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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은 전세계의 영화에 영향을 미친다. 현실과 허구 사이의 구분이 모호해진 다큐멘터리 같은 형식은 전후의 상처를 목격하기에 더없이 적절해 보였다. 당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옥 같은 전쟁의 경험에서 막 빠져나올 때였는데, 이탈리아의 리얼리즘은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이끌었다. 현실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 대단히 중요해졌고, 허구를 연기하는 배우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때다. 안나 마냐니가 출연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도시>(1945)를 제외하고, 네오리얼리즘 영화에서 배우의 역량이 돋보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냥 일반인이 배우의 역할을 했다. 이런 경향에 변화를 몰고 온 게 소위 ‘분홍빛 네오리얼리즘’이다. 연성화된 리얼리즘이고, 다시 배우의 미모와 기량이 요구됐다. 그 첫 스타가 지나 롤로브리지다이다.
‘이탈리아식 코미디’의 스타
롤로브리지다를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시킨 감독은 루이지 잠파이다. 소위
[한창호의 오! 마돈나] 원시적 관능, 순수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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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오브 컵스> Knight of Cups
감독 테렌스 맬릭 / 출연 크리스천 베일, 케이트 블란쳇, 내털리 포트먼
할리우드의 잘나가는 각본가 릭(크리스천 베일)은 성공의 쾌감 못지않게 공허함에 시달린다. 아내 낸시(케이트 블란쳇)와의 사이도 삐걱대고 아버지, 동생과의 관계도 버겁기만 하다. <트리 오브 라이프>(2011), <투 더 원더>(2013)로 호흡을 맞춘 테렌스 맬릭 감독과 에마누엘 루베스키 촬영감독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12월11일 북미에서 개봉한다.
[WHAT'S UP]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노미네이트 <나이트 오브 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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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차이나타운> 크루즈 타고 한국으로~
[정훈이 만화] <차이나타운> 크루즈 타고 한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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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다녔던 회사는 사옥을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된 곳이었다. 외국의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했다는, 수십장의 통유리가 빛나는 사옥, 그래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웠던 지옥의 사옥. 하지만 그 건물엔 그것 말고도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으니, 화장실 세면대가 비정상적으로 낮았다.
1970년대에 태어난 한국 여성의 평균 신장 160㎝를 자랑하는 데다 다리가 매우 짧은 나도 그걸 쓰다 보니 허리가 아팠다. 유명한 외국 건축가씨, 동양 여성의 키를 너무 낮잡아 봤어. 하지만 진짜 이유는 외국이 아닌 한국에 있었다. “아, 그거? 사장님 키에 맞춘 거라 그래. 한번 써봤더니 너무 높더래.” “… 여긴 여자 화장실인데?” “사옥을 많이 사랑하시거든.” 그날 이후 나는 야근을 하다 화장실에 갈 때면 사옥과 사랑에 빠진 사장이 거의 바닥에 붙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악몽에 시달리곤 했다.
다행히 사장은 웬만해선 사옥에 나타나지 않았다. 새로운 사랑을 만났기 때문이었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산은 산이요, 나는 안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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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와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자동차가 캣워크에 선 모델이라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차는 묘지에서 부활한 좀비, 시체 조각을 이어붙인 프랑켄슈타인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는 350대 폐차 부품을 재활용한 차량도 나온다. 오로지 불모지에서 생존하고 전투할 목표로 변태한 기형의 ‘슈퍼 카’들은 질긴 생명력의 유기체처럼 보인다. 키네틱 아티스트 최우람의 <URC-1>은 150여개의 자동차 전조등을 주재료로 조형된 구체 조각이다. 호흡하듯 명멸하는 이 작품은 별 작명법에 따라 붙여진 제목에서 보듯 항성 같기도 하고 세포분열에 들어간 수정란처럼 보이기도 한다. 최 작가는 자동차의 ‘눈’을 구하러 간 폐차장 풍경을, 죽은 동물이 해체되는 공간에 비유했다.
05/04
“나요? 대장은 아닌데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돈을 대고 모두를 더 쿨하게 보이도록 하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대단한 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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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2015)은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2015)의 속편이다. 시골에서 농사지어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치코(하시모토 아이)의 일상이 영화의 시작이자 전부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는 보는 이의 눈보다 먼저 마음을 움직이는 건강한 힘이 있다. 영화는 씨를 뿌려 수확한 작물로 밥을 지어먹는 이치코의 일상과 그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이치코를 사려 깊게 그려냄으로써 무자극의 감흥을 만들어낸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모리 준이치 감독을 영화제 기간에 만났다. 인터뷰 내내 순박한 웃음을 잃지 않으며 영화를 회상하던 감독의 인상이 그의 영화와 꽤 닮아 보였다.
-앞서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에 이어 사계절을 둘씩 짝지어 영화화했다.
=사계절 각각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는데 영화사에서 관객 동원의 어려움이 있다며 말렸다. 영화의 배경이 된 동북 지
[flash on] 마음을 움직이는 건강한 힘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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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만화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궁금하다.
=자주 가는 CG 스튜디오에서 직원들이 읽으려고 쌓아둔 만화책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보게 됐다. 처음엔 ‘형편없다’고 말할 만큼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나중에야 영화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연출자의 시선에서 다시 한번 정독했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나도 모르게 게임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미지의 존재가 일본 전통 인형이라는 원작의 흥미로운 설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복을 기원하는 평범한 인형 안에 공포를 조장하는 악마적인 측면이 내재되어 있다고 봤다. 재물을 기원하는 ‘마네키네코’(앞발을 들고 있는 고양이 형상)의 경우, 실상은 우리 모두의 욕망에 호소하는 존재 아닌가. 그런 무서운 존재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장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길거리 기념품에 불과한 인형들이 모두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도 그로테스크하다.
-대체로 원작의 설정을 그대
[현지보고] 미이케 다카시 감독 “팬의 자세로 영화적 재미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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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작 <신이 말하는 대로>가 5월21일, 극장 상영 대신 IPTV 디지털 개봉 방식으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지난 4월6일, <신이 말하는 대로>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시도 쉬지 않고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미이케 다카시 감독을 만나기 위해 도쿄의 도호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만화 같은 상상력 뒤에 때론 진지한 현실 문제도 담아내길 주저하지 않는, 누가 봐도 ‘미이케’스러운 매력을 뿜어내는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의 소개와 더불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고민하는 그의 생각이 담긴 인터뷰도 싣는다.
미이케 다카시 감독은 빨리 찍기로 유명하다. 본인은 ‘다작 감독’이라 불리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듯하지만 이제는 그의 신작을 한해에 두편이나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신작 개봉 프로모션 행사에서 “이미 두편의 영화를 완성했고 다음 달이면 새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는 대답을 듣고서야, 이 감독이 지난해에
[현지보고] <신이 말하는 대로> IPTV 디지털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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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영화사에서 가장 유명한 모자를 수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떠돌이 찰리의 중산모, 버스터 키튼의 납작한 팬케이크 모자, 자크 타티의 벙거지 모자를 고를 것이다. 1920년대 슬랩스틱 코미디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물건을 떠올리면 찰리 채플린의 지팡이, 해럴드 로이드의 동그란 뿔테안경이 떠오른다. 버스터 키튼에게는 무엇이 있을까. 그와 한몸을 이룬 것처럼 세상을 누비고 돌아다니는 기차, 자동차, 배와 보트, 자전거와 같은 운송수단이 생각나는데 이 기계들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너무 거창하다. 키튼의 영화와 그의 세계를 떠올리면서 이런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만약 나에게 키튼의 소지품 중 하나를 고를 행운이 따른다면 주저하지 않고 <스팀보트 빌 주니어>(1928)의 앙상한 우산을 선택할 것이라고. 세상의 악재와 고난과 대결했던 키튼의 세계에서 무시무시한 태풍과 맞서던 이 볼품없이 너덜거리는 우산은 가장 숭고한 사물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그에게서 훔치고 싶
[영화제] 그의 육체가 스크린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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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초롱(홍아름)은 친구들과 함께 막걸리 개발에 몰두한다. 하지만 술에 취해 등교하는 초롱 때문에 학교는 어수선하다. 학부모들은 초롱을 퇴학시켜야 한다고 성화지만, 학교평가등급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는 교장은 성적 좋은 초롱을 내보낼 생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초롱의 반 담임교사로 장똘(임원희)이 부임하고, 장똘의 지원 덕분에 ‘막걸리 콘테스트’ 출품을 목표로 한 초롱의 ‘막걸리 개발 프로젝트’는 힘을 얻는다.
<막걸스>는 2009년, 충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두명의 여고생이 새로운 막걸리를 개발해 특허권을 따낸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첫 번째 영화이다. 술맛을 잘 알 리 없는 여고생이 우리 전통술인 막걸리를 개발한다는 이야기의 큰 뼈대는 적당한 의외성과 아이러니를 고루 내포한 매력적인 소재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덧입혀진 ‘살’들이 지나치게 밋밋해
여고생이 만드는 막걸리 맛 <막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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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박정범)은 건설현장에서 한철 내내 일하고 받을 노임을 몽땅 떼였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누나와 그 딸까지 건사해야 하지만 살고 있는 집은 지난여름 폭우에 절반이 쓸려내려갔다. 건설 현장 동료들은 정철이 중간에서 임금을 가로챈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거리가 없는 겨울철, 일당 8만원을 주는 된장공장에 겨우 자리를 얻는데, 예비신부인 사장 딸은 시댁으로부터 3800만원짜리 TV를 혼수로 요구받는다.
<산다>의 제목 앞에는 어떤 말이 생략된 것처럼 보인다. 포스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새겨져 있다. 그 자리에 ‘가까스로’나 ‘괴물처럼’이라는 단어를 넣어도 무리가 없지만 더 적절한 단어는 ‘그냥’이 아닐까 싶다. 정철은 대단한 선의나 특별한 악의를 갖고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살아보려 있는 힘을 다한다. 이들에겐 못되게 사는 것보다 그냥 사는 게 더 어렵다.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뤄지는 건설공사처럼 정철이 당하는 착취는 재착취로 이어진다. 악한 자본가가 문제가 아
보이지 않는 손처럼 옥죄는 자본의 속성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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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스지프론 감독의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은 여섯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엮어 만든 옴니버스영화이다. 20여분씩 진행되는 각각의 에피소드는 서로 다른 주인공을 내세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들을 느슨하게 묶는 공통 테마는 ‘분노’이다.
각각의 상황만 살펴보면 이렇다. 첫 번째. 이륙 준비를 하는 비행기 안, 우연히 서로 인사를 나누게 된 승객은 그들이 모두 한 남자와 어떤 방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번째. 레스토랑 웨이트리스인 주인공은 식당 손님으로 찾아온 한 남자가 오래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원수임을 알아본다. 세 번째. 고급 승용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마리오는 고물차로 자신의 앞길을 막던 남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지나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타이어 펑크로 차를 세운 마리오 앞에 고물차 사나이가 나타난다. 네 번째. 불법주차로 견인된 차를 찾으러 갔던 주인공은 앞뒤 꽉 막힌 공무원들과 느려빠진 행정처리로
'분노'라는 테마로 묶인 여섯개의 이야기 <와일드 테일즈: 참을 수 없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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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은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어느 날 외계인들이 지구를 찾아와 인간들을 격리 수용한 뒤 도시를 통째로 차지한다. 새로운 ‘집’을 찾은 외계인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고 그중 유난히 들뜬 오(짐 파슨스)는 그만 전 우주에 파티 초대장을 발송하고 만다. 자신들의 천적인 고그족에게까지 지구의 위치를 알려주고 만 것이다. 순식간에 도망자로 전락한 오는 체포를 피해 달아나던 중 잃어버린 엄마를 찾던 용감한 소녀 팁(리한나)과 만난다. 오와 팁은 각자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하고 전세계를 무대로 한 여행을 시작한다.
<개미>(1998), <헷지>(2006) 등을 연출하고 <드래곤 길들이기> 등의 제작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아온 팀 존슨 감독의 연출 복귀작 <홈>은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기본기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매력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에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3D애니메이션 작품에 우리가 기대하는
전세계를 무대로 한 여행이 시작된다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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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폭정을 일삼다 폐위된 조선의 10대 왕 연산군은 창작자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사극의 단골 주인공이다. <간신> 역시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폭군의 광기를 원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간신>은 주인공의 자리를 연산군의 지척에서 왕을 쥐락펴락했던 간신 임숭재에게 내준다. 갑자사화가 일어나고 1년 뒤인 1505년, 연산군(김강우)이 정권을 다스린 지 11년. 왕의 유희를 위해 미녀를 모집하는 채홍사로 임명된 임숭재(주지훈)와 임사홍(천호진) 부자는 전국 각지의 여성들을 강제로 징집해 왕에게 바친다. 그렇게 끌려온 여성들은 운평이라 불렸다. 기생은 말할 것도 없고 양반집 자제도 예외일 수 없다. 운평들의 명부인 <장화록>은 “강한 자는 적고, 약한 자는 적히”는 권력 구도를 반영한다. 임숭재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그러면서 미색을 갖춘 단희(임지연)를 운평으로 뽑아 수련시킨다. 임숭재, 임사홍 부자가 세를 넓혀가는 것에 초조해진 장녹수(차지연)는 명
희극과 비극이 뒤섞이고 교차하는 영화 <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