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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언론의 총체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보는 태준식 감독의 작품. 실제 기사와 객관적 지표를 꼼꼼히 살피면서 자기 길을 잃지 않는 균형감을 갖춘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를 통해 새삼 확인할 수 있듯 보수 언론은 집요하고, 꼼꼼하고, 성실하다. 그런 언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법을 찾는 영화답게 끈기 있게 주제를 파고든다. “중립적 언론이란 허상”이라는 인터뷰 내용처럼 어차피 중립적인 것은 존재하기 어렵다. 핵심은, 불편부당하다는 미명으로 거짓 슬기로운 해법을 설파하는 짓이 문제라는 것이다. <슬기로운 해법>은 2012년 7월 태풍에 관한 뉴스를 전하는 언론들의 태도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태풍이라는 자연재해를 스펙터클 거리로 보여주는 전반적인 뉴스 중에서도 일간지에 실린 해운대 사진은 압권이었다. 이 사진이 2009년 것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신문사는 조그마한 사과문을 게재하고 파문은 마무리된다.
언론에서 오보는 불가피할 수 있다. 문제는 기획
뉴스를 전하는 언론들의 태도 <슬기로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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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뒤에서 노래를 부르는 ‘백업 가수’들을 통해 팝의 역사를 돌아보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은 음악에서 시작해서 사회와 인생으로 시야가 넓어지는 다큐멘터리다. 1960년대부터 활약한 백업 가수들은 1980년대까지 호황기를 누렸지만 1990년대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린다. 음악 산업과 스타일이 달라졌기 때문에 더이상 백업 가수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백업 가수의 전성시대는 로큰롤의 개화와 더불어 열린다. 로큰롤 가수들은 백업 가수와 적극적인 협업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발전시킨다. 특히, 블랙 뮤직을 지향한 영국 뮤지션들은 백업 가수의 역량을 십분 활용했다. 1970년대, 음악이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면서 보컬은 가수 이상의 역할을 갖게 되고 백업 가수의 활약도 커지게 된다.
과거 공연 영상은 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조 카커, 데이비드 보위, 비틀스, 마이클 잭슨과 백업 가수들의 공연 실황 영상에서 음악이 제공하는 환희와 열광을 느낄 수 있다.
‘백업 가수’들을 통해 보는 팝의 역사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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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지던 바로 그해, 런던의 한 병원에서 동시에 태어난 진저(엘르 패닝)와 로사(앨리스 잉글러트)는 둘도 없는 단짝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하에서 쿠바를 둘러싸고 핵전쟁의 공포가 극대화되어가는 가운데, 반전평화시위에 참가하며 사회 변화를 꿈꾸는 진저는 ‘심각함’보다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로사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사의 사랑이 진저의 삶을 뒤흔들어놓기 시작하고, 둘의 우정은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는다.
아니나 다를까,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샐리 포터는 우리에겐 <올란도>(1992)로 가장 잘 알려져 있을 터인데, <올란도>에 이어 <진저 앤 로사>에서도 여전히 여성감독 특유의 장점과 그로 인한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역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이를 영화적으로 포착해내는 연출력일 것이다. 샐리 포터는 진저가 겪는 심적 변
1962년의 런던 <진저 앤 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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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을 뜻하는 <트랜센던스>는 문자 그대로 지금까지 밝혀진 인간의 능력을 아득히 넘어선 과학기술과 그로 인한 파국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윌(조니 뎁)과 에블린(레베카 홀) 부부는 원숭이의 뇌를 컴퓨터로 ‘다운로드’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개발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연구에 반대하는 급진적 테러단체가 과학자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고, 윌 역시 이들에게 목숨을 잃고 만다. 하지만 에블린은 윌이 죽기 전 그의 뇌 안에 있던 정보를 컴퓨터로 전부 옮겨버리고,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로 퍼진 윌의 존재는 세상을 바꿀 힘을 키우기 시작한다. 나노 기술을 사용해 물질은 물론 인간의 신체와 정신까지 마음대로 조종할 힘을 얻은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하고 <인셉션> <다크 나이트> 등에서 촬영을 맡았던 윌리 피스터가 연출한 <트랜센던스>는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인공지능이란 흥미로운 소재로 거침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물론 다음 상황을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과학기술 <트랜센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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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돌아온 교육대장 김진평(송승헌)은 출중한 능력과 함께 장군이 장인이라는 훌륭한 백그라운드, 거기에 남편의 출세를 위해 적절한 지략을 쓸 줄 아는 ‘내조의 여왕’ 숙진(조여정)을 아내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출세에 큰 관심도 없고 베트남전 후유증으로 심각한 불면증과 미약한 환각 증세에 시달리는 중이다. 어느 날 그의 휘하로 들어온 경우진 대위(온주완)는 상관의 무공과 취향은 물론 생일까지 달달 외울 정도로 출세에 목마른 인물이다. 어느 날 밤, 요란스럽게 들리는 새소리를 따라갔다 우연히 경우진의 처 종가흔(임지연)을 만나게 된 진평은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인간에 대한 애착을 사랑이 아닌 ‘중독’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관계란 과연 어떤 것일까? <음란서생> <방자전>으로 에로티즘과 마술적 언변의 환상적인 조합을 보여주었던 김대우 감독의 신작 <인간중독>은 내면적 상처와 결핍을 금지된 사랑을 통해 치유하고자 했
금지된 사랑 <인간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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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감독 장률 / 출연 박해일, 신민아, 윤진서, 김태훈, 신소율, 류승완 / 개봉 6월12일
장률 감독에게 도시란 그곳에 몸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체성이 지문처럼 남아 있는 공간이다. 그런 그가 바라본 ‘경주’는 어떤 느낌의 도시일까. <경주>는 7년 전 우연히 봤던 춘화 한장을 떠올리며 충동적으로 경주로 향하는 남자 최현(박해일)의 여정을 좇는다. 그는 춘화가 있던 찻집에서 아름다운 여주인 윤희(신민아)를 만나고, 우여곡절 끝에 술자리까지 함께하게 된다. 장률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지인들과 함께 찾았던 경주의 한 찻집이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음을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사적 기억이 담겨 있는 도시 경주와 그곳을 다시 찾은 이방인의 1박2일을 이 영화는 어떤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을까. 장률 감독의 ‘제시’와 ‘셀린느’로 분한 박해일과 신민아의 호흡도 궁금하다.
[Coming Soon] 7년 전 우연히 본 그녀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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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기획은 ‘무엇을 쓸 것인가’로 시작해 ‘왜 쓸 것인가’로 끝난다. 어느 정도 스토리가 구축된 뒤에는 꼭 ‘유혹과 검증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친구여도 좋고 관계자여도 상관없고 관련 없는 사람들이어도 좋다. 기획의 매력을 뽐내 검증을 받는 단계이기 때문에 성별과 연령, 미추를 가릴 필요가 없다.
나 이런 글을 쓰려는데 어때요, 라고 넌지시 물어보는 순간(pitching) 유혹은 시작된다. 상대가 내 이야기에 빠져들면 고맙고, ‘에이, 그건 아니지. 차라리 이렇게 풀면 어때?’라며 역으로 날 유혹해도 고맙다. 물론 초지일관 심드렁한 리액션으로 ‘쓰지 마. 재미없어!’를 남발하며 절망으로 몰아넣는 분도 계시다. 처음엔 밉고 서운하지만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시나리오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고마움이 쌓여 완성된다.
영화 <7급 공무원>을 시작할 때였다. 이 영화에 대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국정원 직원들의 일상을 다룬 영화라기엔 뭔가 밋밋했고
[천성일의 은밀한 트리트먼트] 흔들려도 좋아,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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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상품보다 화면만 기억되는 광고처럼 내용보다 제목이 오래 남는 영화가 있다. 임창정 주연의 <파송송 계란탁>(감독 오상훈, 2005)은 좋은 영화지만 제목만 들으면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보다 라면이 먹고 싶어진다. 실제로 라면에 파를 송송 썰어넣고 계란을 탁 깨서 끓여먹은 이도 많았을 것이다. 영어 제목도 ‘파송송 계란탁’(Son, My Enemy, Pasongsong Gyerantak)이라니. 라면과 계란의 조화는 환상적이지만 어떤 식탁에서는 그렇지 않다. 원래 이 글의 제목은 ‘라면이 문제일까 계란이 문제일까’ 혹은 ‘계란이 더 문제’였다. 하지만 나는 죄 없는 라면과 계란에 ‘문제’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세월호 사건을 둘러싼 ‘가해자들’의 말과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어서 모두가 정신이 붕괴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 내 생각에, 압권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비보도를 전제로 기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서남수 장관이)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라면일까 계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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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 한 아우 없다는 말? 엘리자베스 올슨, 리암 헴스워스 등 ‘형’ 못지않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할리우드 ‘동생’들의 사례를 보면 이미 옛이야기가 돼버린 지 오래다. 대표주자가 엘르 패닝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엘르 패닝(Mary Elle Fanning)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먼저 친언니인 다코타 패닝(Hannah Dakota Fanning)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다코타 패닝은 일곱살에 출연한 영화 데뷔작 <아이 엠 샘>(2001)에서 대배우 숀 펜에 밀리지 않는 강력한 연기를 선보여 순식간에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아역배우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그는 톰 크루즈, 덴젤 워싱턴, 로버트 드니로 등과 공연하며 자신만의 견고한 필모그래피를 충실하게 쌓는다. 동생 엘르 패닝은 그에 반해 평범했다. 성인배우 못지않게 뛰어난 재능과 감각을 갖춘 배우로 인정받았던 다코타 패닝 옆에서 엘르 패닝은 한참 동안 그저 언니보다 조금 더 키가 크고, 조금 더 귀엽게 생겼을 뿐
[엘르 패닝] <진저 앤 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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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인간중독>
2013 <9월이 지나면>
2011 <재난영화>
2010 <포커페이스걸>
연극
2013 <라뀔로뜨>
2011 <해무>
2010 <택시드리벌>
호기심은 천사의 얼굴을 한 악마의 선물이다. 좀더 알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들이밀다보면 어느새 뒤로 뺄 수 없을 만큼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돌이킬 수 없다. 무언가에 중독된다는 건 그런 거다. <인간중독>의 종가흔이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아마도 그녀의 표정이 안개처럼 모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익숙한 얼굴인데 어딘가 다르고,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떠올려보면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녀는 타오르는 불꽃처럼 스크린을 압도하는 대신 차갑고 촉촉해 기분 좋은 새벽안개처럼 층층이 쌓여 어느새 영화를 잠식한다. 그렇게 정신을 차린 순간 관객은 이미 이 묘령의 여인에게 중독되
[who are you] 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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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부터 센강 동쪽에서는 100주년을 기념하고 추모하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국립도서관에서는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 관련 전시회를, 강을 사이에 두고 도서관과 마주보고 있는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는 이를 추모, 기억하고자 지난 100년간 제작된 전쟁을 주제로 다룬 다양한 영화들을 3월 말부터 꾸준히 상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네마테크에서는 이 기관의 창립자 앙리 랑글루아 탄생 100주년 행사를 채플린의 극중 캐릭터인 ‘샤를로’의 등장 100주년 행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사실, 랑글루아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영화 베스트10이 뭐냐고요? 쉬운 질문입니다. 그야 뭐 채플린 영화 열편이죠!”라고 시원스럽게 대답했을 만큼 그의 영화를 좋아했다.
1936년 랑글루아가 창립했던 시네마테크는 잘 알려진 대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에릭 로메르, 자크 드미 등 누벨바그 감독들의 주요 모임 장소였다. 고다르의
[파리] 기념하고 추모해야 할 각종 100주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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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 전반에 걸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트서비스에서 광고기획실 직원을 채용한다. 모집부문은 광고기획자(AE)로, AE 경력 2년 이상 해당자(광고대행사 유경험자). 광고홍보 전공자, 오프라인 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 기획서 작성능력 우수자는 우대한다. 이력서, 자기소개서(자유형식)를 이메일(kkh@art-service.co.kr)로 보내면 된다. 제출서류는 반환되지 않으며, 합격 여부는 개별통보. 문의 http://www.art-service.co.kr/.
*10월2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단기 스탭을 모집한다. 모집분야는 프로그램팀, 초청팀, 마케팅팀, 마켓운영팀 등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되며, 모집분야에 따라 외국어 및 운전 등에 필요한 요건이 있고 정해진 기간만큼 부산 또는 서울 근무가 가능해야 한다. 모집기간은 5월7~23일, 채용 문의는 이메일(recruit@biff.kr)로 하면 된다.
*영화 <문라이즈 킹덤>
[소식]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단기 스탭을 모집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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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 궁서체로 읽어라!
사람이 한우물만 파면 광고가 나온다. 아메으리카노! 엄마아빠동생도으리! 으리집으리음료! 마무으리! 김보성이 출연한 광고 ‘비락식혜’가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는 중이다. 상품 이름에 으리를 넣을 수 있는 모든 광고에 혹시 ‘으리남’ 김보성이 등장하는 걸까? 계속 이런 분위기라면 <씨네21>도 <씨네으리>라고 바꿔야 관심을 끄는 걸까?! 어쨌든 웃을 일 없던 대한민국에 난데없는 으리 돌풍이 부는 중.
장미의 나날이 시작되다
봄과 여름의 경계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장미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에버랜드에서 장미축제가 5월9일부터 6월15일까지 열린다. 곡성 세계장미축제는 5월23일부터 6월1일까지, 서울대공원 장미원축제는 6월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니, 때를 맞춰 방문해보시길. 향이 강한 장미꽃의 특성상 낮에 보는 것만큼 장미정원을 거니는 밤의 향기가 특히 아름답다.
10년 사귀어봤더니…
연애 어디까지 해봤니? <달댕이는 10년차
[culture highway] 으!리! 궁서체로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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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우즈 익스플로드> クロ ズ EXPLODE
감독 도요다 도시아키 / 출연 히가시데 마사히로, 사오토메 다이치, 가쓰지 료, 오쿠노 에이타
<크로우즈> 시리즈의 세 번째 속편. <크로우즈 제로2>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비어 있는 스즈란 고교 톱의 자리를 노리고 야심만만한 남학생들이 자웅을 겨룬다. 스즈란 고교에 내분이 생긴 틈을 타 구로사키 공고도 스즈란을 칠 준비에 돌입한다.
[해외 박스오피스] 일본 2014.04.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