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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임수정)은 친구의 배신으로 빚쟁이에게 쫓기는 신세다. 그녀는 마카오의 한 허름한 술집에서 서빙을 하며 지내는데 그녀의 급여로 빚을 갚기엔 역부족이다. 그녀가 마카오 부호의 간병인을 모집한다는 전단을 보고 솔깃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군다나 그는 한국인이라 한국어를 쓰는 지연에게는 더욱 해볼 만한 도전이었다. 그녀의 도전을 반긴 사람은 젊고 반반한 미남형의 남자 성열(유연석)이다. 성열은 회장(이경영)의 아들이자 유능한 비서이기도 하다. 성열은 지연에게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와 결혼을 한 뒤 재산을 자신과 반으로 나눌 것을 제안한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며 거부하던 지연은 성열에 대한 호감과 새로운 인생에 대한 호기심이 뒤섞여 미지의 세계에 한발 내디뎌보기로 한다.
카트린 아를레의 추리소설 <지푸라기 여자>가 원작이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해 위험한 거래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여자가 미궁에 빠진 뒤에야 비로소 자신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음을
남성에게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신데렐라 <은밀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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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 슈티> Bienvenue Chez Les Ch’tis
감독 대니 분 / 출연 카드 므라드, 대니 분, 조 펠릭스, 안네 마리빈 / 수입•공동배급 콘텐츠판다 / 배급 프레인글로벌 / 개봉 7월2일
우체국장 필립은 도시 생활에 지쳤다. 급기야 아내는 우울증에 걸렸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필립은 따뜻한 남부 프랑스로의 전근을 계획한다. 하지만 그가 발령받은 곳은 프랑스 최북단 시골마을 베르그. 결국 필립은 가족과 떨어져 홀로 베르그로 향한다. 베르그에 도착한 필립은 이곳이 생각보다 화창하며, 생각보다 여유롭고, 생각보다 유쾌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낯선 방언까지 정감 있게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내만 잘 설득하면 베르그에서의 생활도 순조로워질 것이다. 제목의 ‘슈티’(Ch’tis)는 프랑스 북부 지역과 북부 사람들, 그들의 사투리 등을 통칭하는 단어라고 한다. 프랑스에서 2100만 관객을 동원하며(프랑스 국민 3명 중 1명이 본 셈) 역대 프랑스
[Coming Soon] 프랑스 2100만 관객 동원 <알로, 슈티> Bienvenue Chez Les Ch’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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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동 감독의 <내 아내의 모든 것> 초반, 임수정의 대사는 압권이다. 특히 두 가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그럼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뭔가요?” 또 하나는 류승룡이 속옷 차림으로 우유통인지 가스통인지 메고 지나가자 이선균이 “저 남자 멋지지 않아?”라며 아내를 떠본다. 그녀 왈, “미친 거 아냐? 한겨울에 왜 옷 벗고 XX이야”. (정확한 대사는 아니다.) 얼마나 웃었던지 다음 장면을 놓쳤다. 그녀의 대사는 소통의 의미를 압축한다. 우리가 흔히 대화라고 생각하는 소통(疏/通)의 ‘소’는 ‘트다’는 뜻도 있지만, ‘거칠다’, ‘멀다’(소외)라는 의미도 ‘만만치 않은’ 글자다. 그러니 소통은 “안 통한다”는 뜻도 되고, 실제로 우리는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산다. 언어를 만든 자의 권력이 그 이유 중 하나다.
새가 아침 일찍 일어나면 벌레를 더 잡아먹을지 모르지만, 벌레가 일찍 일어나면 그만큼 빨리 죽는다는 의미다. 벌레 입장에서 이른 기상은 재앙이다.
[정희진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일찍 일어나는 새, 일찍 일어나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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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캐릭터가 영 아니야. 착한 남자, 이걸 어디다 쓰니?” 대표가 실무자와 상의도 없이 계약한 웹툰 원작을 마지못해 검토하던 정인필름의 프로듀서 김수진(송지효)이 짜증을 섞어 원작에 타박을 놓는다. 하지만 ‘구여친’들과의 실제 연애사를 웹툰으로 그린 작가가 자신의 ‘구남친’인 방명수(변요한)란 사실을 알게 된 수진은 웹툰을 다시 읽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흠뻑 빠져든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의 설렘과 흥분이 새삼스러워지는 현자타임이 찾아온다. 노트북을 탁 덮어버린 수진의 긴 한숨을 번역하면 ‘아이고, 의미 없다’ 정도가 될 테지. 그렇다. 대개는 의미 없다. 옛 남자의 연애 회고담에 언젠가 자신도 등장하리라 상상하는 달콤하고 씁쓸한 감정 따위가 먹고사는 데 무슨 영향을 미치겠나? tvN 드라마 <구여친클럽> 이야기다.
자,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대표의 사채 빚으로 회사는 망하게 생겼고 수진은 명수의 웹툰을 영화로 만들어 어떻게든 재기를 해야 한다. 게다가
[유선주의 TVIEW] 구여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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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절대, 단 한번도 나 자신이 ‘프리티 걸’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간혹 ‘엄청나게 예쁜’ 캐릭터가 등장하는 시나리오를 받으면 왜 이 시나리오를 내게 보냈는지 의문이 든다.” 롭 마셜의 뮤지컬영화 <숲속으로>(2014)를 통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신은 안나 켄드릭이지만, 그녀는 자신이 ‘공주’과의 여배우가 아니라고 단호히 말한다. 1m 60cm가 채 되지 않는 아담한 체구, 고집스런 인상을 주는 날렵하고 뾰족한 코, 살짝 돌출된 치아를 시원하게 드러내며 웃는 표정 등 켄드릭의 외형적 특징은 전형적이기보다 개성적이다. 가녀린 듯 강해 보이고, 순진한 듯 영악해 보이고, 어린 듯 성숙해 보이는 이중적 이미지의 공존 또한 켄드릭의 매력을 증폭시킨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것 한 가지는 그녀가 ‘작은 거인’이라는 사실이다.
12살이던 1998년에 뮤지컬 <하이 소사이어티>의 디나 역으로 토니 어워드 뮤지컬 부문 최우수 여배우상 후보에 오른 켄
[안나 켄드릭] <피치 퍼펙트: 언프리티 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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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5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2012 <옐로>
2012 <매직 마이크>
2011 <키스 오브 뱀파이어>
2011 <잭 앤드 다이앤>
2011 <굿닥터>
2010 <런어웨이즈>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곳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 했던가. 모래와 강철의 이중주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진정한 주인은 임모탄에 저항해 여정을 떠난 다섯 여인들이다. 모래폭풍이 지나가고 그녀들이 첫 등장하는 장면의 생명력은 이 영화의 어느 스펙터클한 장면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중 워보이 눅스(니콜라스 홀트)를 가슴으로 품는 케이퍼블은 사막보다 붉은 머리칼과 빼어난 미모로 관객의 마음마저 흔든다. 어쩌면 케이퍼블을 연기한 라일리 코프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승자인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올해 2월 촬영 중 만난 호주 출신 스턴트맨 벤 스미스 피터슨과 결혼에 골인하며 <매드맥스
[who are you] 라일리 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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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 극장가에서는 아버지와 딸을 다룬 잔잔한 가족 코미디영화 한편이 흥행하고 있다. 지난 5월8일 개봉한 영화 <피쿠> 얘기다. 영화는 늙은 아버지와 과년한 딸의 일상을 다루며 시작된다. 변비에 시달리는 바바는 노년에 홀아비가 되어 딸 피쿠에게 의존한다. 반면 건축 사무소를 다니는 피쿠는 그런 아버지를 보살피느라 사생활이 없다. 어느 날 딸의 충고를 듣지 않고 무리하다가 의식을 잃은 바바는 다시 깨어나자 고향인 콜카타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딸은 아버지와 함께 갑작스런 여행을 떠나게 된다. 변비로 까탈을 부리는 아버지가 비행기와 기차 여행을 거부하자 딸은 평소 이용하던 라나의 업체에서 택시를 빌린다. 하지만 출발 당일, 약속한 시간이 되어도 차는 오지 않고, 화가 난 피쿠는 라나에게 항의한다. 델리에서 콜카타까지는 무려 1500km가 넘는 거리로, 모두들 괴팍한 노인, 신경질적인 딸과 동행하기를 꺼려했던 것이다. 라나는 어쩔 수 없이 직접 차를 몰고 부녀의 여
[델리] 웃음과 감동 실은 아버지와 딸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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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셀마>(2014)는 마틴 루터 킹이 흑인 투표권 차별 금지를 위해 셀마에서부터 몽고메리까지 행진한 내용을 밀착하여 담아낸 전기영화다. 유명 감독도 스타 배우도 없는 저예산영화였던 <셀마>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사태로 불붙은 인권 시위와 맞물려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로튼토마토 지수 99%를 기록하며 개봉 3주차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고, 2015년 오스카 주제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의 호소력은 무엇일까. 허지웅 평론가는 “사실 별로 재미있을 것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드라마틱한 서사나 오락적인 쾌감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그런 것과는 다른 의미의 즐거움을 가진 영화가 아닐까 싶다”며 GV의 포문을 열었다. “<셀마>는 마틴 루터 킹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 만한 점은 마틴 루터 킹의 신격화로부터의 거리 두기를 시도했다는 것. 그리고 종교적 지도자라기보다는 정치적 지도
소재의 무거움에 짓눌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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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은 제6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 영화는 성기 노출 등으로 인해 제한상영가 판정이 예상되는 바 수입자 레인보우 팩토리가 제도가 개선될 때까지 개봉을 유예한 상태다. GV 진행을 맡은 김혜리 기자는 “호숫가라는 제한된 장소에서 인공조명, 폴리사운드, 삽입된 음악도 전혀 없이 만들어진, 에센스만 남아 있는 영화”라고 인상을 밝히며 토크를 시작했다. 영화는 게이들의 만남의 장소인 호수를 찾은 프랑크(피에르 데 라돈샴)가 매력적인 남자 미셸(크리스토프 파우)을 만나 매혹되지만 프랑크가 우연히 목격한 살인사건이 그들의 관계를 시험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먼저 김혜리 기자는 이 영화의 시공간에 대해 설명하면서 “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면서 바람이 불어 촉각적 요소를 더하는 장소, 수평선이 가깝고 기슭이 반원으로 굽어 서로를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친밀한 공간
사랑에 관한 영화의 새로운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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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경>은 2014년 베스트영화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올라온 영화 중 하나다. 2001년 데뷔작 <자유>로 주목받은 리산드로 알론소는 7번째 영화인 <도원경>을 통해 기대의 신예에서 한 차원 도약했다. 워낙 소문이 무성했던 명작이라 당연히 국내 수입이 될 줄 알았지만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영화는 응당 극장에서 만날 필요가 있다는 일념 하에 <씨네21>이 발벗고 나섰고 수입사가 없어 직접 멕시코 제작사에서 수급한 끝에 두 차례 귀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GV를 맡은 김영진 평론가도 “극장에서 만나야 하는 영화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람하는 걸 보니 동시적 연대감이 느껴져 힘이 난다”며 <씨네21>의 기획과 노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영 후, “혹여 관람에 누가 될까 말로 설명하기 조심스러운 영화”라는 평으로 시작된 김영진 평론가의 해설은 겸양과는 반대로
매 장면이 한폭의 회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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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장이자 국내 영화계 대부 김동호의 이름을 딴 연기상
탁월한 연기 선보인 김주엽, 이주우, 이민지 수상 ‘영예’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DGC, DANKOOK GRADUATE SCHOOL OF CINEMATIC CONTENT)이 제2회 ‘김동호 연기상’을 시상했다.
김동호 원장은 제1대 예술의 전당 사장,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단국대는 국내 문화 및 영화계에 큰 업적을 남기고 있는 김동호 원장의 예술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지난해 ‘김동호 연기상’을 제정했다. 김동호 연기상은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생들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 중 탁월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3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5월 23일(토) ~ 24일(일) 이틀간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3관에서 열린 ‘2015 영화의 봄, DGC 영화제’ 폐막행사에서 영화 <소년>의 배우 김주엽, 이주우와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제2회 ‘김동호 연기상’ 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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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21>_어렵게 일정을 내주신 데 감사를 전합니다. 관객도 행사 전날부터 진을 치고 기다렸고요. 이경영씨는 현재 촬영 중이라 조금 늦을 것 같고 변요한씨부터 인사와 함께 촬영 중인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변요한_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은 드라마 <구여친클럽>을 찍고 있어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씨네 21>_즐기고 있는 게 맞나요? 여배우들에게 엄청난 시달림을 당하는 중인데.
변요한_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지금까지 어두운 작품을 많이 했는데 <구여친클럽>은 현장 분위기가 밝아서 좋아요.
<씨네 21>_체감하기에 드라마 현장은 어떤가요.
변요한_매체 자체가 빠른 시스템을 갖고 있으니까요. 거기서 당황하는 건 배우의 잘못인 것 같아요. 당황하게 되는 순간이 와도 당황하지 않은 척해야 돼요. (웃음)
<씨네 21>_그 와중에 <씨네21
지금까지 20년 지금부터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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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21>_<씨네21>은 20년간 한국영화계의 감독들과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오늘 이 자리엔‘나와 한국영화, 나와 <씨네21>’이라는 주제로 네분의 감독님을 모셨습니다. 우선 <씨네21>과는어떤 인연들이 있으셨나요.
김지운_저는 <씨네21> 때문에 영화계에 들어오게 됐어요. <씨네21> 시나리오 공모전에 낸 <조용한 가족>(1998)이 당선이 돼서 감독 데뷔를 했죠. 당시에는 하이브리드 장르여서 이상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는데… 돌이켜보면 <씨네21>이 감독으로서 밥을 먹게 해준 장본인이네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인연이 각별한 감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씨네 21>_장준환 감독님은 직접 <씨네21>을 몇권 들고 오셨던데, 어떤 사연이 있는 호인가요.
장준환_제가 나왔던 호를 찾아봤어요.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2003)의 신하균씨가 표지로 나왔던 호
<씨네21>, 친구처럼 오래 곁에 있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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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 21>_여기 계신 관객은 정말 계 탄 분들이네요. (웃음) 사람 나이로 따지면 스무살, 청춘이죠. 청춘이라는 말에 걸맞은 두 배우를 모셨습니다. 이젠 중후함까지 느껴지네요. (일동 웃음)
정우성_지난해가 저희 데뷔 20주년이었거든요. 스물하나인 거죠. <씨네21>과는 연년생이네요.
이정재_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 말이에요. 저는 항상 청춘인 것 같습니다.
<씨네 21>_지난 20년을 돌아봤을 때 <씨네21>과의 추억이라고 할 만한 얘기가 있다면요.
정우성_작품 개봉 때마다 거의 표지를 장식했던 것 같아요. 우리의 영화인생과 <씨네21>의 영화인생이 궤를 같이하고 있네요. 창간기념호마다 우리를 빼놓고 이런 토크쇼도 여러 번 진행하신 것 같은데 참 섭섭하고요. (일동 웃음)
<씨네 21>_20주년 때까지 기다린 거죠. (웃음)
이정재_개인적으로도 <
“우리는 친해진 과정이 묵언수행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