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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고통을 우리는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또 그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공주>가 던지는 질문은 실로 묵직하다. 관객은 힘겹더라도 <한공주>와 마주앉기를 택했다. 다양성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0만명 이상의 관객이 <한공주>와 만났다. 지난 6월9일 CGV대학로에서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 현장도 그중 하나다. 이수진 감독,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씨네21> 이화정 기자가 관객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남동철_직접 각본을 썼다. 어떻게 <한공주> 이야기를 구상하게 됐나.
=이수진_기존에도 유사한 소재를 다룬 영화가 많아 나까지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나 싶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만약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문해봤다. 그런데 내가 제3자로서 이런 사건을 접했을 때 빠르게 분노하던 것만큼의 빠른 자답이 나오지 않더라. 내 고민이 표피적이었구나 싶었다.
[시네마톡] 공주를 통해 본 우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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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슈퍼 그랑죠>를 제작한 선라이즈에서 만든 <타이거 앤 버니>는 의외의 성공이었다.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히어로물은 미국 만화의 전유물이거나 전대물과 같은 낡은 장르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1년 방영된 TV시리즈 <타이거 앤 버니>는 ‘스폰서를 받아 경쟁하는 히어로’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마니아를 양산했다.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더 라이징>은 지난해 개봉한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에 이은 두 번째 극장판이다.
미래도시 슈테른빌트의 히어로들은 기업과 계약을 맺은 ‘샐러리맨’에 가깝다. 범죄현장에 히어로가 출동하면 <HERO TV>가 생중계하고, 그들의 활약은 곧 영업실적이 된다. 베테랑 히어로 코테츠(히라타 히로아키)와 신참 버너비(모리타 마사카즈)는 콤비를 이뤄 한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2부 리그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골칫덩어리다. 새로 부임한 회사 대표 슈나이더는 이를 해결
‘을’이 된 히어로의 비애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더 라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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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색정광(色情狂)을 의미하는 <님포매니악>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신작이다. 섹스중독증, 색정증 환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어떤 작품들보다 과감하며 철학적이다. <님포매니악>은 뜻밖에 유머러스하고, 상당히 현학적이다. 색정광, 유머, 철학, 조금 이색적인 조합이긴 하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확실히 거장의 솜씨를 갖고 있다. 처음부터 두편의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볼륨1’과 ‘볼륨2’로 나누어 개봉된다. <님포매니악 볼륨1> 끝부분에는 ‘볼륨2’의 주요 장면이 예고되어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님포매니악>은 전체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편에는 5개의 장이 소개된다. 수위 높은 베드신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포르노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님포매니악>이 단지 노출 때문에 충격적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섹스가 무감각한 시대에 이토록 집요하게 섹스의 본질에 대해 파고들었다는 점이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성적 경험 <님포매니악 볼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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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제이슨 스타뎀)는 마약을 제조, 공급하는 오토바이 갱단에 위장잠입한 요원이다. 소탕작전 당일, 대치과정에서 두목 대니의 아들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대니는 체포되면서 브로커에게 딸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남긴다. 그로부터 2년 뒤 어느 날 브로커의 딸 매디(이자벨라 비도빅)가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를 호신술로 때려눕히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브로커는 상대 아이의 부모와 갈등을 빚는다. 여기에 아이의 어머니 캐시가 마약상 노릇을 하는 오빠 게이터(제임스 프랭코)를 끌어들이면서 사건은 점점 커진다.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제이슨 스타뎀이 과거를 청산하고 아버지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그가 돈을 노리고 대마초 패거리와 맞붙었던 것을 생각하면 딸을 위해 마약상과 맞붙는 지금 모습이 그럴듯하면서도 낯설다. 15년도 더 된 영화를 들먹이는 이유는 이 영화가 철 지난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것 같아서다. 브로커는 말하자면 <아마겟돈> <테이큰>
아버지가 되어 돌아온 제이슨 스타뎀 <홈프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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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든, 장 콕토의 1946년작을 통해서든 누구나 한번은 들어봤을 이야기다. 몰락한 부호의 예쁘고 착한 막내딸 벨(레아 세이두)이 자신에게 줄 장미꽃을 따다 목숨을 저당 잡힌 아버지를 대신해 야수(뱅상 카셀)의 성에 찾아가는데 예상과 달리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에게 측은지심을 넘어 사랑까지 느끼게 되고 야수도 저주에서 풀려나면서 두 사람의 결합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 이번 프랑스 실사판에선 한겹의 서사가 덧붙여졌다. 사랑하는 왕비의 간청을 어기고 황금 사슴을 사냥하다 요정의 저주를 받은 야수의 기구한 사연이다.
다른 판본들은 생략했던 야수의 과거를 재창조한 일이 약이자 독이 됐다. 플래시백 조각들을 통해 시간을 넘나드는 구조가 지루함을 줄여주긴 한다. 신화적 상상력의 장도 확장된 듯하다. 그러나 원작의 신비감은 반감됐다. 야수란 그 자체로 매혹적인 존재다. 인간에게 그의 속에 꿈틀거리고 있는 해석 불가능한 야성을 겉으로 드러내 비춰주기 때문이다. 그런 존재를 매끈
잘 그린 그림책을 넘겨보는 느낌 <미녀와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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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양로원에서 탈출한 100살 할아버지의 여정을 담은 예측불허 로드무비 코미디다. 알란 칼슨(로베르트 구스타프손)은 100살 생일날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양로원 직원들은 생일 케이크에 어렵사리 100개나 되는 양초를 꽂고 알란의 방문을 연다. 하지만 그는 창문 너머로 사라진 뒤였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두개의 이야기 축을 갖고 있다. 하나는 100살 노인 알란의 여행담으로 그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고 여러 사람들과 조우하며 기이하고 유쾌한 모험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알란의 내레이션으로 설명되는 그의 과거사로 20세기 현대사의 중요 장면들이 등장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개의 서사는 서로 맞물리며 각자의 스토리를 뚝심 있게 펼쳐나간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길을 떠난 알란은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친 남자의 여행 가방을 떠맡게 된다. 돈다발로
양로원에서 탈출한 할아버지의 여정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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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막 뒤, 생애 마지막 작품을 끝낸 금발의 여배우가 스탭들의 환호를 받으며 스튜디오를 빠져나간다. 슬로모션으로 찍힌 그녀의 뒷모습이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먼)의 가장 화려했던 나날로 관객을 유인하는 듯하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 영화는 세 단락으로 나뉜다. 초반부의 그녀는 아직 할리우드의 추억에 젖어 있다. 수동적인 왕비 역할에 대한 불만을 떨치고자 히치콕의 신작 출연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제 조치로 나라와 남편이 위기에 빠지자 왕비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하는데, 그 전환기가 중반부에 해당한다. 후반부에는 왕비란 배역을 능숙히 연기할 수 있게 된 그녀가 모나코를 구해내면서 세기의 왕비로 거듭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은 이미 <라비앙 로즈>(2007)로 유명 인물의 굴곡진 삶을 무난한 드라마로 옮겨내는 데 나름의 재주가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에서도 일정 수준의 스토리텔링
그녀의 화려했던 삶의 이면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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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많은 문제 소녀 와즈다(와드 모하메드)는 최근 자전거에 마음을 뺏겼다. 하지만 어머니는 물론 교장 선생님도 여자가 자전거를 타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와즈다의 주머니에는 자전거를 살 돈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학교에서 개최하는 코란 퀴즈 대회에서 1등을 하면 거액의 상금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와즈다는 주위 사람들의 놀란 시선 속에서 열심히 코란을 공부하며 대회를 기다린다. 과연 와즈다는 상금을 탈 수 있을까,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남들 앞에서 거리를 신나게 달릴 수 있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여성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의 <와즈다>는 어린아이가 처한 험난한 현실을 여러 측면에서 조명한 성장영화다. 영화 속 와즈다가 직면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여자란 이유로 자전거도 못 타게 하는 문화적 보수성이다. 남자의 시선이 닿는 장소에서는 놀 수 없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소녀에게 부상보다 ‘순결’을 먼저 확인하는 이 사
코란 암송을 통해 꿈을 이루다 <와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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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활짝 열린 복합 학술/문화 공간
경희사이버대학교가 2014년 서울 동북부의 교육 연구 벨트인 홍릉밸리에 제2 캠퍼스 ‘아카피스관(ACAPEACE)’을 마련했다. Academy와 Peace의 합성어로 학문과 평화의 경희 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ACAPEACE’는 일반 시민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열린 복합 학술/문화 공간이다.
아카피스관은 경희사이버대학교가 대학과 기관, 지역/시민사회와 손잡고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시설들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는 다목적 강당/전시홀/강의실/회의실이 마련돼 스터디, 소모임, 세미나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지상 5층은 카페와 옥상정원 등 휴식 공간을 조성해 삶의 쉼터를 공유하고자 한다. 특히 시민대학 <파이데이아 홍릉>이 열리는 장소로, 철학, 문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 강좌, 무료 특강 및 세미나 등을 통해 시민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경희사이버대 재학생은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대관 신
[경희사이버대학교] 경희사이버대 제 2캠퍼스 ACAPEACE관, 홍릉에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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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동국대전산원에서 재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초청 간담회가 열렸다. 약 200여명의 학부모가 참석하였으며 학기 중 만나기 어려운 학부모들과 각 학과별 지도교수가 함께 해 평소 궁금했던 자녀들의 학교생활이나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나누게 된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유석천 전산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고민정 교수의 학교생활 및 편입 합격전략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2013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편입한 학생의 합격 사례 발표, 위드유 편입 동국대전산원지점 배상준 원장의 편입학 동향 및 분석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동국대전산원은 IT, 경영, 관광호스피탈리티, 복지행정, 영화영상학부 등 5개 학부 9개 학과를 운영하는, 39년 전통의 학점은행제 종합교육기관이다. 특히 높은 대학편입 및 대학원 진학 성공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학점은행제 우수교육기관(BEST ACBS)으로 선정되었다.
실제로 동
[동국대학교 전산원] 2014년 학부모 초청 간담회 성황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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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제작 오퍼스픽쳐스 / 공동제작 초이스컷픽쳐스 / 감독 이도윤 / 출연 지성, 주지훈, 이광수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 7월10일
세상에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세 친구 현태(지성), 인철(주지훈), 민수(이광수)는 한 사건을 겪으면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거액의 현금이 사라진 강도화재사건으로 현태의 가족이 죽고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데,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던 현태가 믿었던 두 친구 인철과 민수마저 의심하게 된 것. 부모와 등진 채 아내와 딸과 함께 소박하게 살아왔던 현태지만, 한순간 모든 것을 잃고 진실을 쫓기 시작한다. 겉보기엔 양아치 같지만 의리 있는 남자 인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사건 속에서 현태와 갈등하고, 민수 또한 범인을 혼자 힘으로 끝까지 추격하려는 현태를 보며 불안해한다. <가족>(2004)과 <방과후 옥상>(2006)에 조감독으로 참여했고 단편 <우리. 여행자들>(2006)
[Coming Soon] 한순간 모든 것을 잃은 남자 <좋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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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트위터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은 것은 단연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하루종일 영등위의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 때문에 블러 처리된 <님포매니악 볼륨1> 포스터가 리트윗을 타고 야유와 함께 타임라인에 도배됐다. 하긴 어디 이 영화뿐이랴.
<아메리칸 허슬>과 <씬 시티2>는 여주인공의 ‘가슴골’이 포스터에서 사라졌고, <폼페이: 최후의 날>의 ‘키스 장면’도 철퇴를 맞고 사라졌다. 또 <관능의 법칙>은 여배우의 ‘치마길이’가 제재를 받았고,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비키니 복장’, 재개봉된 <몽상가들>은 ‘목욕 장면’이 싹둑 가위질됐다. 물론 내 영화 <남쪽으로 간다> 포스터도 남자 엉덩이가 노출됐다는 이유로 수영복을 입히라는 해괴한 훈계와 함께 청소년 유해물 판정을 받았더랬다.
맙소사, 영등위 심의위원들은 한국인들이 무성생식이라도 하길 바라는 건가. 가슴골도 안 돼, 치마가 짧아도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욕망의 시대, 유령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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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로맨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무심하며 시크한 성격이라 그렇다고 믿고 싶지만 다른 커플의 싸움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은 걸 보면 그냥 그런 인간인 것뿐이다. 길을 걷다가도 커플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마주보고 있으면 발걸음이 조금씩 느려지고 귀가 쫑긋해진다.
찰나만이 아니라 기승전결이 있는 풀 스토리를 보고 싶을 땐 모 포털 사이트의 연애 및 결혼 상담 게시판을 기웃거린다. 그곳은 이승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지옥 중 하나다. 그러나 종종 남과 여, 기혼과 미혼 혹은 ‘개념과 무개념’으로 편을 갈라 그간 쌓아두었던 분노를 닥치는 대로 난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는 이처럼 다른 커플의 갈등을 관전하는 악취미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스트레스 걱정이 없는 프로그램이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며 늘어난 아내의 체중 때문에 소원해진 부부, 긴장감이라곤 사라져버린 7년차 커플, 예단을 놓고 말 바
[최지은의 TVIEW] 본격 썸vs쌈 토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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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3 <윈터>
2013 <님포매니악 볼륨2>
2013 <님포매니악 볼륨1>
여기서도 섹스, 저기서도 섹스, 온통 섹스 얘기뿐이다. 구글 창에 ‘<님포매니악> 스테이시 마틴’을 검색하면 섹스 신 질문을 안 넣은 기사가 없을 정도다. 올해 23살인 스테이시 마틴은 데뷔작 <님포매니악>에서 섹스에 중독된 여자 조(샬롯 갱스부르)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 물이 흥건한 욕실 바닥에 성기를 문지르면 엄청난 쾌감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친구 B와 함께 경쟁적으로 남자를 섭렵하는 여자다. 샤이아 러버프가 맡은 제롬의 여자친구이기도 하다. ‘샤이아 러버프와의 섹스 신이 어땠냐’는 질문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텐데, 그때마다 진절머리를 냈던 샤이아 러버프와 달리 프랑스 출신인 이 배우는 의외로 어른스럽다. “노출하는 게 두렵지 않았냐고? 글쎄. 샤이아는 프로였다. 우리는 성적인 감정을 가지고 섹스를 한 게 아니다.”
[who are you] 스테이시 마틴 Stacy Mart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