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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의 숲속에 자리잡은 주유소에 피를 빠는 뾰족한 가시 괴수가 출몰해 주인을 난도질하고 사라진다. 캠핑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드라이브를 떠났던 세스(폴로 코스탄조)와 폴리(질 와그너) 커플은 풀숲에서 튀어나온 허름한 행색의 여인을 보고 놀라 차를 세운다. 하지만 이들의 진짜 정체는 국경을 향해 도주 중이던 권총 강도 수배범 데니스(셰어 위햄)와 그의 애인 레이시(레이첼 커브스) 일당이다. 세스와 폴리는 그 자리에서 데니스에 의해 차를 강탈당한 뒤 인질로 사로잡히고 만다. 데니스와 레이시는 그대로 국경까지 차를 몰아 도주할 계획을 세워보지만 갑자기 타이어가 터지는 바람에 인근 주유소에 차를 세운다. 그런데 그들은 하필 그 주유소에서 죽은 생물체에 기생해서 좀비처럼 피를 빨아들이며 사는 가시 괴수와 맞닥뜨린다. 좁은 주유소 건물에 갇혀 괴수에 맞서 싸우는 젊은 남녀는 각자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려 한다.
2008년에 제작된 토비 윌킨스 감독의 <스플린터>는 욕
한정된 공간에서 벌이는 가시 괴수와의 싸움 <스플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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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초기, 국민보도연맹 소속 민간인들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무차별 학살된다. 그 수만 해도 최대 43만명에 달한다. 죽은 이들 대다수는 이승만 정권이 좌익 세력을 회유하고 관리하겠다는 명목으로 만든 반공단체인 국민보도연맹에 이유도 모른 채 가입됐고, 그후 영문도 모른 채 죽어야 했다.
정부는 이들이 인민군에 동조할 수 있다는 잠정적 판단만으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집단 학살을 자행한 것이다. <레드 툼>은 이 끔찍한 국가 범죄에 대한 기록이다. 특히 영화는 민간인 학살로 가족을 잃고 남겨진 사람들, 살아남은 자들을 일일이 찾아가 그들의 기억을 통해 죽은 자들을 불러낸다. 남편을 잃은 아내, 형님을 떠나보낸 아우, 부모를 여읜 자식들의 생생한 증언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당시 학살 현장에 동원된 마을 사람들은 학살에 동참하지 않으면 자신을 죽이겠다고 덤벼드는 국가의 위협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전한다.
<민중의 소리> 기자 출신인 구자환
기자 출신 감독이 완성한 끔찍한 국가 범죄에 대한 기록 <레드 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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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줄 프로그램 제니시스의 개발이 오히려 지구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저항군 수장 존 코너(제이슨 클라크)는 제니시스가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워제네거)를 과거로 보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에 존의 부하인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가 터미네이터에 맞서 존의 엄마인 사라 코너(에밀리아 클라크)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향한다. 여기까지는 익히 알고 있던 원작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운데 1편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막상 카일 리스가 과거에 도착해보니 사라 코너는 카일이 도착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그녀 곁을 살인병기인 터미네이터가 꼭 붙어다니며 지켜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미 여전사가 되어 등장한 사라와 흰머리가 수북한 터미네이터 T-800, 그리고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채 허둥대는 카일 세 사람은 T-1000과 T-3000을 비롯한 제니시스의 무시무시한 공격을 무력화할 계획에 착수한다.
할리우드의 대표
할리우드 대표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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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 시나리오작가 가을(김소희)과 입대를 앞둔 19살 요셉(성호준)은 동거 중이다. 두 사람이 함께 다니면 사람들은 가을을 ‘어머니’라고 지칭한다. 둘은 고양이 희망이를 기른다. 어느 날 시름시름 앓는 희망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수술을 해야 한단다. 수술비 마련을 위해 가을은 김밥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요셉은 일용직 택배 아르바이트를 전전한다. 수술 후 회복 중이던 희망이가 사망한다. 두 사람은 언 땅이 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희망이를 묻어주기로 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을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병원에서는 그녀에게 “늦둥이를 보셨군요”라고 인사하고, 가을은 “초산인데요”라고 답한다.
그녀에겐 모든 것이 처음인데 남들은 늦었다고 한다. 가을은 세상이 요구하는 흐름에서 뒤처진 사람이다. 요셉은 가을을 ‘을아’라고 부른다. 그녀의 이름은 갑을관계로 이뤄진 세상에서 이미 그녀가 을로 예정된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 가을에게는 과도한 책임이 요구되는 한편, 요
40대 여자와 10대 남자의 금기된 사랑을 통해 책임의 문제를 그리다 <파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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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저링>(2013)의 제임스 완 감독은 귀신 들린 집을 배경으로 육체와 영혼을 분리시킬 수 있는 아이의 이야기를 접목한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만들었다. 한동안 맥이 끊겼던 공포영화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 <인시디어스: 두번째 집>(2013)은 <컨저링>과 같은 해에 개봉해 전세계에서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며 비평과 흥행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3편의 제작은 진작부터 예고됐지만 <인시디어스3>는 전편의 성공에 무임승차할 생각은 없다는 듯 제작 전반에 변화를 꾀했다. 제임스 완 감독은 제작자로 물러나고 앞선 두편의 시리즈에서 각본을 쓰고 출연도 했던 작가 겸 배우 리 워넬이 직접 연출을 맡았다.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 세계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리 워넬 감독은 영화의 배경도 1편 이전의 시대로 옮겨 시리즈의 기원을 다룬다.
1편의 배경이었던 죽은 엄마를 그리워하는 소녀 퀸(스테파니 스콧)이 영매사 앨리스(린 사예)의
<컨저링>보다 완성도 높은 공포 시리즈 <인시디어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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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의 로스앤젤레스, 이민자 2세인 변호사 랜디 쇤베르그(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예상치 못했던 큰 사건이 닥친다. 어머니의 친구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유대인 생존자인 노부인 마리아 알트만(헬렌 미렌)으로부터, 비엔나의 벨베데레 궁전 전시관에 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회수하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죽은 언니의 유품 속에서 마리아는 편지 한통을 발견했다고 한다. 1940년대의 날짜가 적힌 편지에는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클림트의 그림 <우먼 인 골드>를 비롯한 총 다섯 점의 그림 회수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다. 클림트의 후원자였던 마리아의 숙모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를 모델로 삼은 그 초상화를 비롯한 작품들은 전쟁 중 나치에 도난당했던 마리아 가문의 재산이다. 처음에 랜디는 회의적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사건에 빠져든다. 그렇게 오스트리아 정부를 상대로 한, 무려 8년에 이르는 두 사람의 긴 싸움이 시작된다.
그녀가 진짜로 되찾고 싶었던 것 <우먼 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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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기숙사 방에서 혼자 기타를 치며 작곡 중인 남학생이 등장한다. 오프닝만 보면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조쉬(마일스 헤이저)가 주인공인 음악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 초반 조쉬는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고 영화의 초점은 갑작스러운 아들의 죽음 이후 남겨진 아버지 샘(빌리 크루덥)에게 맞춰진다. 광고회사의 촉망받는 기대주였던 샘은 아들의 죽은 뒤 낮에는 페인트칠로 돈을 벌고 밤에는 술을 마시며 외롭게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의 유작들을 발견하면서 샘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샘은 단골 술집에서 아들이 작곡한 곡들을 연주하고, 무명 가수인 쿠엔틴(안톤 옐친)은 샘에게 밴드 결성을 제안한다. 쿠엔틴의 오랜 설득 끝에 샘은 아들 또래의 멤버들과 ‘러덜리스’라는 이름의 4인조 밴드 활동을 시작한다.
<러덜리스>는 <파고> 등에 출연해온 윌리엄 H. 머시의 연출 데뷔작이자 제30회 선댄스영화제 폐막작이다. 영화 속 밴드의 이름이기도 한 ‘러덜리스’(r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한 음악영화 <러덜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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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요괴워치: 탄생의 비밀이다냥!> 映画妖怪ウォッチ誕生の秘密だニャン!
감독 다카하시 시게하루, 우시로 신지 / 목소리 출연 박경혜, 김현지, 홍범기, 김율, 강호철, 현경수 / 수입 CJ E&M 투니버스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 개봉예정 7월22일
어느 날 갑자기 민호의 손목에서 요괴워치가 사라진다. 민호는 요괴워치를 되찾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60년 전 과거로 타임슬립을 한다. 일본을 휩쓴 대세 애니메이션 <요괴워치> 극장판이 찾아온다. <요괴워치>는 2013년 7월 게임으로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인기 시리즈다. 요괴를 볼 수 있는 소년 민호가 요괴워치를 통해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로 국내에서도 TV에서 방영돼 관련 상품을 모두 품절시키며 인기를 증명했다. 첫 극장판인 이번 영화는 지난해 12월 일본 개봉 당시 이틀 동안 148만명이라는 역대급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총 67
[Coming Soon] 일본을 휩쓴 대세 애니메이션 <요괴워치> 극장판 <극장판 요괴워치: 탄생의 비밀이다냥!> 映画妖怪ウォッチ誕生の秘密だニャ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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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한 미술감독
<더 파이브>(2013) 미술
<봄, 눈>(2011) 미술
<여고괴담5: 동반자살>(2009) 미술
<식객>(2007) 미술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7) 미술
<리턴>(2006) 미술
<쏜다>(2007) 미술
<잘 살아보세>(2006) 미술
<마이 캡틴 김대출> 세트
<태풍>(2005) 미술
<빈 집>(2004) 미술
<우리형>(2004) 미술
<안녕! 유에프오>(2004) 세트
<태극기 휘날리며>(2003) 세트
<영어완전정복>(2003) 세트
<튜브>(2003) 미술효과
<정글쥬스>(2002) 세트팀
정영민 조명감독
<극비수사>(2015)
<화장>(2014)
<더 파이브>(2013)
<공범>(2013)
<주리>(201
예산 때문에 원하는 장면 포기? 베테랑 스탭들에게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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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말하건대, 이제는 ‘개독’이라 불리곤 하는 한국 근본주의 기독교인들이 안쓰럽고 측은하다. 그 처연한 결기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무식이 무슨 죄겠나. 지난 일요일 퀴어 퍼레이드를 반대한답시고 기독교인들은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발레를 췄다. 더운 날 연습도 많이 했을 텐데, 차이콥스키가 러시아 대표 게이라는 걸 알고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그리고 테러 당시 쾌유를 빌며 부채춤을 추고 개고기까지 진상했던 그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세상에,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곧장 시청광장을 가로질러 가서 성소수자들을 지지한다고 말했을 때 배신당한 그들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졌을까. 심지어 그 상처들을 껴안고 혼신의 힘을 다해 태극기를 흔들며 북을 쳤는데 한글 모르는 외신기자들이 그들을 ‘퀴어 퍼레이드 축하공연단’으로 기사화했을 때 또 얼마나 허탈하고 무릎이 꺾였을까.
참으로 가련하다. 전날, 그들이 짝사랑하던 미국에서조차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져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힘을 내요, 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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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3시에 MBC 라디오에서 방송하는 <심야 라디오 DJ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름 있는 DJ를, 그것도 새벽 시간대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제작 여건상 실현된 아이디어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선 DJ가 라디오를 사랑하는 청취자다. 그리고 매일 바뀐다. 라디오를 듣던 청취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DJ로 역할 전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요즘 방송가를 점령한 요리 프로그램도 그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셰프들이 주문한 요리를 일반인이 만든다. 역할 전도란 고전적이지만, 매력적이고 유효한 포맷이다.
채널CGV에서 매주 목요일 방송되는 프로그램, <나도 영화감독이다>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역할 전도를 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있다. 다만, 일반 영화 애호가가 영화를 찍지 않고 영화배우가 영화감독의 역할을 한다. 한 배우가 시나리오 작업부터 캐스팅, 섭외, 촬영, 편집에 O.S.T 녹음까지. 감독의 권한을 가지고 현장을 통솔한다. 제작비와 제작 기
[김호상의 TVIEW] 역할 전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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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나의 절친 악당들>
드라마
2015 <라스트>
2015 <사랑하는 은동아>
2014 <기분좋은 날>
2014 <쓰리 데이즈>
2013 <황금의 제국>
2009 <그저 바라보다가>
연극
2013 <나에게 불의 전차를>
“정년이 62살”이라며 씨익 웃어 보이는 이 남자, <나의 절친 악당들>의 창준은 ‘정직원’이다. 월급 꼬박꼬박 나오고, 윗사람들 눈치만 적당히 보고 살아간다면 적어도 62살까지는 먹고살 길 보장되는 그 ‘정직원’ 말이다. 하지만 그 역시 알지 못했을 거다. 정직원으로서의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위해 정시 퇴근은 저만치 미뤄두고, 흙더미 한복판에 사람을 세워둔 채 포클레인으로 위협해야 하는 순간도 감수해야만 하는 게 자신의 운명이라는 점을. 때때로 조직의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라면 여자라 하더라도 사정없이 헤드록을 걸어 내동댕이치기도 해야 한다는
[who are you] 3년간의 휴식, 결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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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극장가가 본격적인 성수기 시즌에 들어서면서 각 배급사들은 여름시장 라인업을 확정짓기에 분주하다. 특히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 10월로 개봉을 늦추고 첸카이거, 티엔주앙주앙 등 중국 5세대 유명 감독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독특한 소재와 장르를 선보이는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여름시장에 대거 몰리면서 자국영화들 사이에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가장 먼저 출격하는 건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유명한 중국계 미국 감독 저스틴 린(공동감독 티모시 켄들)이 감독, 각본가로 참여하고 조미, 황효명 등이 주연을 맡은 코믹 로드무비 <할리우드 어드벤처>다. 이 작품은 개봉 첫날 5500만위안(약 99억6700만원)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제2의 <로스트 인 타일랜드>(10억위안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 최초의 중국영화)가 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홍콩의 유명감독인 이동승이 연출한 <아이 엠 썸바디>는 상하이국제영화제를 통해
[베이징] 올여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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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감독의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을 보고 나서 뭔가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영화에 대한 리뷰가 아닌 아주 ‘조심스런’ 단상을 적고 싶다. 영화 전체를 설명할 생각은 없고, 내가 눌려버린 어떤 이미지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건 이상할 정도로 사람들이 말하지 않는 것으로, 아니 사실 말을 꺼내기도 힘들고 정확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은 이미지에 놀란 피할 수 없는 ‘나-관객’의 경험에 속한다. <경성학교>에서 내게 그것은 과다한 물의 이미지이며, 물에 잠긴 소녀들의 끔찍한 이미지이다. 이 이미지들은 놀라울 정도로 영화의 홍보성 자료들, 사진들에서는 결코 보이거나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영화의 초반부터 끝까지 나를 공포에, 때로는 격한 슬픔에 잠기게 한 것들이다. 영화의 초반부 주란(박보영)과 연덕(박소담)이 호수에 빠져들게 될 때. 이미 그 순간부터 물(속에 잠긴 소녀들)의 이미지는
[김성욱의 영화비평]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