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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환 학생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어느 날 한국영상자료원 SNS에 한 소년의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어느 중학생이 해외 웹사이트를 뒤져가며 국내에 없는 한국 고전영화를 발굴해 정기적으로 자료원에 기증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특한 소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소년의 기증작 편수가 무려 130여편이라는 겁니다. ‘보통 아닌 덕후로구나!’ 싶어 한국영상자료원 수집부에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소년이 “영화과에 진학할 생각인데 혹시라도 기사들이 불공평하게 가산점이 될까봐 우려한 까닭에 지금까진 사진촬영을 겸한 인터뷰를 거부했지만, 영화잡지인 <씨네21>이라면 사진촬영에 응할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는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다시 소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간단하게 몇 가지를 물었습니다. 소년은 중학생 때부터 자료를 기증해왔으며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잃어버린 한국영화를 찾는 일이 무척 즐겁기도 하고, 이 재미있고 예쁜 영화들을
언젠가 이 편지를 꺼내볼 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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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기습적으로 발의됐다는 기사를 읽고 있었다. 법정 근로시간을 사실상 60시간까지 늘리고, 휴일근로에 대해 가산임금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착잡한 심정으로 기사를 읽어내려가고 있는 그때, 갑자기 창문 밖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주택가가 진동했다. 알고 보니 한국이 축구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순간이었다.
당혹. 이렇듯 선명하다 못해 기시감에 찌든 낡은 전형의 순간들과 조우할 때마다 마음이 어지럽다. 혹자는 노동으로 지치고 힘든 삶에 스포츠와 금메달이 한 줄기 위로 같은 거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빚더미와 교환하는 위로란 사실 자기기만이지 않은가.
경제효과 20조원. 또 한번의 설레발로 시작된 인천아시안게임은 운영 자체도 엉망진창이었지만, 1조원이라는 빚만 덩그러니 떠안게 된 희대의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시민들의 혈세가 이 빚을 위해 종이돈처럼 허공 속에서 불태워져야 한다. 참 비싼 환호성이고, 참 어이없는 위로다. 그것도 모자라 이날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비싼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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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14 <어 로즈 리본>
2013 <아메리칸 허슬> <리스본행 야간열차> <킬 유어 달링>
2012 <낫 페이드 어웨이>
2011 <핫 포테이토> <와일드 살로메>
2010 <이클립스> <미스터 나이스>
2009 <부기우기> <슈링크>
2008 <아웃랜더>
2006 <팩토리 걸>
2004 <스파르타쿠스>
TV시리즈
2010~2013 <보드워크 엠파이어>
2009~2010 <이스트윅>
잭 휴스턴의 증조부는 배우 월터 휴스턴이고, 그의 할아버지는 영화감독 존 휴스턴이고, 아버지는 시나리오작가 토니 휴스턴이다. 자신보다 유명한 가족 덕에 아직은 ‘잭’이라는 이름보다 휴스턴가의 사람으로 자주 소개되던 그는 지난해 자신과 이름이 같은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킬 유어 달링>에서 잭 휴스턴은 미국 청
[who are you] 잭 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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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뺑덕>의 한적한 놀이공원, 덕이(이솜)는 하루에 10명이 올까 말까 한 놀이공원 매표소에서 일한다. 그저 멍하게 밖을 내다보거나 깨작깨작 낙서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런 그 앞에 학규(정우성)가 나타난다. 영화 첫 장면의 흩날리는 벚꽃처럼 순식간에 쏟아지는 강렬한 호기심. ‘저런 비주얼의 남자가 도대체 이런 촌동네에 왜 있는 걸까.’ 덕이는 초현실적 정경 앞에 넋을 잃는다. 그리고 돈을 꿀꺽 삼켜버린 자판기 앞에 멍하게 서 있는 학규에게 다가가서는 익숙한 동작으로 자판기를 탁 친다. “이건 때려줘야 돼요.” 묘하게도 그 장면은 한참 뒤 학규에게 버림받고 변하게 되는 덕이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나쁜 놈(학규)은 때려줘야 돼요’쯤 될까. 학규가 먹을 찌개에 쓰레기를 넣어 끓이고, 욕조에서 몸싸움을 하기도 한다. 거침없이 순수하고 착했던 아이,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는 그저 밝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삶의 행로로 들어선다.
놀이공
[이솜] <마담 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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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문형 비디오(VOD)를 대표하는 넷플릭스(Netflix)가 올가을부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5개 나라에 진출한다. 넷플릭스는 1997년 DVD를 우편으로 대여•반납하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한 영화 대여 업체로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인터넷을 통한 VOD로 영역을 넓혔다. 그리고 현재 전세계 41개국 5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시장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프랑스에서는 1달에 8유로(약 1만원)의 저렴한 회비만 내면 광고를 볼 필요 없이 TV와 컴퓨터는 물론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다양한 플랫폼으로 영화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점을 내세워 9월15일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주 만에 1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프랑스의 유료 채널 <카날플러스>의 VOD 서비스인 카날플레이가 2011년 출범한 후 현재까지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것에 비하면 가히 폭발적인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업계의 골리앗이 노르망디 상륙을 타진하던 지난해
[파리] VOD 업계 골리앗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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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자로서 캐릭터를 구축해가는 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김운경 선생님이 캐릭터 구축의 달인이다. 내가 신경 쓴 건 오히려 공간이었다. 처음부터 대본에 ‘중정이 있는 연립’이라고 적혀 있었다. 인물들이 모여 살며 부대끼고 남의 인생에 끼어들고. 그러다 오해하고 또 서로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게 아닐까. 마당의 위력이라 생각한다. 옥상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공간이다.
-소매치기 유나를 비롯해 전직 건달, 꽃뱀 등 예사롭지 않은 인물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김운경 선생님 댁에 가보면 <중국 거지의 문화사><도둑의 문화사> 같은 책이 엄청나게 많다. 연구를 많이 하시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 멸시나 냉대를 받던 인물이 과연 세상에 어떤 표정을 지을까라는 질문에서 유나 같은 인물을 만드신 것 같다. 유나는 기존의 가치에 도전하고 반항하는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인물의 반항이 체제 안에서 안온하게 자기 이
코믹한 연기도 진지하게, 슬픈 장면도 눈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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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한테 제가 묻죠. 창만이는 왜 제 인생에 이렇게 참견을 하는 거죠? 지금 이 순간 창만이가 너무 보기 싫어요.”(김옥빈) “(유나의 첫사랑) 태식이가 그냥 꼴 보기 싫어요. 저한테 인사해도 (시큰둥하게) ‘어’라고 해버리고. 이렇게 얘기하다보니까 옥빈이나 저나 캐릭터에 너무 물든 것 같네요. 진짜 우리 사는 얘기라고 느끼고 있어서 그런가봐요.”(이희준) 그럴 만도 하다. 벌써 6개월째. 김옥빈과 이희준은 유나와 창만으로 살고 있다. 잠도 못 자가며 연일 촬영 중이지만 “<유나의 거리>를 통해 연기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많이 배우고 있다”는 그들의 말에서 드라마에 대한 진한 애정이 묻어난다.
김옥빈이 말하는 유나, 유나가 말하는 김옥빈
“일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타이밍이 좋았어요. 게다가 50부작이니 제가 계속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것도 좋을 것 같았고요. 유나는 세상에 끊임없이 반항하고 사람들을 밀어내는 인물이죠. 어렸을 때 엄마로
여장부 오지랖퍼와 다세대주택의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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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 이 양반과 술 어떻게 마시지?’ 퍼뜩 그 생각부터 들더라니까요. <유나의 거리>를 보는데 작가님이 사람 속마음을 훤히 다 꿰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동안 작가님과 편하게 술도 걸치고 놀았는데 얼마나 제 흠을 많이 알고 계시겠어요. 작가님 전작들도 봐왔지만 제가 <유나의 거리>에 유독 심하게 빠져들고 있어요. 작가님이 그간 연구해온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계신 것 같달까요. 캐릭터의 성격이나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신기할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내십니다. 더 놀라운 건 이 모든 대사가 완벽한 구어체라는 거예요. 그러니 연기자는 작가가 만들어놓은 세계에 들어가 작가의 의도대로만 연기하면 잘하는 연기자가 되는 겁니다. 제 트위터에도 썼지만 이번 드라마에 합류한 배우들을 보면 동업자로서 부럽기 그지없어요.
그러고 보니 작가님과의 인연도 꽤 되었네요. 그분 덕에 등산을 배워 2004년부터 같이 산에 오르곤 했어요. 같이 등산하고 내려와 그분이 산악회
김운경 작가는 시장통의 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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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뉴욕에서 망명할 때였지요. 그곳 청년연합에 나가서 김운경 작가의 드라마들을 보는 게 하루 일과였어요.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온 <서울의 달> <형> 등을 쌓아두고 다 같이 둘러앉아 오후 내내 봤어요. 소설이 아닌 드라마에서 그처럼 실감나고 생생한 리얼리티를 구현한다는 데 정말 놀랐습니다. 작가의 저력이랄까요. 그 뒤에 한국에 돌아와 일산에 정착했는데, 배우 문성근씨가 김운경 작가를 안다고 해서 같이 술 한잔하자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지요. 그렇게 인연이 시작돼 어느덧 15년 정도 알게 됐나 봅니다. 그 양반 참 대단하다고 느낀 게 있어요. 어느 날 나보고 일산 재래시장에 가재요. 그래서 동행했더니 김운경 작가가 시장통에 퍼질러 앉아서 상인들과 같이 노는 게 아니에요. 장날 이틀 전인가 하루 전에 소 잡는 날이 있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는지. 그날 가서는 아는 사람만 안다는 시장 정육점에 들어가 ‘저 부위 좀 떼주쇼’ 하는 겁니다. 생생한 다이얼로그를 수집
따뜻하구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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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잡지 <씨네21>에서 드라마 촬영장에 오시겠다고 해서 무슨 일인가 했어요.” JTBC 드라마 <유나의 거리>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과 스탭들의 이 질문을 <씨네21> 독자들도 품을 법하다. 시청률이 눈에 띄게 높은 것도, 이슈를 몰고 다니는 스타 배우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조금만 방향을 비틀어 물어본다면, 내놓을 수 있는 답변 하나가 있다. 우리의 질문이 ‘좋은 이야기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가’에서 시작한다고 했을 때, <유나의 거리>는 이 질문에 응답해줄 믿을 만한 레퍼런스라고 말하고 싶다. <유나의 거리>는 하류 인생에도 들어볼 사연이 있고, 어쩌면 우리 인생의 진실을 그곳에서 찾을 수도 있다는 걸 사려 깊게 보여주는 흔치 않은 드라마다. <서울뚝배기> <서울의 달> <파랑새는 있다> 등에서 달동네 인생에 깊은 애정을 보여준 김운경 작가는 이번
그 거리에 인생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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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비치’가 영화 홍보마케팅 경력직을 모집한다. 10월25일까지 hohohonari@naver.com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제출. 자세한 내용은 호호호비치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하다.
*경기도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 지원으로 진행되고, 부천 시민들이 직접 시나리오 작업부터 촬영, 편집 과정을 거쳐서 단편 영화를 완성하는 수업 ‘나는 감독이다’(강사 정연, 이영욱)가 4개여월간의 과정을 마무리하고 수료작 상영회를 연다. 이날 상영될 작품은 <시선>(감독 권태위)이며, 상영 날짜는 10월17일 오후 7시30분, 장소는 부천 약대오거리 옆에 위치한 담쟁이문화원 3층 강의실(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수도로 69(삼정동 318-13))이다. 문의 010-2421-0196, wangjungmoon@paran.com.
*영화 투자배급사 ‘NEW’와 NEW의 자회사인 ‘콘텐츠 판다’에서 해외업무를 담당할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3년 이상/6년 이상. 10월9일까지 이메일(n
[소식] ‘호호호비치’가 영화 홍보마케팅 경력직을 모집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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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기다린 장기하와 얼굴들
장기하와 얼굴들이 마침내 10월15일 3집 앨범 ≪사람의 마음≫을 발매한다. 그에 앞서 10월7일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수록곡 <내 사람>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했다. 장기하가 직접 연출한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뭐라 명명할 수 없는 막춤을 춰 보인다. 말해 무엇할까. 일단 한번 보고 들으며 ‘장얼’을 맛보자.
<그녀> 블루레이 출시
아이폰 ios8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시리(siri)가 <그녀>의 그녀잖아”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굳이 악센트가 마음에 들어서 영국 남자 목소리로 설정을 바꾸면서, 또 괜한 호기에 프랑스 남자 목소리로 설정을 바꾸면서 왜 인간과의 의사소통보다 이쪽에 더 솔깃함을 느끼나 한탄했었다. 어쨌거나, <그녀>의 블루레이는 온갖 물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되는데, 스칼렛 요한슨을 전면에 내세운 ‘풀슬립 스틸북 한정판’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이번에는 와킨
[culture highway] 3년을 기다린 장기하와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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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크로니클> 蜩ノ記
감독 고이즈미 다카시 / 출연 야쿠쇼 고지, 하라다 미에코, 호리키타 마키, 오카다 준이치
도다 슈코쿠(야쿠쇼 고지)는 주군의 여인을 탐한 죄로 가족과 함께 유폐당한다. 그는 지배 가문의 족보를 작성하고 십년 뒤 할복할 것을 명받는다. 젊은 사무라이 단노 쇼자부로(오카다 준이치)는 슈코쿠와 그의 가족을 감시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하무로 린의 <저녁매미 일기>가 원작.
[해외 박스오피스] 일본 2014.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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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징추가 <미션 임파서블5>에 캐스팅됐다
=장징추는 이미 할리우드영화 <러시아워3>에 출연한 바 있으며 이번 영화에서 톰 크루즈에 대적하는 중요 배역을 맡을 예정이다.
-<킬 유어 달링>의 존 크로키다스 감독이 영 어덜트 소설 <원더>를 각색한 영화 연출을 맡았다
=R. J. 팔라시오의 <원더>는 2012년 출간되어 200만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로 <헝거게임>과 <다이버전트>를 만든 라이언스 게이트가 제작 준비 중이다.
-안나푸르나 픽처스가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차기작을 제작한다
=1980년대 야구 클럽을 무대로 한 <댓츠 왓 아임 토킹 어바웃>은 1993년작 <멍하고 혼돈스러운>과 정서적으로 유사한 영화가 될 것이라 한다. 파라마운트가 북미 배급을 맡았다.
[댓글뉴스] 장징추가 <미션 임파서블5>에 캐스팅됐다 外