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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조종국 <씨네21> 편집위원
한국 영화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다. 제작은 물론 투자와 배급 등 영화산업 환경이 급격하게 달라졌다는 말 끝에 꺼림칙한 꼬투리를 단다. 수월했던 영화계 내부의 소통과 조정에 벽이 생겼고, 원만했던 토론과 협의가 때때로 난감하다는 것이다. 영화계 전반의 공공성을 강화하거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처신이 팽배해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 선정한 특정 작품을 자치단체장이 상영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몰염치에도 영화계는 잠잠했다. 부산시장의 발언에 거센 비난이 일었던 것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절대선이고 <다이빙벨>이 성역이어서가 아니다. 명색이 국제영화제에서 초청 상영작으로 발표한 특정 작품을 조직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래라저래라 요구하는 것은 일반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일이기 때문이었다. <다이빙벨> 파문으로
[한국영화 블랙박스] 건강한 연대의 복원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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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가 7일 만에 2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인터스텔라>는 주중인 11월12일 하루 동안만 32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이 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 예술, 시민 사회단체가 <다이빙벨>에 대한 대형 멀티플렉스의 불공정행위를 규탄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1월13일에 열었다
=관객의 높은 호응에도 불구하고 대형 멀티플렉스들이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 <다이빙벨>의 상영 배정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중국 감독 웬무이의 <레퀴엠>이 국제경쟁부문 대상을, 이현주 감독의 <바캉스>가 국내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댓글뉴스] <인터스텔라>가 7일 만에 250만 관객을 돌파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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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필름
이석훈 감독의 <히말라야>가 11월21일 크랭크인한다. 엄홍길 역에 황정민이, 박무택 역에 정우가 캐스팅됐다. 박무택 대원의 실종 소식을 들은 엄홍길 대장이 8500m의 에베레스트 설산을 올라 시신 수습을 하러 나선다는 이야기다.
독에어
김민철 프로듀서가 아시아 다큐멘터리 해외 배급 전문회사 (주)독에어를 설립했다. 이승준 감독의 <달에 부는 바람>,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 이창재 감독의 <목숨>, 김성민 감독의 <증발>을 배급한다.
(주)유로커뮤니케이션 영화사업본부
대한항공 기내에 영화와 각종 영상물을 납품하고 매그넘을 포함한 해외 유명 사진작가의 국내 전시를 기획해온 유로커뮤니케이션이 7월21일 영화사업본부를 열었다. 첫 수입작 <모모세, 여기를 봐>를 시작으로 수입•배급 및 마케팅 업무를 본격화한다.
소니픽쳐스 코리아
미국 본사의 결정에 따라 소니픽쳐스 코리아가 12월31일까지만 국내 배급
[인사이드] 이석훈 감독의 <히말라야>가 11월21일 크랭크인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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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자마자 감사원이 영화제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10월 중순부터 부산시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된 회계 자료를 요청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김정윤 홍보팀장은 “감사원의 영화제 감사는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하지만 통상적인 감사로 보고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부산시 영상문화산업과의 고미진 주무관은 “이번 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매년 국비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각 시도의 분야별 감사를 해왔다. 올해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포함된 국제행사분야의 예산 집행 현황 자료를 요청해왔다.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의 자료를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영화제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한 데 대한 ‘표적 감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와 정부는 영화제 기간 중 <다이빙벨> 상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영화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거의
[국내뉴스] 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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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겨울은 부음과 함께 온다. 유독 시린 소식에 한기를 더 느껴서일까. 가장 안타까운 죽음은 과로사이다. 헉헉대며 바삐 살다 뒤늦게 병을 발견하고 미처 돌보거나 손쓸 겨를 없이 세상을 떠난 경우. 생계 때문이든 성취 때문이든 또 다른 이유든 제명대로 살지 못한 죽음의 상당수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25명을 떠나보내며 5년 넘도록 힘겨운 싸움을 해온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전태일이 제 몸을 불사른 지 꼭 44년이 되는 날, 비수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쌍용차 노동자 153명의 해고무효 확인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정리해고는 정당하다’는 취지로 노동자들이 이겼던 원심을 깨버린 것이다.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 겨우 올라온 사람을 다시 밀어낸 듯한, 잔인한 판결이다. 정치적인 판결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법리적용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상고심에서 굳이 항소심에서 일단락지은 손실액 부풀리기 등 회계조작 문제를 다시 따진 것도 의아하지만 “회사쪽 추정이 다소 보수적
[오마이이슈] 시린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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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 저 너머에서 다가오는 한 여성을 보고, 단번에 그녀가 마스다 미리일 거라 예감했다. 그녀의 대표작 수짱 시리즈의 주인공 ’수짱’과 흡사한 단발머리를 한 마스다 미리는(그녀는 내한하기 한 달 전, 긴 머리를 잘랐노라고 고백했다.) 짐작보다 더 밝고, 소녀다운 모습을 간직한 작가였다. 두편의 에세이집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재출간)와 <여자라는 생물>(신작)의 국내 출간을 기념하는 한국 독자와의 만남을 위해 내한한 마스다 미리를 만나 긴 대화를 나눴다. 담담하지만 결코 핵심을 놓치지 않는 마스다 미리의 화법은, 그녀의 네컷 만화를 꼭 닮아있었다.
-작가님의 초기작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와 신작 <여자라는 생물>이 동시에 출간되었어요. 이 두 작품을 함께 본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두 작품 모두 에세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를 읽으며 흔들리고 불안정한 30대 여성의 마음 상태에 함
우리의 고민이 바로 인류 공통의 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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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싫은 사람>
<수짱의 연애>
본명은 요리모토 요시코, 조리사와 주산 4급 면허증이 있다. 한때 카페 점장으로서 아르바이트 점원들보다 월등하게 나이가 많았지만 어린이집 조리실로 직장을 옮긴 다음부터는 귀여운 막내가 되어 텃밭에서 채소 따고 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맛있는 걸 먹다 보면 음식에 몰두하는 것이 장점. “어느 날이건 주문한 피자는 온다”는 것이 그녀의 신념이다. 언제부터인가 결혼을 포기하고 실버타운 광고 따위를 눈여겨보게 되었지만(슬프게도 실버타운은 비싸다), 카페 단골이었던 서점 직원 쓰치다를 우연히 만난 이후 가슴 두근거리고 있다.
비뚤어진 게 뭐가 나빠! 난 신선도 아니고 인간인데.
아이가 없다는 건 첫 손자 축하 파티도 없다는 것이고, 거기다가 내 집 장만 집들이도 없겠지. 주연급으로 부조금을 받는 건 자신의 장례식뿐?
치에코씨
나인 듯, 나 같은, 나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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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에세이스트이자 만화가인 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수많은 물음표로 가득하다. 특별할 것도 없고, 화려하지도 않은 평범한 삶일지라도 한 사람의 인생은 누구의 삶과도 같지 않은 저마다의 것이다. 매 순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하는 불안감, 그로부터 비롯되는 수많은 물음표들을 해결할 순 없지만 함께 나눌 순 있다는 걸 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알려준다. 국내에서도 만화 ‘수짱’ 시리즈를 통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가 신간 에세이 <여자라는 생물>, 초기 에세이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의 출간(두 작품 모두 이봄출판사 펴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전작들을 통해 돌아본 마스다 미리의 작품 세계와 그녀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한우를 싸게 파는 날이었다. 포장된 고기 더미를 파헤쳐 가장 밑바닥에서 200g짜리 채끝 한 덩이를 찾아낸 나는 문득 쓸쓸했다. 서너명이 먹을 고기를 사냥하는 또래 여자들 사이에서 나만 반가웠던, 딱 한 사람만을 위한 고기
지금 이대로 모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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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 한 아우 없고, 오리지널만 한 속편 없다는 말? 그것도 다 옛말이다. 여기, 전작의 구조는 그대로 가져오되 사이즈와 비주얼은 업그레이드한 영리한 속편들이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바람의 검심> 시리즈의 최종장이다. 2012년에 공개된 <바람의 검심>은 만화 원작에 바탕한 일본영화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지는 완성도를 자랑하는 시리즈였다. 실사로 본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을 켄신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한 사토 다케루의 공이 역시 가장 크다. 기본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10년 전 모습을 감춘 전설의 칼잡이 발도제, 히무라 켄신(사토 다케루)은 살육으로 점철된 과거를 후회하며 사람을 벨 수 없는 역날검을 들고 세상을 방랑한다. 켄신은 발도제를 사칭하고 다니는 시시오를 벌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시리즈의 최종 두편이 2015년 국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월엔 시시오를 벌하기 위해 교토로 간 켄신의 이야기인 <바람의 검심: 교토 인페르노>가,
속편: 오리지널을 넘어설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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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슬립> Winter Sleep
감독 누리 빌게 세일란 / 출연 할룩 빌기너, 드멧 아크백 / 개봉 2015년 2월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터키의 유명한 관광지 아나톨리아 반도의 카파도키아에서 아담한 호텔을 운영하는 아이딘. 그는 고정적으로 신문 지면에 칼럼을 싣는 칼럼니스트이며 터키 극장 문화에 대한 책을 저술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신중하면서도 근엄한 지식인이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인근의 땅을 지닌 지주이기도 하다.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된다. 세입자의 아들이 일부러 아이딘의 차 유리창을 깨는 사건이 발생하고 아이딘은 이를 계기로 일종의 도덕적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소년을 용서할 것인가, 어떻게 용서할 것인가. 소년의 행동이 불씨가 되어 한편의 도덕극이 완성되어간다. 기나긴 논쟁의 장면들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딘은 함께 사는 누이와 아내를 상대로 자주 그리고 길게 인간과 도덕과 사회에 대해서 논쟁한다. 유려한 풍광과 고뇌하는 인간
예술영화: 시네필에겐 축복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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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The Theory of Everything
감독 제임스 마시 / 출연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 에밀리 왓슨 / 개봉 12월
블랙홀 연구의 권위자 스티븐 호킹의 삶은 너무도 영화적이어서 영화 제작자라면 누구나 스크린으로 옮기고픈 욕심을 낼 것이다. 역시나, 10년 전 그의 삶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한 TV영화 <호킹>으로 재현된 바 있다. 워킹 타이틀이 만든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스티븐 호킹(에디 레드메인)의 업적보다는 그가 대학 시절에 만난 제인 와일드(펠리시티 존스)와의 사랑에 집중한다.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중 루게릭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호킹이 물리학계를 깜짝 놀라게 할 이론을 연이어 발표하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배경에 위대한 사랑이 존재했다고 영화는 말한다.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감독 모튼 틸덤 /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키라 나이틀리, 매
실화와 실존인물: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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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드> Blackcat
감독 마이클 만 /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탕웨이 / 개봉 2015년 1월
“마이클 만의 제목 미정 사이버 스릴러” 혹은 “사이버”라는 가제로 한동안 불렸던 작품. 2009년 <퍼블릭 에너미> 이후 마침내 돌아온 마이클 만의 신작. 주식 시장에 치명적인 사이버 테러가 일어나고 전세계가 위험에 처한다. 미국 정부는 사이버 범죄로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있던 특수 전문가(크리스 헴스워스)를 빼내어 미모의 중국 요원(탕웨이)과 함께 수사를 맡긴다. 그들은 쿠알라룸푸르, 홍콩, 자카르타 등지에서 활약한다. “우리의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시스템은 연결되어 있다”는 영화의 카피처럼, 마이클 만은 이제 한 도시나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의 동시대성을 그 특유의 액션영화 장르 안에서 감지하려고 한다. 주인공 헴스워스는 “고양이와 쥐 놀이 모양새를 한 국제적인 강탈물”이라고 설명했고, 혹자는 <인사이더>와 <히트>의 결합
거장: 확실한 이름값, 진중한 관객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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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턴> Paddington
감독 폴 킹 / 출연 벤 위쇼, 니콜 키드먼, 피터 카팔디, 마이클 갬본 / 개봉 2015년 1월
우아하고 클래식한 슬랩스틱 코미디? 영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지만 <패딩턴>은 그런 영화다. 말하는 곰 패딩턴의 런던 여행을 그린 <패딩턴>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영국의 동화 <패딩턴 베어>를 원작으로 한다. 뜻밖에도 우직하고 사랑스러운 곰 패딩턴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는 위험한 매력의 소유자 벤 위쇼다. 마이클 갬본, 이멜다 스턴튼 외에도 <닥터후>의 ‘카닥’ 피터 카팔디, <해리 포터> 시리즈 위즐리 부인 역의 줄리 월터스 등 친숙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영국계 배우들이 우르르 출연해 영국의 향취를 물씬 풍긴다.
<파커> Parker
감독 테일러 핵포드 / 출연 제이슨 스타뎀, 제니퍼 로페즈, 닉 놀테 / 개봉 12월11일
<파커>는 의리 넘치는 도둑 파
믿고 보는 배우: 연기 하나는 끝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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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감독 하정우 / 출연 하정우, 하지원, 김성균, 전혜진, 장광, 이경영, 김영애, 조진웅, 윤은혜 / 개봉 2015년 1월
<롤러코스터>로 남다른 코미디 센스를 보여준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 위화의 소설 <허삼관매혈기>를 각색해 영화화했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피를 팔아 위기를 모면한 허삼관이 한국의 근현대를 배경 삼아 새롭게 태어났다. 1960년대, 허삼관 부부와 세 아들의 진한 가족 이야기다. 기획작 <577프로젝트>와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에 등장했던 많은 배우들도 곳곳에서 얼굴을 비출 예정.
<테레즈 데케루> Thérèse Desqueyroux
감독 클로드 밀러 / 출연 오드리 토투, 아나이스 드무스티어, 질 를르슈 / 개봉 12월4일
<귀여운 반항아> <우리의 릴리> 등 섬세한 손길로 여성을 묘사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클로드 밀러가 이번에 주목한 얼굴은 오드리
원작: 소설보다 재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