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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넥스트>는 미국 공포 영화계의 재능 넘치는 신인으로 주목받는 애덤 윈가드의 작품이다. 한 가족의 파티장이 동물가면을 쓴 괴한들의 침입으로 피의 현장이 된다. 그러자 연약해 보이기만 하던 여주인공은 괴한들을 상대하는 여전사로 돌변한다. 공포와 유머를 능숙하게 섞어낼 줄 아는 이 신인 감독의 출현을 두고 미국의 평단은 존 카펜터, 웨스 크레이븐, 샘 레이미 등 걸출한 선배 감독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환호한 바 있는데, 애덤 윈가드 역시 많은 선배 감독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자기 영화의 계보를 자랑스러워했다.
-<유아 넥스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영화인가.
=전작 <어 호러블 웨이 투 다이>의 편집 작업을 할 때였다.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을 보게 됐다. 그 순간 소름 끼치면서도 재미있는 그 영화의 설정과 미스터리를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지가 떠올랐다. 그즈음 프랑스 공포영화 <인사이드>
[flash on] <할로윈>의 오마주로 동물 가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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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봐요?” 김수환 추기경은 질문했다. <그 사람 추기경>은 그 질문에 헌정하는 전성우 PD의 답이다. 그는 “죽음에 대한 걱정, 잘 살아보고 싶은 욕망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느끼는 사람 추기경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했다. 전성우 PD는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평화방송 TV프로듀서로 입사해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2003), <바티칸을 가다1, 2>(2006), <길을 찾아 길을 나서다>(2008),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그 3일의 기록, 다시 보는 콘클라베>(2013) 외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다큐멘터리에 채 담지 못한 말들을 조금 보탰다.
-추기경의 영상을 지속적으로 촬영해온 걸로 알고 있다. 끝내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었다.
=추기경님의 이미지가 내가 가까이에서 본 모습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한 추기경님은 나와 하나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추
[flash on]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손가락은 손가락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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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어떤 철학자가 책을 내면서 편집자 이름을 표지에 올렸다. 오옷, 드디어 음지의 편집자들에게도 양지의 빛이 드는 것인가! 기쁘다 구주 오셨네! 선생님, 대박 나세요! … 했을 리가. 우리는 그냥 시큰둥했다. 그 사람은 “편집자의 이름을 높이는 것이 인문사회 출판 시장의 부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지만, 그보다는 그냥 월급을 높이는 것이 출판(시장은 아니고)의 부흥에 도움이 된다. 나도 원고료 두배로 주면 두배로 열심히 쓴다고, 널 놓치고 싶지 않아.
근데 진짜로 진짜는 그게 아니었다. 그때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지은이의 심부름 또는 출판사 대표의 지시를 이행하는 데 그치는 다른 편집자와 달리 000씨는 편집자 정신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했다. 편집자 한명을 높이느라 만명을 낮췄군. 우리는 비웃었다. 출판사 대표가 지시하는 대로 책을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줘야겠다. 얘, 삼월아, 철학 에세이 표지에 꽃 그림 한번 실어드려라, 옆엔 과일도 놓고.
하지만
[김정원의 피카추] 책을 사랑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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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모험의 성패는 뒷전이고, 얼렁뚱땅 은하계의 수호자가 된 5인조와 어울려 실없이 죽이는 시간이 마냥 즐거운 영화다. 결전에 나서는 주인공들의 출정 장면은, 히어로다운 명분과 영화가 가진 재미의 실체를 조율하는 제임스 건 감독의 감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할리우드 ‘영웅출두’의 전형적 구도대로 멤버들이 하나씩 프레임에 보무도 당당히 입장하는 가운데, 가모라(조 살다나)는 찢어져라 하품을 하고 로켓(브래들리 쿠퍼)은 사타구니에서 바지를 잡아 뺀다. 슬로모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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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어빙의 소설 <가아프가 본 세상>에 나오는 간호사 제니는 병동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음과 같이 관찰한다. “사실 두살 아이가 무엇을 필요로 하겠는가? (중략)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요구가 많아지지만 늙은이를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야마다 요지 감독의 <동경가족>을 보다가 제니의 견해를 불쑥 떠올렸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원작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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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살인, 영아사체 유기 등 매일 밤 끔찍한 범죄와 마주하는 형사 랠프 서치(에릭 바나)는, 신이 없다고 믿는 무신론자다. 아름다운 아내(올리비아 문)와 아이가 있지만 지옥 같은 세상을 아는 그는 행복에서도 그늘을 느낀다. 한데 그가 사는 뉴욕에서 이상한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귀신들린 집, 브롱크스 동물원의 노숙자 신고, 가정폭력 등 일견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에 불려다니는 동안 서치와 그의 동료 버틀러(조엘 맥헤일)는 이 사건의 용의자들이 모두 한장의 사진 속에 있음을 발견한다. 서치는 용의자들이 아부다비에서 기이한 경험을 한 뒤 미국에 돌아와 파병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닥이 파이도록 손톱으로 긁고, 극도로 동물을 학대했으며,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정상적인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행동들이 목격된다. 그리고 그 모든 사건은 아부다비에서 이들이 함께 겪은 초현실적인 경험에서 비롯됐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때 서치 앞에 퇴마의식을 전문
[현지보고] 이 무서운 엑소시즘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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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가혹하게 싸운다. 때로 전쟁을 치를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란의 상태는 모두 평화를 위한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이때의 ‘평화’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으로 평온한 상태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완전한 갈등의 부재가 아니라 소통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상태로의 귀환을 의미한다. 올해 제14회 광주국제영화제의 주제는 ‘평화를 위한 기억’이다. 8월28일(목)부터 9월1일(월)까지 닷새간, 피폐했던 기억을 간직하기에 더 아름다울 수 있는 다양한 영화들이 한데 모인다. 총 25개국에서 초청된 91편의 장/단편영화를 롯데시네마 충장로관과 광주복합영상문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개막작, 조근현 감독의 <봄>
개막작은 조근현 감독의 신작 <봄>이다. 전후 60년대를 배경으로, 서서히 죽음을 향해가는 조각가 준구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담긴다. 남편의 마지막 조각품 완성을 돕고자 아내 정숙은 누드모델 민경을 찾아간다. 민경은 한국전쟁과 베
[영화제] 빛고을에서 온 영화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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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은 아이돌 팬덤 문화로 대변되는 ‘조증’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IMF를 겪어야 했던 ‘울증’의 시대이기도 하다.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아이돌 팬덤 문화로 채웠던 자리를 <비트>를 좋아했던 한 비디오광의 얼굴로 대체하면서 우울한 청춘의 초상을 따라간다. 동도(이재응)는 마지막 비디오 키드다. 유일한 일탈이라고는 비디오 가게 아저씨와 협상해 ‘19금 비디오’를 빌려 보는 게 고작이던 동도는 어느 날 ‘불량학생’ 현승(차엽)에게 사소한 도움을 준 것을 계기로 현승의 패거리와 어울린다. 그와 동시에 단짝이던 대현(배유람)과 멀어지고 홀어머니와도 갈등을 빚는다. 한편 현승의 패거리를 통해 연희(김주아)를 만난 동도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다.
대여점에서 빌려 보던 비디오테이프처럼 당시에도 명맥을 유지하던 낡은 물건에 집중하면서 영화는 여전히 ‘올드한’ 90년대 후반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마저도 이는 개인의 문
우울한 청춘의 초상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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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푸공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수도 아비장의 작은 동네다. 그곳의 여름밤, 노천카페에서 토속적인 리듬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춤을 추며 남자를 찾는 두 소녀가 보인다. 빈투와 아주아. 19살이 된 그녀들의 관심사는 오직 남자다. 그들과 자매처럼 지내는 친구 아야만 연애에 관심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빈투에게 작업을 걸던 남자 중 한명인 무사가 시소코 맥주 사장의 아들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빈투는 어떻게든 그를 유혹하기로 마음먹는다.
<아야의 밤엔 사랑이 필요해>는 한 남자를 두고 벌어지는 소녀들의 로맨스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요푸공 사람들의 일상사에 가깝다. 원작의 제목이 <요푸공의 아야>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주아가 무사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두 사람의 로맨스라기보다 두 가족의 빈부 격차로 인한 소동이고, 빈투와 아주아의 다툼은 치정극이 아닌 아프리카 여성의 현실처럼 보인다. 아야는 성실한 관찰자로 남을 뿐이다.
‘진짜 아프리카의 모습’ <아야의 밤엔 사랑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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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레이서로 승승장구하던 더스티는 엔진 부품 단종으로 레이서 생활에 위기를 맞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낙후된 소방 시설로 인해 공항이 폐쇄될 상황이 되자 직접 나서기로 한다. 부품을 찾는 동안 소방구조대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불과 맞서 싸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거대한 산불로 수백대의 자동차가 고립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제목이 말해주듯 <비행기2: 소방구조대>는 화재로부터 이웃을 구하는 비행기의 활약상을 그린다. 특히 전편에서 경주용 비행기였던 더스티가 소방구조대로 활동한다는 극적인 변화에 걸맞게 영화의 전체적인 성격 역시 크게 바뀌었다. 역동적인 비행과 속도감을 강조하는 대신 극한의 상황에 처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활약을 묘사하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인 것이다. 특히 수송기, 헬리콥터, 지게차 등 개성을 지닌 소방구조대가 일사불란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다채로운 시각적 즐거움과 주제의식까지 함께 전달한다. 즉, 역할의 크기를 막론하고 자신의 자리
최고의 레이서에서 소방구조대가 되다 <비행기2: 소방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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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세코는 필리핀 마닐라에 자리한 거대 판자촌이다. 세계 3대 빈민촌 중 하나이며 행정구역상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가 큰 화재가 발생한 뒤에 비로소 행정구역으로 등재된 바 있다. 이곳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 위에서 놀거나 콘크리트 더미에서 돈이 될 만한 고철을 찾으며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늘 밝고 천진난만하다. 어느 날부터 바세코에 한국인이 나타난다. 신승철 선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바세코에 무료 급식소를 만든다. 그외에도 여러 선교사와 신도들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선교 활동을 벌인다.
논픽션 장르에서 빈민의 삶을 다룰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빈민들을 불쌍한 이들로 대상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바세코의 아이들>은 이런 주의사항에 둔감한 편이다. 바세코 주민들은 불쌍하고 무지한 사람들로, 이들을 돕는 자들은 은혜로운 자들로 묘사된다. 다큐멘터리 전반에 흐르는 내레이션은 바세코 사람들의 삶이 ‘선교사와 봉사자의 도움으로’ 하느님을 알게 된 뒤 조
콘크리트 더미 위의 삶 <바세코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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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국에 서식하는 곤충별로 각각 생존하는 모습을 하나씩 카메라에 담아낸다. 매미, 나방, 벌, 풍뎅이, 소똥구리, 거미, 여치, 개미 등 다양한 곤충이 등장한다. 긴다리소똥구리는 새끼들을 위해 자신의 몸집보다 큰 소똥을 굴리다가 소똥과 같이 구르기도 하지만 긴 여정 끝에 무사히 보금자리로 소똥을 운반한다. 참나무 진액을 차지하기 위해 두 마리의 장수풍뎅이가 벌이는 싸움은 소싸움 못지않은 육중함과 박진감을 안긴다. 새끼들을 위해 열심히 먹이를 구해 벌집으로 돌아왔지만 개미떼에게 새끼들이 모조리 죽임을 당한 것을 발견한 암벌은 벌집 위를 한동안 서성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장수말벌과 꿀벌의 대전투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생존의 치열함과 냉혹한 자연의 법칙을 상기시킨다.
영화가 먼저 선사하는 것은 시각적 아름다움이다. 우리는 곤충들을 잘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하고, 징그럽다며 만지기 꺼리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밟아 죽인다. 하지만 카메라에 담긴 곤충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
아름다운 곤충들의 모습 <곤충왕국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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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포켓몬 숫자만큼의 모험이 있다. 적어도 포켓몬 월드 안에서는 그렇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AG: 아름다운 소원의 별 지라치>는 기다리던 새로운 모험은 아니다. 1998년 <뮤츠의 역습>을 시작으로 포켓몬은 16번 진화해왔고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해왔다. 이번 편은 2003년에 제작된 AG(Advanced Generation) 시리즈의 첫편이다. 그로 인해 이야기는 친숙한 캐릭터들의 추억을 자극한다. 먼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웅이와 봄이, 정민이다. DP 시리즈 이후 볼 수 없게 된 동료들이다. 주인공 지우는 그들과 함께 천년에 한번, 7일 동안만 볼 수 있다는 천년혜성을 찾아왔다. 그런데 목 좋은 자리에 마술사 버틀러의 놀이공원이 세워진다. 그의 마술쇼에는 보라색 보석이 등장하는데, 바로 그 안에 환상의 포켓몬 ‘지라치’가 잠들어 있다. 쇼를 관람하던 정민이 우연히 지라치를 깨우게 되고, 버틀러는 지라치의 에너지를 훔쳐서 전설의 포켓몬 그란돈
환상의 포켓몬과의 우정 <극장판 포켓몬스터 AG: 아름다운 소원의 별 지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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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법칙의 비밀>은 <브라질>(1985), <12 몽키즈>(1995)에 이어 디스토피아 3부작을 이룰만한 테리 길리엄의 망상적 SF다. CG의 터치를 빌린 판타지의 연속된 실패 이후 테리 길리엄은 복고풍의 수공예적 미장센으로 돌아왔다. 거대 컴퓨터 회사 맨컴에 근무하는 프로그래머 코언(크리스토프 왈츠)은 머리가 빠지고 건강이 악화될 정도로 혹독한 업무에 시달리지만 언젠가 걸려올 삶의 진실을 알려줄 전화를 기다린다. 맨컴의 회장(맷 데이먼)은 그에게 제로법칙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자택근무를 허락한다. 코언은 상담의사(틸타 스윈튼)의 컨설팅과 콜걸(멜라니 티에리)에게 심리적 위안을 받으며 성화로 가득한 수도원 같은 집에서 혹독한 수식 계산을 반복한다. 그의 업무는 카오스를 통해 이윤을 얻는 회사를 위한 것일까, 공허한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론적 탐색일까. 정답은 분명치 않지만 전화를 기다리는 코언은 불가능한 은총을 기다리는 카프카적 세계의 주인공과도 비슷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제로법칙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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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여수 바다를 주름잡던 안강망 어선 ‘전진호’는 낡고 오래되어 감척사업 대상이 된다. 배를 잃을 위기에 몰린 선장 철주(김윤석)는 조선족 밀항 일을 하게 된다. 기관장 완호(문성근), 갑판장 호영(김상호), 롤러수 경구(유승목), 선원 창욱(이희준),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까지 여섯명의 선원은 그렇게 망망대해로 향한다. 이제 그들은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온 수많은 밀항자들과 한배를 탄 운명이 된다.
<해무>는 지난 2001년 있었던 제7태창호 사건(국내로 밀입국을 시도하던 조선족과 중국인 60명 가운데 25명이 질식사하자, 이들을 밀입국시키려던 국내 어선 선원들이 사망자들을 바다에 던져버린 사건)에 바탕을 둔 극단 연우무대의 창립 30주년 기념작인 연극 <해무>를 영화화한 것이다. 오리지널 스토리 자체가 탄탄하지만 연극으로는 볼 수 없었던 밀항과 살육의 처참한 광경,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해무의 음산한 풍경을 충실하게 옮겨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저마다의 어긋난 욕망 <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