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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로우>의 결말을 포함해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전철역 사물함에 핏덩이일 때 버려져 ‘엄마’(김혜수)의 조직에서 길러진 <차이나타운>의 일영(김고은)에게는, 쓸모가 곧 존재 이유다. 과연 매우 유용한 존재로 자란 소녀의 견고한 세계는, 딱 한번 머물지 말아야 할 곳에 머문 시선으로 인해 균열한다. 우리는 이런 분기점을 예전에 본 적이 있다. <차이나타운>의 일영은 종종 <달콤한 인생>의 선우(이병헌)가 섰던 자리에 정확히 당도한다. 선우는 첼로 켜는 여자를, 일영은 요리하는 남자를 응시한다. 그래서 비슷한 궤적 안의 차이를 살피는 일이 더 흥미롭다.
04/02
“이제부터 ‘그것’이 널 따라올 거야. 나도 누군가에게 받았고 방금 너한테 넘겼어. 새로운 상대와 섹스해야만 저주를 벗어날 수 있어. 하지만 다음 사람이 ‘그것’한테 잡히면 저주는 네게 돌아와.”
사귀는 청년 휴(제이크 위어리)와 첫 섹스를 나누고 깨어난 제이(마이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장르라는 은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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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의 데뷔작 <차이나타운>은 근래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강력한 여성 캐릭터들을 앞세운다. 그것도 김혜수, 김고은이라는 그럴싸한 짝패다. 사회에서 궁지로 내몰린, 이름 없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 차이나타운. 그곳에는 ‘엄마’(김혜수)라고 불리는 여자와 지하철역 10번 사물함에 버려진 뒤 엄마 밑에서 길러지는 아이 일영(김고은)이 있다. 영화는 이 두 여자를 중심으로 차이나타운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분투하는 인물 군상을 품어간다. 장르적 클리셰를 좇으면서도 ‘생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자신만의 무드와 힘 조절로 끝까지 밀어붙인 신인감독의 뚝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개봉(4월29일)을 앞두고 한준희 감독을 만났다. <차이나타운>이라는 냉혹한 세계가 시작되고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전해들었다.
-<차이나타운>이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첫 작품이라 부족한 게 많았는데 함께한 배우와 스탭
[flash on] “이 얘기는 무조건 여성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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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극장으로 새롭게 보금자리를 옮긴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4월24일(금)부터 5월5일(화)까지 “비타협”이라는 부제와 함께 장 외스타슈와 모리스 피알라의 영화 13편을 상영하는 특별전을 연다. 장 외스타슈와 모리스 피알라는 태어난 시기는 물론(장 외스타슈는 1938년생, 모리스 피알라는 1925년생) 작품의 성격도 서로 다르지만 ‘포스트 누벨바그’란 이름으로 함께 묶이는 대표적인 감독들이다. 다시 말해 이 두 사람은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등 ‘누벨바그’ 감독들과 비슷한 연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대에 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스트 누벨바그는 어떻게 누벨바그와 구분하는 것일까.
가장 쉬운 설명은 두 감독의 장편 데뷔 시기가 누벨바그 태동기인 19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보다 늦다는 것이다. 장 외스타슈는 첫 장편인 <엄마와 창녀>를 1973년에 만들었으며 모리스 피알라 역시 1967년에 <벌거벗은 유년 시절>을 발표했다. 이 시기는 이미 프랑스
[영화제] 포스트 누벨바그 기수들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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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포탄 속을 묵묵히 포복하는 병사들 편이었고, 좌절을 알면서도 인간의 길을 가는 연인들 편이었고, 그리고 폭력이 미워 강한 힘을 길러야 했던 젊은이의 편이었다.”
이만희 감독의 묘비에 헌사된 이 문구는 이만희에 대한 글이 시작될 때 항상 인용되곤 한다. 이 세 문장은 이만희의 장르 혹은 소재를 포괄하면서도, 이만희 영화 속에 처한 구체적인 사람들을 절묘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그들은 돌아가신 영화사 연구자 이영일 선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상황 속에 던져진 인간’이다. 이만희의 스릴러와 전쟁영화 몇편에 붙여진 명제표이지만, 나는 이만희의 영화 세계를 관통하는 표현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던져진 인간만이 아니다. 던지는 인간이기도 하다. 그 던짐이 자신의 환경을 타개하거나 그 구조를 결정짓고 변화시키는 거창한 행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만희는 그런 대단한 인물을 그리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던져짐의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좁은 선택지에서나
[영화제] 40주기, 이만희를 다시 불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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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 사자는 숲속의 모든 동물을 불러모아, 홍수가 밀려오고 있으니 인간 노아가 만든 방주로 피신하라고 전한다. 하지만 스컹크와 펭귄을 닮은 온순한 종족 네스트리안인 데이브(윤세웅)와 피니(김하영) 부자는 탑승을 허락받지 못한다. 데이브와 피니는 다른 종족으로 분장해 가까스로 방주에 올라타지만, 같은 칸에서 지내게 된 헤이즐과 리아는 이들이 탐탁지 않다. 피니와 리아가 싸우다가 바깥으로 밀려난 사이, 방주는 출발한다.
<노아의 방주: 남겨진 녀석들>은 성경 속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홍수를 피해 온 동물이 방주에 오른다는 설정만 빌렸다. 물론 러닝타임 내내 노아를 포함한 인간은 전혀 보이지 않고, 때문에 종교적인 함의를 뒤적일 필요는 없다. 영화를 채우는 건, 온갖 동물들이 모여사는 숲속에서도 차별받는 피니가 친구들과 함께 매 순간의 위기를 구김살 없이 헤쳐나가는 과정이다. 홍수가 한바탕 지나간 다음부터 시작하는 피니와 친구들의 여정은 그리 긴박하지 않다. 그들을
수많은 숲속 동물들을 만나는 묘미 <노아의 방주: 남겨진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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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에서 살아가는 두 여자가 있다. 종종 발작을 일으키는 자영(박명신)은 가족들이 이민을 떠나기 전에 한번이라도 아들을 만나고 싶어 하고, 자살을 시도한 적 있는 초희(류혜린)는 얼마 전 임신 사실을 확인한다. 어떻게든 병원에서 나가고 싶었던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한 뒤 잠시나마 서로 힘을 합치기로 한다. 자영과 초희는 일단 자영의 남편이 일하는 ‘부곡 하와이’로 향하지만 이들의 여행에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병원장은 두 사람을 잡기 위해 해결사까지 고용한다.
하강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부곡 하와이>는 조금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로드무비로,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설정과 전개를 가진 영화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주인공이 처음에는 싸우다가 몇몇 사건을 계기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가 그렇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때로는 도움을 받고 때로는 고통을 받는 에피소드들이 그렇다. 즉, <부곡 하와이>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 여자의 병원 탈출기 <부곡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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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있는 주희(하나경)에게 친구 선미(구지성)는 진정한 만족을 느낄 수 있다며 ‘핑크터치’라는 마사지숍을 소개해준다. 마사지로 성적 쾌감에 눈뜬 주희는 예비신랑 민우(황찬우)에게 끓어오르는 성욕을 표출하기 시작한다. 주희의 성욕에 점점 피폐해지는 민우는 선배 준석(이재혁)의 조언을 받으며 그녀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 주희의 아버지 또한 섹스 고수를 만나 아내에게 잡혀 사는 삶을 청산하려 애쓴다. 미약하게 존재하는 서사는 영화라는 형식을 위한 핑계일 뿐. <터치 바이 터치>는 보여주기 위한 신만 있는 섹스영화다. ‘핑크터치’라는 마사지숍의 비밀에 호기심이 일지만, 기실 그 소품은 여주인공의 성욕을 증폭시켜준다는 것만으로 모든 역할을 완료해버린다. 구실이 생겼으니 이제 보여줄 때다. 시도 때도 장소도 가리지 않는 섹스 신이 이어지고, 포르노에 가까운 앵글과 접사, 한 화면에서 동시에 여러 각도로 보여지는 분할된 컷들은 최선을 다해 영화의 목적에 매진한
보여주기 위한 섹스영화 <터치 바이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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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개구리 빌리(엄상현)는 청개구리들 사이에서 외톨이로 지낸다. 빌리는 점프도 수영도 심지어 벌레를 잡는 것도 무서워하는 ‘개구리답지 못한’ 개구리다. 유일한 친구는 날다람쥐 샌디(조현정)뿐이다. 열등감에 휩싸인 빌리는 자신이 사실 저주에 걸린 왕자일 거라는 엉터리 주술사 박쥐의 말을 듣고 공주와 키스를 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같은 제목의 세 번째 시리즈로 오인되지만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3>는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2010),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2>(2012)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3D>는 주인공의 이름이 빌리였고, 당시 유행하던 개그 크루의 이름을 따와 한국 제목을 만들었다.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2>도 내용은 전편(?)과 전혀 관련이 없지만 같은 개그 크루가 더빙에 참여했기에 마케팅 편의상 제목을 똑같이 지은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 저연령층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
단순하지만 교훈이 있는 애니메이션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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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엄마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어니(우정신)는 틈만 나면 보드를 타고 동네를 질주한다. 여동생 줄리아(이재현)는 그의 뒤를 쫓아 증거를 남겨 엄마에게 일러바친다. 친구 맥스의 집에 놀러간 어니는 발명가인 맥스 아빠의 작업실에서 몰래 따라온 줄리아와 실랑이를 벌이다 타임캡슐을 잘못 건드려 1억년 전 공룡시대에 도착한다. 티라노사우루스 타이라는 이들을 새끼 공룡으로 여기고 성심껏 보듬는다.
<다이노 타임>은 국산 애니메이션으로서 미국 공중파 방송 시청률 1위에 오른 <큐빅스> 시리즈를 제작한 토이온 스튜디오가 새롭게 내놓은 작품이다. 애초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다이노 타임>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어니가 친구 맥스와 함께 공룡 박물관에 잠입해서 말썽을 피우는 영화 초반에서, 어니는 공룡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꽤 전문적인 지식을 늘어놓는다. ‘전국과학교사협회 추천’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다만 학습적인
타임캡슐 타고 공룡시대를 탐험하다 <다이노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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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이 온 유럽을 호령하던 시대, 시저 황제는 행복하게 살고 있던 골족의 숲에 신들의 전당이라 불리는 주거단지를 지어 세를 넓히려 한다. 골족 전사인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는 건설을 방해하지만 결국 신들의 전당은 완공되고 로마인들은 이주한다. 시저 황제는 이 기회에 골족을 뿌리뽑으려 군대를 보내고, 마법의 물약마저 빼앗긴 그들은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961년 발매 후 현재까지 3억여권이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하고 수차례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프랑스의 국민 만화 <아스테릭스>가 원작. 여전히 유쾌하고 풍자적인 3D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했다. 유행에 민감한 로마인들은 분양권을 따기 위해 줄을 서고, 저항하던 골족은 상권이 활성화되자 물건값을 올리고 급기야 로마 복식을 하고 신들의 전당에 입주하기에 이른다. 고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현재와 치환해도 무리가 없는 광경이다. 그러나 시저의 군대에 맞서 다시 뭉친 골족이 숲을 탈환해낸다는 점이 현실과는 다른
유쾌하고 풍자적인 3D애니메이션 <아스테릭스: 신들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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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지하철역 10번 보관함에 버려진 아이. 이름도 1과 0에서 따와 일영(김고은)이다. 배고픔에 시달리던 아이는 낯선 세계 차이나타운에 들어선다. 그곳에는 정체를 알 길 없는 여인이 있다.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엄마’(김혜수)라고 부른다. 엄마가 이끄는 차이나타운은 매정하다. 이주노동자들의 밀입국을 도와 돈을 벌고,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는 장기 적출 ‘수술’까지 해서라도 돈을 받아낸다. 엄마의 원칙은 단 하나. 돈을 버는 데 쓸모 있는 인간만 식구로 거둬들인다. 일영은 그런 엄마의 세계를 보고 자란 아이다.
한준희 감독의 데뷔작 <차이나타운>은 한국형 범죄 누아르물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다. 기존 영화에서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돈과 권력의 파워 게임의 주체는 엄마로 대체됐다. 차이나타운의 실세인 엄마는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한 꺼풀 덜 보여주고 감정을 한번 식히고 들어가는 엄마 캐릭터는 극의 베이스 톤이
강렬한 여성 캐릭터를 앞세운 범죄 느와르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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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2011)에서 전라도와 경상도로 찢어졌던 로미오와 줄리엣이 다른 앙숙 집안에서 되살아났다. 강력반 형사 아버지 만춘(김응수)이 이끄는 경찰 집안의 막내딸 영희(진세연)와 악명 높은 대도 집안의 외아들 철수(홍종현)가 그 주인공들이다. 경찰 집안에선 과학수사 팀원인 큰언니 영미(박은혜)와 형사인 둘째언니 영숙(김도연)이 만춘과 함께 영희를 지킨다. 철수는 부모인 전문털이범 달식(신정근)과 위조전문가 강자(전수경)로부터 벗어나 영희 옆에 당당히 서고자 경찰이 되려 한다. 달식과 강자는 대도의 명예(?)에 먹칠하려는 철수의 앞길을 막고, 도둑 집안 출신의 예비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영희네 식구들까지 그들 계획에 가세해 철수와 영희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
전편에선 ‘지역감정’이라는 소재를 코믹하게 굴리며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하지만 <위험한 상견례2>는 매력적인 배우들을 데려다놓고 판타지 가득한 순정만화를 그려내는 데 대부분의 러
로미오와 줄리엣급 앙숙 집안이 되살아났다 <위험한 상견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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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0살의 앨리스(줄리언 무어)는 세 자녀의 어머니이자 대학에서 언어학을 연구하는 교수이다.누가 보아도 부러울 것 없는 삶이지만 앨리스는 최근 건망증이 부쩍 심해졌다는 것을 느끼고 병원을 찾은 뒤 자신이 조발성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가족과 슬픔을 나누며 자신이 자신으로 남을 수 있는 삶을 최대한 기억하려 하지만 어느새 자기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이고, 그만큼 앨리스의 시간은 짧아져간다.
리사 제노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워시 웨스트모어랜드와 올해 3월 루게릭으로 세상을 떠난 리처드 글랫저 부부가 공동으로 연출한 <스틸 앨리스>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의 ‘평범한’ 일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영화이다. <아이리스>(감독 리처드 에어, 2001) 등 알츠하이머병을 소재로 한 다른 영화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지만 두 감독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극적인 상황을 강조하는 대신 차분한 호흡으
단순한 이야기에 우아한 무늬를 새겨넣다 <스틸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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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시카고 역사에 대한 책을 쓰려던 존 말루프는 우연히 동네 경매장에서 15만장의 네거티브필름이 담겨 있는 박스를 구입한다. 그런데 그가 별생각 없이 구입한 이 박스에는 20세기의 거리 풍경이 담긴 매혹적인 사진들이 담겨 있었다. 직업은 사진작가, 이름은 비비안 마이어. 15만장의 필름을 남긴 이 사람은 누구이며, 그녀는 왜 자신이 기록한 이 수많은 사진들을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았을까.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는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처음으로 발견한 존 말루프 감독이 <볼링 포 콜럼바인>(2003)의 프로듀서 찰리 시스켈과 함께 그녀의 흔적을 뒤쫓는 영화다. 역사작가이자 벼룩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자주 누려왔던 존 말루프 감독은, 수집가적인 기질을 살려 비비안 마이어에 대한 단서를 사려 깊게 채집해나간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비비안 마이어라는 인물의 미스터리한 면모다. 당대 여성들과 달리 남자들이 입을 만한 셔츠를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