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즈 다이어리] <표적> 저보다 더할 수도 있겠다
[헌즈 다이어리] <표적> 저보다 더할 수도 있겠다
-
2014 <역린>
2013 <조선미녀삼총사>
2012 <나는 왕이로소이다>
2011 <혈투>
2010 <방자전>
2009 <작은 연못>
2008 <신기전>
2006 <음란서생> <길>
2005 <형사 Duelist> <혈의 누>
2004 <아홉살 인생>
2002 <YMCA야구단>
1999 <정>
정경희 의상감독의 별명은 ‘한복 아줌마’다. “사극을 많이 했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더라. (웃음)” <혈의 누>와 <형사 Duelist>, <음란서생>과 <신기전>, <방자전>과 <역린>이 모두 그녀의 작품이니 수긍할 수밖에 없는 별명이다. 배우들에게 그녀의 의상을 입혀본 스탭들은 독특한 색감과 질감이 정경희표 사극 의상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당장 4월30일에
[STAFF 37.5] 퓨전이라고? 전통이다!
-
<표적>은 프랑스영화 <포인트 블랭크>(2010)를 각색 및 리메이크한 액션영화다. 감독은 ‘창감독’이 맡았다. 본명은 윤홍승, 하지만 그는 창감독이라 불리기를 원한다. “감독이 되면 나만의 고유명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어떤 이름을 지을까 옥편을 뒤적이다가 ‘창’자가 눈에 들어오더라. 만들 창, 미쳐 날뛸 창 등등 그 몇 가지 뜻들이 내가 하는 일의 정신 같은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짓게 됐다. 나에게는 소중한 이름이다. 책임감도 생기고.” <표적>은 <고死: 피의 중간고사>(2008) 이후 창감독이 만든 두 번째 영화다. 칸 비경쟁부문 미드나이트 프로그램으로 초대받기도 했다. 창감독은 “<표적>이 나의 데뷔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에 값하는 첫 번째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뜻인 셈이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뮤직비디오쪽 일을 했다고 들었다.
=원래는 영화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 <싸이렌
[창감독] “인간적인, 더 인간적인”
-
순박한 시골 청년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충남 아산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정이리이리 작가(본명은 이정일)는 <씨네21>과의 인터뷰를 위해서 KTX를 타고 서울에 왔다. 그는 미디어다음에 조선시대 궁궐의 일곱 세자와 주변인물을 그린 <세자전>을 연재중이다. 데뷔작은 자신의 집주변 식물, 동물 등을 소재로 한 <잡초이야기>였다. 데뷔 이후 애인이 없는 솔로들의 애환을 담은 만화 <오! 솔로>로 인기를 얻었다. 조금은 느릿한 그의 말투가 정겨웠다.
-웹진에서 한 인터뷰를 봤다. 그때는 기자들이 시골로 내려가서 인터뷰를 했더라.
=맞다. 그런데 그 인터뷰를 한 사람은 아는 사람이었다. 학사장교(ROTC)로 제대했는데 중대원이었던 친구가 문화 관련쪽 일을 한다고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더라.
-정이리이리 작가에 대해 정말 잘 알려면 시골에 가야 맞는 것 같다.
=만약 아산에 내려왔으면 목가적인 분위기로, 웹툰 작가라는 느
[trans x cross] 재미와 감자를 캐는 청년
-
-
인생은 한권의 책이다. 매일매일 비슷해 보여도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몰라보게 달라진 챕터를 마주하고 있다. 배우는 한권의 노트다. 하얀 백지 위에 써넣는 단어에 따라 그 배우가 지닌 이미지가 결정된다. 처음에는 오직 한 단어로 시작한다. 첫 출연작에서 보여준 결정적 이미지가 배우의 모든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다음 작품, 그다음 작품이 계속되면서 처음 한 단어를 좀더 설명해줄 말이 더해지고, 문장이 길어질수록 배우의 이미지는 비슷하지만 다르게, 차츰 구체적으로 변한다. 여기 배우 김새론을 설명해줄 단어들을 모아봤다. 당신이 알고 있다고 믿었던, 하지만 미처 모르고 있던 새로운 시선. 김새론을 설명했던 단어들을 김새론의 언어로 다시 들어보는, ‘김새론 사전’이다.
자연인 김새론은 지금 한창 인생의 책장을 넘기는 중이다.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방향을 정하고 꿈을 향해 차분히 걸어가는 중인 이 성숙해 보이는 소녀는 늘 비슷한 듯 보이지만 며칠만 지나도 몰라보게 달라진 얼
[김새론] 변신이 아니라 확장
-
[ 라면: 머글래요 ]
겉뜻 간단한 요기나 하자는 제안
속뜻 자고 가라는 제안
주석 바래다준 남자에게 여자가 묻는다. “라면, 먹을래요?” 소파에 나란히 앉아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자가 다시 묻는다. “재밌는 얘기 좀 해봐요.” “라면에 소주 먹으면 맛있는데. 나 재밌는 얘기 몰라요. 원래 썰렁해요.” 그러자 여자가 대답한다. “재밌다.” 그러고는 라면을 끓이러 주방 앞으로 가서는 남자에게 자고 가라는 엉뚱한 제안을 한다.
늦은 밤이니 ‘차 한잔 하고 가요’ 대신에 요기나 하자고 제안했을 테고, 간단한 식사로 라면만 한 게 없었을 테고, 물이 끓는 짧은 시간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재밌는 얘기를 해보라고 했을 테지. 그런데 거기 담긴 얘기가 제법이다. 재밌는 얘기를 하라고 했더니 남자는 소주를 먹자고 한다. 이것은 카드 게임과도 같다. 여자가 라면으로 베팅했더니 남자가 라면 받고 소주 더, 하고 판을 키운다. 재미없죠? 이번에는 여자가 받는다. 콜(=재밌어요). 그러더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라면 먹을래요?
-
<메이즈 러너> The Maze Runner
감독 웨스 볼 출연 / 딜런 오브라이언, 카야 스코델라리오, 윌 폴터, 토머스 생스터
동명의 인기 영어덜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SF영화. 기억을 잃고 정체불명의 미로에 갇힌 소년들이 주인공이다. 언제, 그리고 왜 이곳에 갇힌 건지 알지 못해 혼란스러운 소년들이 희망을 잃어갈 때쯤, 한 소녀가 등장하고 이들 일행은 큰 변화를 겪는다. 원작의 재미를 제대로 구현해낸다면 인기 프랜차이즈가 될 가능성도 있는 작품. 그렇기에 더더욱 신인감독 웨스 볼의 정체가 궁금하다. 9월19일 북미 개봉예정.
[WHAT'S UP] <메이즈 러너> The Maze Runner
-
[정훈이 만화] 뉴스특보
[정훈이 만화] 뉴스특보
-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21세기가 되어서도 여전히, 마흔이 가까워지는 시점에도 여전히, 그리고 또래 남자만큼(혹은 그보다 더)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도 여전히, 나는 백마탄 왕자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있을 리가 없다 하더라도 굳이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뭐래? 약간은 이상한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대해 남자들이 갖는 불만은 “둘 중 하나만 해”다. 남근 앞에 순종하든지 네 갈 길을 가든지. 모두 다 가지려고 하지 말라고. 그런 걸 부추기는 책을 읽지 말라고. 그래, 그렇게 현실을 잘 알아서 남자들은 AV를 보나? 결국 우리는 점점, “모두 다 갖는” 환상을 “환상 속에서” 충족시키고 있다. 실제로 갖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어디까지나 컴퓨터 안의 폴더 안의 폴더 안의 폴더에 숨어 있거나 이북 단말기 안에 숨어 있기 마련이어서, 다소 분열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은 있지만 꿈꾼 것을 보거나 읽는 방법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낭만적 사랑과 섹스
-
조각가이자 화가였던 자코메티의 마지막 뮤즈 까롤린이 회상하는 자코메티와의 날들. 미술평론가이자 에세이스트인 프랑크 모베르는 주관적으로, ‘그녀’의 눈으로 돌아본 시간을 기록하고자 했다. 분량이 짧지만, 자코메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풍성한 창작의 경험을 간접체험할 수 있도록 돕기에 충분하다. 마지막 대목에서 황량하고 쓸쓸한, 하지만 고독하지는 않은 최후의 날들의 침상을 그리는 솜씨도 인상적이다.
[도서] 풍성한 창작의 경험
-
“겨울이 오고 있다.” 책으로만 선을 보였을 때는 판타지 소설 마니아가 아니면 알지도 못했던 이 문장이, 드라마화된 뒤 미드 팬들 사이에서는 이제 다가올 새 이야기를 상징하는 암호가 되었다. 새로 출간된 <세븐킹덤의 기사>는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외전. <왕좌의 게임> 시대로부터 100여년 전인 세븐 킹덤을 배경으로 하며 <떠돌이기사> <맹약기사> <신비기사>라는 제목의, 중편소설 세편이 실렸다.
[도서]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외전
-
작곡자이자 음악학자인 롤랑 마뉘엘과 피아니스트 나디아 타그린이 3년간 매주 일요일 <라디오 프랑스>에서 음악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묶은 두권의 책. 나이팅게일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저 소리는 음악일까, 음악은 무엇일까를 논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1권은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이라는 것, 인간을 기쁘게 하는 소리라는 것에 대한 ‘음악의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를 고루 담고 있다. 2권은 베토벤까지의 음악사를 담았다.
[도서] 음악에 대해 나눈 이야기
-
경미한 우울증, 즉 우울감에 대해 지나친 경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을 담은 책 두권이 선을 보였다.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은 정신 의학계의 야심과 제약업체의 잇속 챙기기가 합쳐져 정신장애가 과잉진단되고 과잉처방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과거에는 각종 귀신들린 병들(종교의 힘을 빌려 쫓을 수 있다고 믿어 종교권력이 세속사회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만든)이 유행했다면 이제는 자기통제 이슈가 정신병의 새로운 유행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미국 십대의 4%가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다. 한때 ‘산만한’ 정도로 표현되던 활달한 아이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처방을 받는다. 한편 <위험한 자신감>은 “자신감은 성공의 결과지 원인이 아니다. 즉 자신감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성공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자기애와 무한긍정은 자기고양 편향의 결과이며, 이런 사람들은 무능력으로 발생하는 부정적 상황을 자신감으로 대응해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도서] 현대의 우울
-
나는 아코디언을 켤 줄 안다. 이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짠한 눈으로 나를 보며 밥값을 내주곤 한다. 피아노나 바이올린과는 다르게 아코디언이라고 하면 저녁 끼니를 걱정하며 동전 그릇 놓고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가 떠오르나 보다(그래서 내가 바이올린도 했다는 건 굳이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코디언을 배우게 된 이유가 내 숱한 불행의 씨앗 중 하나이기는 하다. 가난 때문이 아니라 그걸 가르친 음악 선생 때문이었는데… 그걸 밝히기 전에 먼저 음악 선생이란 어떤 존재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음악을 가르치려면 뻔뻔해야 하는 건가. 오래전 <짱>을 보며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던 나는 진짜 선생님처럼 생긴 선생님들만 가득했던 시골 초등학교에서 홀로 베토벤처럼 헝클어진 머리에 지휘자 스타일의 검은 정장만 입고 다녔던 나의 음악 선생, 정확하게 말하면 밴드부 지도교사를 떠올렸다. 초등학교였으니 음대가 아니라 교대 나왔을 텐데, 카라얀 행세를 했었지.
당시 한창 인기 많았던 차인표가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문득, 나의 슬픈 아코디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