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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면 괴롭다. 지금 <씨네21>은 연중 가장 바쁜 주간이라 할 수 있는, 추석 합본호 마감이 한창이다. 기자들의 숨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하나하나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 평소보다 2배 정도의 작업을 하고 있는 데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곧장 부산국제영화제 출장을 가야 한다. 취재, 사진, 편집, 디자인팀 모두 개막식도 열리기 이틀 전에 부산으로 향한다. 게다가 올해는 해마다 해오던 영화제 공식 데일리 작업 외에 ‘씨네21이 기록한 BIFF의 20년’(가제)이라는 뜻깊은 사진전까지 열 계획이다. 무려 진짜 지난 2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라고 쓰고 싶지만 3년 정도는 부산을 가지 않은 손홍주 사진부장이 있기에 든든하다. 모처럼 ‘부산행’을 결심한 김은 아트디렉터도 마찬가지다. 무려 2007년 부산 데일리에 객원기자로 참여하며 일을 시작한 장영엽 팀장도 어느덧 데일리를 책임지는 주무 팀장이 되었다. 나 또한 1회 영화제에서 오구리 고헤이의
[에디토리얼] 추석과 부산,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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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2001)는 14년 전 작품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시장에서 통용되는 멜로의 전설이다.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감독들은 지금도 중국 투자사에서 <엽기적인 그녀>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오래전 ‘한류의 원조’쯤 된다고나 할까. 그 중심에 있었던 곽재용 감독은 누구보다 빨리 일본과 중국으로 진출, 해외 합작영화와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해왔다. 그 시간 동안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제작환경을 습득하는 시행착오의 시간도 거쳤다. 최근 IPTV로 개봉한 <미스 히스테리>는 그가 중국에서 만든 첫 번째 작품이다. 최근 일본에서 <바람의 색>을, 한국에서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 주연의 <시간이탈자>(가제)를 찍었고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다음 주부터는 일본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를 리메이크한 중국 작품의 촬영을 앞두고 있다. <시간이탈자> 후반작업차
[곽재용] “마음껏 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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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 ‘얼굴 없는 만화가’, 김보통 작가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니 탈을 쓰고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인터뷰 당일, 아쉽게도 탈이 제작 중인 관계로 지참하지 못한 그는 바짝 자른 머리에 헌팅캡을 눌러쓴 채로 카페에 들어섰다. 사진을 찍을 때는 기자가 출력해온 질문지를 빌려 검정 매직펜으로 눈, 코, 입을 쓱쓱 그려넣고는 얼굴을 가렸다. 데뷔작 <아만자>로 2014년 오늘의 우리만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고 현재 <D.P-개의 날>을 연재하며 날카롭게 현실을 캐묻는 신예 김보통과의 대화를 지면에 옮긴다.
-요새 엄청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허리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웃음) 여기저기 불러주는 곳이 많아 글쓰고 강연 나가고 앨범과 책 표지, 영화 포스터 작업, 어린이 잡지, 문예 잡지 등에 삽화와 만화도 그린다. 서울시와 기업체 등과 일하기도 한다.
-얼굴 노출을 꺼리기에 외부 활동을 안 할 줄 알았다.
[trans × cross] 현실을 직시하는 만화 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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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성룡이 연출한 <차이니즈 조디악>(2012)으로 프로모션차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권상우를 만났었다. 앞서 곽경택 감독의 <통증>의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던 그는 그때 한국영화가 아닌 중국영화 촬영과 드라마 <야왕>의 방송 계획을 알리며 ‘한국영화에 대한 갈증’을 토로했었다. 그로부터 4년, 그사이 권상우는 중국에서 <그림자 애인>(2012)과 최근 <적과의 허니문>(2015)을 끝냈고, 한국에서는 드라마 <메디컬 탑팀> <야왕>에 출연했으며, 지금은 중국영화와 한국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있다. <탐정: 더 비기닝>은 그렇게 그의 한국영화 필모그래피가 뜸하던 즈음 돌아온 반가운 작품이다. 그간 한국 작품을 시도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 스케줄과 절묘하게 겹치거나, 좋은 영화지만 본인과 맞지 않은 작품도 있었다고 한다. “4년이라는 시간이 크더라. 영화배우로 데뷔를 했고 영화인이라
[권상우] 선입견 내려놓고 찾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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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은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며, 호불호가 분명하다.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전자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대는 그에게 담배 끊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이러했다. “상황에 맞게 담배와 전자담배를 섞어서 피운다.” 건강을 챙길 나이가 되면서 담배를 끊은 줄 알았다. “담배 끊어서 건강해지면 다 끊지. 허허허.”
<탐정: 더 비기닝>에서 성동일이 연기한 형사 노태수 역시 빙 돌려서 말하지 않는 중년 남자다. 왕년의 그는 웬만한 조폭이 눈도 못 마주칠 정도로 잘나가 광역수사대의 ‘식인 상어’라고 불렸다. 하지만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생기면서 좌천당해 지금은 후배인 팀장 밑에서 괄시받으며 일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쪽 같은 성격을 가진 까닭에 후배들 앞에서는 언제나 당당하고 엄격하다. 하지만 천하의 노태수도 집에 들어오면 영 어깨를 못 편다. 고작 요구르트 두병 까먹은 걸 가지고 아내로부터 아이들 간식 뺏어먹었다고 한소리를 듣지 않나,
[성동일] 종이 한장 차이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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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는 내내 술을 마셨다. 두 시간 뒤에 촬영이 끝날 것 같다 싶으면 술집부터 섭외할 정도였다.” 한 작품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이 빨리 친해지기 위해선 술만큼 좋은 약도 없다. 덕분에 성동일과 권상우, 권상우와 성동일 두 남자는 스튜디오에 들어왔을 때부터 호흡이 척척 맞았다. 마치 그 모습이 의좋은 형제 같았다. <탐정: 더 비기닝>(개봉 9월24일)은 한국의 셜록 홈스를 꿈꾸는 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의 베테랑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아파트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코믹 범죄 추리극이다. <톰과 제리>가 그렇듯이 두 남자가 티격태격하면서 웃음을 유발하는 버디 무비가 관전의 한축이라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한배를 타고 사건의 단서를 좇으면서 구축되는 긴장감이 또 다른 축이다. 다음 장부터 두 남자의 좌충우돌 <탐정: 더 비기닝> 출연기를 전한다.
[성동일, 권상우] 톰과 제리처럼, 때론 의좋은 형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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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Life
감독 안톤 코르빈 / 출연 로버트 패틴슨, 데인 드한, 벤 킹슬리
사진 에이전시인 매그넘 소속 작가 데니스 스탁(로버트 패틴슨)은 <에덴의 동쪽>을 찍기 전 막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제임스 딘(데인 드한)을 촬영하는 일을 맡는다. 둘은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을 함께하면서 우정을 쌓는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아메리칸>(2010), <모스트 원티드 맨>(2014)을 만든 안톤 코르빈의 새 영화. 올해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12월4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
[WHAT'S UP] 제임스 딘 전기 영화 <라이프>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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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힙합 프로듀서 코드쿤스트가 미국의 래퍼 조이배드애스(Joey Bada $$)와 작업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어울리겠군’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이들의 작업에 타블로가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선택의 범위가 넓진 않았겠지만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그림이 나왔군’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루미넌트엔터테인먼트가 ‘한국 힙합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젝트이기에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한국 래퍼여야 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랩도 잘해야 하고, 만약 유명하기까지 하다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한국 래퍼 중 최선은 타블로다.
<Hood>는 타블로와 조이배드애스가 중립지대에서 만나 만들어낸 곡 같다. 기존의 자기 스타일을 내세우거나 날뛰지 않는다. 특히 1995년생이지만 1995년 스타일의 힙합을 추구해온 조이배드애스는 예의 그 역동적인 ‘빡센’ 랩을 선보이지 않는다. 대신에 둘은 회색빛 코드쿤스트의 사운드
[마감인간의 music] ‘소울’, 우리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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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앤트맨> 슈퍼 파워는 어디로?
[정훈이 만화] <앤트맨> 슈퍼 파워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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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과정에 있던 선배에게 불행이 닥쳤다. 갑자기 지도 교수가 일년 반의 시간을 쏟은 논문(과 더불어 선배가 그 논문에서 도맡았던 온갖 허드렛일)을 버리고 나서 세상이 억울해진 나머지 책장을 덮고는 날마다 신경질로 소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예민 교수는 원래 신경질 대마왕이잖아.” “그게 오십배쯤 늘었다고 생각해봐.” 그렇다면… 애도를. 설마 못 먹을 걸 먹는다거나 맞고 산다거나 허공으로 사라진 연구비 벌어오라며 파견 노동 나가고 있는 건 아니겠지.
선배의 교수가 논문 발표를 포기한 건 쓰다 보니 이상한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었다. 경제에 밝은 (다시 말해 돈이 많은) 부친의 강요로 선택한 학부 전공 경제학이 싫어서 사학과 대학원에 진학했으나 “자네 같은 인재를 기다렸네! 우리가 경제사 연구자가 없어, 허허허”라며 기뻐하는 교수들 덕분에 도로 경제사를 전공한, 시작부터 억울했던 교수는 식민지 시대 조선 경제에 일제가 미친 영향을 연구하다가 의도치 않게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친일’이라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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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지아장커: 펜양에서 온 사나이>는 월터 살레스 감독이 지구 반대편 동료 시네아스트를 취재한 다큐멘터리다. 극장에서 못 튼다는 사실만 빼면 오늘날에는 디지털 촬영 복제 기술로 누구나 영화를 만들고 볼 수 있으니 정부의 상영 금지도 무의미하다고 인터뷰하던 지아장커는, 문득 다른 기억에 사로잡혔다. “어느 카페에서 개봉하지 못한 <플랫폼>을 틀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막상 가보니 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통유리창이라 영화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랴부랴 검은 천을 구해 가리고 나니 비가 새기 시작했어요. 정상적 영사로, 진짜 의자에 앉아, 불 꺼진 방에서 볼 수 없는 내 영화가 슬펐습니다. 극장에서 틀 수 없는 내 영화가 정말 슬펐습니다.”
08/27
저녁 7시 명동. <침묵의 시선>을 알리기 위해 서울을 찾은 조슈아 오펜하이머 감독을 만났다. 그의 첫 영화 <액트 오브 킬링>을 보고 다들 놀랐던 점은 대량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잘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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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개체로서의 인간이 자신의 고독으로 이루어내는 것이다.”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1926년 저작 <종교란 무엇인가>는 종교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만들어내는 요소로서의 고독에 대해 언급하며, 합리적 종교관을 펼쳐 보인다. 인간 내면의 근본 정서와 냉철한 이성간의 화해의 산물로서의 종교에 대하여.
[도서] 정서와 이성간 화해의 산물로서의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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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서스펜스의 대가 마거릿 밀러의 대표작. 친구와 단둘이 멕시코로 휴가를 떠난 에이미는 친구와 크게 다투고 만다. 다음날 새벽,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고 에이미는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에이미의 실종을 계기로 완벽해 보였던 가정 속에 숨어있던 불안과 갈등이 서서히 드러난다. 가정 스릴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도서] 심리 서스펜스의 대가 마거릿 밀러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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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이후 근 30년 만에 선보인 스티븐 킹의 세 번째 중편소설집. 브람 스토커상 베스트 작품집상을 수상했다. 수록된 단편 <행복한 결혼 생활>은 영화 <굿 메리지>로, <빅 드라이버>는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닐 게이먼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은 그의 마지막 중편집이 될 책. 스티븐 킹 스스로도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독하다”는 세계로의 초대.
[도서] 스티븐 킹의 세 번째 중편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