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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의 무용(無用)에 낙담할 때마다 꺼내보는 이름들이 있다. 하스미 시게히코는 영화비평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정전에 가까운 비평가다. 하지만 정작 하스미 시게히코 스스로는 자신을 영화학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때마다 푸념처럼 반복되는 영화비평의 몰락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 것인지 하스미 시게히코에게 묻는다면, 그는 아마도 이렇게 답할 것이다. “영화는 흥분의 대상이지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스미 시게히코는 중학생 시절 르네 클레르의 <침묵은 금>을 보다가 안면마비를 일으켜 병원 신세를 질 정도로 영화를 사랑했다. 자신의 압도적인 영화체험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그의 비평은 영화에 최대한 밀착해 글을 읽는 이마저 빨아들인다. 그렇게 빚어낸 (여러 의미에서) 숨 막히는 문장들은 오직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영화에 부치는 연애편지다. 순수하게 영화에 대한 경탄에서 출발한다면 영화비평의 희열이 마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도서] 영화에 부치는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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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계 영국인인 니마 누리자데는 저명한 정치 활동가인 알리레자 누리자데의 아들이자 CF와 뮤직비디오계의 스타이다. 그런 사람이 미국에 건너와 두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가 어떤 영화를 만들었을지 짐작해보자. 정치적인 영화일까, 아니면 감각적인 스타일의 영화일까. 선입견이 하나둘 쌓이기 전에 한국에서 홈비디오로만 선보인 데뷔작 <프로젝트 엑스>(2012)에 대해 우선 말해야겠다. 멀리 <애니멀 하우스>(1978)부터 <슈퍼배드>(2007)에 이르는 선배를 둔 <프로젝트 엑스>는 미국의 고등학생이 꿈꾸는 욕망이 어느 정도의 바닥으로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시험하는 장이다. 앞서 말한 두 영화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한심함은 비교할 바가 안 된다. 주인공 소년은 생일 파티에 예쁜 소녀들이 몇명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을 뿐인데, 악동 친구를 둔 덕에 하룻밤 파티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진다. 술, 음악, 섹스, 약은 기본이고, 천명이 넘는 인원이
[이용철의 영화비평] 의미 없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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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 기획전에 2년 만에 애니메이션 작품이 등장했다. 9월10일부터 30일까지 CGV압구정 등지에서 진행되는 ‘KAFA FILMS 2015: 나쁜 영화들’에서 상영될 두 작품은 허범욱 감독의 <창백한 얼굴들>과 박혜미 감독의 <화산고래>다. <창백한 얼굴들>은 흑백의 행성에 색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의 이야기를 개성 있는 아트워크로 연출했고, <화산고래>는 2070년 붕괴된 부산을 배경으로 화산고래를 잡으려는 소녀의 모험을 장르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전자는 제19회 홀란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후자는 제48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며 만만치 않은 신예의 탄생을 알렸다. 이번 기획전에서 상영되는 영화 <소셜포비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선지자의 밤>이 7기 작품인 데 비해 두 애니메이션은 5기, 6기 작품들로 더 오랜 시간 작업한 셈이다. 긴 제작과
[people] 애니메이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세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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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임스 에이지(James Agee)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이런 설명이 강렬할 것 같다. 미국 문단의 제임스 딘.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미남이었고, 반항적 성향이었던 데다 비교적 일찍 세상을 떴다는 점에서, 미국의 문화비평가 드와이트 맥도널드는 자신의 친구였던 에이지를 ‘문단의 제임스 딘’(Literary James Dean)이라 칭했다. 에이지는 미국의 저널리즘 글쓰기와 영화 비평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다. 국내에는 그의 책이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최근 그의 자전적 소설이자 유작인 <가족의 죽음>(A Death in the Family)이 출판됐다. 조금은 어쩌면 많이도 뒤늦은 만남이다(1961년 <만장>(輓章)이란 제목으로 <가족의 죽음>이 출간된 적 있으나 현재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디지털로만 열람 가능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얘기되는 르포르타주 <이제 훌륭한 사람들을 찬양하자>(Let Us Now Praise
이제 위대한 작가를 찬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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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은 9월15일(화)부터 19일(토)까지 ‘마키노 마사히로 감독전’을 개최한다. 마키노 마사히로 감독은 국내 관객에게는 그의 대표작인 <원앙새 노래대항전>(1939)이나 다카쿠라 겐이 나오는 의협영화 시리즈 정도로 알려졌을 뿐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마키노 마사히로는 “일본영화를 체현한다”고까지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마키노 쇼조가 “일본영화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반은 장난으로 ‘마키노 마사히로=일본영화’라고 부르는 것이지만, 우연하게라도 마키노의 작품을 보게 된다면 그래서 그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찾아본다면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마키노 마사히로는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18살에 데뷔하여 실질적 은퇴작인 <관동의 붉은 벚꽃 일가>(1972)에 이르기까지 40여년 동안 약 260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상대적으로 스튜디오 시스템이 견고하고 리메이크가 활성화된 일본 영화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260이라는 숫자는
[영화제] 일본영화 ‘체현’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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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주년을 맞은 해다. 자유를 맞았다고 생각했을 때 마주한 또 다른 예속의 역사는 여전히 무언가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상기시킨다. 제7회 DMZ국제다큐영화제가 9월17일(목)부터 24일(목)까지 8일간 메가박스 백석, 메가박스 파주출판단지 등에서 열린다. 북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엿보이는 ‘광복 70주년 특별전’과 함께 이미지를 쌓아가는 동시에 이미지와 싸워나가는 ‘아트앤다큐’ 섹션이 올해 마련된 특별전이다. 개막작 <나는 선무다>는 특별전의 두 주제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베이징에서 전시를 준비하는 얼굴 없는 탈북 화가 선무씨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의 지난 삶을 추적한다. 그는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프로파간다 화가에서 지금은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현대 미술가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내가 살아온 삶을 그릴 뿐’이라며 정치적인 해석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살아가는 것이 곧 정치가 된 한 남자의 작품세계
[영화제] 끝나지 않은 아픔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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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기를 낳다가 죽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사는 엠마누엘(카야 스코델라리오)은 아빠와 새엄마와 불화하며 사춘기를 보낸다. 옆집에 린다(제시카 비엘)가 이사를 오고, 홀로 아이를 키운다는 그녀를 통해 죽은 엄마를 떠올리는 엠마누엘은 린다의 가정부를 자청한다. 엠마누엘의 가족은 그런 딸이 레즈비언임을 의심하면서 지켜보지만, 엠마누엘은 통근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클로드(아뉴린 바너드)와 연애를 시작한다. 한편, 린다의 집을 보던 엠마누엘은 우연히 린다의 아이가 인형인 걸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의 전반은 안정적인 리듬으로 스릴러로서의 긴장을 만들어낸다. 집과 직장인 병원을 오가는 게 전부일 정도로 엠마누엘의 생활은 단순하지만 비밀이 많아 보이는 린다를 등장시키고 두 여자 사이의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어딘가 서늘한 기운이 퍼지기 시작한다. 거의 호러의 그것을 방불케 하는, 린다의 아이가 인형임이 밝혀지는 그 순간부터 <트루스 어바
지켜주고 싶은 그녀의 비밀 <트루스 어바웃 엠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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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가 울리더니 경 읽는 소리가 요란하다. 관 속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세우는 이, 사도(유아인)다. 칼을 빼든 사도가 향하는 곳은 아버지 영조(송강호)가 있는 경희궁. 아버지를 향해 칼끝을 겨누던 사도와 함께 <사도>가 시작된다. 1762년 7월4일 영조가 사도를 뒤주에 가둔다. 세자가 궁궐 후원에 무덤을 파고 관을 짜고 자신을 죽이려고 했다는 게 영조의 이유다. 사도가 들어간 뒤주에 직접 못을 박던 노인 영조의 얼굴이 어느새 40대의 영조 얼굴로 오버랩된다. 어린 사도를 보며 흐뭇해하는 아버지의 자애로운 얼굴이다. 뒤늦게 얻은 아들 사도는 영조에게 기쁨 그 자체였다. 그런 사도는 어째서 아버지의 증오와 분노의 대상이 되었을까. 이 궁금증을 안고 <사도>는 사도가 뒤주에 갇혀 죽게 된 연유를 좇는다. 이때 영화는 영조에서 사도 그리고 정조로 이어지는 삼대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사도가 뒤주에 갇혀 있던 8일간의 시간을 영화의 현재 시점으로 삼고 있
영조에서 사도 그리고 정조로 이어지는 삼대의 서사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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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만대 감독이란 이름과 ‘덫’이라는 영화 제목에서 풍겨오는 기운의 조합은 굳이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 영화가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만든다. 영화는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시선이 서서히 시뻘건 탐욕으로 물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봉만대 감독의 최근작들과 비교해보면 다소 낯설고 거친 분위기가 느껴지는 어두운 색채의 영화다.
작가의 권익을 무시하는 영화계 관행과 인간관계에 치이며 사는 시나리오작가 정민(유하준)은 이번엔 진짜로 자신만의 작가 정신을 발휘한 작품을 한편 쓸 목적으로 시골로 향한다. 정민은 시골길을 한참 달리다가 쓰러져가는 표지판 하나를 보더니 무작정 산속에 자리잡은 어느 민박집을 찾아간다. 어딘지 이상한 기운을 품고 있는 허름한 민박집 마당 풍경에 기분이 상한 정민은 다시 차를 돌려 떠나려 하는데, 그 순간 그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허름한 방문을 열고 나온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고생 유미(한제인)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정민은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시선 <덫: 치명적인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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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째 노량진 고시촌에서 생활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는 길호(오정세). 여느 때처럼 만화책과 무협지에 빠져지내던 중에 고시원 동료(송삼동)의 약속 장소에 함께 나가고 그곳에서 대학생 때 자신을 짝사랑하던 정숙(조은지)을 만난다. 옛날답지 않은 그녀의 세련된 모습에 호감을 느낀 길호와 여전히 그를 마음에 두었던 정숙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한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은 길호의 답답한 수험 생활과 정숙 어머니의 반대로 이별을 맞이한다. 시험을 접어두고 무협 소설을 써서 작가로 데뷔한 길호는 다시 정숙을 찾아간다.
노량진 고시촌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션샤인 러브>는 성과 없이 지지부진한 고시 생활을 이어가는 가난한 청춘을 줄곧 비추지만 한시도 암울한 무드에 쏠리지 않는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 길호와 정숙의 알콩달콩한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을 따르지만, 구김살 없는 영화의 전반적인 무드와 잘 섞이며 기분 좋은 감상을 남긴다. 이에
가난한 청춘들의 사랑 <션샤인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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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도라에몽>의 나이가 올해로 35살이 되었다.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도라에몽의 초능력만큼이나 이야기의 소재도 마르는 법이 없다. <극장판 도라에몽> 3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영웅기~스페이스 히어로즈~>는 도라에몽과 그의 친구들이 슈퍼히어로가 되어 우주여행을 하는 이야기다. 진구는 슈퍼히어로영화를 보던 중 자신이 슈퍼히어로가 되어 괴물에게 잡힌 공주를 구하는 상상을 한다. 도라에몽은 영화감독 버거(외모가 햄버거)를 불러내 진구와 그의 친구들에게 초능력이 생기는 히어로 슈트를 입고 영화 <미라클 은하 방위대>의 주인공이 된다. 은하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행성 포클별에서 온 보안관 아론은 우연히 영화 촬영을 하고 있던 이들을 보고 진짜 슈퍼히어로로 착각한다. 그래서 도라에몽과 그의 친구들을 찾아가 포클별이 우주 해적들의 침입을 받아 위기에 처했으니 도와달라고 말한다. 아론의 딱한 사연을 들은 도라에몽과 친
우주여행을 떠난 도라에몽과 친구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우주영웅기~스페이스 히어로즈~> 映画ドラえもん: のび太の宇宙英雄記~スペ-スヒ-ロ-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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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자신들이 생체실험 대상이었음을 깨닫고 미로를 탈출한 러너들은 미로 밖 더 큰 세계에서 길을 잃는다. 실험을 주도한 것이 비밀조직 위키드임을 안 러너들은 위키드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그들의 흔적을 짚어간다. 폐허가 된 도시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광활한 모래사막을 벗어나야 하고,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떼 크랭크의 습격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위키드에 맞서는 또 다른 비밀결사를 만난 러너들은 그들의 도움을 받아 잠시 휴식을 취하지만 사고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어난다.
모든 것이 절로 주어졌던 미로와는 달리 열린 공간인 스코치에서 러너들은 어디로 갈 것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직접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책임감을 안게 된다. 자연히 조화로운 캐릭터 플레이가 필요한데 인물의 개성은 원작에 비해서나 전편에 비해서나 다소 축소됐다. 민호(이기홍)와 뉴트(토머스 생스터) 등 성격이 뚜렷한 캐릭터들의 역할이 작아지면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의 리더십이 부
미로 밖 더 큰 세계 <메이즈 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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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펙터> Spectre
감독 샘 멘데스 / 출연 대니얼 크레이그, 레아 세이두, 크리스토프 왈츠, 모니카 벨루치, 레이프 파인즈, 벤 위쇼 / 수입•배급 UPI 코리아 / 개봉예정 11월12일
제임스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는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초국가적 범죄조직 스펙터와 마주하게 된다. MI6를 쓰러트리기 위해 창설된 비밀 조직 스펙터가 시시각각 본드의 목을 조여오는 가운데 MI6와도 갈등하며 본드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는다. 007 시리즈의 24번째 작품으로 대니얼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맡은 지도 벌써 4번째다. 스펙터는 플레밍의 원작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범죄 조직으로 시리즈 초반에 본드를 괴롭힌 범죄 조직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에서는 스펙터의 탄생에 얽힌 본드의 과거사를 들춘다. 역대 최악의 적을 맞이한 만큼 한층 스펙터클한 액션과 어두운 이야기를 선보일 전망이다. 베일에 싸인 이탈리아 마피아의 미망인 루시아 역에 모니카 벨루
[Coming Soon] 스펙터의 탄생에 얽힌 본드의 과거사 <007 스펙터> Spec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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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전자음악 그룹 탠저린 드림을 이끌고 있던 에드거 프로스는 1973년 영국의 버진 레코드로부터 계약을 맺자는 전화를 받는다. 보통 크라우트 록(Kraut Rock)이라고 불리는, 독일 전자음악에 심취된 소수 팬들을 겨냥해서 음악을 만들던 프로스의 입장에서는 당시 신생 레이블로 성공을 거둬 영국과 미국에 배급망을 갖추기 시작한 버진 레코드의 제안에 아마도 무척 고무되었을 것이다.
버진 레코드는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음반 제작사가 아니라 런던 노팅힐 게이트에 위치한 작은 레코드 가게였다. 이 가게의 문을 연 리처드 브랜슨과 닉 파월은 유럽 대륙의 프로그레시브 록과 전자음악 음반들을 직접 수입해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 사업은 소수지만 광적인 런던 컬트팬들로 인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었다. 그러자 브랜슨과 파월은 음반 가게에 머물지 않고 음반 제작에 직접 뛰어들기로 결심했는데, 그렇게 해서 그들이 제작한 첫 번째 음반은 당시 열아홉살의 마이크 올드필드가 여러 악기를 연주하고 이
[황덕호의 시네마 애드리브] 음악은 악몽 혹은 일장춘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