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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사내가 온다. 이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 논란이 기본이다.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다. 게다가 이번에는 하드코어 포르노가 될 거라고 진즉부터 그 자신이 예고해왔던 영화다. <님포매니악>이다. 하지만 영화를 뜯어 보니 무작정 야한 매력말고 다른 묘한 매력들이 더 많다. 다소 긴 이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님포매니악 볼륨1> <님포매니악 볼륨2>로 몇주를 두고 순차적으로 개봉된다. 라스 폰 트리에의 새로운 변태적 세계를 즐겨보자.
“저의 다음 영화는 포르노가 될 겁니다. 여자가 주인공이고요, 하드코어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중입니다.” 2011년 <멜랑콜리아>로 방문했던 칸영화제에서 라스 폰 트리에는 그렇게 차기작 계획을 밝혔다고 합니다. “나는 히틀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중얼거려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멜랑콜리아>의 주연배우 커스틴 던스트를 포함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경악시켰던, 그러고 나서는 결
우리 같이 변태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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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끝났다고 서운해할 필요는 없다.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6월26일부터 7월2일까지 아트나인, 메가박스 이수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상영관이 1개관 늘었고, 작품당 상영횟수 또한 5회 이상으로 늘었다. 보다 많은 관객이, 좀더 수월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다섯개 부문 57편의 상영작이 관객을 만난다. 김지운 감독의 단편 6편도 특별상영될 예정이다. 경쟁부문 57편의 작품 중 반드시 주목해야 할 영화 13편을 선정해 여기 소개한다. 나홍진, 윤종빈, 박정범, 조성희, 허정…. 이 영화제가 배출한 수많은 감독들의 목록에 이름을 아로새길 새로운 재능을 만날 차례다.
<달팽이> 감독 진성민 / 2013년 / HD / 컬러 / 22분12초 / 비정성시
성원과 현오는 고등학교 같은 반 단짝 친구다. 현오가 성원이네 집에 놀러갔더니 성원은 손톱에 정성껏 매니큐어를 바르고 있다. 그런 성원을 타박하던 현오도
재밌는 영화가 너무 많아서 미안하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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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아이를 동정하는 마음은 유별난 것이 아니다. 그 아이를 하룻밤 내 집에서 재워주는 것도 쉽다. 이 아이는 선의를 베푸는 어른에게 처음엔 머뭇거리며 몸을 의탁하지만 차츰 매달리려는 기색을 보인다. 이러면 선의로 시작한 어른이라도 누군가와 함께 지낸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것이 <도희야>의 도입부 설정이다. 나는 그다음이 궁금했지만 예상보다 영화는 뭔가 답답했다. 그 이유를 찾고 싶은 게 이 글을 쓰는 목적이다.
나는 이 영화가 소심하며 어느 쪽으로도 깊게 들어가지 않고 주춤거리는 자세를 취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게 신중한 윤리적 태도로 섬세한 비평적 거리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앞서 말한 아이가 짐승의 시간을 살았으나 짐승의 내면을 드러낼 기회는 적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게 온당할 것 같다. 이 아이의 이름은 도희(김새론)이며 영화의 주인공이다. 도희는 의붓아버지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당하고 할머니에게도 인간
[신 전영객잔] 그들의 고통은 제대로 표현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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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들어가는 영화라 설렜을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감독 김성호)의 스탭과 배우가 한자리에 모인 서울 시내의 한 고깃집에서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한시도 가만있질 않았다. 투자자들을 자리에 안내하랴, 배우들과 스탭들을 챙기랴, 행사를 진행하랴, 몸이 열개라도 부족해 보였지만 얼굴만큼은 무척 환했다. <도가니>(2011), <러브픽션>(2012) 이후 그가 2년 만에 내놓는 신작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미국의 유명 작가 바버라 오코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경제 불황으로 아버지가 가정을 내팽개치면서 주인공 소녀 지소(이레)는 엄마 정현(강혜정)과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새집을 얻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웃집 할머니(김혜자)가 애지중지하는 개를 훔치면서 벌어지는 성장담이다. 따뜻한 이야기가 꼭 엄용훈 대표의 착한 심성을 닮았다.
-배우와 스탭이 상견례하는 ‘500만 출정식’으로 고사를 대
[엄용훈] 가부장 사회에서 가장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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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배우들과 조우한 <트랜스포머> 시리즈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샤이아 러버프가 떠난 대신 마크 월버그가 합류했다.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완결편이라 생각됐던 <트랜스포머3>(2011)에서 시카고를 무대로 펼쳐졌던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마지막 결전 이후의 이야기다. 오랜 원작의 팬들 중에는 배우들이 교체된 것처럼 감독도 교체되길 원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어쨌건 적어도 박스오피스가 언제나 사랑해온 감독 마이클 베이가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시리즈 사상 강력한 상대로 평가받는, 앞서 예고편에서 그 음산하고 날렵한 체구를 과시했던 ‘락다운’의 등장이다. 새로운 땅에서 맞닥뜨린 새로운 적들, 이번에도 <트랜스포머>를 외면하긴 힘들 것이다.
이제 진짜 여름이 시작되는구나. 마이클 베이의 새로운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매번 기대 반, 우려 반의 심정으로 기다려온 팬들이라면 이번에도 한결같은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변신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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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뜻 사랑의 유일무이성에 기댄 고백
속뜻 당신이 몇 번째인지 셀 수 없다는 고백
주석 남자와 여자가 천신만고 끝에 빈방을 얻어서 들어온다. 이런 데 처음 와 봐. 떨려. 난 자기가 처음이야. ‘처음’이란 말에는 첫사랑이라 말할 때의 그 ‘첫’(first)이란 뜻이 배어 있다. 당신은 내 사랑의 시작이고 기원이고 출발지야. 두 번째(second)나 세 번째(third)가 아니라고. 그런데 조금 더 있다 보면 다른 사실이 폭로된다. 여긴 인터넷이 광랜이 아니네. 거품샤워하고 싶은데 안 되잖아? 에이, 2만원만 더 쓰지.
뭐지, 이 익숙한 느낌은? 나는 당신에게 처음으로 고백했는데, 어째서 내 고백에서는 재방송의 냄새가 나는 걸까? 사실 고백하는 사람은 말더듬이일 수밖에 없다. 나, 나는, 다, 당신을, 사, 사, 랑해요. 고백하는 이는 반드시 체언 앞에서만 더듬는다. 추위를 타던 그의 혀는 조사나 용언 앞에서는 뱀처럼 미끄럽다. 그는 자신의 고백을 여러 번 다듬고 있는 것이다.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네가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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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맨> The Homesman
감독 토미 리 존스 / 출연 토미 리 존스, 힐러리 스왱크, 그레이스 검머, 미란다 오토
범법자인 조지가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메리를 도와 세명의 정신이상자 여성을 네브래스카에서 아이오와로 데리고 가는 여정을 그렸다. 감독인 토미 리 존스가 조지 역을, 힐러리 스왱크가 미국 중부의 한 마을에서 외로이 살아가는 메리 역을 연기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이며 북미에서 10월 개봉예정이다.
[WHAT'S UP] <홈즈맨> The Homes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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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말레피센트> 오로라 공주를 구하라
[정훈이 만화] <말레피센트> 오로라 공주를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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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 후 조선일보사에 근무할 무렵의 백석은 ‘녹두빛 더블부레스트’를 젖히고 한대의 바다의 물결을 연상시키는 검은 머리의 ‘웨이브’를 휘날리면서 광화문통 네거리를 건너가는 한 청년이었다. 그는 남들이 자주 잡는 문의 손잡이를 잡지 않던, 결벽증이 심한 모던보이였다. 그런 백석이 삼수군 관평에서는 누구보다 인사성이 밝고 겸손했으니 삼수군 사람들 중에는 백석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시인 안도현이 <백석 평전>을 썼다. 백석이 쓴 글과 삶의 궤적을 엮어, 글 읽는 이의 손을 잡고 국경을 넘는다. 그래도 잘 알려진 편인 그의 삶의 초반 40년 정도와 ‘이쪽’에서는 알기 참 힘들었던 그 이후의 시간을 전한다. 죽기 전까지의 40여년간의 세월을 좇으며 수시로 울컥하는 까닭은 그가 쓸 수 있었던 글이 그가 써왔던 글과 너무도 달라야만 했기 때문이고, 그것이 그의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960년 <문학신문> 좌담회의 참석자들에 대한 설명을 보자. “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시인이 ‘시인들의 시인’에 대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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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가 23살 때 발표한 첫 장편소설. 태평양전쟁 말기, 감화원 소년들은 가족에게까지 외면당하고 산골짜기 벽촌에 맡겨진다. 그러나 전염병의 징후가 감돌자 마을 사람들은 소년들을 버려두고 피난을 간다. 버려두고 떠났을 뿐만 아니라 소년들을 통해 전염병이 번질까봐 마을을 폐쇄해버린다. 남겨진 소년들은 그들만의 세계를 꾸려가지만 작은 행복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오에의 사회적 문제의식을 재확인할 수 있는 초기작.
[도서] 남겨진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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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에서 최근 출간된 8권과 9권은 오 헨리와 기 드 모파상 작품집이다. 모파상은 10여년에 걸쳐 300여편의 단편과 6편의 장편소설, 3편의 기행문과 1편의 시집을 남겼다. <목걸이> <비곗덩어리> 같은 잘 알려진 작품 외에도 투르게네프와 톨스토이, 오 헨리, 서머싯 몸과 같은 작가들이 사랑한 그의 작품을 만날 기회다. 철학자 니체는 “당대 파리의 심층을 꼼꼼하고 섬세하게 파악한 심리학자”라고 모파상을 평하기도 했다.
[도서] 톨스토이가 사랑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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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겨울을 보낸 사람만이 진정한 오뎅 마니아라고 할 수 있지.” 무림고수 같은 말을 하는 주인장이 직접 생선살을 으깨 만든 오뎅을 파는 이곳은 마루겐스이산. <1000엔으로 가는 동경식당 100>은 술 마시는 데 삶을 헌신한 일본인 저자가 소개하는 저렴한 맛집을 모은 책이다. 상호와 약도만큼 고마운 것은 메뉴 안내. 우롱하이(소주에 우롱차를 섞은 것), 쇼츄오유와리(소주에 따뜻한 물을 넣어 희석한 것) 등 다양한 술 메뉴도 한글 발음으로 적혀 있다.
[도서] 저렴한 맛집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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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켄 로치라는 이름은 영국을 대표하는 진보주의적 감독 정도로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유럽사회 내에서 켄 로치라는 이름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혹자는 그에 대해 “영국의 국보”라며 존경을 표했지만, 그의 영화들은 매번 영국 사회 내에서 좌우를 넘어선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존 힐의 <켄 로치…>는 그러한 켄 로치의 필모그래피를 좇는 밀도 높은 감독론이다. 영화는 집단노동의 산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켄 로치의 주장처럼, 존 힐 역시 켄 로치의 작품 목록을 영국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궤적 안에 위치시킨다. 노동계급 가정에서 태어나 60년대 <BBC>의 프로듀서로 입사한 그가 어떻게 영국 계급 문화를 통찰하는 비판적 사회주의자 감독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었으며, 그 속에서 얼마나 지난한 투쟁을 해야만 했는가는 영국 방송-영화 진영을 압박했던 정치적 검열과 상업적 자본과의 동학 속에서 설명된다. 스타일에 대한 혁신과 자의식이 없다는 부르주아
[도서] 좌파 영화학자가 본 ‘영국의 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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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녀 와즈다(와드 모하메드)는 멋진 녹색 자전거가 갖고 싶어 돈을 모은다. 하지만 엄마와 선생님은 와즈다에게 “여자는 자전거를 타면 임신을 못하게 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와즈다는 어른들의 경고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꿈을 이뤄낸다. <와즈다>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사우디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위협과 구속을 솔직하고 사랑스럽게 비판하는 영화다. 사우디 최초의 여성감독인 하이파 알 만수르는 카이로아메리칸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시드니대학에서 연출과 영화학 석사를 마쳤고, 그의 장편 데뷔작인 <와즈다>는 사우디 현지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장편 극영화이기도 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으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어려움을 품고 있는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물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문제를 영화화하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다들 알다시피 중동, 특히 사우디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여성을
[flash on] 희생자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사우디 여성을 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