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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도 이런 늦둥이가 없다. <앵무새 죽이기> 이후 단 한편의 소설도 쓰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하퍼 리가 새 책을 출간한다. 55년 만의 일이다. 지난 2월3일 하퍼콜린스 출판사는 올해 7월에 하퍼 리의 두 번째 소설 <고 셋 어 워치맨>(Go Set a Watchman)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출판 소식보다 더 놀라운 건 <고 셋 어 워치맨>이 데뷔작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여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하퍼 리쪽에 따르면 “1950년대 중반, 주인공 스카우트가 성인으로 등장하는 <고 셋 어 워치맨>을 완성했으나 당시 에디터가 어린 스카우트 시점에서 작품을 다시 써볼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앵무새 죽이기>가 전세계 40개 언어로 4천만부 이상 판매된 반면 <고 셋 어 워치맨>은 유실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하퍼 리의 동료 토냐 카터가 <앵무새 죽이기>의 원본
[해외뉴스] 55년 만에 만나는 먼저 쓴 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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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류형진 전 영화진흥위원회 정책 연구원
미국 최고의 인디영화 축제, 선댄스영화제가 지난 2월1일 폐막했다. 올해 선댄스의 분위기를 전하는 외신기사를 보면 출품작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고, 마켓의 분위기도 뜨거웠다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 그러면서도 선댄스가 고집해왔던 다양성의 화두는 여전했고, 이를 통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새로운 영화적 형식을 고민하는 인디영화에 대한 응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제라는 것이 그 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스폰서와 마켓의 구매자들, 즉 자본의 필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올해 선댄스의 활력은 영화의 힘에만 기대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번 선댄스가 과거와 가장 다른 점은 할리우드 영화계보다 TV 및 디지털미디어, IT업계의 관심이 더 뜨거웠다는 거다. HBO, 쇼타임 등의 TV사업자,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주도하고 있는 OTT업계, 오큘러스로 대표되는 VR업계, 유튜브에 기반한 MCN사업자가 새
[한국영화 블랙박스] 영화의 미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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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뜻 다음에 길게 만나거나 아예 만나지 말자는 제안
속뜻 삶을 연장하겠다는 의지
주석 친구나 지인을 만나서 가장 자주 하는 인사가 이 말일 것이다. 비슷한 말로 “언제 술 한잔하자” 등이 있으나, 활용 빈도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음주나 게임을 매일 하지는 않으며, (설혹 매일 한다고 해도) 하루 세번씩 하지는 않는다.
밥 먹자는 제안을 이토록 자주 하는 것은 그것이 생명을 유지할 만큼 중요해서(우리는 “먹고사니즘”을 얘기하지 “살고머기즘”을 얘기하지 않는다)만은 아니다. 밥 먹는 일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초다. 식구(食口)란 ‘밥 먹는 입’이란 뜻이다. 이정록 시인이 <식구>라는 시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릇 기(器)라는 한자를 들여다보면/ 개고기 삶아 그릇에 담아놓고/ 한껏 뜯어먹는 행복한 식구들이 있다/ (…)/ 그중 큰 입 둘 사라지자 울 곡(哭)이다.” 1연이다. 개고기 뜯어먹는 입들의 탐욕에 대한 얘기다. 시인은 3연에서 이 글자의 뜻을 이렇게 바꾼다.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언제 밥 한번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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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다. 하지만 명절만큼 영화인들에게 절망스러운 시간이 또 있을까. 오랜만에 친척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오가는 덕담들은 악담에 가깝다. “넌 감독 공부한다더니 영화는 언제 만들 거냐?” “<국제시장> 같은 심금을 울리는 시나리오 한번 써봐라.” “이순신 영화가 나왔으니 다음엔 유관순 영화가 나와야 할 차례다.” 차라리 이런 식상한 덕담은 참아줄 만하다. 영화인에게 가장 최악의 덕담은 오히려 영화판을 잘 아는 이들에게서 나온다. “요즘 영화판이 힘드니 영화 그만두고 딴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떠냐.” 아아, 영화라는 꿈을 먹고 사는 몽상가에게 꿈을 포기하라니. 유관순 시나리오를 쓸지언정 꿈을 포기할 순 없잖아.
하지만 아무리 에고가 강한 몽상가라도 덕담 공격과 엄친아/삼옆딸(삼촌 옆집 딸) 총공세를 방어하다보면 자신의 꿈에 대해 의심이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의심은 자기혐오에까지 이르게 되고 결국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듀스 형님들의 가사가 생각날 때쯤엔 이미 당
[곡사의 아수라장] 꿈은 소중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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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 위아 영> While We’re Young
감독 노아 바움백 / 출연 나오미 와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벤 스틸러, 애덤 드라이버
카메라 렌즈를 돋보기 삼아 뉴욕의 청춘을 탐구하는 감독이 있다. <프란시스 하>에서 보헤미안 뉴요커의 방황기를 그린 노아 바움백 감독은 <와일 위아영>에서 뉴욕의 젊고 풋풋한 커플과 중년부부를 비교분석한다. 서로가 일상이 되어버린 부부(나오미 와츠, 벤 스틸러)는 생기발랄한 커플(아만다 사이프리드, 애덤 드라이버)을 만나 변화를 겪는다. 3월27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와일 위아 영> While We’re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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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빅 히어로> 우리집 도우미 베이맥스
[정훈이 만화] <빅 히어로> 우리집 도우미 베이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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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됐나.
=5년 전쯤 앨런 튜링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그때 매우 놀랐다. 나는 역사를 매우 좋아하지만 그의 업적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영화화될 거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중 어느 파트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기를 바랐다, 진심으로. 때문에 조앤 클라크 역을 제안받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했다. 시나리오상에서 그는 매우 작은 배역이었는데, 이 영화에 참여한 배우 중 누구도 배역의 크기나 비중을 보고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시나리오 자체, 이야기 자체로 커다란 매력이 있는 영화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실제 블레츨리 파크에서 촬영이 진행될 때 묘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더라.
=사실이다. 지금 내가 연기하고 있는 조앤 클라크가, 실제 수십여년 전 이곳에서 지금 나처럼 움직이고, 숨쉬고, 생각했다고 생각해보라! 가슴 설레면서도 조금 묘한 감정이 뒤섞이지 않겠나. 처음 블레츨리 파크에 갔을
[현지보고] 다를 수 있음을 인정받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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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튜링은 실제로 맨체스터대학에서 많은 업적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맨체스터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은데.
=들어본 적 있다. 사실 데릭 자코비가 연극 <브레이킹 코드>에서 앨런 튜링을 연기한 적 있기 때문에 앨런 튜링의 존재에 대해서는 그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디어에 조명되지 않은 그의 다른 부분들까지 알지는 못했다. 그레이엄 무어가 쓴 우리 영화 스크립트를 읽으며 앨런 튜링에 대한 커다란 호기심이 생겼고, 그의 전체 삶을 조망한 앤드루 호지스와 데이비드 리비트의 책들도 찾아보면서 비로소 그에 대해 좀더 알게 된 것 같다.
-이번의 앨런 튜링을 비롯해 줄리언 어산지와 스티븐 호킹과 셜록 홈스까지 당신의 필모그래피는, 당신이 천재들에 대한 뛰어난 해석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실제의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특히 이번에 연기한 튜링은 수학 천재인데, 나는 계산기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 (웃음)
[현지보고] ‘슈퍼 재능’을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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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은 당신의 첫 영어 장편영화다. 영국 출신이 아닌 감독과 각본가가 만나 매우 영국적인 작품이 탄생했다.
=나는 스칸디나비아인으로서 영국의 영화와 문화를 경험하며 자랐다. 여러 방면에서 같은 유럽이기 때문에 충분한 교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영화의 경우, ‘아웃사이더’가 주제이고 그런 방면에서 나는 제격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앨런 튜링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첫 단추일지도 모르겠다. 튜링 캐릭터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 ‘겨우 23살에 컴퓨터에 대한 개념을 만든 어린 게이 소년이 컴퓨터과학과 나누는 불멸의 사랑!’ 재미있지 않나! (웃음)
-솔직히 말해 같은 사람이 만들었나 싶을 만큼 이전 작품 <헤드헌터>와 <이미테이션 게임>은 다른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
=어떤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저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영화 제작자의 모습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게 맞을 것
[현지보고] 다른 무엇인 척 연기하는 삶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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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11일, 런던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코린시아 호텔에서 <이미테이션 게임>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감독 모튼 틸덤을 비롯해 주연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라 나이틀리 등이 참석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 해독을 풀어 전쟁의 역사를 바꾼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을 다룬 <이미테이션 게임>은 사실 제58회 BFI런던국제영화제의 오프닝 갈라 작품으로도 선택돼 10월8일 이미 관객과 만났다. BFI 오프닝 갈라 티켓의 경우 판매를 시작하고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매진됐고, 현장에서 암표를 구하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는 소식은 기자 간담회를 찾은 유럽 각지에서 온 기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였다. 물론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BBC> 드라마 <셜록>으로 대중적 인기를 모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있었다. 컴버배치에 의해 탄생한 또 다른 천재가 이번에도 대중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한 기자
[현지보고] 천재 수학자의 암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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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기에 관한 영화 <로맨스 조>(2012)로 신선한 데뷔를 알렸던 이광국 감독이 두 번째 장편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한 무명 여배우의 꿈 이야기다. <꿈보다 해몽>(2015)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 영화는 주인공이 꾼 꿈과 그 꿈에 관한 일종의 해석들로 짜여 있다. 기본 틀은 간단하다. 주인공 연신(신동미)은 우연히 스스로 해몽에 소질이 있다고 말하는 형사(유준상)를 만나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한다. 그사이 영화는 연신의 꿈이 현실이 되고 다시 그 현실이 꿈인가 싶은 기묘한 뫼비우스의 띠를 그리며 나아간다. 이 몽환적 여정 끝에 연신은 현실의 자신과 다시 마주앉는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꿈보다 해몽>은 ‘빅 스크린 어워즈’ 부문에 진출했다)에서 막 돌아온 이광국 감독과 주연배우 신동미를 함께 만났다. <꿈보다 해몽>이 풀어내는 꿈 이야기를 미리 들어봤는데, 제법 재미나고 그럴듯하다.
-영화를 하면서 평생 가져가야 할
[flash on]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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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2월5일부터 13일까지 미디어 극장 아이공에서 ‘우리 시대의 민속지’(Ethnography Now)라는 이름의 영상기획전을 연다. ‘우리 시대의 민속지’는 지난해 아이공에서 주최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의 주제였으며 같은 이름으로 특별전이 꾸려진 바 있다. 이 특별전에 소개된 작품과 함께 경쟁작으로 출품된 영화 중 주제에 부합하는 몇몇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다. 민속지는 민족지, 인류학 등의 용어와 어느 정도 겹쳐 사용돼 명확히 규정짓기 까다로운 용어다. 민속지 영화라는 것도 개별 영화를 들어 설명할 수 있을 뿐, 따로 정의되는 용어가 아니다. 민속지 영화의 전형으로 언급되는 작품은 로버트 플래허티의 <북극의 나누크>(1922)다. 이 작품은 에스키모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영화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몇몇 장면이 재연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장 루슈는 흑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면서 재연된 민족성을 극단적인 컨
[영화제] 영상은 우리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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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마녀를 물리치고 캔자스로 돌아간 도로시는 어떻게 지냈을까. <오즈의 마법사: 돌아온 도로시>는 도로시가 캔자스로 돌아간 이후의 이야기다.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원작 <오즈의 마법사>의 115주년 기념작으로, 바움의 증손자인 로저 스탠턴 바움이 쓴 <도로시 오브 오즈>를 3D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도로시(레아 미셸, 박지윤)와 함께 여행을 했던 사자, 허수아비, 양철나무꾼은 각각 용기, 지혜, 마음을 얻어 눈부시게 발전한 에메랄드 시티에서 잘 지내고 있다. 못된 광대 제스터가 도시를 지키던 마법구슬을 훔쳐가자 도시는 끔찍하게 변해버렸고, 세 친구들은 캔자스의 도로시를 다시 데려온다. 도로시가 제스터를 물리치기 위해선 노란 벽돌길을 따라 차례로 사탕마을, 도자기왕국, 말하는 나무의 숲을 지나야 한다. 모험의 길에서 도로시는 뚱뚱한 부엉이 와이저, 마시멜로 병정, 도자기 공주, 할아버지 나무 터그를 새 친구로 맞이한다.
디즈니의
성인 관객과 어린이 관객 모두가 대만족할 애니메이션 <오즈의 마법사: 돌아온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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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풍에 걸려 움직이는 건 물론 말도 하지 못하고 휠체어에서만 지내는 안나 페트로브나 할머니(리야 넬스카야). 요양원에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던 그녀 앞에 어느 날 갑자기 자식들이 나타나 아무 설명 없이 그녀를 3년 만에 집으로 데리고 간다. 안나는 영문도 모른 채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가족의 호들갑스러운 환영을 받고, 그렇게 누군가의 방문을 기다린다. 그녀의 가족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안나의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알렉세이 고를로프 감독이 카자흐스탄에서 만든 <엄마의 유산>은 시작부터 “이 작품은 죄악에 관한 이야기”라고 못을 박는다. 하지만 이 말이 없어도 영화의 주제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다. 감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반복해서 들려주기 때문이다. 즉 돈 몇푼 때문에 인간의 도리를 어겨선 안 된다는 것. 물론 좋은 말이지만 영화가 시작한 지 10분만에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남은 65분 동안 듣고 또 듣는 것은 꽤 지루하고
그녀의 가족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엄마의 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