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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의 선장 마르코(뱅상 랭동)는 험악한 사건에 맞닥뜨린 여동생 상드라(줄리 바타이)를 돕기 위해 급하게 고국으로 돌아온다. 여동생이 겪은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조카 쥐스틴(롤라 크레통)이 강간당한 후 파리 시내를 알몸으로 배회하다 정신병원에 감금되고, 마르코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이자 여동생의 남편인 자크가 자살을 택하였던 것이다. 이에 마르코는 동생의 가정을 망친 놈들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한달 뒤, 파리 시내의 고급 주택가에 거처를 마련한 후 그는 행동에 나선다. 마르코의 집 아래에는 파렴치한 사업가 에두아르(미셸 쉬보르)가 젊은 부인 라파엘(키아라 마스트로이안니)과 살고 있다. 마르코는 의도적으로 라파엘에게 접근하는데, 라파엘과 친밀해지며 마르코는 자신이 알던 사건과 실제의 사건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돌이킬 수 없는>은 2009년작 <백인의 것> 이후 한동안 작업을 쉬었던 클레어 드니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그녀의 필모그
공포와 복수, 성욕과 비열함 <돌이킬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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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속의 ‘숲’이 주는 매력이 있다. 독특한 모양으로 자라난 알록달록한 초목들과 귀여운 동물들이 넘쳐난다. <유고와 라라: 신비의 숲 어드벤처>에도 이런 ‘숲’의 매력이 살아 있다. 유고(소연)는 망상에 빠져 산다고 타박받는 모험심 강한 소녀다. 하지만 꼬마 사자 라라(박지윤)와 함께 신비의 숲을 탐험했던 유고에게 모험은 망상이 아니다. 어느 날 유고가 가진 고래피리가 신비한 빛을 내뿜기 시작하고 창밖 어딘가로 날아가버린다. 그 피리를 따라간 유고는 ‘하늘을 나는 고래’를 만나,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신비의 숲으로 다시 떠난다.
2012년에 제작한 <유고와 라라>의 첫편이 개봉하지 않은 까닭에 유고가 ‘다시’ 숲으로 돌아간다는 도입부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유고는 신비한 고래피리를 어떻게 얻었으며, 유고와 라라가 무슨 인연으로 서로를 반가워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불편한 시작이 모험을 받아들이는 데 크게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신
신비의 숲으로 다시 떠나다 <유고와 라라: 신비의 숲 어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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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정글 속의 한 마을. 갑자기 쳐들어온 한 무리의 인간들이 정글의 평화를 깨려 한다. 유전자 합성을 통한 ‘슈퍼 치킨’을 만들기 위해 닥치는 대로 동물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코아티(너구릿과의 동물) 마누(심규혁)는 로코 박사에게 잡혀간 여자친구 사차를 구하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파이스토리: 악당상어 소탕작전>(2012) 등을 만들었던 박태동 감독이 공동연출한 <정글히어로>는 다양한 동물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들의 시끌벅적한 소동이 인상적인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을 한명만 꼽으라면 마누를 선택해야 하겠지만, 사실 쿵후 원숭이 츄이, 외눈 사냥꾼 험즈, 신비한 독수리 커섬바 등 다양한 인물의 활약이 워낙 도드라지기 때문에 오히려 주인공의 활약이 묻힐 정도이다. 즉 <정글히어로>의 가장 큰 재미는 적절한 만화적 과장을 더한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조합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아쉬운
정글의 평화를 지켜라 <정글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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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슬로우 비디오’를 보듯 포착해내는 놀라운 동체시력을 가진 ‘환자’, 여장부(차태현)는 이 기이한 능력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따돌림을 받으며 자란다. 가족 이외에 친구 한명 없이 성장한 장부는 경찰 CCTV통제센터에서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하루 종일 CCTV 속 사람들의 삶을 지켜보며 즐거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화면 속에서 우연히 소년 시절 첫사랑과 똑 닮은 수미(남상미)를 발견하고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그녀에게 점점 다가간다. 불쑥불쑥 찾아와 이해 못할 드라마 속 대사들을 던져대는 투박한 장부가 수미도 싫지만은 않다.
<헬로우 고스트>로 성공을 거두었던 ‘김영탁(감독)+차태현(배우)’ 콤비의 야심 찬 두 번째 작품이지만, 그 시너지가 충분한지는 다소 의문이다. 게다가 흥행 사례를 오해해 학습한 탓일까? 무엇으로 웃기고, 어떻게 의외의 사건들을 배치하며, 어디에서 감동을 주어야 할 것인가의 선택이 누구나의 생각범위 안에 고스란히 놓여 있다
김영탁+차태현 콤비의 두번째 작품 <슬로우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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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의 윤민철(박해일)은 방송국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추적>의 프로듀서다. 저돌적이고 판단력이 좋은 이 분야의 전문가다. 그에게 중대한 제보 하나가 들어온다. 인간배아줄기세포 복제 성공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생명공학계의 영웅 이장환(이경영) 박사의 연구 발표 내용이 거짓이라는 것. 복제에 성공한 줄기세포란 없고 관련된 내용을 입증하고 있다는 논문도 실은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심민호(유연석), 이장환 박사팀의 팀장으로 일하다 최근에 팀을 탈퇴한 인물이다.
윤민철은 제보의 신빙성을 잠시 고민하지만 이내 사건에 뛰어들고 제보자 심민호의 말 그대로 여기에 거대한 조작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위기감을 느낀 이장환은 윤민철이 취재한 내용이 방송되지 못하도록 자신의 방식대로 압박한다. 능숙한 언론 플레이로 윤민철과 <PD추적>팀을 고립시키며 역공에 나선다.
알려진 것처럼 <제보자>는 2005년 있었던 ‘황우
2005년의 ‘황우석 스캔들’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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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웨딩즈> Qu’est-ce qu’on a fait au Bon Dieu?
감독 필립 드 쇼브홍 / 출연 프레드릭 벨, 엘로디 퐁탕, 크리스티앙 클라비에 / 수입 (주)블루미지 / 배급 (주)이수C&E 개봉 10월23일
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원제는 이러하다. 4월16일 프랑스 개봉 직후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컬러풀 웨딩즈>는 4주 연속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무려 20주간 10위권 내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상위 1%의 상류층, 클로드 부부가 곱게 키운 딸들이 각각 아랍인, 유대인, 중국인과 결혼한 데 이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딸마저 아프리칸 예비 사위를 데려오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이러니 독실한 가톨릭에 순수 혈통만을 고집하던 클로드 부부의 속이 남아날 리 없다. 막내딸만은 유색인종에게 시집보낼 수 없다는 완고한 클로드 부부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버티는 막내딸의 신경전에서 승자는 누
[Coming Soon] 영화 속 ‘비정상회담’ <컬러풀 웨딩즈> Qu’est-ce qu’on a fait au Bon D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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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지식인 사회를 시끄럽게 뒤흔들었던 ‘지적 사기’ 논쟁은 앨런 소칼이라는 미국 물리학자가 벌인 장난스러운 실험에서 시작되었다. 소칼은 미국의 문화연구 저널 <소셜 텍스트>에 ‘경계의 침범: 양자중력의 변형 해석학을 위하여’라는 논문을 써보냈다. 제목의 뜻은 몰라도 된다. 논문을 쓴 소칼 자신도 모르니까. 그것은 난해한 전문용어로 그럴듯하게 포장했을 뿐 억지와 궤변으로 가득 찬 낚시글이었다. 소칼은 현대 철학의 특정한 조류가 부질없는 말놀이에 지나지 않음을 증명하기 위해 이 논문을 썼다. 그리고 <소셜 텍스트>는 소칼의 논문을 특집호로 구성해 게재함으로써 낚시에 걸려들고 말았다. 소칼은 사건의 전말을 폭로하고, 저서 <지적 사기>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의 목적은 왕이 벌거 벗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난해한 담론과 이로 인한 지적 불성실은 지식인 사회에 해악을 미치고 그렇지 않아도 대중에 만연한 반지성주의를 조장한다.” 정말로 어떤 현
[손아람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적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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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처음으로 안 하던 짓을 했다. 후배와 지인의 남동생에게 소개팅을 주선한 것이다. 애초에 소개팅이란 게 그리 성사율이 높은 시스템이 아니란 걸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양쪽에 전화번호만 전해주고 손을 뗐지만 가끔 궁금하다. 만나긴 했을까. 마음엔 들었을까. 알고 보면 둘 다 괜찮은 사람들인데, 사람이 사람을 알아보고 사랑에 빠진다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인 걸까. 몇주째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어 혼자 차게 식어가던 차에 <썸남썸녀>를 만났다. <은하해방전선>, MBC every1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의 윤성호 감독 신작 <썸남썸녀>는 TV가 아니라 9월 초부터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방영 중인 웹 드라마다. 한회 분량은 15분 안팎으로 짧지만 짝을 찾기 위해 지역 유선 프로그램 <썸남썸녀>에 출연하게 된 열한명의 남녀 이야기에는 SBS <짝>의 정수는 물론 그 이상의 사랑스러움이 담겨 있다.
피차 바쁘니 시
[최지은의 TVIEW]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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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레버넌트> <샵리프터스 오브 더 월드> <옐로버드>
2014 <메이즈 러너>
2013 <위 아 더 밀러스>
2011 <와일드 빌>
2010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
2007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
TV시리즈
2010 <페이즈>
2008~2010 <스쿨 오브 코미디>
“눈에 띄는 얼굴이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하는데….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어요.” 뒤집힌 여덟 팔자 눈썹과 부루퉁하게 튀어나온 입. 과연 윌 폴터는 한번 보면 누구도 쉽게 잊지 못할 외모를 지녔다. 상냥한 인상은 아니지만 폴터는 그 독특한 외모 덕에 몇편 안 되는 출연작에서도 관객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는 열세살 때. 당시 해로디안스쿨에 재학 중이던 폴터는 우연히 <나의 판타스틱 데뷔작>의 오디션을 보게 됐고, 5개월간 수천명의 소년들을 보아왔던 감독 가
[who are you] 윌 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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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곱슬머리와 갈색 피부, 커다란 코를 가진 존 터투로(57)는 30년 동안 주로 이상한 사람들을 연기했다. 인간성 때문은 아니었고, 외모 때문이었다. “영화에선 피부색이 진하면 나쁜 놈이라는 뜻이 된다. 내가 거절한 악역만도 100만개는 될걸?” 돈 밝히는 유대인, 정신이 조금 이상한 유대인, 인종은 모르겠지만 무작정 화만 내는 탈주범…. “나에게 다른 기회를 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 그냥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이용할 수밖에.”
그리하여 기다리다 지친 존 터투로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자기가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영화에 자기를 캐스팅한 것이다. 브루클린을 휩쓰는 마성의 남창(男娼), 발음부터 로맨틱한 이름만으로도 이미 외로운 여인들을 사로잡는 지골로 휘오라반테로, 대담하고도 뻔뻔하게 본인을 데려다 썼다.
<지골로 인 뉴욕>은 폐업한 서점 주인(우디 앨런)이 멋대로 영업을 하고 다니는 바람에 느닷없이 몸을 팔게 된 중년 플로리스트의 이야기다.
[존 터투로] <지골로 인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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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에서 송하윤은 윤민철(박해일) PD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조연출 김이슬을 연기한다. 부스스하게 빗지도 않은 머리에 하얗고 꺼칠한 민낯, 밤새 일하다 조는 바람에 입가에 생긴 침자국까지 일과 피로에 찌든 모습이 제법 사실적이었다. 만나고 나서야 그 ‘리얼리티’를 납득할 수 있었다. 인터뷰 때문에 다 녹아 물이 된 빙수를 후루룩 후루룩 마시는 송하윤의 모습엔 거짓이 없었다.
-<태릉선수촌> <아기와 나> <나는 공무원이다> 같은 전작들에서 대개 철부지 역을 맡아서, 사회파 드라마에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민감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지 시나리오가 집으로 따로 배달돼왔다. 바른 자세로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읽었다. 보통은 처음 읽을 때 집중해서 한번 딱 읽고 외워버린 뒤 다시 안 보는 편인데, <제보자>는 대본이 다 닳아서 새 책을 받아야 했을 정도로 밑줄쳐가며 공부했다. 사전지식이 없어선 입에 붙는 자연스러운 말이
[송하윤]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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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혹은 세계 영화사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의 행방을 찾는 ‘모스트 원티드 캠페인’(Most Wanted Campaign)은 영국영화협회 국립자료원이 지난 2010년 창립 75주년을 기념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당시 국립자료원이 ‘지명수배’ 명단에 올린 작품은 총 75편으로, 국립자료원은 리스트 속 작품이 발견될 때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4월에는 네덜란드 국립영화원의 도움을 받아, 1923년 제작된 조지 피어슨 감독의 <러브 라이프 앤드 래프터>(Love Life and Laughter)를 발견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영국영화협회 국립자료원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10개의 사라진 작품 리스트를 갱신했는데, 이중에는 영국 무성영화 시대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조지 피어슨 감독의 1914년작 <주홍색 연구>가 포함되어 영국의 영화 팬들뿐 아니라 셜록 홈스 팬들도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오는 10월17일부터 런던박물관에서 <셜
[런던] 최초의 셜록 홈스 영화를 수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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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독립 다큐멘터리제작 제작 21기’ 수강생 모집. 10월7일(화)부터 2015년 2월13일(금)까지 진행. 9월 30일 개별면담 진행. 다큐멘터리를 찍고자 하는 이면 누구나 수강 신청 가능. 실습 2작품+수료작품 1인 1작품 제작. HD 촬영, 편집, 사운드 등 최신 기술 습득. 수강신청은 미디액트 홈페이지(www.mediact.org)에서 가능. 문의 02-3141-6300.
*명필름영화학교가 10월1일(수)부터 8일(수)까지 신입생 원서접수를 받는다. 입학을 원하는 이들은 명필름문화재단 홈페이지(www.myungfilm.org)에서 필요한 서류양식을 다운받은 뒤 작성해 이메일과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문의 02-2193-2010, apply@myungfilm.org.
*40주년을 맞는 서울독립영화제2014가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 9월22일(월)부터 10월9일(목)까지, 서울독립영화제 공식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받아 기재 후 이메일(office@
[소식] 명필름영화학교가 신입생 원서접수를 받는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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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금자탕은 처음이지?
다코타 패닝이 금자탕에 간다면? <목욕의 신> 하일권 작가가 영화 <베리 굿 걸>과의 콜라보레이션 웹툰을 네이버에 공개했다. 이름하여 <첫키쓰의 신>. <베리 굿 걸>의 주연배우인 다코타 패닝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목욕의 신>의 주요 배경인 금자탕에서 때를 밀며 낭만적인 첫 키스를 상상한다… 는 얘기다. 연습용 팬티를 입고 미녀들에게 당당히 바나나우유를 권하는 허세의 등장도 반갑다.
권병준의 멀티미디어 퍼포먼스 <또 다른 달 또 다른 생>
‘삐삐롱스타킹’으로 유명한 권병준은 2000년대 중반 네덜란드 전자악기 연구개발 기관 스타임(STEIM) 엔지니어를 거쳐 각종 사운드,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년의 실험과 작업을 집대성한 이번 공연은 10월9일(목), 10일(금)양일간 LIG아트홀(강남)에서 열린다.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을 느껴보자
과거로부
[culture highway] 어서 와… 금자탕은 처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