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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은 2012년, 초대 대학원장으로 김동호 원장과 함께 문화예술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범하였다.“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의 교수진, 최고의 영화 제작 지원, 해외 대학 및 기관과의 협력에 의한 국제공동영화 제작 및 연수, 그리고 창의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학풍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대학원 교학부장이자 스크린라이팅 수업을 맡고있는 우정권 교수의 말이다. 교수진 명단을 보니 그냥 나온 말은 아닌 듯하다. 프로듀싱계의 대표주자인 심재명, 김미희, 오정완, 이춘연, 김선아 교수, 스크린라이팅 부분에 우정권,정서경, 백철현, 다라 막스, 송민호 교수 및 영화연출 부분에 봉준호, 김태용, 박기용 교수, 그리고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부분에 강지영, 이영수, 유미 교수가 포진해 있다. 한마디로 쟁쟁하다. 모두 영화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감독, 프로듀서, 시나리오작가들이다. 강사진도 교수진 못지않다. 길종철 전 CJ
[단국대학교] 이곳이 바로 영화 현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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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존즈가 2010년에 만든 단편 <아임 히어>(I’m Here)의 주인공은 때묻은 구형 PC의 머리와 엉성한 기계 몸을 가진 로봇이다. 로봇들은 허드렛일을 하며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 로봇이 날라리 여자 로봇을 사랑하게 된다. 여자 로봇이 클럽에서 춤추다 팔이 잘리자 주인공 로봇은 자기 팔을 떼다 붙여준다. 한쪽 다리도 그렇게 떼준다. 사고로 그녀의 상반신이 으스러지자 주인공은 자신의 몸마저 이식시킨다. 마지막 장면에서 여자 로봇은 머리만 남은 주인공을 품고 휠체어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이 감상적인 단편을 이주노동자 혹은 사회적 소수자의 고단한 삶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파이크 존즈의 관심사가 거기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가 2009년에 만든 장편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아이가 집을 뛰쳐나와 가는 곳은 투박한 동물인형처럼 생긴 괴물들이 살고 있는 섬이다. 스파이크 존즈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 같다
[신 전영객잔] 이제, 나 여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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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이 돌아왔다. <기막힌 사내들>(1998)로 데뷔한 이래 거의 매해 거르지 않고 영화를 만들었던 그는 연극과 영화와 TV를 가리지 않고 활동해온, 그래서 정작 자신은 머쓱해하는 표현인 ‘문화 게릴라’라고도 불렸다. 최근에는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을 비롯해 tvN <SNL 코리아>를 이끌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퀴즈왕>(2010)과 <로맨틱 헤븐>(2011)으로부터 3년여의 공백이랄까? 다른 감독들에게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일 테지만 매체를 넘나드는 왕성한 탐식가인 그에게는 제법 긴 휴지기로 느껴진다. 게다가 <하이힐>은 이전 작업들과 굉장히 다른 선로에 놓인 것처럼 느껴지는 변화의 작품이다. 그런데 이미 그는 그다음 작품인 김성균, 조진웅 주연의 <우리는 형제입니다>(2014) 촬영까지 종료한 상태다. 영화감독으로서 다시금 예전의 속도와 감각을 되찾은 것일까. 그렇게 궁금한 것들이 가득한
[장진] 영화를 향한 흔들리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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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김원중이 우리의 1순위였다.” ‘2014 FILM LIVE: KT&G 상상마당 음악영화제’의 홍보대사에 다른 대안은 없었다. 올해 영화제의 메인 컨셉이 ‘글램’이라면 더더욱. 남성적이기보다는 중성적이며 때론 페미닌한 매력까지 가졌다는 평을 듣는 김원중이 아닌가. 그런 그가 ‘글램록’ 스타일의 영화들을 소개한다면? 게다가 그는 지금 대한민국 패션계가 가장 사랑하는 스타일 아이콘이다. 그런 그와 함께 영화를 본다면? 영화제를 알린다는 홍보대사의 취지에 이만큼 딱 맞는 인물도 드물다. 그는 올해부터 매년 음악의 특정 장르를 선정해 음악영화제 본연의 컨셉에 충실하겠다는 영화제가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홍대 상상마당 영화관에서 6월6일부터 열흘간 펼쳐질 페스티벌에 함께하는 그를 만났다.
-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선정될 만큼 평소에 영화와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건가.
=일상에서 영화와 음악은 항상 나와 함께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특별히, 유별나게 관심을 갖고 있다거나 깊이 파고든
[trans x cross] 관객 눈높이에서 영화제를 공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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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자 신민아. 낯설다. 찻집 주인 신민아. 낯설다. 대중에게 신민아는 밝고 명랑하고 당돌한 청춘 아이콘이 아니었던가. 낯선 건 또 있다. 장률 감독과 신민아. 예술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감독과 상업영화에서 주로 활동해온 여배우의 조합이라니. 역시 또 낯설다. 장률 감독은 “누구에게나 이면이 있다. 내가 만나본 신민아는 차분하고 소박한 친구”라고 말하지만, 장률 감독의 영화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경주 여자 신민아는 상상이 쉽지 않다. “데뷔한 뒤 <경주>에 출연하기 전까지 명랑하고 밝은 캐릭터만 연기했던 것 같아요. <경주> 같은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장률 감독은 알고 있었냐고요? 아뇨. 감독님을 만나고 난 뒤 <두만강>(2009), <풍경>(2013) 등 감독님의 전작을 찾아봤어요. <두만강>은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좋았어요.” 신민아가 장률 감독의 신작 <경주>를 들고 관객 앞에 섰다. <10억&g
[신민아] 꿈이 이르고, 꿈에 이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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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테ː쏠로 ]
겉뜻 평생 동안 한번도 애인을 사귀어보지 못한 사람
속뜻 날 때부터 거룩하게 구별된 사람
주석 어머니가 신앙을 가져서 태중(胎中)에서부터 종교를 받아들인 이를 모태신앙이라 하고, 여기에 빗대어 태중에서부터 혼자인 사람을 모태솔로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이상하다. 쌍둥이가 아닌 한 우리 모두는 엄마 뱃속에서 내내 혼자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험관아기의 증가로 쌍둥이의 출생 비율이 2000년 1.68%에서 2005년 2.17%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2000년 98.32%에서 2005년 97.83%로 모태솔로의 비율이 감소한 셈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보아야 할까? 아니면 다 같이 슬프니까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모태(母胎)라는 말에는 더 큰 비밀이 숨어 있다. 모태라는 말의 반대는 부태(父胎)일 텐데, 이런 말은 없다. 아버지에겐 자궁이 없으니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옛날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자궁이 그릇에 불과할 뿐이며 자식은 오직
[권혁웅의 일상어 사전] 모태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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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리나가 처음 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낸 건 장 뤽 고다르의 <여자는 여자다>(1961)를 통해서다. 이제 막 스물살의 훤칠한 여성은 덴마크 출신답게 프랑스어 억양이 부자연스러웠는데 그게 또 매력으로 비쳤다. 영화에서 스트리퍼로 나오는 카리나는 곧바로 스트립쇼를 연기한다. 그런데 춤추는 카리나의 모습은 허구의 영화라기보다는 사랑하는 모델의 누드화를 그린 화가의 초상화에 더 가까웠다. 화면 가득히 카리나의 얼굴 클로즈업이 잡히고, 또 그녀의 머리칼, 눈매, 목덜미 등이 차례로 강조된다. 이 시퀀스는 영화를 이용한, 카리나라는 배우의 스타로서의 대관식에 가까웠다. 그리고 카메라 뒤의 고다르가 얼마나 카리나에게 반해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촬영 도중에 결혼한다. 신인 카리나는 이 작품 덕에 파격적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주연상을 받았다. 누벨바그의 신성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고다르에 의해 갑자기 등장한 신성
카리나의 경쾌하고 밝은 제스처, 행복한
[한창호의 오! 마돈나] 순식간에 타오른 누벨바그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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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의 댄스홀> Jimmy’s Hall
감독 켄 로치 / 출연 배리 워드, 시모네 커비, 앤드루 스콧, 짐 노튼
켄 로치의 스물아홉 번째 장편영화이며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1930년대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공산주의자인 제임스 그랄튼의 일대기를 그렸다. <칼라송>(1996)부터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2013)까지 켄 로치와 열한 번째 함께하는 각본가 폴 래버티가 감독과 공동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7월 프랑스 개봉예정이다.
[WHAT'S UP] <지미의 댄스홀> Jimmy’s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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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그 때 그 뉴스 다시보기
[정훈이 만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그 때 그 뉴스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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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는 기묘한 책이다.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다짜고짜 착륙의 기록을 나열한 뒤, 그 기록이 기구 여행을 한 몇몇 사람의 것임을 알려주고, 그들의 삶을 슬쩍 들려준다. <비상의 죄>라는 장은 항공술과 사진을, <평지에서>는 가능성으로 끝나버린 남녀의 스쳐감을, <깊이의 상실>에서는 열기구 여행의 은유를 통해 아내를 잃고 살아가는 자신을 말한다. “전에는 함께였던 적이 없는 두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해보라. 어떤 때는 최초로 수소 기구와 열기구를 견인줄로 함께 묶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추락한 다음 불에 타는 것과, 불에 탄 다음 추락하는 것, 당신은 둘 중 어느 쪽이 낫겠는가? 그러나 어떤 때는 일이 잘 돌아가서 새로운 뭔가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세상은 변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머지않아 이런저런 이유로 그들 중 하나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빈자리는 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비통, 사랑의 그 아픈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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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박솔뫼를 비롯해 총 11명의 작가들은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문지 블로그 ‘이달의 소설’에 작품을 올리며 한국 문학의 가능성으로 지목된 등단 10년차 이하의 신진 작가들이다. 수상작인 단편 <겨울의 눈빛>은 고리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황폐화된 부산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고리 원전 1호기의 재가동이 승인되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요즘, 묵시록처럼 다가오는 소설이다.
[도서] 한국 문학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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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근사한 ‘일상의 미스터리’ 소설. 다가구 주택에서 살던 옛 시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던 주인공은 사고라고 생각했던 죽음이 불길한 사건의 결과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옛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당시 일을 캐묻는데, 호기심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결과를 가져온다. 2012년 일본 미스터리 전문지 <미스터리 매거진>에 데뷔작 <좋은 친구>가 수록되었던 송시우 작가의 첫 장편소설.
[도서] ‘일상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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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퍼드가 메가폰을 잡으면서 그 자신의 젊은 시절과 꼭 닮은 해사한 브래드 피트를 캐스팅했던, 그리고 90년대 수많은 커피숍에 걸려 있었던 포스터의 그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원작 소설. 노먼 F. 매클린의 유일한 소설집인 <흐르는 강물처럼>의 표제작이 바로 영화가 되었으며, 매클린이 먼저 세상을 떠난 동생 폴과 낚시를 하던 시간들을 떠올리는 내용이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시핑 뉴스>의 원작 소설을 쓴 애니 프루의 서문도 소설만큼 아름답다.
[도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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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는 한국 강호동양학에 대한 개론서다. 강호동양학은 사주, 풍수, 한의학, 즉 조선시대 과거시험 중 잡과(雜科)에서 시험을 본 과목들을 말한다. 저잣거리에서 인기 많은, 누군가의 눈에는 혹세무민의 동양철학일 바로 그것. 영화 <관상>을 보고 강호동양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 특히 한번 읽어볼 만하다. 사주명리학에 얽힌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관상이나 풍수, 주역 그리고 적중한 예언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또 한국사의 뒷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데 대체 왜 점쟁이 이름에 백운학이 그렇게 많은가 하는 이유(구한말 활동했던 진짜 백운학은 대원군의 13살 난 아들 명복을 찾아가 “상감마마 절 받으십시오” 하고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 대원군에게 자신이 제왕의 상을 보았다며 4년 뒤에 3만냥을 달라고 했는데 과연 4년 뒤 명복 도련님은 고종으로 즉위했다), 한국 명리학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박재완, 박재현이 한국 현대사와 어떤 연관을 맺고
[도서] 인간의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