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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브리쳐(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마약단속반 브라보팀 리더다. 브라보팀은 한 거대 마약 조직을 처단하는 동시에 그들의 금고를 털어 그중 1천만달러를 빼돌리는데, 그 과정에서 요원 한명이 희생된다. 더군다나 빼돌린 장소에 있어야 할 1천만달러가 자취 없이 사라지면서 팀원간의 갈등과 불신이 점차 고조된다. 6개월의 징계 기간 이후 다시 모인 브라보팀원들. 그러나 그 무렵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팀원이 하나둘 살해된다.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캐롤라인(올리비아 윌리엄스) 형사가 브라보팀 요원들과 접촉한다.
정예 요원이 모인 것으로 묘사되는 브라보팀은 실은 한물간 집단처럼 보인다. 해체 직전의 조직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감지된다. 본격 액션물처럼 홍보된 것과 달리 <사보타지>는 실은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수사물에 더 가깝다. 액션장면은 시뮬레이션 사격 게임을 하듯 최소화된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처리된다. 존과 캐롤라인 형사는 늘 한발 늦게 현장에 도착하며 진짜 범인과 대면할 기회를
현대판 서부극의 프리퀄 <사보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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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온> 시리즈가 ‘끝의 시작’이라는 부제를 달고 찾아왔다. 2003년 개봉하여 일본 공포영화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주온>은 이불 속, 벽장 등 일상 공간을 활용한 섬뜩하고 기분 나쁜 장면들로 유명세를 탔다. ‘주온’이란 죽은 자의 강한 저주를 의미하는데, 본 시리즈는 저주가 쌓인 장소에 방문한 사람들이 의문의 사건을 겪는 것을 소재로 해왔다.
학기 중 이례적으로 초등학교 담임을 맡게 된 유이(사사키 노조미)는 장기 결석생 토시오를 만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한다. 그녀는 토시오의 엄마 가야코를 만나지만 무언가 섬뜩한 느낌을 받게 된다. 토시오의 집은 19년 전 의문의 사건으로 가족이 몰살당한 집으로 흉한 소문이 자자하다. 한편 그 흉가를 방문한 네명의 여고생들은 차례차례 비현실적인 공포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주온: 끝의 시작>은 일가족 살인사건, 귀신들린 집, 망자의 저주, 복합 시점이라는 원작의 익숙한 설정에 자연스럽게 기댄 영화로, 넘치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영리한 속편 <주온: 끝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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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싸움 끝에 악당은 물론 악당과 손잡은 부패 경찰의 세력까지 위협한 라마(이코 우웨이스). 그러나 이대로는 라마의 가족이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경찰은 라마에게 새로운 신분을 준 뒤 그를 감옥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더 큰 적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그렇게 라마는 죄수의 신분으로 거대 범죄조직의 후계자인 우초와 친해지고, 본격적으로 어둠의 세계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메란타우> <레이드: 첫번째 습격> 등 최근 가장 주목받는 액션영화를 만들어온 개러스 에반스 감독이 새롭게 선보인 <레이드2>에서 눈여겨볼 것은 2시간30분의 긴 상영시간이다. 주인공이 단신으로 적과 싸운다는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한 줄거리로 이 길이를 어떻게 감당할까 싶지만 감독은 복잡한 방법 대신 액션의 지속 시간 자체를 길게 만드는 전략을 취한다. 즉 한번 시작한 싸움은 쉽게 끝내지 않는 것이다.
그때 도드라지는 것은 싸움의 처절한 정서와 싸움이 끝난 뒤 찾아오는 피로감이
쉽게 끝나지 않는 싸움 <레이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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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식을 땡땡이치고 겨울산에 오른 세 친구 현태, 민수, 인철. 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다 민수의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설산에 고립된다. 인철은 다리가 부러진 민수와 동상 걸린 현태를 외딴집에 남겨두고 구조대를 부르러 간다. 그리고 두 친구는 극적으로 구조된다. 시간이 흘러 현태(지성)는 말 못하는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을 둔 가장이 됐다. 오락실을 운영하는 부모와는 연락을 끊고 지낸 지 오래. 야망 큰 보험회사 직원 인철(주지훈)은 현태를 대신해 현태 어머니와 가까이 지내고, 인철의 구박과 현태의 관심을 고루 받는 민수(이광수)는 세탁소 겸 주류납품업을 하며 홀로 산다. 그러던 어느 날 오락실에 불이 나 현태 어머니가 사망한다. 화재보험금을 노린 범죄라는 판단에 보험사와 경찰이 수사에 나서지만 모든 게 미심쩍은 현태는 직접 화재범을 찾아 나선다.
“전부 다 행복해지는 일 맞는 거지?” 민수의 질문에 인철은 그렇다고 답한다. 그러나 선의로 시작한 범죄 행위는 결국 모두를
세 친구의 우정 <좋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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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브렌턴 스웨이츠)은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대학생이다. 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되었지만, 보통 이상의 두뇌를 가진 MIT 공대생이며, 헤일리(올리비아 쿡)라는 이름의 예쁘고 착한 여자친구와 서로 척하면 척일 정도의 죽마고우 조나(뷰 크냅)도 있다. 어느 여름, 세 친구는 미국 횡단여행을 하던 중 천재 해커 ‘노마드’가 보낸 의문의 메시지들을 받고 그를 추적하다 허허벌판 한가운데에 도착하는데, 그를 만나기는커녕 알 수 없는 힘에 끌려 이상한 격리시설에서 깨어나게 된다.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는 데이먼(로렌스 피시번)의 감시 아래 놓이게 된 닉은 다른 두 친구를 데리고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정체불명의 음모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 따름이다.
<더 시그널>은 2000년대에 만들어진 다양한 SF영화와 드라마들을 떠올리게 하는 가운데 색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불안한 젊은이들이 이상 현상을 겪은 뒤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되는 부분은 <아키라>
색다른 전략의 SF영화 <더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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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프 스테드먼의 여정에 함께한 우정의 아티스트는 바로 조니 뎁이다. 그는 랠프가 자신의 출연작들인 테리 길리엄의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1998),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등의 포스터 작업을 맡으며 알게 됐고 이후 세대를 초월한 우정을 나눴다. 1936년생인 랠프 스테드먼은 60년대 영국 사회와 정치를 강도 높게 풍자하는 카투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헌터 S. 톰슨과 이른바 ‘곤조(Gonzo) 저널리즘’을 창시했다. 취재 대상과의 거리두기를 신경 쓰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관찰해, 가끔은 부득이한 범법을 저지르게 되더라도 생생한 1인칭 시점의 기사를 서술하는 방식이다. 어쩌면 이처럼 수고스러운 장편 데뷔작을 만든 찰리 폴 감독의 태도도 그런 것인지 모른다. 최초 공개되는 랠프의 작업실에서 그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을 엿보고, 진솔한 인터뷰를 끌어낸 것은 물론 랠프의 개인 자료들에 제한 없이 접근했다. 물론 카
최초로 공개되는 랄프의 작업실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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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넥스트> You’re Next
감독 애덤 윈가드 / 출연 샤니 빈슨, A. J. 보웬, 조 스완버그 / 개봉 8월7일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파티를 열고 있다. 갑자기 화살 하나가 날아든다. 그것을 시작으로 한 사람씩 차례로 죽어나간다. 동물 가면을 쓴 괴한들이 집에 침입하여 살육의 서바이벌 게임을 벌인다. <유아 넥스트>는 가택 침입 스릴러라 불리는 소재와 설정을 취하는데 장르적으로 영리한 구석이 곧잘 보인다. 한편으로는 여린 여주인공이 전사가 되어 살인마들을 상대한다는 내용이기도 하다. 끔찍하고 잔혹한 공포영화인 동시에 유머러스한 부분도 상당하다. “샘 레이미의 뒤를 이을 감독의 탄생”(<가디언>), “소름끼치도록 섬뜩한 장면들로부터 완벽하게 잔인한 블랙유머까지 웨스 크레이븐의 계보를 잇는 작품”(<가디언>) 등 해외에서 호평을 얻었다. <V/H/S 죽음을 부르는 비디오> 등의 공포영화를 연출한 애덤 윈가드의 작품이다
[Coming Soon] 가택 침입 스릴러 <유아 넥스트> You’re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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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노동자로 여러 해 일하다보니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표적으로 “선생님이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성차별” 그리고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다. 전자는 낙태, 후자는 서울중심주의라고 대답한다(집중은 절대악!). 평소 나름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 지체없이 말하는데 대개 의외라는 표정이다.
낙태와 성폭력은 당사자가 아니면 여성도 상상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사람들은 그 메커니즘 자체를 전혀 모른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에서 낙태와 동성애는 대통령 선거를 좌우해온 오랜 이슈다. 범공화당 반대 세력은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선택권(pro choice, ‘낙태할 권리’)을 주장하지만, 우리 현실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우리 사회에서 낙태는 선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다. 선택이고 뭐고 할 것 없이 낙태는 사후 피임, ‘여자의 숙명’으로 간주된다.
여성의 피임법(먹는 피임약)은 남성의 피임법(콘돔 사용)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하고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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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과 소시지를 만드는 육가공업체 브랜드를 조선시대 푸줏간 간판으로 내걸었던 사극이 웃음거리가 된 일이 있다. 어떻게든 화면 속에 PPL을 우겨넣어야 하는 입장에선 시대 설정에 대한 관용을 끌어내려 애쓰고, 시청자는 각자가 용인한 세계관에 균열이 가지 않는 선에서 납득한다.
‘옥에 티’로 불리던 사극의 고증 오류들은 드라마 <대장금>의 수라간에 등장했던 가스버너처럼, 대개 과거와 현대가 충돌하는 물품이 노출되는 실수들이었다. 누군가가 ‘저것은 고려의 갑옷이 아니야’라고 지적해봤자 역사광이나 밀덕(밀리터리 오타쿠)처럼 괴짜 취급을 받을 뿐, 만드는 이나 보는 사람이나 별로 개의치 않는다. 고증의 재미는 알아보는 소수에게만 해당되는 걸까? 여기, 사극도 내다버린 고증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해 여름 방영된 tvN의 2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렛츠고 시간탐험대>는 ‘조선 전기 노비체험’을 위해 출연자들의 노비문서 수결을 받는 것으로 시작
[유선주의 TVIEW] 철저한 고증으로 챙기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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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객 세명이 극장을 빠져나오며 이런 대화를 나눈다. “최진혁, 몸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더라.” “<구가의 서>에 나왔던 애지?” “<구가의 서>에서 진짜 멋있었지.” 여릿여릿한 꽃미남과보다 상남자 스타일에 더 끌리는 나이대, 그러니까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막 <신의 한 수>를 보고 나와 영화의 여운을 곱씹던 참이다. 앞서 걸어가던 이들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들으며 생각했다. ‘최진혁, 영화배우로도 뜨겠구나!’ 2006년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에서 우승하며 배우가 됐으니 벌써 데뷔 8년차. <파스타> <로맨스가 필요해> <내 딸 꽃님이> 때의 최진혁을 기억하는 눈 밝은 이들도 있겠으나, ‘어제 뭐 봤어?’류의 대화에 최진혁이란 이름이 끼어들기 시작한 건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구가의 서> 이후부터다. 그리고 <상속자들> <응급남녀>에 연거푸 출연
[최진혁]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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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어플루엔자>
2014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2012 <아이 오브 더 허리케인>
2010 <라스트 에어벤더>
2008 <해롤드>
2006 <내 생애 가장 징글징글한 크리스마스>
TV시리즈
2013 <베이츠 모텔>
제31회 골든라즈베리 시상식 최악의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던 ‘흑역사’는 잊자. <라스트 에어벤더>의 꼬맹이, 니콜라 펠츠가 어느새 파파라치를 몰고 다니며 이모티콘과 감탄사로 꽉 찬 트윗을 한두 시간 간격으로 올려대는 틴에이저 스타로 성장했다. 마이클 베이의 새 뮤즈가 된 그녀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에서 “능력자 아빠” 예거(마크 월버그)의 “되바라진 딸” 테사를 연기한다. 친딸이라 해도 믿을 만큼 좁은 미간과 동글동글한 코끝이 신기하게도 마크 월버그를 빼닮았다. 하지만 진짜 아버지는 트라이언펀드 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who are you] 니콜라 펠츠 Nicola Pel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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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문화 다양성’을 지지하는 정책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무차별적인 세계화로부터 고집스럽게 보호하려 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예술가를 위한 법률의 제정과 시행은 프랑스 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프랑스는 국내법상 ‘간헐적으로 문화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Regime Intermittent du Spectacle, 이하 RIS)를 통해 예술가의 불안정한 고용 조건을 감안, 최소한의 안정된 수입을 국가에서 보장한다. RIS는 1936년 영화제작 분야에서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 노동자 외에, 단기간/간헐적으로 계약을 맺는 노동자의 생계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해당 노동자들은 일을 하지 않는 날에도 국가로부터 실업보험 형태로 각자 기본 급여의 약 34%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받는다. RIS는 결과적으로 당시 기피 직종이던 영상 관련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이 법안은 후에 연극, 무용, 음악 분야로 확대 적용되었다.
이러한 RIS 법안의 개정을 둘러싼
[파리] 예술가들의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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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여성인권영화제에서 상영작을 공모한다. 2013년 1월1일 이후에 완성된 작품이어야 하며, 여성인권을 주로 다루거나 이와 관련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소재로 한 장/단편 극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모든 장르의 영상물을 출품할 수 있다. 7월15일까지 접수 마감. 문의 02-3156-5414, http://fiwom.org.
*전주국제영화제 홍보팀장을 모집한다. 언론홍보 및 프로모션 진행 및 관리를 담당하게 되며 영화제 홍보업무 유경험자 및 영화 홍보마케팅 경력자를 우대하고, 전주지역 근무가 가능하여야 한다.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지원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작성 뒤 이메일(jiff_recruit@jiff.or.kr)로 접수하면 된다. 모집기간은 7월4일(금)부터 13일(일) 오후 6시까지다. 문의는 행정팀 063-288-5433, jiff_recruit@jiff.or.kr으로.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서울독립영
[소식] 2014 작은영화관 기획전이 열린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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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함수소녀들
눈화장을 한쪽만 해도, 해적 선장처럼 안대를 해도 에프엑스는 변함없이 아름답다. 매번 걸그룹 최강의 비주얼 쇼크를 선사하는 에프엑스가 7월7일 정규 3집 앨범을 발매한다. 타이틀곡은 일렉트로 하우스 장르의 <레드 라이트>. 음원은 7일에 공개되지만 에프엑스의 노래는 뮤직비디오로 감상해야 제맛이다. 7월3일 공개된 <레드 라이트>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파워풀한 군무와 붉은 조명과 아름다운 함수소녀들을 미리 예습하시라.
인문학으로 영화 읽기
<열차의 도착>부터 <밀리언 달러 베이비>까지 25편의 걸작을 영화사로 살피고 인문학으로 독해한다. 7월21일부터 6개월간(총 25강) CGV압구정 무비꼴라쥬관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 ‘강신주/이상용의 씨네샹떼’가 열린다. 7월7일부터 CGV 홈페이지에서 강의를 구입할 수 있다.
사회풍자극으로 만나는 놀란의 영화들
<다크 나이트>와 <인셉션>을 무대
[culture highway] 돌아온 함수소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