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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든 실제든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인물이다. 다큐멘터리 <그 사람 추기경>은 고 김수환 추기경을 2003년부터 선종할 때까지 가까이서 지켜본 영화다. 역대 한국 추기경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김수환 추기경은 참으로 인간적인 인물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존경스러운 경지에 이르렀는가 하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좌절과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 사람 추기경>은 가톨릭 성직자 김수환이 아니라도 인간 김수환을 볼 수 있는 영화다. 김수환은 인간에게 허락된 ‘성(聖)과 속(俗)’을 두루 체현한 인물이다. 설령 성스러움일지라도 그가 한면에만 극진한 인물이라면 인간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김수환 추기경은 자신의 몸과 정신에 드리운 ‘속’의 측면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끝없는 반성을 통해 ‘속’의 기운을 털어내려 노력했다.
“사람들은 날 어떻게 봐요?” 2003년 봄, 김수환 추기경과의 인터뷰에서 추기경은 오히려 인터뷰하
고 김수환 추기경을 가까이서 지켜보다 <그 사람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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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장소에 사람들이 모이고, 이들은 낯선 침입자에게 한명씩 살해된다. 살인이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서로 비방하고 원망하며 급기야 몸싸움하는 지경에 이른다. 밀실살인 추리서사는 대체로 이런 공식을 따른다. <유아 넥스트>의 공간은 집이고 모이는 구성원은 가족이다. 가족이라서 뭉치기 좋은 것 같지만, 서로 너무 잘 알아서 더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래서 갈등은 오히려 증폭된다. 저예산영화로 만들어진 <유아 넥스트>는 미국에서만 제작비 대비 27배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매드니스 부문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두 가지는 <유아 넥스트>가 가진 관객 흡인력을 증명하는 지표다. 장르 관습을 잘 활용하여 관객이 친숙하게 느끼며 즐기도록 하는 동시에 새로운 요소를 첨가해 예상치 못한 놀람을 선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잘 만든 장르영화의 핵심이다. <유아 넥스트>는 그런 면에서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가택침입형 공포영화 <유아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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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장르영화는 관객과의 암묵적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게임이다. 대놓고 특정 장르를 표방한다는 것은 이제부터 약속된 장르의 법칙 아래 이야기를 전개해나갈 것이니 황당하다고 토 달지 말고, 유치하다고 비웃지도 말라는 선언이라 생각해도 좋다.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은 코믹 어드벤처라는 깃발을 내걸고 <캐리비안의 해적>이 이미 지나갔던 롤러코스터의 레일을 성실하게 따라간다.
명나라에서 받아온 조선의 국새를 고래가 삼키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일어난다. 조정대신들은 모흥갑(김태우)을 수군통사로 명하고 비밀리에, 그것도 보름 안에 고래를 잡아오라고 명한다. 여기에 수군의 협박을 받은 해적단 두목 여월(손예진)과 모흥갑과 악연으로 얽힌 산적단 두목 장사정(김남길), 그리고 여월에게 원한을 품은 해적단 대두령 소마(이경영)까지 가세해 국새를 노리는 도적떼들로 바다가 시끌벅적해진다.
겨우 보름 동안 어찌 그리 신속하게 이동하며 조선 앞바다를 휘
신나는 해상 롤러코스터 <해적: 바다로 간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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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Lucy
감독 뤽 베송 / 출연 스칼렛 요한슨, 모건 프리먼, 최민식 개봉 9월4일
평범한 삶을 살던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어느 날 조직에 납치되어 약물의 운반책으로 이용당한다. 하지만 운반 도중 갑작스런 외부 충격으로 약물이 몸속에 퍼지고 두뇌와 신체를 100%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조직의 추격자를 제거한 루시는 복수를 위해 걷잡을 수 없는 폭주를 시작한다. <제5원소> 이후 15년 만에 SF액션 블록버스터로 돌아온 뤽 베송이 메가폰을 잡았다. 7월25일 북미 개봉 첫 주말 44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이변이 없는 한 역대 뤽 베송 영화 중 최고의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의 보스 미스터 장 역을 맡아 성공적인 할리우드 데뷔식을 치른 최민식의 연기와 할리우드 대표 액션스타로 거듭난 스칼렛 요한슨의 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Coming Soon] 최민식의 성공적인 할리우드 데뷔 <루시> Lu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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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감옥에서 출소한 후배를 만났다. 그는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기피’했고 1년8개월 간 옥살이를 했다. 세월의 차이를 느꼈다. 내가 대학생 때 구속된 친구들은 수감 전 취조단계(고문)가 길고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진작 감방은 고대하던 곳이었다. 경험담을 말하는 친구도 드물었다. 그 시절과 달리 이번엔 감옥 생활을 섬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감옥은 좋은 의미든 아니든 인생 학교였다.
송해성 감독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은 공지영의 원작 후반부에 집중한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책에는 주인공 남동생이 성폭행당하는 내용이 있다. 소년은 어떤 무리에 의해 자위를 강제당한다. 책을 읽었을 때 가장 많이 울었던 장면이다. 두려움에 떨던 소년의 창피하고 서러운 눈물. 소년의 눈동자는 어디를 응시하고 있었을까. 얼마나 형이 간절했을까. 그렇게 가슴이 아팠다.
후배의 이야기 중 내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수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권력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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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을 횡령한 동업자 대신 투자자에게 멱살 잡히고도 ‘그 선배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무기력하게 말하는 남편. 담보로 내준 홀아버지의 아파트까지 넘어갈 판국에 ‘당신 죄수복 입는 게 더 무섭다’라고 할 정도로 남편을 믿고 의지해온 아내. 퇴로가 없는 불행 앞에서 현실감각이 마비된 듯 위로만 주고받던 차석훈(권상우)과 나홍주(박하선) 부부는 홍콩에서 돈을 구했다는 동업자의 연락에 안도하며 비행기를 탄다. 하지만 그곳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건 자살한 동업자의 유서와 유류품뿐. 홍주는 보험금으로 아버지의 집을 지켜달라는 유서를 쓰고 바다에 뛰어들고, 마침 해변을 산책하다가 홍주를 구한 여자는 눈물의 포옹을 하는 부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다음날 석훈에게 기묘한 제안을 한다. “사흘에 10억. 제가 차석훈씨의 시간을 사겠어요.”
부부를 시험하는 억대의 유혹. 그다지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SBS 드라마 <유혹>은 여기에 잦은 우연과 작위적인 인연까지 더한다. 10억원을 제안한
[유선주의 TVIEW] 말과 행동이 다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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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유아 넥스트>
2013 <패트릭>
2012 <베이트 3D>
2011 <블루 크러쉬2>
2010 <스텝 업 3D>
드라마
2004∼2008 <홈 앤 어웨이> 외
온 가족이 모인 즐거운 파티장에 난데없이 화살 하나가 날아든다. 곧이어 동물 가면을 쓴 괴한들이 들이닥치더니 대학살이 시작된다. 모두가 공포에 질린 이 끔찍한 순간에 침착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에린은 단연 관객의 시선을 잡아끌 수밖에 없다. 가늘고 긴 목선, 그만큼 가냘픈 몸으로 적을 후려치는 품새는 예상외로 힘이 넘친다. 어린 시절 생존 체험에서 배운 대로 임시 무기를 만들어 침입자에게 반격할 땐, 잘 훈련받은 사람이라는 인상과 함께 듬직함마저 느껴진다. 차분해서 더 서늘한 에린 덕분에 액션 스릴러 <유아 넥스트>가 완성됐다면, 그건 전적으로 에린을 연기한 호주 출신의 배우 샤니 빈슨의 재능 덕분이다. 삼대에
[who are you] 샤니 빈슨 Sharni Vi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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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만남>의 엘자(소피 마르소)는 인정받은 소설가로서, 세 아이의 양육뿐 아니라 무능한 전남편의 경제생활까지 책임져온 그야말로 ‘센’ 여성이다. 동시에, 그녀는 지긋지긋한 이혼 절차를 밟는 와중에도 사랑의 ‘씁쓸한 오렌지향’을 잊지 못하는 로맨틱한 인물이다. 1980년 <라붐>의 빅으로 데뷔해 30여년간 꾸준히 40여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했고, 자신의 이름으로 두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하고 한편의 소설을 출간한 소피 마르소는, 어찌 보면 엘자와 많은 부분 닮아 있다. 아역배우로 시작해 30여년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독한’ 그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그녀는 여전히 사랑과 일탈을 꿈꾸는 사춘기 소녀 빅의 감수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왜 엘자를 선택했나.
=리사 아주엘로스 감독의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녀가 첫눈에 반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플라토닉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영화 언어를 통해 멋지게 표현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생
[소피 마르소] <어떤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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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유독 둔감한 탓일까. 영국에는 30여년 이상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드라마 시리즈가 특히 많다. 1960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코로네이션 스트리트>는 올해 55번째 시즌을 내놓았고, <이스트 엔더스>는 1980년대 방송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국의 장수 드라마를 논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작품으로 1963년 시작해 2005년부터 시즌제를 도입한, 기네스북이 ‘역대 가장 성공적인 SF 시리즈’로 인정한 <닥터 후>를 빼놓을 수 없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지난 7월25일, <닥터 후>의 ‘12대 닥터’ 피터 카팔디가 출연하는 8번째 시즌의 첫 번째 에피소드를 <BBC1>과 더불어 영국 전역의 영화 상영관에서 동시 상영할 예정이라는 뉴스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11월23일 <닥터 후> 탄생 50주년을 기념한 에피소드, <닥터의 날>의 성공에 따른
[런던] 극장에서 만나는 새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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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뮤지컬이 개최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는 뮤지컬 ‘어린이 캣츠’와 ‘매지컬 신데렐라’를 공연하며, 신세계 백화점은 ‘타요버스’를 이용한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행사를 7일까지 연다. 이 중 실제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안전에 대한 메시지와 대처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공연이 열려 화제다.
영상전문 미디어그룹 씨네21은 공연 전문 기획사 꾸러기21의 창립 첫 작품으로 ‘짜잔 경찰과 함께하는 이것만은 기억하세요’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호원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짜잔 경찰은 말 그대로 아이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짜잔~’ 하고 나타나서 위험에서 구출해주는 용감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캐릭터다.
EBS ‘방구대장 뿡뿡이’에서 2대 짜잔형으로 출연했던 최동균씨와 KBS ‘TV유치원 파니파니’에서 팜팜이형으로 출연했던 개그맨 문용현씨가 짜잔 경찰역을 맡았다.
식품안전, 유괴 예방, 아동
여름방학맞이 어린이 뮤지컬보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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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내 심장을 쏴라> 투자/배급을 진행 중인 리틀빅픽쳐스에서 투자제작관리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이메일(sunny@little-big.co.kr)로 제출하면 된다. 전화 문의, 우편/방문 접수 사절. 마감은 채용시까지. 문의 sunny@little-big.co.kr.
*제14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출품작을 공모한다. 8월4일(월)부터 29일(금)까지. ‘국내 경쟁’과 ‘온고을 경쟁’ 부문은 2013년 8월 이후에 만들어진 독립 장/단편영화라면 누구나 출품 가능하며 영화의 길이, 내용, 형식에 관계없이 출품 가능하다. 신청 및 자세한 사항은 전북독립영화협회 홈페이지(www.jifa.or.kr)를 참조.
*(사)여성영화인모임, 영화와 해외시장(8월11∼27일, 월/수/금, 총 7강, 20만원), 영화의 수입과 배급, 해외 세일즈, 중국 시장의 가능성 등 알찬 커리큘럼! 남녀 모두 수강 가능! 수강 희망자는 8월7일(목)까지
[소식] 제14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출품작을 공모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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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 감상부터!
두장의 CD로 구성됐다. 첫 번째 CD는 1970년대 음악을 모은 믹스테이프다. 스웨덴 출신 록밴드 블루 스웨이드의 <Hooked On A Feeling>, 미국 출신 밴드 레드본의 <Come and Get Your Love>, 데이비드 보위의 <Moonage Daydream>, 마빈 게이와 태미 테렐이 듀엣으로 부른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등 추억의 팝송들이 수록되어 있다. 두 번째 CD는 영화음악 감독 타일러 베이츠의 스코어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와 런웨이가 만나면
미술과 패션의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 전시가 열린다. 주목받는 패션디자이너 7명과 현대미술작가 11명이 참여하는 <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전이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8월5일부터 9월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업은 비슷한 관
[culture highway] 영화 보기 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 감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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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 서먼과 브래들리 쿠퍼가 <애덤 존스>로 호흡을 맞춘다
=존 웰스가 연출하고, 스티븐 나이트가 각본을 쓴다. 전성기를 되찾길 원하는 몰락한 요리사 이야기. 셰프를 연기할 브래들리 쿠퍼는 고든 램지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샘 레이미가 비디오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의 영화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원작자 닐 드럭먼과 샘 레이미가 함께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과 출연진은 물색 중이다.
-에드거 라이트가 SF영화 <그래스호퍼 정글>의 연출을 맡는다
=거대 메뚜기에 맞서는 소년들의 싸움을 그린 앤드루 스미스의 영어덜트 소설이 원작이다.
[댓글뉴스] 우마 서먼과 브래들리 쿠퍼가 <애덤 존스>로 호흡을 맞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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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닿기를> 속 상큼소년 카제하야가 거친 용병으로 변신한다. 미우라 하루마가 히구치 신지의 <진격의 거인> 실사영화에서 주인공 앨런 예거 역을 꿰찼다. 한편 갤 가돗은 SNS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폭격한 이스라엘군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올려 구설에 올랐다. 가돗은 현재 <배트맨 V 슈퍼맨: 돈 오브 저스티스>에서 정의의 상징 원더우먼을 연기하고 있어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세다.
[UP & DOWN] 미우라 하루마 vs 갤 가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