로 들어온 개> <11> <영향 아래 있는 남자> 등을 만든 정주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 <도희야>의 제작자인 이창동 감독은 “소박하고 작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 같지만 큰 울림을 주는 방식으로 영화를 찍는 감독”이라고 정주리 감독을 소개했다. 올해 칸
[Coming Soon] 일상이 폭력에 노출된 소녀 <도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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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외교부와 함께 ‘세계 포르투갈어의 날’을 기념하여,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6개국 영화들을 소개하는 ‘포르투갈어권 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5월1일부터 7일까지 진행될 이번 영화제에서는 낯선 언어만큼 소개될 기회가 거의 없었던 9편의 작품을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감독의 이름이 낯선 것은 아니다. 개막작 <센트로 히스토리코>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아키 카우리스마키, 페드로 코스타, 빅토르 에리세, 마뇰 드 올리베이라, 네명의 감독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영화이다. 12세기, 포르투갈 최초의 수도, 기마랑스를 중심에 놓고 네명의 감독이 풀어나가는 유럽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단편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울림이 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여러 영화제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작품들이 먼저 눈에 띈다. 2012년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수상한 클레버 멘도사필로의 <네이버링 사운즈&g
[영화제] 포르투갈, 브라질, 기니비사우, 앙골라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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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1930)에서 클럽의 가수인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객석의 야유를 받는다. 남자들, 특히 군인들이 대부분인 관객은 굳이 남장을 한 여성을 보고 싶어 하진 않았다. 디트리히는 백색 턱시도를 입고, 다리를 벌리고 서서, 객석의 남자들을 아래로 내려다본다. 뒤이어 그녀는 남자처럼 다리를 휙 올려 객석의 난간을 넘어가고, 심지어 여성 관객의 입술에 키스까지 한다. 되돌아보면 스턴버그-디트리히 커플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인 <모로코>의 이 도입부 장면은 자신들의 영화적 운명에 대한 은유이기도 한데, 이들의 7번의 공동작업은 <모로코>처럼 할리우드의 관습을 매번 위반하는 것이었다.
스턴버그와 디트리히는 1930년 베를린에서 <푸른 천사>를 만들며 처음 만난다. 여기서 디트리히가 연기한 카바레 가수인 ‘롤라롤라’라는 유명한 팜므파탈이 탄생했다. 그녀의 등장 역시 놀람의 순간이었다. 아무리 카바레 가수라지만 입은 건 스타킹과
[영화제] 예술에 다다른 ‘무절제의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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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내가 기획했잖아.”
그럼 뭘 했냐고 물어보고 싶어진다. 아이디어를 낸 사람도, 그것을 낼 때 거들어줬던 사람도, 거드는 사람 옆에서 맞장구를 쳐줬던 사람도 스스로를 기획자라 칭하곤 한다. 떠돌이 시나리오를 제작사에 연결해주었거나 투자사에 소개해줬을 때도 기획에 이름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때론 그 공을 인정하여, 혹은 뒷말 듣기 싫어서 엔딩 크레딧에 공동기획자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처음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들은 너도나도 ‘기획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저작권을 포기하고 꿈까지 포기하는 경험을 많이 한다. 작가들의 경험담을 모으면 정말 그럴싸한 바보들의 합창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입문하는 작가들을 만나면 정색하고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글 안에서 똑똑해지세요. 그래야 살 수 있어요.” “글 밖에서는 더 똑똑해지세요. 안 그러면 살지 못해요. 나도 바보였으니까요.” 무슨 일이냐고요?
어쩌다 보니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
[천성일의 은밀한 트리트먼트]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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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화창한 아침나절 바다 한가운데로 배 한척이 가라앉고 있었다. 순식간에 온갖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잠식해버린 그 이름 ‘세월호’. 언론에 공개되기 몇분 전만 해도 그저 타본 사람이나 기억했을 소소한 이름 하나가 초혼에 바쳐진 그것처럼 모든 이들의 간절함 속에 여기저기 토해지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밤 폭우 속 느닷없는 파도에 휘말려 손도 써볼 새 없이 뒤집힌 상황이라면 그 소요 그 소란에 어떤 수긍이라도 가련만 마른하늘에 배 떨어지는 이 전대미문의 참사를 놓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낼 수 있는 자, 그 누구일지 한편 궁금해지기도 하는 바였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큰 덩치를 어쩌지 못한 채 가라앉은 배, 그 안에 내 자식 내 부모 내 형제가 갇혀 있음에도 아이고 배야 그저 외쳐부르는 것 말고 네 할 일은 없다 못질 쾅쾅 해댄 손모가지가 내 국가란 사실이었다. 죽어가는 국민을 살려내지 못한 것만으로도 국가가 져야 할 죄목은 얼마나 무거운가. 그럼에도 아래로 더 아래로 네 탓이
[김민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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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드라마가 줄줄이 결방을 알렸다. 시사회 연기 소식이 속속 날아왔다. 배우들의 인터뷰도 취소되었다. 얼마를 쏟아부은 영화, 몇년이 걸린 앨범 소식도 사라져버렸다. 청해진해운 세월호가 서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모든 것이 멈췄다. 그럼에도 일상은 멈출 수 없이 흘러간다. 다만 문득 머리가, 몸이 멈추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심해서. 살아 있는 내가 너무 무력해서.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어서.
TV는 지옥이었다. 성수대교가 뚝 잘리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거짓말 같은 광경을 이미 봤는데도,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배 안에 갇혀 있던 사람 하나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는 건 끔찍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이었다. 특보는 끝없이 슬픔과 분노를 쥐어짜냈고 자극적인 영상과 오보가 쏟아졌다. 민간잠수부를 자처한 이의 인터뷰를 방송한 MBN은 그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사과에 앞서 “방송사의 의도와 관계없이 인터넷과 S
[최지은의 TVIEW] 멈춰 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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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이버전트>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잖아. 원작 있는 건 번역하기 더 쉬워? ID 포짱
A 없는 것보단 낫지. 요새 <엔더스 게임> <폼페이> <노예 12년>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을 몇편 했는데 원작이 있어서 도움된 경우가 꽤 있어. 원작이 정말 유명한 경우면 원작 팬들을 위해서라도 책과 영화의 고유명사를 맞추는 편이고 어떤 때엔 어투를 빌려오는 경우도 있어. 어지간하면 원작이 있는 작품은 읽고 작업해야 해. 원작 안 읽고 번역했다가 오역이 나오거나 인물관계 설정이 원작과 많이 다르면 인터넷에서 영혼까지 탈탈 털릴걸? 열댓권 전집을 영화화한 작품이 아니라면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입장이야. 원작도 모르고 번역하는 것만큼 무성의한 것도 없거든. 그런데 반대로 소설 원작이 영화 번역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긴 해. 소설 자체에 오역이 있다거나 감독이 원작을 크게 비틀었는데 번역자가 소설에만 기대려고 할 때. 이럴 땐 원작만 믿다가 큰일나
[황석희의 두줄 타기] <다이버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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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미나의 기적>이 주는 감동의 팔할은 주디 덴치에게서 나온다. 어렸을 때 낳은 아들을 잃어버렸다가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아들을 찾아나선 필로미나라는 이름의 실존 인물을 연기한 주디 덴치는 이 영화에서 자신이 단지 강한 인상의 연기만 잘하는 배우가 아님을 새삼스레 알려준다. 낙천적인 미소, 이상한 유머감각, 알 듯 말 듯한 웃음, 그리고 살짝 내비치는 눈물과 함께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이 ‘007’의 M에서 훨씬 멀리 나간 지점까지 닿아 있음을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준 것이다(물론 <007 스카이폴>에서 보여준 그녀의 M에 대한 탁월한 해석은 예외로 하자).
그러나 주디 덴치의 이름을 들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어쩔 수 없지만, 강인한 여성의 그것이다. 그리고 ‘강인한’이란 형용사는 다음과 같은 말로도 무리 없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카리스마 있는, 무뚝뚝한, 엄격한, 완강한, 다부진 같은 것들 말이다. 또는 이 기
[주디 덴치] <필로미나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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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2013 <브리드 인>
2013 <인비저블 우먼>
2011 <히스테리아>
2011 <라이크 크레이지>
2011 <샬레이걸>
2010 <더 템피스트>
2009 <셰리>
2008 <브라이즈헤드 리비지티드>
2008 <다니엘 크레이그의 플래시백>
2007 <노생거 사원>
<라이크 크레이지>에서 제니퍼 로렌스마저 압도했던 펠리시티 존스를 기억한다면 적잖이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팬들은 감춰진 중요 배역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고 스스로도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기대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해리 오스본의 비서 펠리시아 역은 블록버스터에 처음 얼굴을 비춘 펠리시티 존스의 매력을 설명하기엔 너무 짧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강렬한 존재감은 이후 <스파이더맨&
[who are you] 펠리시티 존스 Felicity J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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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선댄스 런던 필름 & 뮤직 페스티벌’이 오는 4월25일부터 3일간 런던 동쪽 그리니치 지역에 위치한 O2센터에서 열린다. 매년 1월 미국 유타주에서 열리는 선댄스영화제의 설립 취지와 목적을 런던으로 그대로 옮겨온 이 행사는 2012년 처음 선보인 이래 2013년에는 영화제의 설립자인 로버트 레드퍼드가 직접 오프닝을 열며 영국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총 21편의 장편과 18편의 단편을 선보이는 이번 영화제에는 영국과 유럽 내에서 첫 상영되는 작품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데, 마이클 파스빈더와 매기 질렌홀이 출연한 코미디영화 <프랭크>와 마이클 윈터보텀의 <더 트립 투 이탈리아>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 라이언 레이놀즈와 제마 아터턴이 출연한 <더 보이스>, 마이클 세라 주연의 코미디 <히츠> 등도 런던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런던영화제에서 ‘음악’은 분명 중요한 테마 중 하나이지만 선댄스영화제의 주역은 역시나 미국산 독
[런던] 미국산 독립영화들 영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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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 황인찬, 강성은, 김현, 박시하, 송승언
듣기 좋은 시간과 장소 : 해질녘 버스에서, 혹은 늦은 밤 무언가 끄적이는 책상에서
추천 에피소드 : 0화 ‘동물원’ 그리고 2화 ‘혼자 극장에 가는 일’
방송 듣기 : 팟빵에서 ‘시원해요’를 검색해보세요.
트위터 http://twitter.com/sisocheck1
참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라디오 방송이다. 시 쓰는 젊은 남녀들이 만나서 수다를 떠는데 자신들의 방송을 이렇게 소개한다. “시에 대해 말하고, 시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 모두 시원해요, 시 원해요.” 시인들의 수다를 엿듣는 게 얼마나 재미난 일인지 알게 되고 결국엔 시를 원하게 된다. 그들이 수다를 떨다가 낭독하는 시가 너무나 주옥 같기 때문이다. <시원해요>를 듣는 시간 동안에는 부끄러워서 쉽게 입밖에 내지 않는 감수성들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삶의 디테일을 캐치해내는 사람들의 사려 깊은 대화라서 그럴 것이다. 자신들을 ‘시원한
[podcast] 詩를 원해요 <시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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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번 훈련병 헨리!”가 뜨자 지난 3월2일 <진짜 사나이>의 시청률이 15.5%로 오르며 <1박2일>과 <런닝맨>을 제쳤다. 슈퍼주니어 M의 멤버로중국계 캐나다인인 헨리는 군대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군대 무식자’. 가상이지만, 입대하면서 그가 끌고 온 여행가방엔 이런 물건이 들었다. 자외선 차단용 군대 선글라스, 쉬는 시간을 위한 랩톱 컴퓨터, 아침 스트레칭을 위한 요가 매트, 아이돌의 필수품 키높이 깔창…. 리얼리티 예능의 웃음을 위한 설정 같지만, 헨리가 하면 설득력이 생긴다.
“조균 없습니까?”
“조균 없습니까? 아주 좋습니다.” 번역하면“조교 없습니까?” 군대의 매니저라고 들었지만, 막상 들어와서 보니 행동을 감독하는 “빨간 모자”사람이 없으니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기분파 헨리는 마냥 웃지도 않는다. 내무반에서 선임이 “군생활의 팁은 웃는 것”이라고 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으니 “웃음이 안 나옵니다”라
[TV] 헨리가 군대로 간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